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262화 (262/264)

뭐, 플로라도 하마터면 자신 때문에 일이 터질 뻔했다는 걸 부정하진 못한다.?262회

1부 에필로그262.

이후, 플로라까지 더해 왁자지껄 가족 모임이 진행된 후.

에우드는 가레스와 함께, 잠시 별장 밖으로 나와 있었다.

“정말, 처음 데려왔을 땐, 솔직히 여기까진 상상도 못 하고 있었다니깐.”

가레스는 에우드가 뱅퀴시에 참가한 것 자체가, 정말 감회가 새로웠던 걸까.

아까 못한 만큼 에우드를 쓰다듬으며, 싱글벙글 웃었다.

오늘도, 저번 연휴 때처럼 무릎 위에 올려두고 둥기둥기다.

“아버지도 참…….”

당연하지만, 둥기둥기는 조금 부끄럽다.

게다가 ‘앞에 다른 사람도 있었고’.

그래도 그 애정을 알기에.

이것이, 노예였던 자신에게 얼마나 과분한 애정인지를 알기에.

에우드는 얼굴을 붉힌 채로 아빠가 해주는 둥기둥기를 받아간다.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루네랑 조건을 걸었다고 했지?”

“네, 세 가지 조건이에요.”

사실 이렇게 둘이서만 나와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루네와 체르니 때문이기도 했다.

특히-

“오랜만이에요, 정말. 체리니아 전- 아니지, 지금은 체르니 전하셨죠.”

“아, 네, 넵! 그리고, 저! 가레스 님은 전하라고 부르지 않으셔도 괜찮은데……!”

“하하하.”

체르니가, 잠시 이곳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혹시나 하는 것도 있으므로, 픽시들과 와이즈가 주변을 경계하면서 함께 왔다.

에우드는 체르니가 떨지 않도록 멀리서 배회하는 와이즈에게, 감사를 담아 끄덕임을 전했다.

원래 밤 10시는, 체르니와의 보고 연락 시간이다만.

오늘은 이렇게 된 거, 이걸 보고 연락으로 대신 하기로 했다.

체르니는 인식저해 안경을 꼬옥 매만지며, 가레스의 앞에서 안절부절 태도를 보였다.

아무래도 조금 긴장한 걸까.

“델베르크한테 늦둥이 동생이 생겼다고 했을 땐, 정말 놀랐는데. 이번엔 이렇게, 우리 막둥이랑 같이 활동하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군요.”

“저, 저도……!”

체르니 또한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관계가 될 줄은 몰랐어요……!”

처음엔 에우드에게 호위받지 않겠다고 고집부린 체르니인데.

지금은 그런 저항도 많이 줄었다.

애초에 여기까지 경계심을 낮추는 것부터가, 루네와 델베르크가 계획한 일이기도 했고.

“에우드한테…… 저도 항상 도움 받는 걸요, 에헤헤.”

체르니는 안경을 재차 매만지며, 수줍게 웃었다.

가레스도 거기에 흡족히 웃는다.

“우리 아들은 믿을 수 있는, 듬직한 아들이니까요.”

“네, 넵!”

“듬직하기까지야…….”

에우드가 듬직했다면, 가레스의 무릎 위에서 둥기둥기받진 않았으리라.

……그건 그거대로 아쉬울지도.

“에우드는, 그럼 그 세 가지 조건을 목표로 하면서. 체르니 전하 또한 확실히 지켜야 해, 알겠지?”

“네, 아버지.”

“물론, 나는 에우드를 응원하긴 하지만- 한편으론 셀레나도 응원하니까. 그건 고려해줘.”

“물론이죠.”

당연한 이야기다.

아버지된 남자로서, 어떻게 자식에 대한 애정에 차별을 주겠는가.

에우드가 받은 ‘세 가지 조건’-

하나, 루네 노트 해석.

둘, 뱅퀴시 우승.

셋, 루네에게 승리.

루네가 말한대로, 사실상 과거의 가레스를 뛰어넘는 것을 조건을 받았고.

그걸 가레스 또한 응원한다 해도 말이다.

그래도-

“그래도, 아들 응원하는 건 진짜야~!”

