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위치가 도달할 방향, 그 좌표를 재빨리 예측해 자신의 마법을 쏘아냈다.?260회
개막260.
이제 남은 거리 100m.
콜로세움의 북쪽 입구로 들어가기 직전인 상황.
바르탄이 쏘아낸 마법은, 그 100m를 질주하기 위해 선두로 나선 학생에게 착탄하리라.
바람과 불. 두 상생 속성으로 만들어낸, 매서운 마탄.
착탄과 동시, 선두에 연쇄 폭발을 일으킬 위력의 마법이다.
자신이 떨궈진다면, 그대로 다른 놈들도 끌고 간다.
누가 선두든 상관 없다.
그것이 바르탄의 마지막 목적이었다.
그리고- 최고 선두로 나서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에우드였다.
물론 에우드도 눈치챘다.
악시우스도, 트루스도, 다스트도, 프란시느도.
탈락이 확정된 바르탄에게서, 마지막 마법이 날아왔음을 이해했다.
[“이거 마력량이!?”]
에우드의 어깨에 여전히 착 달라붙어 있는 카카가, 눈앞에 도달한 마법의 위력을 알아챈다.
쳐내야 한다.
혹은 막아야 한다.
여기서 이 정도 위력의 마법이 터졌다간, 보드에서 밀려날 것이 거의 확정이다.
트루스가 어떻게든 마안을 다시 기동하려 했고,
다스트와 악시우스는 에우드를 선두에서 잡아당겨서라도, 그 마법을 회피하게 하려 했다.
그러나 그때였다.
휘리리리리릭!
남은 마력을 고려 안 하고, 초고속으로 에우드의 앞에 도달한 한 사람- 프란시느 린드가드.
프란시느는 바르탄의 마탄 앞으로 재빨리 끼어들어서-
“‘윈드 베일’!!”
자신의 바람 마법으로, 그것을 고속으로 싸맸다.
그리고 마법으로 싸맨 마탄을 한 번 튕겨낸 후, 그것이 폭발하기 직전, 그 마법을 이끈 채로 거리를 벌렸다.
곧바로, 마탄의 충격파가 터져 올랐다.
“프란시느!?”
“에우드 님!!”
폭발 직전, 프란시느가 해맑게 응원을 전한다.
“셀레나 님 말씀대로 1등 차지하기예요!”
콰아아아아앙!!
에워싼 마탄의 폭발과 함께, 프란시느의 보드가 그 마력에 휩쓸렸다.
그리고 수십 초 뒤, 제3 콜로세움-
차례차례, 각 블록의 진출자들이 도착한다.
* * *
[“충격과 난전! 서바이벌, 그 연속이었던 뱅퀴시 예선! 드디어!”]
[“각 블록 당 진출자들이, 완주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들어온 건- B블록! 셀레나 알라이트 포에닉스다!!”]
콰아아아아아!
끼이이이이익!
제3 콜로세움 경기장 위.
호버 보드에서 셀레나가 신속히 착지했다.
그 뒤로 도착하는 것은-
[“2위, 사울드 아즐볼프!”]
[“3위, 올테라 하우스볼트!”]
[“마지막으로 4위, 키루미나 아즐볼프!”]
[“선두 그룹이었던 아루니 드아즐볼프는 5위로, 진출은 실패했습니다…….”]
B블록은 사실상 진짜 스피드 전이었다고 해야 할까.
셀레나가 선두에서 계속 종횡무진하는 덕에, 선두 싸움이 쉽사리 거칠어질 수가 없었다.
그 이상으로 셀레나가 한 번에, 단칼로 보내기도 했고.
도중부터 푸른 늑대와 올테라 또한, 그런 셀레나의 뒤를 추격하는 데 전념했으니 말이다.
“흐아앙! 저 외안경 때문에!”
“5위도 잘 한 거야. C-도 잘 한 거라 했잖니.”
“아, 그거랑 이건 다르죠, 아가씨!”
