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249화 (247/264)

“이가리트 장남의 대체품 또한, 상황에 따라 떨어트린다.”?249회

개막249.

A블록, 라그나릴을 제외한 10대 귀족 파벌 리더 전원. 그리고 다수의 중견 파벌들 리더와 그 멤버들.

B블록, 포에닉스의 검성과 푸른 늑대 남매, 그리고 메트리 삼측근 중 한 명.

C블록, 라그나릴 파벌의 리더와 넘버2. 그리피너의 상위 멤버들. 검은 사자의 리더. 추가로, 특별참가자 ‘신동’.

D블록, 메트리의 막내에 이어, 삼측근 ‘공식전의 광견’과 포에닉스 마지막 멤버, ‘공식전의 악마’. 그리고 검은 사자 넘버2까지.

그 외에도 각 블록엔 여러 파벌의 학생이나, 소속 없는 강자들이 즐비헸다.

당연한 사태이긴 할 것이다.

각 블록당 100명 이상. 그리고 뱅퀴시의 특성상, 강자들은 모두 참가한 상황.

어떻게 배정을 하든, 각 블록의 강자가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한 사태였다.

일반 학생들이나 하위 귀족들은, 그런 라인업에 전율해버렸을 테지.

그러나 다른 참가자들- 이름을 아직 알리지 않은 학생들은, 거기에 마냥 압도당하진 않는다. 곧 시작될 대회에, 각자 투지를 내보이고 있었다.

“역시 다들 의욕이 엄청난데……!”

“여섯 파벌을 제외하면, 이번 학기 중 공식 활약을 보이는 첫 기회니까……!”

“중견급 파벌들도 작정하고 준비했다고 들었어.”

“바르탄 로운더릭에, 케빈 폴드. 렉스 앙쿠스- 현재 10대 귀족 파벌을 바짝 쫓고 있는 세력의 리더들이잖아!”

“게다가 바르탄까지 A블록이라니……!”

10대 귀족 다음으로 유명한 세력들도 이번 대회에 전력으로 임한다는 소문에.

이번 세대는 기존 3, 4학년 강자들을 비롯해, 다수의 신입생들까지.

신분과는 관계없이, 뱅퀴시 각 블록에 강자들이 잔뜩 모여있다.

그리고 이렇게 집결한 강자들마저, 약 3.5퍼센트.

16명만 남기고 전원 탈락한다.

더더욱 앞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물론 보는 입장에선, 오히려 기대만이 더 늘어나고 있다만.

그때였다.

승차장 한쪽, 한 건물의 위에서 엄청나게 잽싼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것이 난쟁이이며, ‘교복’ 차림 또한 아님은 모인 학생 모두가 알 수 있었다.

그건 즉 이번 대회 최고 요주의 인물 중 하나.

애초에, ‘아카데미 학생이 아닌 특별참가자’.

휘이이익-!

콰아아아앙!!

“흐흥! 늦지 않았나 보네!”

“저 녀석, 특별참가자인 신동 에이트리다!”

“차기 라넌큘러스 중 한 명!”

라넌큘러스 후보, 신동 ‘에이트리 액티마일’이었다.

C블록의 다크호스가 분명한 난쟁이의 등장에, 참가자들도 저마다의 긴장을 보였을 테지.

곧, 에이트리는 인파들 사이에서 에우드를 발견했다.

“오호! 네놈 에우드! 저번에 음료수 양보해줘서 정말로 고마웠어!”

“왁.”

“꺅!?”

함께 서 있던 프란시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지. 에이트리는 순식간에 에우드에게 다가와 눈을 반짝인다.

“덕분에 라피스 공주님이 엄청 좋아하셨어! 우헤헤, 너 덕분이야!”

“그러냐…….”

“응! 진짜 고마워!”(어깨 팡팡)

너무나도 순수하게 빛내는 눈에, 에우드도 조금 압도당해버렸다.

라피스가 자신의 음료수에 기뻐했다는 말엔, 솔직히 좀 거북함이 컸다만.

프란시느는 이전에 에우드와 맞부딪힌 인물의 등장에, 당장이라도 검을 들려고 했으나-

“어, 어라……?”

