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회
개막254.
당연하지만 거리에 나타난 골렘과 골렘 버드들은, 일반인들을 공격하지 않는다.
골렘들을 다룰 때 사용하는 마법의 핵은, 일종의 패밀리어 개념이다.
때문에, 골렘을 컨트롤하는 이- 즉, 현재의 주인이 공격대상을 ‘호버 보드를 탄 자’로 한정했기에, 시민을 향한 공격은 일어나지 않는다.
뭐, 각 코스엔 또 콜로세움처럼 배리어도 쳐져 있다. 루네가 검수한 배리어인 만큼 무너질 일은 없다.
추가로 현재 각 거리엔, 그러한 골렘의 주인들이 상황을 보고 있었다.
그럴 일은 없지만 혹시나 모를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한편으론 골렘의 적절한 배치 및 ‘학생들의 방해’를 위해서였다.
“이제 절반쯤 들어온 건가. 근데 처음 타는 호버 보드로 참가자 절반이 벌써 제2구역 돌입이라. 뭐, 이 정도면 나쁘진 않네.”
루네 또한 그런 골렘의 주인 중 한 명이었다.
원래는 딱히 안 해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다소 무료함을 느꼈기 때문이겠지.
가뜩이나 루네는 이 지하 도서관에서 ‘거의 한 달에 한 번밖에’ 못 나가는데. 반대로 학교는 또 축제 분위기로 달아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괜히 무료함이 더욱 늘어난 거다.
그렇기에 일부러 일감을 받아, 그것을 수행하고 있는 거고.
픽시들을 부려, 베르네이의 ‘클리어 스피어’를 돕고 있는 것도 그런 일환이었다.
정확히는 감시의 목적도 있었다.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인 뱅퀴시다.
이미 이곳에 라피스가 있다 해도, 언제 어디서 이상한 놈들이 왔을지 모르는 상황.
아니, 그 이상으로 ‘이미 이상한 놈 하나’가 섞여 들어온 상황이다.
딱히 나쁜 짓은 안 하는 거 같아 그냥 놔두고는 있다만.
‘위험하긴 해도’, 적대할 존재는 아니다.
……위험하긴 진짜 위험하다만.
아마- 리퀴아의 지인이었나.
“-루네. 다음 그룹, 진입하려 하고 있어요.”
“오, 그랬니?”
오늘은 외출하지 않은 쿠루루의 말에, 루네는 영상 마수정을 재차 확인했다.
지금 보고 있는 곳은 각 블록의 제2구역 시작 부분.
이미 ‘본선 진출 후보’는 다 지나갔다. 때문에 이제부터 진입하는 학생들은, 대부분이 완주를 목표로 하는 이들이겠지.
물론 그렇다고 루네가 그냥 봐주진 않는다.
골렘과 골렘 버드들에게, 착실하게 추락시키라고 직접 명령을 전한다.
이렇게 골렘을 컨트롤하면서 ‘직접 학생들을 탈락시키는 것’은 재미가 남다르다.
……난이도는 잘 조절하고 있다.
베르네이가 당부한 정도를 지키면서 명령을 내리는 거니, 딱히 심술을 부린 건 아니었다.
아마도.
물론 심술을 부리든 말든, ‘이가리트’나 ‘그리피너’, ‘메트리’.
그리고 그 왕도 파벌과 중견 파벌들은, 무사히 초반부를 지나갔다. 부서진 골렘들도 상당하고.
바로 옆의 영상마수정을 확인하자, 이미 중반부 라인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럼, 이번엔 누굴 상대해 줄- 아.”
영상마수정을 보던 루네는, 이제 막 전투구역에 들어온 ‘한 소년’을 발견했다.
엄청난 속도로 호버 보드를 가속하고.
후방의 학생들을 차례차례 제치는 소년.
에우드였다.
스타트가 늦다 싶었는데, 벌써 여기까지 도달한 건가.
상당히 빠른 속도. 역시 센스가 궤를 달리한다.
히죽,
그렇기 때문인지.
괜히 장난기가 돋아버렸다.