“아오오올! 아직 수련이 부족한 거다, 아루니!”
올테라에게 도중부터 자리를 뺏긴 아루니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런 아루니를 키루미나와 사울드가 달래준다.
“그래도…… 역시 엄청 강하네, 에우드 네 언니는.”
키루미나는 자신도 모르게, 셀레나를 향해 의욕을 불태웠다.
“그 녀석의 누이니까, 당연하겠- 아, 맞다. 친남매는 아니라 했지…….”
사울드는, 셀레나와 에우드가 친남매가 아니란 사실을 뒤늦게 기억해냈다.
뭐, 그래도 닮았다는 건 부정 못 한다만.
보드에서 내린 셀레나는 잠시 숨을 돌린 후, 서둘러 클리어 스피어를 둘러봤다.
자신의 본선 진출도 본선 진출이지만, 동료들.
무엇보다도 막둥이의 상황을 보기 위해서였다.
“셀레나아아아아!!”
전 블록 1위라 할 수 있는 손녀의 도착에, 결국 로즈벨드 카틀레야가 크게 소리쳐버렸다.
바로 세 딸에게 제압당한다만.
그래도 포에닉스 전원, 자신들의 아가씨에게 우렁찬 박수를 보내간다.
셀레나 또한, 잠시 걱정을 내려두고 가족들에게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려준다.
조금 경망스러울 수도 있다만, 셀레나이기에 딱히 그런 모습으로 느껴지진 않았으리라.
그리고 이어진 도착- C블록.
[C블록 1위, 에, 에이트리 액티마일!!]
[2위, 라다루스 에메스 라그나릴!!]
[3위는, 소벨 아이롱입니다!!]
[4위- 이럴 수가! 마지막 국면, 유리카 에알레를 제치고, 필립 소디가 차지했습니다!]
[유리카 에알레는, 아쉽게도 5위로 결정되었습니다……!]
방금까지 에이트리와 맞붙었던 라다루스도 상당히 놀랐을까.
시합 막판, 순식간에 쫓아온 한 명의 학생.
아마- 귀족 학생은 아니었으리라. 일반 학생이다.
“유리카……!”
“후우, 힘들군요.”
라다루스는 유리카를 걱정하며 보드에서 내려, 오도도 다가갔다.
그래도, 유리카는 엄청 싫지만은 않은 분위기였을까.
“뭐,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덕분에 요 며칠,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겠군요.”
“네? 어라? 본업?”
“저희 라그나릴 파벌을 위한 일이랍니다. 라다루스 님.”
“……그런가요?”
오히려 유리카의 표정은 나름대로 상쾌했다.
유리카가 상쾌해 보이니, 라다루스도 자신이 너무 아쉬움을 표하진 말자 싶었다.
“야! 네놈! 금발 꼬맹이! 나중에 제대로 붙어주마! 기다려라!”
“우으으, 짜증 나는 사람!”
“악의는 별로 없다는 게 더 그렇군요…….”
“우햐햐!”
여지없이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에이트리는, 캬하하 웃으며 라피스에게 손을 붕붕 흔든다.
관객석의 라피스 또한, 그런 에이트리에게 쓴웃음 지으며 인사를 전해줬다.
세 번째- D블록.
D블록은 난전에 난전이 겹쳐진, A블록만큼이나 복잡했던 블록.
마지막 순간까지 전투가 반복됐던 블록이다.
그리고 진출자는-
[“D블록 1위, B블록, C블록과 마찬가지로 선두 그룹에서 부동! 레니안느 심 메트리!!”]
[“2위, 우오오! 아나트 토르랑!!”]
[“3위는 바로, 앨리스 가름! 사실상 공동 2위라 할 수 있는 돌입이었습니다!”]
[“그리고 4위는- 랜퍼스 드아즐볼프!”]
올테라에 이어, 메트리 파벌의 두 명 동시 진출.
그리고 포에닉스 파벌로 들어간 토르랑- 셀레나에 이은, 포에닉스의 두 번째 진출.
