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252화 (250/264)

딱히 거짓말은 하지 않았답니다.?252회

개막252.

“아니, 이게 대체 뭐야!?”

“케인즈 자식들, 대체 또 뭘 준비한 거야!?”

“보드!?”

“분명 겨울에 몇몇 지방에서 보드를 탄다는 말은 들었는데……!”

“난 바다에서 탄다는 말도 들었어!”

클리어 스피어에 보이는 물건에, 관객들 전부가 경악했다.

관객만일까, 각지에서 온 상인이며 매직 아이템 장인이며, 전부 충격에 휩싸이고 있었다.

지금 플로라와 피르티가 함께 탑승한, 소형 비공정도 솔직히 꽤나 특이한 물건이긴 하다만.

그래도 케인즈 상회가 이곳저곳 광고를 반복했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저 보드는- 정말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철과 나무, 그리고 마석으로 이뤄진, 세련되면서도 샤프한 디자인의 보드.

보드 곳곳엔 착실히 미끄러지지 않게, 여러 장치가 달려있기도 했다.

플로라로선 아주 최적의 반응.

10일 정도 전, ‘살롱 개최’를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했을 때처럼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다.

[“‘비공정’이라고 말씀드렸듯, 이번 예선의 탈것은 바로 공중을 나는 호버 보드입니다!”]

“저 조그만 게 하늘을 난다고!?”

“가능할 리가!”

“아냐, 그래도 최근 몇 년, 소형 비공정이 점점 완성되고 있는 걸 보면……!”

당연하지만 소형 비공정을 포함해서 지금의 보드까지.

그 모든 것이 플로라의 계획대로였다.

물론 허가를 따는 데 꽤 고생했지만.

비공정에 사용하는 부유 마석을 이용한 물품들은, 매번 절차가 까다로우니 말이다.

현재까지도 일반 비공정은, 국가 허가를 받아야 운용이 가능할 정도고.

어쨌든 이 상황에 놀란 건 관객들만이 아니다.

이제 곧 레이스를 벌여야 할 학생들도 전부 혼란스럽다.

그리고 A블록 출발지점.

“흐으응.”

악시우스가 조용히 100대가 넘는 보드 중 하나의 위로 올라섰다.

“악시우스!?”

“악시우스 님!?”

“아하, 어떤 구조인지 대충 알겠네, 이거!”

지이이이잉.

……부아아아아앙!

그 순간, 가만히 놓여있던 보드가 기동하기 시작했다.

마치 풍차를 돌리는 소리와 함께, 부유 마석 특유의 마력반응.

이윽고-

두우우웅!

“와아아아아아!?”

“날아올랐어! 진짜 비공정처럼!”

악시우스가 탄 호버 보드가, 순식간에 1~2m정도의 높이로 부유했다.

“이거, ‘마력의 줄기’를 이용해서 경화하는 거- 그런 감각으로 마력을 불어넣으면 충분히 탈 수 있어. 의외로 쉬운데, 진짜~”

“그런 감각이라니……!”

“잠깐, 그럼 무기나 화살을 강화할 때처럼 쓰면 된다는 거야?”

[“-바로 그거다!”]

“!!!”

이번엔 또 다른 클리어 스피어에서,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전해졌다.

클리어 스피어에 비춰지는 건, 무려 호버 보드를 탑승한 아가타 포리티였다.

“아가타 포리티!”

“이번 세대의 ‘스캐빈저’는 저 애인가!”

“엔터테인먼트 몬스터!!”

아가타와 신문부의 평가는, 어째 귀족들 사이에서도 비스무리했다.

아가타는 소형 비공정 옆에서 호버 보드를 타면서 말했다.

[“예선 종목, ‘호버보드 레이스’! 호버보드의 사용법은 방금 보셨듯, ‘마력 경화’ 감각을 이용하면, 순식간에 익힐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지금 탄 지 이제 5분 됐거든요!”]

그런데도 상당히 탑승 자세가 능숙했을까.

마력 경화는, 아카데미 전투계 학생이라면 다들 할 수 있는 기술.

정확히는, 아카데미 전투계 학생이 되는 최소 조건이었다.

신체 위로 마력을 불어넣어 몸을 강화하고.

무구나 화살 등의 내구도 및 위력을 상승시키는 기술이다.

그 말을 듣자, A블록 이외의 다른 블록에서도 움직임이 보였다.

“포에닉스의 검성도 움직였다!”

“라그나릴의 차기 후계자도!”

“A블록의 메트리와 이가리트도!”

“푸른 늑대와 검은 사자 수인들도, 차례차례 탑승하기 시작하고 있어!”

“저건- 에이트리 액티마일! 특별참가자까지!”

이미 다들 망설임 따윈 없다.

‘타면 안다’는 말에 호버보드 위로 올라타, 마력 경화 감각으로 차례차례 마력을 부여해간다.

“아하, 이런 식인가!”

“움직인다, 움직이고 있어!”

“오오오오!!”

처음엔 당혹스러웠던 학생들 상당수가, 그 감각을 이해해간다.

이것이 바로 이 케인즈 상회의 ‘1년 전 역작’, 호버보드의 특징이었다.