“2구역 초반부 골렘, 골렘 버드 모두-”
살짝 적당히 해줘도 되긴 한다만.
‘이후 자신에게 도전할 생각인 소년인 이상’, 봐줄 생각은 없었다.
“-에우드를 전력으로 추락시켜!”
“와, 루네 정말 나빴어요.”
“어차피 이것도 못 버티면 뱅퀴시 우승은 물 건너간 거야!”
루네의 명령과 동시. 2구역 초반부의 골렘들이, 일제히 에우드를 공격했다.
* * *
그리고 동시에 이제 막 2구역에 들어선 에우드는, 그 적의를 감지했다.
“와아아악!? 왜 나만!?”
2구역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에게 들이닥치는 공세.
스톤 골렘과 우드 골렘의 거대한 주먹.
골렘 버드들의 부리와 날개.
전력으로 에우드를 떨어트리려는 듯, 인공적인 공격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포에닉스 막내를 향해 골렘들이 공격을!”
“잠깐, 골렘들의 반응이 조금 달라!”
“체계적으로 공격하는 거 같은데!?”
거리에 있던 다른 학생들이나 시민들 또한, 골렘의 움직임이 달라졌음을 알아챈다.
물론 참가자들의 경우 신경 쓸 여유는 없다.
열댓 명의 학생들은 이 틈을 타, 에우드를 앞질러 재빨리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골렘들의 공격이 닿기 직전.
에우드는 재빨리 리퀴드 팽을 홀더에서 꺼내 들었다.
‘이런 보드 위에서 마법을 쓰는 건 처음이다만.’
이미 ‘뾰족뾰족 마력을 조정한 만큼’, 새로운 마법을 사용할 준비는 충분히 이뤄졌으니까.
오히려 진짜 충돌이 일어나기 전에, 이런 상황을 맞이한 게 다행일지도.
“-흐읍.”
이제부터 필요한 건 연상. 목적.
그리고 실재.
현재는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마법의 과정이다만.
이 마법을 실전에서 쓰는 건 처음이므로, 신속하게 머릿속으로 과정을 전개해간다.
“‘스톤 블레이드’.”
2절로 완성된 랑그를 말함과 동시. 리퀴드 팽 주위로, 마력의 반응이 일제히 벌어졌다.
콰가가가강!
이윽고 날카로운 바위들이 코스에서 솟아올라, 단숨에 골렘들을 꿰뚫는다.
에우드의 앞으로 들이닥치던 주먹을 부수고, 골렘 버드들의 날개를 부숴 간다.
“저건 땅 마법!?”
“뭐라고!? 포에닉스 막내는 물 마법 사용자였을 텐데!?”
“잠, 잠깐, 야, 그냥 볼 때가 아니라, 저 마법 이쪽까지 오고 있잖아!?”
“우와아아악?!”
콰아아아앙!
우르르르르!
에우드가 사용한 스톤 블레이드가, 골렘들은 물론 앞서가던 학생들까지 강타한다.
보드가 부서지고, 균형을 잃어 추락하고,
누군가는 회피했지만, 곧바로 잔해에 당해 보드에서 떨어진다.
“어, 어라.”
-사실 여기까진 에우드가 의도한 게 아니었다만.
보드의 위이기도 하고, 조금 조급함도 있었기 때문인지.
생각했던 것보다도 마법을 크게 펼쳐버렸다. 마력도 다소 크게 소모했고.
역시 약간 숙련도가 부족한 걸까.
그래도 덕분에 에우드를 가로막던 골렘은 성공적으로 파괴시켰고, 탈락자도 순식간에 다섯 명 정도가 나왔다만.
“역시 포에닉스 막내야!”
“눈 마주치면 순식간에 기절!”
“전투가 허가되자마자, 앞서가는 학생들부터 처리하다니!”
“자신의 앞에 있는 놈들은, 전부 털어버리겠다는 건가!”
“무가 대귀족의 귀감이야!”
거리에선 순식간에 에우드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아니, 뭐. 룰을 어긴 것도 아니고. 그보다 전투는 권장이니까 상관은 없는데…….
어째 생각도 못 하게 흉악한 소문이 는 거 같다.