가레스는, 에우드의 머리를 파바바밧 쓰다듬어줬다.

그런 두 부자의 모습을, 체르니는 조금 부럽다는 듯 바라봤다.

“꼭, 해낼게요.”

“그래야 내 아들이지.”

에우드는 가레스에게 꼭꼭 고개를 끄덕인 후, 무릎에서 내려왔다.

다만- 그때였다.

두우우우우웅!

“……?!”

가레스가 먼저, 그 기운을 느꼈다.

세 사람의 주변을 몰래 날아다니던 픽시들이, 살짝 반응을 보였다.

와이즈가 재빨리 에우드에게로 하강한다.

“구우우! 구우우우!”

“이, 기운은…….”

“흐으읍……!”

전투 능력이 충분한 체르니 또한, 이제 ‘다가오는 기백’을 느꼈을까.

살짝 숨이 막힐 것 같은 분위기에 숨을 가쁘게 쉬었다.

그리고-

가레스의 기백이 터졌다.

쿠우우우우우웅!

“-장난이 심하네. 혹시, 나랑 죽고 죽이기라도 하러 온 건가?”

목소리에 담겨있는 살기.

그럼에도 그것이, 자신의 주변엔 향하지 않도록 최대한 조절해간다. 물론 그럼에도 가레스가 살기를 얼마나 뿜어내는지는, 두 사람도 알 수 있었을까.

와이즈는 당장이라도 괴조 모드로 변할 기세였다.

체르니 주위에 있던 픽시들, 카카, 푸푸, 나나는-

[“이거, 저번에 봤던 기운……!”]

[“아는 기운이다!”]

[“아는 기운!”]

그 기백이, 며칠 전 탐색했던 것임을 깨닫는다.

“아, 아는 기운?”

에우드와 체르니가 어리둥절할 때였다.

“-아니, 설마. 애초에 ‘황금’에게 붙잡혀 제힘도 못 내는데. 지금에야 승부를 낼 생각은 없다고.”

별장 한쪽. 정원용 숲의 어둠 속.

그곳에서, 무거운 발걸음이 들려왔다.

“……지금은 믿도록 하지. 하지만, 내 아이들을, 이곳에 있는 이들을 건드릴 기미를 보인다면.”

“…….”

“당장이라도 강제로 황금과의 계약을 끊을 거다. 3년 전처럼 우유부단하게 있지 않아.”

그 3년 전이, 과거 가레스가 무력함을 느꼈던 날-

무덤 동굴 사태임을, 에우드는 이해할 수 있었다.

“맹세하지. 흥미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정도까지 너한테 원한이 있지도 않고.”

“……대체 왜 온 거야, 당신은?”

가레스의 살기가 순식간에 거둬졌다.

곧 드러난 건 후드 로브의 차림이었을까.

최근 저런 차림을 참으로 많이 본다고, 에우드는 내심 생각했다.

“…….”(지긋)

“엑, 지금 제 후드 생각했죠?!”

“크로나스 님도 그랬죠…….”

머더 메이지 또한.

뭐, 크로나스의 후드는 사실상 ‘신성 성당 기사단’의 유니폼이라나.

체르니와 머더 메이지는 ‘인식저해’를 건 후드였다만.

그리고 눈앞의 존재는 인식저해 이상으로- 뭔가를 감추기 위해 후드를 쓴 것 같았다.

눈앞의 존재는 후드를 걷었다.

드러난 것은- 뿔.

붉은색의 뿔과, 붉은 눈동자였다.

마치,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아름다움이었다.

“……이리스 로키.”

“오랜만이야, 가레스. ……그게 네 아이인가? 딸들은?”

“안에 있지. 딱히 자네와 만나게 하고 싶지 않지만.”

“뭐, 상관 없어. 아, 그리고 너무 나쁘게 생각 말아줘. 기백은 ‘우리들의’ 태생적인 부분이라.”

후드의 존재는, 살짝 숨을 참듯 기백을 줄여갔다.

“의도한 건 아니었어.”

“무슨 일이지, 그럼.”

가레스는 살기를 거뒀다만. 그래도 절대 방심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 세계가 두려워하는 황금의 기사가, 이 정도로 경계를 하는 것이다.

