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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163화 (259/264)

그래도 아직은 부끄러운 게 많은 소녀였다.?163회

뜻밖의 동행163.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아뇨아뇨, 진짜 괜찮아요.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해요.”

본능적으로 문을 쾅 닫고, 그로부터 10초.

페리아는 초고속으로 옷을 갈아입고.

꺼내놨던 옷을 전부 옷장에 구겨 넣고.

침대까지 팡팡 두드리며 부끄러움을 터트린 후.

조심조심 방문을 다시 열었다.

너무나도 고속으로 입은 덕에, 페리아의 숨이 살짝 벅차오르고 있었다. 그냥 땀인지 식은땀인지 모를 것이 페리아의 이마에 조금 흐른다.

페리아는 방문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에우드는 난처하지만, 그래도 웃는 표정으로 기다려주고 있었다.

가문의 도련님이 직접 찾아왔는데, 문을 순식간에 닫아버리다니.......

만약 이곳이 다른 귀족 가문이었다면, 그 즉시 징계 혹은 해고될지도 모르는 무례함이다.

물론 포에닉스가 그 정도로 냉혈한인 가문은 절대 아니다. 페리아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그런 걸 생각하기 이전에, 에우드에게 너무나 미안함이 앞섰다.

사실은 그 이상으로-

‘보, 보셨나.......?! 다, 다 보여버렸나?!’

그 복장을 보였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컸다만.

아니, 봤겠지. 그걸 못 볼 리가 없다.

“그, 그런데 도련님, 어쩐 일이세요.......?!”

최대한 화제를 그쪽으로 돌리지 않기 위해.

페리아는 목소리를 살짝 떨면서, 에우드에게 물었다.

“아, 곧 식사니까요. 레니안느가 마리가 만드는 걸 같이 먹고 싶다고 해서....... 그러다 보니, 오늘은 저희도 같이 먹기로 됐거든요. 그래서 겸사겸사 페리아를 부르러 왔어요.”

레니안느가 내일 ‘데우트의 마중’이 올 때까지 머문다는 건, 수십 분 전에 전해진 소식이었다.

페리아도 다른 일반 메이드들에게 그 소식을 전달받았다.

다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도련님이나 되시는 분이 메이드를 직접 부르러 오시면 어떡해요.....! 에우드 도련님은 정말 매번!”

“아하하, 원래 엘리리가 부르러 가려 했는데, ‘약간 일이 생겼다길래요.’ 저한테 페리아를 불러달라고 부탁했거든요.”

“언, 언니가요?! 에우드님한테 부탁?! 이 언니가 진짜!”

에우드가 웃으며 말하는 것에, 페리아는 충격적으로 반응했다.

엘리리는 페리아가 항상 도련님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아마 엘리리 딴엔, 페리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도련님)을 해주듯 조치를 해준 거겠지.

페리아로선 과한 참견이었다. 덕분에 지금 그 복장도 보이고 말았지 않은가.

.......실은 ‘좋다, 싫다’로 치면 ‘좋다’에 가깝지만.

아니, 좋다. 격하게 좋다.

덕분에 페리아는 엘리리에게 화를 내야 할지, 감사를 전해야 할지 애매했다.

그러다 에우드는 뭔가 발견한 듯 눈을 깜빡였다. 곧 자신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낸다.

“페리아, 잠시만요.”

“네? .......!!”

에우드는 페리아의 이마에 살짝 흐르던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줬다. 생각지도 못한 접촉에, 페리아의 흥분 수치가 더욱 올라간다.

“땀이 흐르고 있어서...... 그리고-”

“네힙?!”

이마를 부드럽게 닦아주는 도련님의 말에, 페리아가 깜짝 놀라 이상한 목소리를 내버렸다.

“아까 옷 정말로 어울렸어요.”

에우드가 요 3년간, 로로나에게 ‘가족과 친구들에겐, 솔직하게 칭찬하기’를 교육받은 덕이었을까.