푸른 늑대는 무려 세 번째 진출자를 만들어냈다.
“……망할 자식, 막판에 속도 그렇게 내기야?”
“아하하! 나도 체면은 있어서!”
“오빠, 더러워! 치사해!”
“우하하!”
최선두에서 벌어지는 싸움에 한 발짝 물러난 상태로, 착실히 체력을 보존했던 랜퍼스가 막판에 가속하여 4위를 차지했다.
“이거 상황 보니…… 아이고, 검은 사자 전원 탈락이네.”
테르미는 머리를 싸매면서 관객석을 바라봤다.
그리고 거기서-
“이녀석들! 너무 헤이해졌어! 수고했다! 그래도 너무 헤이해졌다!! 어흐으으으응!!”
비난과 격려. 그것을 반복하는 한 검은 사자.
칼투스의 아버지이자, 검은 사자 일족의 족장을 발견한다.
“우하하! 반타레오 족장님, 엄청 목소리 크신데!”
“하아아…… 오늘은 잔소리 꽤 듣겠네.”
테르미는 귀찮다는 듯, 그리고 아쉽다는 듯 관객석 쪽에서 고개를 돌렸다.
사실 막판 선두 4위 자리엔 무려 잭스가 존재했었다만.
“망, 망할! 막판 50m에서 추월당했다고?!”
“그러니까 제발 방심하지 말랬지, 오빠. 으휴.”
포위망을 거의 다 쓰러트렸다고 생각하고, 잭스가 잠시 숨을 돌렸을 때.
순식간에 랜퍼스에게 제쳐진 것이다.
다만 잭스는, 아나트가 별다른 악의 없이 그냥 ‘오빠’라고 불러준 것에 더 놀라버렸을까.
“……어, 어라?”
“왜?”
“처, 처음이다. 네가 별 비난 없이 오빠라고 불러준 거.”
“…….”
아나트는 거기에 잠시 입을 꾹 다물었다.
파아악!
“아얏!?”
“뭔 이상한 소리래. 바보.”
“아, 아하하.”
부끄러운 걸 조금 감추듯, 잭스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잭스는 그런 와중에도, 동생의 구타를 조금 기쁘게 받아버렸다.
아나트는 곧바로 시선을 돌리곤, 잭스에게서 떨어져 셀레나 쪽에 가까이 갔다.
“……에우드랑 프란시느는.”
“쉿.”
아나트의 말에, 셀레나가 귀엽게 검지를 폈다.
“온다.”
“!!!”
콰아아아아앙-!!
마지막, 폭발과도 같은 소리와 동시.
[“A블록, 그 진출자는-!!”]
[“A블록, 1위는-!!”]
제3 콜로세움 북쪽 입구로, 네 명의 그림자가 동시에 들이닥쳤다.
[“1, 1, 1위이이이! 꺄아아아!!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입니다!!”]
[“셀레나 알라이트 포에닉스에 이어, 포에닉스 막내가 1위를 차지했다!”]
[“2위, 악시우스 레볼트 그리피너!”]
[“3위, 트루스 심 메트리!”]
[“4위, 다스트 글론 이가리트!”]
셀레나와 아나트는, 1위로 도착한 에우드의 모습에 서둘러 손뼉을 쳤다.
에우드 또한 헉헉 호흡을 가다듬으며, 거의 구르듯 콜로세움에 도착했다.
에우드가 내리자 마자, 뾰족뾰족 마력에 혹사당한 호버 보드가 산산조각난다.
레이스가 더 이어졌다간, 상당히 위험했을까.
셀레나는 서둘러 에우드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어라, 잠깐, 프란시느는!?”
뒤늦게 아나트는, 프란시느가 진출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부우우우웅-
“저, 저 여기 있어요~”
“프란시느!”
프란시느는 조금 지친 표정으로, 다스트의 뒤를 이어 콜로세움에 들어섰다. 도착하자마자, 지친 듯 보드에서 서둘러 내렸다.