“됐어!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일단 선두를 쫓는 게 먼저다.
거리에 모인 시민들과 재학생들의 환호를 뒤로하고, 에우드는 호버 보드를 더욱 가속한다.
‘근데, 방금 꺼 되게 장난 섞인 악의가 느껴졌는데……. 아, 설마.’
그러고 보니, 골렘을 컨트롤하는 건 ‘패밀리어 감각’이라고, 언젠가 제시카가 가르쳐줬던가.
……에우드는 방금 상황이, 괜히 루네가 꾸민 게 아닌가 싶었다.
확실치는 않으니 추측은 보류해야겠지만.
근데 오늘은 지하에서 ‘뱅퀴시 예선을 진행할 마법’을 돕는다고도 했는데.
루네의 성격이라면,
또 아직 에우드가 ‘조건’을 충족하지 않길 바라는 루네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 망할.
에우드는 속도를 더더욱 높여, 차례차례 습격하는 골렘들을 계속해서 제거해나갔다.
다른 참가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로, 계속해서 앞을 향해간다.
그리고 에우드의 맹추격이 개시되고 수 분 후,
각 블록의 2구역 중반부에선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 * *
[“각 블록, 차례차례 골렘들을 상대하며 중반부에 돌입!”]
[“역시 블록당 상위 10인은 거의 결정된 걸까요……!”]
[“하지만 블록 후방에서도, 상황을 지켜보던 강자들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요!”]
[“2구역을 넘어서면, 나머진 3구역! 아까보다 더더욱 강한 골렘들이 배치된 최종구역입니다!”]
“와아아아아아아!!”
그렇게 분위기가 고조되던 중.
중반부에 배치된 골렘 하나가, 또 한 번 거리에 무너져내릴 때였다.
“‘떨구기, 개시’.”
바르탄 로운더릭의 말에, 중견 및 왕도 파벌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포메이션을 ‘펼치듯’, 주변으로 순식간에 가속해간다.
A블록에서 그것을 바로 감지한 건, 역시 트루스와 악시우스였을까.
방금까지 선두를 경쟁하듯 달리던 스무 명 넘는 타 세력이-
단숨에 보드의 방향을 반전시켰다.
그것도 10대 귀족들 세력의 앞에서.
“아하, 이런.”
“이가리트, 흩어져서 방어 대응!”
“프란시느, 피해요!”
“트루스 님?! -와아악?!”
콰가가가가가가강!!
다수의 속성마법이, 뒤를 바짝 쫓아오던 10대 귀족 세력들을 향해 쏟아졌다.
물론 급작스런 이레귤러에 대해선, 다들 준비하고 있던바.
저마다 신속히 검과 지팡이를 들어, 그것들을 방어해간다.
몇몇 10대 귀족 세력의 학생들은, 그 공세를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더들을 향한’ 공세의 규모가 상당했을까.
[“이, 이건 설마!”]
이건 아예-
‘자신들의 본선 진출을 포기하고’,
‘전력으로 움직임을 틀어막겠다’, 라는 것으로 보였겠지.
“아하, 어쩐지 계속 주변에 둥둥 떠다닌다 싶더니, 이렇게 나오시겠다.”
악시우스는 재빨리 홀더에서, 두 자루의 ‘특이한 검’을 꺼낸다.
그것을 휘둘러, 자신을 향한 마법들을 순식간에 베어버렸다.
다스트와 트루스도,
그리고 후방에서 추격하던 중 휩쓸린 프란시느 또한, 각자 검과 마법을 휘둘러 공격을 방어했다.
그러나 공격측은 아예 역주행 상태.
질주를 이어가며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네 사람에게 돌진까지 하며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전방에서만이 아니다.
후방에서 쫓아오던 학생들도, 일제히 네 사람을 포위하기 시작한다.
오직 이들 넷만을 막기 위해, 진영을 구축한 것이다.
그 수는, 약 30명.
사실상 전투구역에 들어온 인원 중 2/3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포, 포위됐다?!”]
[“방금까지 선두를 차지하고 있던, 다스트, 악시우스, 트루스 선수 모두! 아앗, 프, 프란시느 선수까지 포위당했습니다!”]