에우드는 로로나에게 배운 대로, 마음에 우러나오는 칭찬을 전했다.

당연하지만-

“~~~!!!”

최연소 녹색 메이드는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땀을 닦아준 것과 방금 입었던 옷의 부끄러움.

그런데 더불어 칭찬받은 기쁨까지.

페리아는 더는 얼굴이 빨개지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페리아의 머릿속과 눈동자에는 ‘도련님 너무 좋아 너무 좋아 너무 좋아.’가 수십 수백 번 계속 떠오르고 있다. 입안에 사탕을 와르르 문 기분이다.

로로나가 키워낸 도련님의 천연 페로몬은, 현재 진행형으로 강화되어가고 있다.

그로부터 10분 뒤.

사용인 식당으로 도련님과 함께 오는 페리아를 보며, 엘리리가 키득키득 웃었다.

“도련님, 페리아-”

파아아악!

“-아야!?”

다만 페리아는 언니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우다다 빠른 걸음.

그리곤 엘리리의 등짝을 찰싹찰싹 때렸다.

“언니 진짜!”

“아야야, 왜?! 얘 왜 이래!?”

“도련님한테 나 불러오라고 부탁하다니, 예의 없게 무슨 정신머리야?!”

“언니는 널 생각해서 한 건데!”

“언니 때문에......! 좋, 좋긴 좋았지만! 그래도 안 돼!”

작은 목소리로 우렁차게 소리치며, 엘리리&페리아 자매는 한동안 식당에서 서로 티격태격했다.

“맛있다아아, 마리씨 이거 맛있어.”

“아하핫, 그냥 간단하게 싼 거지만요. 그래도 감사합니다, 레니안느님.”

그런 티격태격은 크게 신경 안 쓴 채.

레니안느는 마리가 만들어온 햄 샌드위치를 먹으며, 감탄을 반복했다. 아무래도 입맛에 딱 맞은 걸까.

무려 메트리 가문의 막내 따님. 포에닉스 이상으로 호화로운 요리를 드시는 아가씨다. 그런 아가씨의 칭찬은, 역시 마리도 나름 기뻤다.

그러자 뒤에서 슈가도 동의했다.

“마리의 요리는 정말 맛있으니까요, 레니안느님.”

“에이, 슈가도 너무 칭찬한다!”

칭찬에 몸 둘 바 모르는 마리와 함께, 슈가는 다른 메이드들에게 식사를 담은 접시를 나눠줬다.

그리고 그 맞은편-

“아하하. 에우드가 직접 레니안느가 하루 더 머물도록 부탁했다며~”(티아나, 꼬집)

“아으아으아-”(볼꼬집)

“의논은 또 어디로 팔아먹은 걸까, 막둥이.”(셀레나, 꼬집꼬집)

“레니안느가 너무 아쉬워하길래애애-”(볼꼬집볼꼬집)

두 누나가 어김없이 에우드를 꾸중 주고 있었다.

티아나도, 셀레나도 에우드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휴일이라고 늦잠 자고 일어났더니. 어느새 혼자 상황을 끝내고 온 막둥이가, 두 누나는 너무 괘씸하게 느껴졌다.

정확히는 괘씸함보단, 누나로서의 질투겠지.

그런 두 누나의 동생 괴롭히기를, 아나트가 살살 말려보려 했다.

“에우드가 식사를 못 하잖아요, 셀레나...... 티아나, 너도-”(아나트)

““........””

“잠깐, 왜 그렇게 봐......?”

갑작스런 매서운 눈길에, 아나트가 난처히 반응했다.

가뜩이나 방금 얼굴 빨개져서 온 페리아도 그렇고. 아나트도 그렇고.

어제까지만 해도 파라노이아 때문에 남동생의 위안을 걱정하던 누님들인데.

이번엔 남동생의 끊임없는 페로몬 또한 같이 걱정해야 했다.