프란시느의 보드는 거의 기능이 정지한 듯, 치익치익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프란시느 린드가드! 아쉽게도……! 간발의 차로, 5위에 머물렀습니다!”]
상당히 너덜너덜해졌다.
다행히 피해 대부분은 마력 경화로 막아, 크게 다친 건 없는 듯했다. 겉으로 보기만 피해가 큰 것이다.
그래도 피곤한 건 어쩔 수 없는 게, 마지막 폭발을 직접 받은 거니 말이다.
그것도 무려, 자신들을 보호해주다가 당했고.
“미안해요, 프란시느…….”
“에이, 그땐 그게 맞는 걸요. 누가 진출하든 원망 없기라고 했었고.”
에우드는 프란시느에게 너무나도 미안함을 느꼈다.
기쁨보다도, 시무룩한 표정이 앞선다.
그때, 세 사람이 다가왔다.
악시우스와 트루스, 다스트였다.
다스트가 먼저 손을 펼쳐, 프란시느의 등을 착 내리쳤다.
“흐꺅!?”
“……훌륭한 전사다, 넌. ……고맙고, 정말 미안하다.”
성격 더러운 다스트가, 솔직하게 프란시느에게 인사를 전했다.
등을 내리친 것도, 사실 내리쳤다기보다도 후배를 토닥여주는 것에 가까웠을까.
“프란시느가 아니었으면, 정말로 다섯 명 전원 거기서 탈락이었으려나.”
“버티긴 했어도, 아마 보드 출력이 엄청 낮아졌겠죠.”
트루스는 악시우스에게 답하면서, 눈짓으로 자신들이 지나온 북쪽 입구를 가리켰다.
그 뒤로, 서둘러 쫓아오던 A블록 학생들이 줄줄이 들어왔다.
즉, 프란시느의 방어가 없었다면, 저들과의 선두쟁탈전이 또 벌어졌을 거란 이야기다.
사실 트루스의 말은, 프란시느의 판단과 거의 동일했다.
마지막 바르탄의 마탄이 쏘아진 그때. 프란시느는 뒤쫓아오는 이들의 마력을 느꼈었다.
사실 파벌 혹은 세력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에우드와 트루스만을 구해야했을 테지만.
그걸 구별할 틈은 없었을까.
결국 짧은 순간 판단을 내려, 자신이 희생하는 것으로 결정한 거다. 뭐, 희생이라 해도 탈락이다만.
그래도-
“덕분에, 에우드 님이 A블록 1위 했고!”
“……프란시느으으으.”
“우왁?! 에우드 님, 이런 대중 앞에서 갑자기 끌어안으시면!?”
결국 프란시느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이 겹친 에우드는, 프란시느를 전력으로 꼭 안아줬다.
땀과 탄자국으로 가득한 상황이다만.
그래도 프란시느에게, 포에닉스 막내 도련님의 몰랑몰랑함이 전해졌을까.
“……후, 흐에에엥. 그래도 역시, 본선 진출하고 싶었어요……!”
“프란시느…….”
“프란시느, 잘했어. 정말 잘했어, 프란시느. 정말 열심히 했어.”
결국, 프란시느는 도련님 품에 안긴 채 훌쩍훌쩍 울어버렸다.
셀레나도 프란시느와 에우드에게 가까이 가, 꼬오옥 안아준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프란시느.”
“프란시느, 대단하네, 정말. 으휴, 고생했어,”
서로를 꼬옥 안아준 아이들에게, 트루스와 악시우스는 거듭 감사와 찬사를 전한다.
“……후에에엥.”
“……흐에에엥.”
그 모습을 소형 비공정에서 지켜본 플로라와 피르티는, 최대한 중계에 들리지 않게, 서로 훌쩍훌쩍해버린다.
관객석에 있던 티아나도, 조금 훌쩍였다.
이윽고 시간이 더 흘러.
모든 완주자가 제3 콜로세움에 도착하고, 탈락자들도 회수된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