그제야, 체르니는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챈다.

“이리스…… 로키!? 해저드!?”

해저드.

언젠가 분명- 제시카에게 들은 이야기였다.

그때였다.

파바바밧!

엄청난 속도로 그림자 하나가 들이닥쳤다.

재빨리 에우드의 앞으로 달려와, 단검을 뽑아 들었다.

암살 임무 모드가 된 슈가였다.

“슈가!?”

“가주님!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가레스 님, 도련님!”

교수 일을 다 끝내고 온 건지.

제시카 또한 서둘러 달려와, 반대편에서 지팡이를 들었다.

두 사람은 이제 막 온 거다만.

바로 수 초 전, 기백을 순간적으로 감지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타났던 방향으로 재빨리 달려오자, 원래 목표로 했던 포에닉스 별장이 있었다- 라는 상황인 거다.

둘 다, 과거 이변에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겠지.

자신들의 방심으로, 도련님이 머더 메이지와 홀로 싸우던 때를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다시는 그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포에닉스를 지켜주기 위해, 두 사람은 신속히 검과 지팡이를 든 것이다.

“괜찮아, 제시카. 슈가. 큰일은 아니야.”

가레스는, 그런 두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조용히 진정시켰다.

“하, 하지만……!”

“……저 뿔, 저 눈. 제가 정말 잘못 본 건 아니겠죠……?”

슈가가 당혹스러워하는 사이, 제시카는 빠르게 상대의 정체를 파악했다.

“용인이시군요. 이 분은……!”

그렇다. 해저드. 세계의 왕. 용인.

에우드 또한 제시카에게 들었던 과거 이야기-

7대 던전, 소멸의 비공정에 대해서 기억해냈다.

“제시카, 분명 해저드라면, 그 7대 던전을 관리한다는 드래곤이 맞나요?!”

“네, 소멸의 비공정을 관리하는 존재들이요……!”

“게다가 이리스 로키라고 하면, 그 중에서도 가장 강대한, 흉악한 용이에요.”

체르니는 과거 델베르크에게 들었던 주의를 되새기며, 몸을 살짝 떨었다.

슈가의 단검 날이, 다시금 도련님을 지키기 위해 세워진다.

그러자 해저드- 이리스 로키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가레스, 얘네 너무 나를 무서워하는데……?”

“업보지, 업보. ……진짜로 괜찮으니까, 모두 너무 경계하지 마.”

“그래, 난 요 20년간 인간도 한 번 안 잡아먹고. 상당히 평화 노선을 걷고 있는 용이라고? 표창장 수여 감이라고?”

“용이 어디서 표창이야?”

“종족차별이지, 그건.”

이리스는 양손을 뿔쪽으로 들고는, 자신이 적의가 없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어라? 그런데, 그 학생분은?”

그리고 제시카가 슬금슬금 가레스와 에우드 쪽으로 왔을 때.

뒤늦게, 체르니의 존재를 알아챈다.

“저, 그게……!”

“친, 친구예요, 제시카.”

“어머, 도련님한테 이런 친구분이- 아니아니, 에우드한테 이런 친구가!”

일단 지금은 체르니가 ‘일반 학생’으로 보이는 이상, 제시카도 재빨리 에우드에 대한 경어를 거뒀다.

뭐, 체르니 앞에선 별 의민 없겠다만.

그보다 엄청 늦었지만.

“아휴, 다들 친해 보여서 보기 좋네. 우리 해저드들도 이런 식으로 친밀했으면 좀 살맛 났으려나.”

“내가 알겠냐…….”

“그냥 해본 말이야, 너무 신경 쓰지 마.”

가레스의 힘 빠진 목소리에, 이리스 로키가 키득키득 웃었다.

“자, 그럼. 내 목적을 말하지.”

이리스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주변에 화려한 장식이 새겨진 거울이었다.

“사실 리퀴아의 부탁으로 온 거거든.”

“!!!”

리퀴아의 이름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

“리퀴아 님이라고요?!”

그리고 에우드가, 달려들 기세로 그것을 물어본 그때-

[“……흠흠. 어라? 음? 오오오오!”]