“우와, 오늘은 마리가 점심을 만들었다면서요~”

조금 뒤, 복도 한쪽에서 가벼운 차림의 제시카가 왔다.

그러다 곧 포에닉스 아가씨들의 눈빛에, 잠시 걸음을 주춤한다.

“으, 으에? 아가씨들, 왜 절 그런 눈으로 보시나요.......?”

제시카는 두 누님에겐 가장 위험한 인물 중 한 명.

3년 전부터, 가장 대놓고 애정행각을 표하는 플로라와 동등한 위험도다.

한때는 ‘불지옥의 마술사’라고 불리고, 아카데미 명예 불가사의이기까지 한 제시카다만. 두 아가씨의 이런 눈빛은 여간 서늘한 게 아니었다.

땋은 머리를 꼬옥 만지며, 오돌돌 몸을 떤다.

“히에에에.......”

““조치가 필요해.......””

이놈의 막내는 대체 3년 전부터, 얼마나 페로몬을 흩뿌리고 다니는지......

이러다간 성인이 됐을 때쯤엔, 플래그만 한 보따리 싸고 다닐 지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셀레나와 티아나가 에우드의 뺨에서 손을 뗐다.

말랑말랑한 에우드의 뺨이, 탱글탱글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곤 두 누나는, 양옆에서 탱글탱글한 에우드의 뺨을 꼭꼭 어루만졌다. 아프지 말라고 주문을 거는 것 같았다.

“병 주고 약 주기.......”

““뭐.””

“아, 아닙니다......”

항상 누나들의 폭거에 따지지 못하는 막둥이(페로몬 덩어리)다.

* * *

한편 같은 시각 아카데미.

유그라시아 출신 학생들은 대부분이 본가로 돌아갔고.

남아 있는 학생들도, 다들 끼리끼리 모여 짧은 여행 혹은 관광을 떠났다.

검은 사자 파벌 또한, 가까운 도시로 다 같이 관광여행. 역시 친목성 하나만큼은 뛰어난 파벌이니 말이다.

물론 남아 있는 학생들은 여전히 있다.

성적을 중시하는 학생들은 이 연휴마저도 공부로 시간을 들이기도 하고. 특히 장학금을 노리는 이들의 경우, 지금 이 시기가 가장 큰 승부처였다.

한편, 공부 이외에도-

“-그게 사실이냐, 랜퍼스?”

“내가 작정하고 들으면, 웬만한 거리에 있는 건 다 들리는 거 알잖아?”

자기 수련을 목적으로 남은 이들도 여럿 있다.

푸른 늑대 파벌의 리더- 사울드 아즐볼프 또한 그런 쪽이었다.

평소에도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는 사울드다.

그런 덕에, 사울드는 매년 아카데미에서 사람이 많이 빠지는 이 시기를 참 좋아했다.

아카데미 내의 훈련장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여차하면 아카데미 곳곳의 지형을 타고 다니며, 맹수 수인의 본능을 뿜어낼 수도 있었다.

물론 푸른 늑대 파벌은, 연휴를 어떻게 쓸지는 자유. 놀러 갈 사람은 놀러 가도 되고, 공부할 사람은 공부해도 된다.

그래도 그런 사울드의 수련에 동조하여 남는 학생들도, 의외로 있었다.

랜퍼스의 경우, 그냥 친한 친구인 사울드를 생각해서 남아주는 거다만. 마음 같아선 친한 여자애들이라도 불러, 놀러 가고 싶었다.

그래도 이 여동생의 마음을 모르는 근육바보 친구는, 옆에서 봐주지 않으면 불안불안하다.

덕분에 매년 연휴 기간엔, 랜퍼스도 사울드를 따라 꽤 외출이 적었다.

“하워드 회장을 포함해서, 학생회 녀석들이 왜 그렇게 바쁜가 싶었지. 시험 기간이 끝나고 ‘행사’가 있을 거라 하더니. 역시나였어.”

랜퍼스는 자신의 늑대 귀를 쫑긋거리며 말했다.