[“이 호버 보드는, 마력 컨트롤 기술에 따라 탑승 난이도가 전적으로 달라지는 물건! 컨트롤 기술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야말로 손발을 움직이듯이 타는 게 가능합니다!”]

마력을 다룰 줄 아는 이라면, 바로 이해하는 탑승 감각.

신체의 연장과 같은 감각일까.

평소 마법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이들은, 마력의 줄기를 연결하자마자 ‘제 몸처럼’ 다룰 수 있게 된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그건 다른 말로 하자면-

“앗, 저길 봐! 꽤 많은 학생이 휘청거리고 있어!”

“그렇군……! 마력 컨트롤을 평소에 갈고 닦지 않았다면, 탑승법을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건가!”

“그게 이번 예선에 필요한, 또 하나의 자격이란 거겠지!”

“첫 걸러내기가 여기서부터!”

레이스 개시 전부터, ‘평소 수련을 열심히 한 자와, 게을리 한 자의 차이’가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특유의 전투적 감각’- 개개인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지도 관건일 테고.

플로라와 피르티가 룰 설명을 이어갔다.

[“그럼 네 블록 참가자들은, 그대로 탑승법을 익혀가며 들어주세요!”]

[“사전에 전했듯, 레이스는 배틀로얄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각 블록에서 출발한 학생들은, 블록당 선착 4명을 목표로 경쟁하게 됩니다!”]

[“도착지는, 당연히 제3 콜로세움!”]

“역시 블록당 단 4명!”

“저렇게 많은 학생 중에, 16명밖에 진출을 못 한다는 거군!”

알카라시아에 있는 이들 대부분이, 이미 아침부터 그 규칙을 전해 들었다만.

역시 참가자 수백 명의 모습을 보며 들으니, 그 빡빡함을 더욱 실감했을까.

[“레이스 코스엔 여러 ‘장애물’들이 준비되어있습니다! 누구보다도 빠르게, 각 선수들과 장애물을 상대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추가적인 레이스의 규칙으로, 혹시 보드가 파괴되거나, 혹은 보드에서 완전히 추락하거나! 그 경우, 즉시 탈락으로 간주합니다……!”]

[“아, 보드가 파괴되는 것에 대해선, 저희 케인즈 상회는 배상 청구를 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시길!”]

플로라의 말은 분위기를 푸는 유머이기도 했다만,

한편으론-

[“-마음껏, 라이벌의 보드를 부숴도 무방합니다☆”]

당연하지만, 공격 행위에 매우 관대하다는 의미였다.

[“또한 만약 보드에서 떨어졌어도, ‘코스 아래로 추락하지 않거나’, ‘먼저 탑승하던 보드가 부유를 유지하고 있다면’. 보드로 돌아왔을 시 탈락으로 간주치 않습니다……!”]

[“단, 호버 보드는 전적으로 탑승자의 마력만이 에너지! 탑승이 해제된 순간, 5초 이내로 기동을 정지합니다! 참가자분들 모두, 거기에 주의해주세요!”]

[“경우에 따라선, ‘다른 상대의 보드’를 탑승하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블록에서 첫 ‘1구간’를 벗어나기 전까지는 모든 전투행위 및 방해행위는 금지! 또한, 1구간에는 장애물이 없으니, 처음 출발했을 땐 우선 평화로이 주행해주세요!”]

거의 확실하겠지.

이번 예선은 역대 최대의 난전을 일으킬 것이다.

모두가 그 난전을 기대하며 눈을 크게 떠간다.

귀족들 또한, 자신의 아이들이 그 난전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

이번 세대에 두각을 드러낼 학생이 누구일지 기대하며, 클리어 스피어를 바라본다.

그로부터 여러 자잘한 사전 설명이나, 전달사항이 2분 정도 이어진 후.

이윽고 피르티와 플로라의 모습이, 클리어 스피어에서 사라졌다.

[“그럼 이제부터 뱅퀴시의 예선 레이스를 시작하겠습니다!”]

피르티의 목소리와 함께, 모든 클리어 스피어가 다시 각 코스 스타트 지점을 비춰간다.

블록당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저마다 보드에서 내려와 스타트 선언을 기다린다.

[“-자, 모두 제자리에! 카운트 다운!”]

[“베르네이 학장님!”]

[“음!”]

플로라의 부름에, 자리에 앉아있던 베르네이가 ‘마력 확성기’를 들고 일어선다.

[“3! 2! 1!”]

[“-전원, 출발하라!!”]

퍼어어어어어어엉!!

베르네이의 출발 선언에 반응하여, 각 블록에 설치되어있던 화약이 터짐과 동시.

모든 학생이 일제히 호버 보드에 탑승했다.

뱅퀴시 예선이 시작되었다.

* * *

지이이이잉!

콰아아아아아아앙!

“-우와?! 빠르다!!”

“살짝 불안한 것도 있지만, 선두는 상당히 빨라!!”

“우오오오, 힘내라!!”

일단 플로라와 아가타의 설명으론, ‘타는 것’만으로 감각을 이해할 순 있다 했다만.

역시 예상대로 기량의 차이는, 시작부터 확실하게 드러났다.