의외로 친해 보이는 모습에, 다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에우드가, “괜찮아요, 프란시느.”라며, 프란시느를 살짝 말렸다.

“뱅퀴시에서 싸우는 것도, 기대하고 있어!”

“……알겠다, 알겠어.”

……역시 마냥 나쁜 애는 아닌 거 같긴 한데.

짜증나긴 한다만.

그보다 이래서야 저번에 받은 돈이, ‘유그라시아 통화’가 아닌 ‘사프라 통화’라는 말을 하기도 좀 그랬다.

뭐, 별로 신경 안 쓰기로 했으니까. 에우드도 이젠 됐다 싶었지만.

어쨌든 어깨를 두드리는 거나 멈춰줬으면.

음료수 때문인지 아까부터 묘하게 친근하게 군다.

누가 보면, 에우드와 에이트리가 이미 의기투합한 사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에우드는 악시우스를 상대하는 다스트의 마음이 살짝 이해됐다.

“에이트리 액티마일……. 라넌큘러스 후보라는 게 저 여자애구나.”

“흥, 그 난쟁이족의 신동인가.”

악시우스와 다스트, 그리고 그 파벌의 동료들도 저마다 에이트리를 보며 견제의 의사를 보였다.

“……흐응.”

무엇보다도 또, 에이트리를 보는 트루스의 눈이 심상치 않았달까.

그건 평소 능글거리는 눈웃음이라기보다도-

여동생과 충돌했던 이를 바라보는 적대적인 눈이었다.

“-아하. 트루스 심 메트리도 있었네!”

“오랜만에 보네, 난쟁이 에이트리.”

에이트리 또한 트루스의 적대적 시선을 눈치채곤, 씨익 웃었다.

다만 곧 어리둥절한 눈으로 바뀌었다.

“-음? 잠깐, 에우드랑 트루스는 있는데, 왜 여기 레니안느는 없는 거야? 레니안느도 뱅퀴시 참가한다고 들었는데?”

“응?”(트루스)

“잉?”(에우드)

“엑.”(프란시느)

에우드도 트루스도. 프란시느도.

저마다 상황을 몰래 보고 있던 다른 학생들도.

에이트리의 말에 다들 어리둥절 해버렸다.

당연한 게, 지금 레니안느가 여기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현재 이곳 승차장은 A블록 승차장이다.

셀레나나 레니안느를 비롯한 다른 블록 참가자들은, 당연하지만 각각 다른 승차장 쪽에 모여있다.

프란시느가 살짝 소심하게 손을 들며 말했다.

“저…… 레, 레니안느 님은 D블록이신데요. D블록은, 여기서 좀 더 가서, 그, 서쪽 승차장으로 가셔야 해요…….”

“너는…… 음, 모르겠다. 누구지? 잠깐, 근데 블록? 어라? 이번 대회에 블록이 있어?”

“있, 있는데요……?”

“엥.”

“여, 여기는 A블록 참가자들의 승차장이에요. 레니안느 님이나 다른 블록 참가자들은, 다들 다른 구역 쪽에 모여계셔요…….”

“그보다 에이트리 너도 C블록이잖아……. C블록 승차장은 여기서 정반대. 남쪽이야.”

“내가 C블록?! 남쪽?! 예선에서부터 다 너네랑 붙을 수 있는 게 아니었어?!”

“너 예선 룰 안 들었어!?”

“하아아…….”

에이트리는 아무래도 블록의 존재를 모르고 있던 걸까.

이쯤 되자 트루스도, 적대적 시선을 보내는 게 바보 같다고 여겼는지. 눈길을 거두며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블록은 다를지라도, 에이트리는 현재 예선 통과 확률이 매우 높은 인원이다.

아무리 바보 같이 보인다 할지라도 차기 조정자 후보.

그 존재감은 황금의 기사들의 학창 시절과 동등하다. 절대 방심할 수 없었다.

본선에 진출한다면 반드시 충돌하게 될 테지.

악시우스도, 다스트도.

다른 중견 파벌이나 일반 학생 강자들도.

에이트리의 행동에 방심하지 않고(바보 같긴 하다만), 조용히 예의주시를 이어갔다.

곧 마차 승차장에 수많은 마차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워드가 이끄는 아카데미 학생회 또한 승차장에 들어섰다.