[“네 명 모두 주행을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 아앗! A블록, 바르탄 선수, 제이슨 선수, 페니 선수가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라갑니다!”]
[“포위당하지 않았던 학생들은, 그대로 주행을 지속! 1구역에서부터 유지되던 순위가, 순식간에 뒤바뀝니다!”]
게다가 A블록만이 아니다.
B블록도, C블록도, D블록도.
선두를 차지하던 강자들을, 다수의 학생이 포위했다.
게다가 포위하고 있는 학생들도, 결코 보통 이들이 아니었다.
모두 실전으로 갈고 닦인 뱅퀴시 경험자가 상당수.
충분히 이번 레이스에서 순위권을 노릴 수 있는 학생들이다.
그런 이들이, 전력으로 리더급 학생들을 막아선 것이다.
“야야. 너희들, 선두는 아예 포기한 거야?”
두 자루의 단검을 빙글빙글 돌리며, 악시우스가 씨익 웃으며 물었다.
“그래, 우리 목적은 처음부터 이거였거든.”
“선두를 차지하는 건 바르탄이 하기로 했으니까.”
“우리가 할 일은, 오로지 너희 10대 귀족들을 떨구는 거고!”
“포에닉스 막내자식을 포위하지 못한 건 계획에서 어긋났지만, 대신 프란시느 린드가드! 포에닉스 파벌이자, 메트리 세력인 네년을 떨구면 되는 거야!”
방금까지 각 파벌 리더들과 함께하던 파벌 멤버들은, 이미 이 포위망에 의해 갈라져 버렸다.
정확히 네 명만을 노린 상황.
아예 시작 전부터 계획했던 움직임이다.
“상황에 따라선 네놈도 떨구라고 했지, 다스트!”
“…….”
다스트에게 소리친 건 ‘막스 레빈’.
다스트와 같은 ‘워스레인’ 라인의 귀족 중 한 명이었다.
“어라, 다스트 형. 배신당한 거 같은데요.”
“같은 편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어.”
트루스가 비꼬듯 전한 말에, 다스트가 퉁명스레 답했다.
“-아, 그러셨나. 그보다, 이래서야 너무 품위 없는 행동이잖아~? 왜 굳이 파벌들을 촘촘히 나눠놨는데. 너무 대놓고 협력은 하지 마라, 그런 의미였을 텐데~”
“그런 품위 없는 행동에 지는 걸 보고, ‘굴욕’이라고 하는 거다, 메트리!”
“흐으으응.”
트루스의 눈 위로, 검은빛의 마안이 드러나려 했다.
각자 같이 움직이던 파벌 멤버들과도 떨어졌다.
조력하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저쪽에서 가른 거겠지.
아까도 ‘바르탄’과 그 일행이, 다른 파벌 멤버들을 포위하듯 움직이기도 했고.
의도는 각개격파이리라.
트루스가 봐도, 상황이 너무 좋진 않았을까.
해결 못 할 건 아니지만, 꽤나 귀찮다.
탈락 조건은 ‘기절’만이 아니다.
보드가 부서지거나, 추락하는 것도 탈락.
비단 이 포위망의 공격을 버틴다 해도, 보드가 거기까지 버티리란 보장은 없다.
아마 이런 막무가내 포위망은, ‘탈것’으로 레이스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계획한 거겠지.
탈것 레이스는 보통, 탈것이 무력화되면 탈락일 테니 말이다.
실제로도 지금 맥스를 비롯한 포위망의 시선은, 모두 네 사람의 호버 보드를 향해있었다.
전투가 시작되는 순간, 오로지 보드만을 노리리라.
설령 추락은 못 시켜도, 수십 명이 달라붙어 가로막은 상황.
온전히 끝낼 수 있을지 없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러고 있는 순간에도, 선두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넌 어쩔래, 다스트? 일단은 ‘상황에 따라서’이니까. 넌 말만 잘 하면 넘어갈 거 같은데? 같은 ‘워스레인’ 쪽이잖아?”