거울 위로, 무언가의 모습이 보였다.

[“이야, 고마 드디어 연결됐나! 하, 가스나 참 지지리도 늦다! 내 부탁한지가 은젠데 이제야 도착했나!?”]

“이것도 이래 봬도 진짜 열심히 움직인 거거든? 그 호버 보드 싣고 오던 케인즈 열차에 불법으로 몰래 타기까지 했다고!”

[“니 날개는 어따 팔아먹었나!?”]

“해저드가 날개 피면, 인근 나라 전체가 대 비상이다, 엉터리 방언 자식!”

[“아앙?! 엉~터~리~!? 근데 호버 보드는 또 뭐꼬? 아, 됐다됐다. 니랑 말싸움하기 시간 아깝다~!”]

그 순간.

에우드는 눈물을 주륵 흘릴 뻔했다.

서둘러 달려가, 용인이라는 강대한 존재의 앞으로 달려가, 그 거울을 바라본다.

확실하다.

이 모습.

분명 이 모습은-

“리퀴아, 님……!”

[“허, 허허허허! 와아, 니 에우드가!? 아니, 에우드겠지만! 진짜 에우드가!? 이야~!”]

리퀴아 데몬러커.

그 본인이 맞았다.

[“너 증말 많이 컸다! 크으, 애 더 잘생겨진 거 바라, 내가 다 뿌듯하다! 교복!? 에우드 니 입학했나! 하하하! 오오, 가레스 니도 있었구마! 이리스 가스나, 딱 좋은 타이밍에 왔네! 와이즈! 니 일 잘 하고 있나!?”]

“구우우우!”

“리, 리퀴아, 너……!”

[“으응? 뭐 그리 놀란 표정이가? 내 연락 안 되는 거 원데이 투데이 아니지 않나! 어라, 제시카 선생~! 그 복장은- 설마, 교수가 된기가!? 우어어! 놀래라, 놀래. 그 옆은, 아니, 그때 막 왔던……!”]

“슈가, 입니다……!”

[“슈~가! 이야, 오랜만입니더! 게다가 단검 든 거 착 보이, 폼 제대로 나오네! 가레스 니 내가 짠 계획을 잘 들어줬구마!”]

“당연하지, 망할 자식아……!”

[“으응? 엑, 체리니아 전하!? 전, 전하는 왜 여기 있나!?”]

“응? 어? 전하? 도련님 친구분이 아니라…… 체리니아 전하!?”

“전하!?”

“리퀴아 님……!”

제시카와 슈가에게, 순식간에 정체를 들킨 건 신경도 못 쓴 채,

체르니는 리퀴아가 비친 거울을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하이고야, 너무 반갑다……. 너무 반가워서, 내 눈물이 다 나오려고 한다.”]

“야, 너 지금 대체 어디야!? 망할, 이럴 줄 알았으면 조안도 데려와야 했는데……!”

“리퀴아 님, 대체 어디세요!?”

[“조안 누님- 하아, 거 조안 누님도 볼 수 있긴 했던 긴가……. 조금 아쉽긴 하다만.”]

리퀴아는 정말로 살짝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었다.

[“뭐, 곧 볼 수 있을 테니. 실망을 안 할란다! 어쨌든, 가레스, 에우드. 지금부터 하는 말, 똑바로 들으라. 동시에 그게 니들 질문에 대답이 될 테니~!”]

3년 전과 다름없는 사투리로, 리퀴아는 당당히 말했다.

[“내는 지금, 여전히 7대 던전- ‘미궁 사라하’에 들어와 있다. 3년 전- 모가지 읍는 새끼한테, 당해버린 나머지 말이다. 그리고.”]

리퀴아는 거울 너머로 손을 뻗듯.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듯이, 에우드에게 말했다.

[“곧 나갈 수 있다. 조건을 충족했다, 에우드. 그니까, 그런 슬픈 표정 짓지 좀 마라, 니~”]

“으, 으아아아. 리퀴아 님……!”

[“엄먀!? 에우드, 니 우나!? 아니, 나이 팍팍 먹은 거 같은 디, 이제와서 내 보고 울면 어쩌나!?”]

“흐에에에에……!”