고속 주행까진 바로 못 가는 이들.

빠르겐 움직이고 있다만, 균형이 어긋나는 이들까지.

게다가 다들 전투를 위해 검과 지팡이 등등의 무구까지 장비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로이 속도를 내는 건, 상당히 제한되는 행동일 테지.

그럼에도, 거기서 이미 두각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었다.

“A블록 선두는?!”

“저건- 다스트와 그 파벌 멤버들이다!”

“그 뒤를 쫓는 건 악시우스와 트루스야!!”

당연하다면 당연했을까.

현 A블록 10대 귀족 파벌. 그중 ‘세 파벌’의 리더들이 일제히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물론 사전에 말했듯, 1코스를 벗어날 때까진 전투 및 방해 금지. 순수하게 속도로만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기서 단번에 거리를 벌리는 것 또한 전략.

아니, 확실한 필승법이라 할 수 있다.

세 명 다 그것을 알고 속도를 낸 거다.

그만큼 이들이 아카데미에서도, 마력 컨트롤 감각과 3차원 감각이 특출난 천재들이란 의미이기도 하고.

콰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또 다른 그룹들도 치고 들어왔다.

가도 위를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면서, 메트리와 그리피너, 이가리트의 뒤를 확실하게 쫓아온다.

“-저 새끼들은.”

“하아, 로운더릭에, 폴드에, 앙쿠스에- 아이쿠, 귀찮은 것들만 왔네.”

“뭐, 당연한 수순이지만요.”

중견 파벌과 왕도 귀족 소속 파벌. 그들의 추격이 시작된 것이다.

지이이이이이잉!

콰아아아아아아앙!!

“-자, 그럼 한번 해보자고!”

“메트리! 그리피너! 이가리트! 포에닉스!”

“이제부터 네놈들이 겪을, 굴욕의 레이스를 말이야!”

후방에서 단숨에 추격해온 그룹이, 선두를 차지했던 10대 귀족 파벌들을 제친다.

흉악한 웃음을 지으며, 선두 그룹을 이끌기 시작했다.

“……어라? 어? 잠깐.”

거기에 일단 귀찮다는 듯 선두 측을 내준 트루스는 그제야 뭔가 이상하단 걸 깨닫는다.

트루스만이 아니다. 다스트도, 악시우스도.

자신만만하게 선두를 뺏은 중견 및 왕도 그룹도.

‘어째, 하나 부족하다’라는 걸 뒤늦게 알아챘다.

“잠깐, 네놈들?! 포에닉스의 막내, 걔 어디 있어?!”

“바로 쫓아온 거 아니었나?!”

“뒤에 쫓아오는 건- 프란시느 린드가드 뿐이야?!”

“에우드 그놈 어디냐?!”

그렇다.

포에닉스의 막내.

에우드가 없었다.

그 무렵 에우드는-

“……후아.”

아직 츨발선에서 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블록에서의 유일한 동료인 프란시느도, 이미 선두를 향해 질주를 개시했는데.

현재까지 남은 건, 전 블록 통틀어 에우드가 유일했다.

[“어, 어라?! 에우드 님- 아니아니! 에우드 선수, 어째서 출발선에 있는 건가요?!”]

[“스, 스타트 규정은 딱히 없으니 문제가 될 건 없습니다만……! 어째서……!”]

플로라와 피르티도, 에우드가 멈춰선 상황에 어리둥절했을까.

특히나 룰을 고안했던 플로라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

그 모습을 ‘교수석’에서 본 제시카는, 불안해하던 중 ‘원인’ 깨닫는다.

3년 전부터 에우드의 마법을 매번 방해한 특이 마력- ‘뾰족뾰족 마력’이다.

“설, 설마 여기서 뾰족뾰족 마력이?!”

“뾰족뾰족 마력이라니, 제시카, 그건-”

“도련님 마력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거치니까요……! 연습용 스틱도 매번 부숴 먹을 만큼! 그걸 지금 저 호버 보드에 넣으려 하는 거니까-”

“!!!”

“그럼 에우드의 마력이, 제대로 에너지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건가요!?”

“아, 아마도요……!”

함께 상황을 보던 디에스도, 결국 자리를 박찰 기세로 A블록 스타트 라인을 바라봤다.

마력을 불어넣어 탑승하는 ‘호버 보드 레이스’.

다른 학생들과는 마력의 형태가 다른 에우드에게 있어선, 최악의 룰이었다.

* * *

단-

‘……좋아. 시작은 조금 늦었지만. 됐어.’

그건 어디까지나 ‘에우드가 마법 연습을 게을리했었다면’, 일 테지.

제시카에게 마법을 배우고부터, 단 하루도 마력의 조정을 거른 적 없는 에우드다.

‘머더 메이지’와 마주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계속해서 뾰족뾰족 마력을 다뤄온 에우드다.

‘-좋아, 조정 끝!’

시작이 늦었을 뿐 준비는 끝났다.

레이스가 개시되고 약 1분.

부우우우웅.

지이이이이잉.

……콰과과과아앙!

에우드는 자신의 뾰족뾰족 마력을, 호버 보드 안에다가 전력으로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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