학기 초부터 기세를 그치지 않는 격무에 더해, 아예 화룡정점으로 뱅퀴시까지.

A블록 승차장에 온 학생회 모두, 다들 얼굴에 피로가 가득한 게 확실히 느껴졌을까.

그래도 이번 학기 최대 행사를 앞둔 만큼, 흐트러진 모습은 절대 보이지 않는다.

몸가짐은 바르게, 마음가짐은 번듯하게 한다.

곧바로 하워드가 A블록 승차장에 모인 참가자들에게 소리쳤다.

“-지금부터 A블록 참가자들 모두, 블록 임시회장으로의 이동을 준비한다!”

“이후 마차를 타고 각 블록의 임시회장에 도착! 이후 선수 모두 시합 전까지 룰을 확인한 후, 최종 조정 시간을 갖겠습니다!”

“개막은 3시! 학장님의 개막선언과 동시에, 예선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참가자 전원-!!”

학생회들이 스케줄을 마저 전하자, 하워드가 소리쳤다.

분명 그대로 뱅퀴시에 참가하더라도, 충분히 우승을 바라볼 수 있을 강자 중 한 명.

10대 귀족 후계자이자, 학생회장이라는 카리스마에, 귀족, 일반 학생 할 것 없이 시선을 모았다.

“-무운을 빌도록 하지.”

“와아아아아아아!!!”

A블록 승차장에 모인 참가자들과, 구경을 온 학생들이, 하워드의 응원에 환호를 내지른다.

다만, 그것도 잠시.

“그럼 각 인원과 파벌에게 배정된 마차를 알려- 응?”

“응?”

하워드와 에이트리가 눈이 마주쳤다.

곧바로 하워드에게 몰려오는 표정은-

‘네가 왜 여기서 나와……?’

그리고, 에이트리가 함께 있는 에우드, 프란시느, 트루스까지 다급히 바라본다.

확실하다! 저건 의심하는 눈!

학기 초부터 매번 사고 치는 문제아들을 보는 눈!

벌써 몇 번을 보는 건지.

아마 하워드의 머릿속엔 이미 ‘포에닉스’와 ‘메트리’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있었으리라.

에우드(문제아1)와 트루스(문제아2)는, 이젠 저 눈빛만 봐도 괜히 억울해졌다.

“……어흠. 일단 묻겠다만. 에이트리 액티마일, C블록인 네가 왜 여기 있는 거냐.”

“블록이 있는 줄 몰랐어!”

“그래, 그냥 있을 리가 없겠지! 너 내가 분명히 룰 적힌 안내문을 저번 주에도! 어제도 줬잖아!?”

“명예로운 싸움에 문자열은 큰 의미가 없어!”

“그 말은-”

“-안 읽었지!”

“거봐, 안 읽었잖아!!”

에이트리와 대화를 시작하자, 하워드의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급증했다.

에이트리의 파워 당당에, 그걸 옆에서 보던 에우드도 결국 이마를 짚어버렸다.

“의미 있다고! 엄청나게 있다고! 의미가 없다니, 무슨 길거리 싸움이냐?! 룰이라고! 이 사회는 규칙이란 틀로 굴러가고 있다고!”

“에에엑.”

“선생님의 알림장을 놓고 가는 꼬맹이냐?! 저번에도 지 혼자 광장 카페에서 비밀로 하라던 참가 사실을 밝히지 않나! 아오, 누가 쟤 좀 C블록 승차장으로 보내버려!”

“네, 넵!!”

“아, 하워드 회장님. C블록 방금 출발했다고 합니다!”

“하아아……! 그냥 C블록 임시회장로 직행시켜……!!”

결국 자신만만하게 나타났던 에이트리는, 하워드에게 반쯤 질질 끌려 C블록으로 가게 되었다.

“에우드, 예선 꼭 돌파해라~! 아, 블록 알려준 애! 너도 힘내고~!”

“에이트리, 그만 설치고 따라와!”

“-본선에서 만나자!”

그 와중 마지막까지 에우드, 덤으로 프란시느에게까지 선전포고와 응원은 전하고 간다.

“분명 에우드 님에, 레니안느 님까지 저번에 충돌했다고 들었는데…… 왠지 친, 친근하네요.”