“상황은 무슨. 이미 날 공격하려고 작정하고 있는데. 그리고 달라붙지 마, 악시우스! 균형 흔들리잖아, 보드째로 밀어버린다!”
“우하하~”
악시우스는 다스트에게 장난을 치면서도, 착실하게 전투를 준비했다. 다스트 또한, 굳은살이 잔뜩 배긴 손으로, 검을 다시 고쳐쥐었다.
그렇게, 네 사람이 포위망과 한동안 대치하고 있을 때였다.
“어떻게 처리를- 앗.”
포위망 내부에서 안절부절.
그러면서도 검을 들고 매섭게 ‘유효타’를 노리려던 프란시느가, 후방에서 들린 소리에 귀를 쫑긋거렸다.
콰가가가가가가!!
거친 소리.
그러면서도, 엄청난 속도와 기세로 이곳을 향해 오는 소리.
정체를 알아챈 프란시느는, 반가운 눈빛을 반짝여버린다.
트루스와 악시우스, 다스트도.
포위망을 구축한 중견 및 왕도 파벌들도. 그 거친 소리 ‘호버 보드의 소리’에 순간 눈을 돌린다.
“어? 저, 저건!? 으어어!”
포위망 중 한 명이, ‘누가 오는지’를 알아채고 마법을 쏘려고 한 그때.
퍼어어어어어억!
콰아아아아아앙!
“구어어어어억?!”
엄청난 속도로 들이닥친 그림자가, 마법이 발사되기 전에 신속히 그것을 차단한다.
그림자의 ‘검’에 가격당한 학생은, 그새 균형을 잃고 도로로 추락했다.
곧바로, 그림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프란시느! 흐아아, 겨우 선두 따라잡았네요! 지친다……. 근데 다가가자마자 갑자기 마법을 쏘려 하다니. 깜짝 놀랐네, 진짜.”
“에우드 님! 다행이다, 드디어 오셨- 아!? 으아!? 잠깐, 여기로 오시면 안 됐는데!?”
“-엥?”
그림자의 정체는 바로 에우드.
골렘의 무리를 뚫고 죽어라 질주하던 중.
‘선두’로 보이는 단체 그룹을 발견하고, 전력으로 속도를 내 도착한 에우드였다.
다만 에우드는 검을 거두면서, 생각도 못 한 현재 상황에 어리둥절을 표했다.
“여기 선두 아니었어요!?”
“아하하! 선두는 무슨, 포위망이지! 잘 왔다, 에우드 군, 지옥의 끝자락에!”
“포위망!? 끝자락!? 악시우스 선배, 어째서요!?”
“어째서긴! 당연히 저것들이 우릴 조지려고 수작질하는 거지! 선두는 이미 저 멀리 갔다고!”
“으에엑.”
정말로 주변을 보니 선두- 라기보다, 웬 벽이라 해야 할지.
그제야 에우드는, 자신이 상황을 잘못 짚었다는 걸 이해한다.
아니, 물론 에우드야 프란시느가 포위된 걸 봤다면, 바로 멈춰 섰을 터다만.
“에우드가 한 번에 우리한테 합류해 줄 줄은 몰랐는데~”
“트루스!? 으엑, 다스트.”
“……응? 잠깐, 왜 내 이름엔 선배 안 붙이냐?”
“저어, 전 당신 좀 별로 안 좋아하니까요.”
“푸하하!!”(악시우스&트루스)
“나도 너 마음에 안 들거든!? 늑대 수인 꼬리 만진 거 가지고 부끄러워하는 자식이!”
“이거 봐! 먼저 시비 거는 투잖아요! 눈빛은 맨날 신경질로 가득하고! 학기 초엔 파벌 사람이 저희 누나들도 건드렸었고! 그리고 그 꼬리 일은 좀 말하지 마요, 금발 빤짝이!”
“아아앙!? 금발 빤짝이!?”
“으, 으아아, 에우드 님, 저희 아직 포위망에 갇혀있는 상황인데……!”
위기일 게 분명할 텐데, 대화는 너무나 태평.
덕분에 포위망을 구축한 학생들도, 순간 본분을 잊고 다섯 명을 지켜볼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