짧게 커트한 랜퍼스의 머리 위로, 늑대 귀가 더 뾰족하게 드러난다.

“아무래도 무예 대회를 여는 게 사실인 모양이야. 그것도 공식전으로. ‘어떤 공주님의 방문 기념’이라고.”

“흐응. 방문 기념이라. 얼마나 대단한 공주님이길래.”

랜퍼스의 말에, 사울드가 무심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다시 훈련장 위에서 주먹을 내지른다.

물론 말투만 무심했을 뿐. 푸른 늑대로서의 본능은 이미 꼬리로 드러나고 있었다.

곧 다가온다는 아카데미 무예 대회에, 기대와 흥분을 보이는 것이다.

공식전 대회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 시기에 개최할 수 있는 것은 아마 ‘뱅퀴시(Vanquish)’.

사실상, 파벌의 위상을 최대로 올릴 수 있는 수단이자, 아카데미 재학생 사이의 ‘잠정적 서열’ 또한 결정되는 대회이기도 했다.

뭐, 랜퍼스가 정보를 몰래 들을 수 있었다는 건- ‘남아 있는 학생들이 파악하는 것도 감안한 정보’라는 이야기겠지.

이 정보는 연휴가 끝나고 대대적으로 공개될 것이다.

진짜로 정보를 통제할 때는, 학생회도 절대 밖에서 극비 정보에 관해 대화하지 않으니 말이다.

하워드와 베르네이 학장의 정보통제 조심성은 상당하다.

‘저번 포에닉스와 검은 사자의 안개 사건처럼 말이지. 칼투스와 에우드 쪽도 이제는 멀쩡하지만.......’

대부분이 그 안개를 ‘결계의 오작동’이라 했지만........ 사울드의 본능은 그게 ‘모종의 습격’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설령 나나 우리 멤버들 앞에 그 안개가 나타난다 해도, 내가 절대 그냥 놔두진 않아.’

사울드는 발차기를 휘두르며 독백했다.

뭐, 안개의 건에 대해선 잠시 미뤄둔다 치고-

일단 지금은, 랜퍼스가 말한 무예 대회다.

“애들이 돌아오면, 그 준비도 함께 하라고 해야겠군. 분명 이제까지의 아카데미가 한대로라면-”

“-첫 싸움은 역시, 기존 파벌 대전만큼 ‘팀 연계’가 중요한 ‘난전’이겠지.”

“그거지.”

사울드는 랜퍼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바로, 서열과 더불어 파벌의 위상을 겨루게 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지! 키루미나에게도 당장 전해야겠군. 드디어, 우리 남매의 연계를 보여줄 때가 온 거야!”

사울드는 늑대의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참고로 사울드는 아직 키루미나와 화해 못 했다.

정말로 랜퍼스가 예전에 말한 대로, 한 달째 제대로 대화를 못 하고 있다. 괜히 대화하려다 털만 뜯겼다.

그렇기에 지금 사울드는, 대회 준비를 하면서 남매의 우애를 회복하겠다는 야망 또한 갖고 있었다.

만약 이번 연휴 동안 함께 연계를 연습하고.

다시 키루미나와 대화도 트면서, 시험공부까지 도와줄 수 있게 된다면-

‘키루미나도, 이제 이 오빠의 마음을 이해해주겠지! 키루미나! 오빠는 널 정말로 아끼고 있다!!’

사울드는 자기가 생각해도 좋은 방법이라고, 꼬리를 붕붕 흔들며 마음속으로 자화자찬했다.

“랜퍼스! 남아 있는 여자애들한테, 키루미나 좀 불러달라고 부탁을-”

“응? 사울드, 오늘 키루미나 아가씨 없는데?”

“.......뭐?”

“.......어제부터 없었는데?”

연속해서 들려온 키루미나의 부재에, 사울드의 꼬리가 우뚝 멈춘다.