“그러니까요…….”

“아, 그래도 셀레나 님이랑 티아나 님이 안 계셔서 다행일지도.”

누나들 있었으면 바로 싸움이 났으리라.

결국 에이트리가 친근한 모습만 보이고 가자, 프란시느도 참 기분이 오묘했다. 게다가 응원까지 함께 받아버렸고.

“바보 같으면 순수하다는 게 진짜인가…….”

“……순수는 몰라도, 예전부터 일단 바보는 확실했지.”

“진짜냐…….”

트루스는 눈을 꾹꾹 누르며 에우드에게 쓴웃음 지었다.

그러곤 에우드에게 이따 보자는 인사를 한 후, 메트리 파벌 쪽으로 갔다.

상황을 지켜보던 악시우스와 다스트도, 각자의 파벌 쪽에서 마차 탑승을 준비한다.

마치 이제부터 일어날 폭풍을 예고하듯.

에이트리가 사라진 A블록 승차장은, 순식간에 술렁거림에 휩싸였다.

조금 뒤 마차들이 일제히 움직이면서, 승차장은 다시 환호와 발굽 소리로 가득해졌다.

* * *

그리고 A블록을 포함한, 각 블록 승차장의 마차들이 일제히 임시회장으로 출발했을 그 무렵.

알카라시아의 거주지구 한쪽- ‘대귀족이 머무는 숙소’의 부지 내부.

티아나는 긴장 가득, 자신의 바로 앞에 선 노년의 남성을 바라봤다.

“티아나구나. 허어어…….”

“네, 넵!”

“…….”

로즈벨드 카틀레야.

마안 가문의 수장이자 외할아버지를 드디어 만났다.

언니와 막둥이가 대회 참가 준비를 하러 갔으니까.

예정대로, 삼남매 중에선 티아나만이 포에닉스 인원들과 합류한 것이다.

근데 역시 괜히 보는 것만으로 긴장됐을까.

삼남매가 다 같이 보면야, 차라리 긴장이라도 나눌 수 있을 텐데.

이래서야 같이 뱅퀴시에 참가할 걸 그랬나 싶어 하며, 티아나는 입을 물결치듯 꼭 다물었다.

“…….”

“…….”

손녀와 외할아버지가 서로 입을 꼭 다문 지 10초.

“정말…… 많이 컸구나……!”

“아, 넵- 왁!?”

“우리 손녀, 정말 귀엽게 컸어!”

“우갸아아아-?!”

쓰담쓰담쓰담쓰담!!

로즈벨드의 가차 없는 쓰담쓰담이, 티아나의 백금색 머리 위로 들이닥쳤다.

“셀레나는?! 에우드는?! 아, 뱅퀴시 예선 참가 준비를 한다고 했지, 참! 어휴, 엄마를 쏙 빼닮았어! 미인이야, 미인! 세실리, 로니아, 로로나! 손녀가 너무 귀여워! 이 귀여운 걸 어떻게 해야 하지!? 미치겠군! 그래, 내가 오늘 손주들에게 주려고 잔뜩 용돈을-!!”

“아버지, 행동이 너무 과하잖아요, 부끄러워요.”

“아버지, 티아나가 곤란해하잖아요. 부끄러워요.”

“부끄러워요.”

“……미안하구나.”

세실리, 로니아, 로로나가 전한 쓰리 콤보 부끄러워요에, 결국 로즈벨드도 쓰담쓰담을 멈춰버렸다.

주머니에서 꺼낸 용돈 주머니를 시무룩하며 거둔다.

……묵직한 소리가 엄청난 게, 대체 얼마가 들어있던 건가!

‘연금술 장비를 새로 맞출 수 있을 정도일지도 몰라!?’

뭐, 혹여나 티아나가 용돈을 받았다 해도 연금술 장비는 당분간 그대로 쓰겠지만. 딱히 망가진 것도 없이 멀쩡하기도 하고.

티아나 알라이트 포에닉스.

가끔 연금술 재료를 사느라 과소비는 해도, 평소엔 물건은 소중히 아끼는 소녀였다.

그보다 갑작스레 거금이 들어온다면 일단은 저금이다, 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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