[“하, 참, 좀, 곤란한디……!”]

엉엉 울기 시작한 에우드를, 가레스가 뒤에서 꼭 안아 달래줬다.

아마 지금쯤, 별장 쪽에서도 다들 소리를 알아챘으리라.

가레스도 조금 흥분해서 목소리가 커졌으니 말이다.

실제로, 방금 전 우다다다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체르니는 어버버하면서, 재빨리 티셔츠의 후드를 뒤집어쓰려했다.

[“어쨌든! 난 곧 나갈 수 있다! 동시에, 그건 어떤 변화를 의미한다!”]

“변화……?”

[“7대 던전의 변화다.”]

“……!”

생각지도 못한 말에, 모두 눈을 크게 떴다.

[“‘차원탑’이, 곧 열릴 거다. 그리고…… 우리가 3년 전 그때 정체를 잡지 못했던, 그 벌레술사 새끼랑 머더 메이지 새끼가 데려간 정체 모를 ‘벌레 새끼’도, 정체를 알아냈다.”]

“막둥이!?”

“에우드!?”

“여보, 에우드!”

[“옴마야!? 다 나오는구만!? 으잉!? 가레스, 니 장인어른도 있다!?”]

“그건 지금 됐으니까!”

“어, 잠깐 이 목소리-”

“찰랑찰랑 아저씨!?”

“험악한 아저씨!”

[“으엉?! 또 나왔네, 험악에 찰랑찰랑 아저씨! 근데 이야, 티아나랑 셀레나, 참 이뻐졌네! 알베르토는 정정하구만! -어, 어쨌든! 말을 이어서! 가레스, 니 똑디 들어라!”]

“듣고 있어, 이 자식아!!”

에우드를 한 번 더 꼭 안으며, 가레스가 크게 소리쳤다.

[“그 벌레, 7대 던전 주시자의 감옥의 보스였다.”]

“……뭐?”

“흐에엥…… 큽, 네, 넵?”

가레스와 훌쩍거리던 에우드가, 고개를 순간 갸웃해버렸다.

[“주시자의 감옥 보스, ‘폭식의 이클립스 벨제뷔트’…… 란다, 그 새끼들 말로는.”]

티아나와 셀레나, 로로나와 알베르토.

로즈벨드와, 세실리, 로니아.

마리와 매디. 페리아와 크로엘.

포에닉스 인원들, 그리고 카틀레야 인원들까지 모여드는 그때.

리퀴아는 한 번 더 말을 잇는다.

[“기억의 교단. 케이오스. 그 새끼들의 노림수는, 모든 7대 던전의 ‘진짜 최종 보스’- 위험도SSS의 진 보스 몬스터를 만들어내는 거였다. 동시에, 7대 던전 전체의 ‘기억’을 되찾아서, 범람시키는 거였다.”]

그것은 언뜻 이해가 되면서도, 너무나도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에우드. 네가 가진 축복이…… 앞으로의 사건을 해결할 열쇠가 될기다.”]

축복.

에우드는 그 말에.

또다시 듣게 된 그 말에.

무언가, 몸 안쪽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에우드!”

“에우드-!”

여전히 눈물을 살짝 훌쩍거리는 에우드에게.

포에닉스의 막내에게.

티아나와 셀레나는 서둘러 뛰어와, 가레스에 이어 에우드를 꼬옥 안아준다.

“괜찮아, 울지 마!”

“울지 마, 누나들이 있어. 에우드.”

“……응.”

따뜻한 뺨을 서로 맞대어, 에우드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듯.

세 사람의 온기가 하나가 된다.

로로나 또한, 가레스의 옆에 다가와 아이들이 서로를 꼭 안는 걸 바라봤다.

뒤늦게 뛰어온 플로라 또한, 에우드와 티아나, 셀레나에게 몸을 날려 꼭 안았다.

“얘, 플로라!”

“무거워.”

“다 같이, 꼬오옥, 인가요- 근데, 리퀴아 님!?”

약간 늦게 리퀴아를 알아채고, 양갈래 머리를 파닥이며 놀라버렸다만.

[“니들도 참, 여전히 건강타~!”]