“키루미나 아가씨, 이번에 아루니 메루니랑 ‘포에닉시안’에 놀러 간다고 이틀 전에 멤버들한테 보고하고 나갔잖아? 사울드, 못 들었어......?”

“.......”

못 들었습니다.

사울드는 그런 말 한마디도 못 들었습니다.

눈이 완전히 점이 되어버린 사울드를 보며, 랜퍼스가 이마를 팍 쥐었다.

“키루미나가 신경 쓰지 말라더니만 어쩐지...... 화해하려면 아직 멀었구만......”

“으허허헝, 키루미나아아! 아오오올!!”

텅텅 빈 아카데미의 훈련장 위로, 사울드의 서글픈 울음소리가 수차례 울렸다.

-그리고 사울드와 랜퍼스가 있는 훈련장의 옆 훈련장.

“아니 저 늑대 새끼는 왜 혼자 울고 지랄이야...... 방금까지 조용해서 딱 좋았는데......!”

홀로 남아 검술을 수련하던 다스트는, 당장 뛰어가 늑대 주둥이를 틀어막을까 고민했다.

아카데미가 조용한 만큼, 마음껏 차분하게 검술 수련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히 텄다.

그러다 한숨 한 번 쉬고, 다시 철검을 수차례 휘두른다.

‘이번에도 아버지에게 불리지 못했어.......!’

지금의 다스트에겐, 저 근육 바보 늑대에게 신경 쓸 시간은 없었다.

‘실적을...... 다가올 시험은 당연하고, 포에닉스, 메트리, 그리피너를 넘는 실적을 내도록, 더욱 준비해야 해......! 악시우스는 물론, 10대 귀족으로서 다른 둘에게도 밀려선 안 돼!’

초조한 마음을 담아, 검을 계속 휘둘러간다.

자신의 전투 태세를 수백 번 재정비하고, 심신을 단련한다.

이가리트 파벌 멤버들은 물론, 다른 재학생들은 거의 보지 못하는, ‘다스트가 뒤에서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568! 569! 570! 후우... 후우우......!”

“키루미나아-!”

“......571! 572! 573!”

“으허허헝, 키루미나-!”

“(빠직)574-”

“키루미-”

“아, 이 망할 늑대 새끼가 진짜!”

결국 못 참고 옆 훈련장 건물로 달려간다.

저놈의 울음소리가 검의 흐름을 계속 끊었다.

엄청난 속도로 훈련장 앞에 도착해, 문을 거칠게 열고 소리친다.

덜컹!!

“야, 안 닥치냐, 퍼렁 멍멍이?!”

“앗. 다스트다.”

“다스트, 네놈도 훈련장에 있었나?!”

“대체 지 여동생 이름만 몇 번을 울부짖는 거야, 등신같이!”

“앙? 등신?! 이 금발 빤짝이가 말 다 했나.......?! 그르르르!”

“금발 빤짝이?!”

등신이라는 욕설에 사울드가 빠직.

금발 빤짝이라는 별명에 다스트도 빠직.

이후는 정해진 대로였을까.

그로부터 한 시간.

“너 잘 만났다! 연휴 동안 침대 생활을 하게 만들어주마, 금발 빤짝이!”

“주둥이에다가 입마개나 쳐 달아, 퍼렁 멍멍이가!”

생각지도 못하게, 푸른 늑대의 리더와 이가리트의 리더가 비공식 대전을(빙자한 혈투) 처절히 벌였다.

“......이 바보 남정네들은 휴일에 대체 뭔 짓들인지. 그냥 사울드 냅두고 놀러 갈 걸 그랬다.”

슬쩍 뒤로 물러나 있던 랜퍼스는, 그 싸움을 어이없게 바라봤다.

이 둘의 충돌은 앞선 2년 동안에도 가끔 있었고.

또 막상 엄청 큰일로 퍼지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그 와중 혹여나 진짜 파벌 싸움이 되지 않도록, 말없이 지켜본다.

랜퍼스 드아즐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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