“셀레나 누나도, 티아나 누나도, 플로라도. 다들 항상 건강하죠.”(에우드)

“그래, 다들 건강하지, 짜식아.”(가레스)

“건강.”(셀레나)

“건강해!”(티아나)

“다들, 건강하죠. 지금까지도. 앞으로도.”(로로나)

[“카하핫! 에우드, 가레스, 좋다! 좋습니다, 티아나랑 셀레나, 그리고 행수님!”]

리퀴아는 오랜만에 모인 포에닉스 일가에게, 우렁차게 웃었다.

“저기저기, 마력 유지하기 힘드니까, 빨리 말해~!”

“잠깐, 뿔!? 이분은 또 누구신가요!?”

거울을 든 이리스 로키가, 입을 삐죽이며 재촉한다.

플로라는 양갈래 머리를 파닥이며, 처음 보는 용인에게 경악한다.

이후 3년 만에 마주한 리퀴아에게서, 포에닉스 일가는 앞으로 올지도 모르는 사건을 들어갔다.

* * *

그리고, 호위들을 모두 물린 라피스의 개인실-

그곳에, ‘그릇된 축복’을 가진 이들이 모였다.

“아하하, 오늘 에우드 엄청났지! 재밌었어~!”

맹수들을 다루는, 검은 머리칼의 양갈래 소녀- ‘파라노이아.’

“으으, 에우드 망할 새끼, 볼 때마다 모가지가 아픈 기분이라니깐…….”

에메랄드 빛, 구슬 같은 눈동자를 가진 벌레술사- ‘크래프트’.

“모가지뿐이겠냐, 안면전체지, 넌.”

“시끄러, 메이! 3년 전에 네가 제대로 버텼으면, 머리 터질 일도 없었다고!”

“네 진액이 나한테 튀던 건, 다시 생각해도 끔찍해.”

“캬악, 안 좋은 기억을!”

“그렇지, 나도 저번에 사실상 분신체였는데도 머리 터질까 봐 무서웠다니깐.”

어두운 피부에, 마스크를 쓴 암살자- ‘머더 메이지, 메이’.

“모두모두, 오늘은 한 사람이 더 왔잖아. 조용히 하고, 그 아이를 맞이하자고.”

성녀.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타국의 공주. ‘라피스 엘런시아 사프라, 라피스라줄리’.

마지막으로- 천천히 라피스의 개인실에 들어온 소녀.

끼이이익.

“오랜만이야, 케인즈랑 사업 바쁘다면서?”

“에헤헤, 인형을 많이 만드니깐.”

“야! ‘레드 문’! 예전에 너 우드 갈레아랑 지낼 때도, 여전히 성질 더러웠냐!?”

“으음, 오거 잡을 땐 무서울 정도로 매섭긴 했지. 그보다, 머리 터진 건 크래프트 자업자득이면서~”

“동감.”(머더 메이지)

“정답!”(파라노이아)

“이것들이 진짜!”

‘오빠’의 이야기에, 기쁘게 웃는 소녀- 레드문.

아니-

“그래도 4년 전에 비하면, 많이 유들유들하게 바뀐 거야. 저번에 플로라 인형으로 놀 때도 느꼈는걸.”

케인즈의 인형 장인, 실비아.

드림랜드에서의 본명, 미리카.

우드 갈레아와 드림랜드에서 함께 살아남았던 소녀였다.

“그럼- 이제부터.”

라피스는, 방 안의 거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모두, 보고를 시작하자.”

“-기억을 위하여.”

“““기억을 위하여.”””

머더 메이지의 경례 자세에, 다른 아이들 또한 경례를 이어간다.

그리고 조금 뒤, 거울 위로 두 개의 그림자-

‘헤드리스’와 ‘케이오스’의 모습이 나타났다.

[“다들, 오랜만이구나. 사랑스러운, 축복받은 아이들. 그래, 우리 에우드는, 잘 크고 있니?”]

* * *

이것은, 이 이야기의 끄트머리.

언젠가 재시작될지 모르는, ‘위험도 SSS 소년’ 이야기의 끄트머리.

소년의 이야기는.

삼남매의 이야기는.

포에닉스의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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