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245화 (243/264)

너무나도 적은 그 수에, 모두 당혹을 금치 못했다.?245회

전야245.

16명.

농담으로 말할 게 아니다.

그랬다간 10%도 남지 않는다.

참가자의 약 2~3%밖에 되지 않는 수다.

당연하지만 로비는 순식간에 엄청난 술렁임을 일으켰다.

“말이 되냐고, 열여섯!?”

“지금까지 그렇게 적게 뽑힌 적은 없잖아!?”

“게다가, 각 블록당 넷!?”

“100명이 넘는데 그중 넷이라니!”

중견 파벌과 일반 학생들은 그야말로 경악이었을까.

다만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현재 포에닉스를 제외한 대형 파벌들은, 대부분 ‘10명 이상’이 출전을 결정한 상황.

아예 푸른 늑대는 열다섯 명이 출전한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전원 진출은, 거의 생각할 수 없는 사태다.

심지어, 참가자 중에는 ‘에이트리’까지 존재한다.

“아핫, 이건 상상 이상으로 빡빡해졌는데. 안 그래, 다스트?”

“……흥.”

악시우스가 쓴웃음 지으며 전한 말에, 다스트는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릴 뿐이다.

물론 내색하지 않을 뿐이지, 동의는 표하는 거였다만.

그래도-

“어차피 상관없겠지.”

“맞아, 오히려 재밌겠네. 다 같이 아득바득 싸울 거 아냐.”

“하, 변태 자식.”

“우리 다스트 말 심해~”

“‘우리 다스트’는 뭔데!?”

둘 다 딱히 압도당했다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이왕 하는 거, 그 정도는 돼야지’라는 분위기였을까.

그리고, 에우드의 뺨을 쪼물거리던 셀레나도 말했다.

“어차피 우승은 단 한자리잖아.”

그 목소리는 결코 큰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아마 근처의 학생들에겐 모두 들렸으리라.

“그럼 처음에 몇 명이 남든, 큰 의미는 없잖아?”

포에닉스의 검성이 차분하게 한 말에, 기숙사 로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제압된 것 같았을까.

압도.

그리고 원초적인 말.

본선 진출이 아닌,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이만이 입에 담을 수 있는 말이었다.

‘명실상부한 우승후보 중 한 명’이 전한 말에, 모두 위압감을 느꼈다.

뱅퀴시는 이미 시작된 분위기였겠지.

“……앗. 으음.”(화끈)

“언니, 이제와서 부끄러워하긴 늦었지.”

“셀레나 언니, 멋져.”

자신의 말을 주변이 다 들은 걸 알곤, 셀레나는 괜히 부끄러워져서 막둥이의 뺨을 더 매만졌다만.

에우드는 셀레나의 부끄러움을 몰랑몰랑 뺨으로 팍팍 받아주자 싶었다.

무엇보다도 셀레나의 말은 에우드도 동의하는 바였고.

비단 에우드만이 아니라, 현재 모든 대형 파벌 리더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리라.

지금 이 로비에서, 실력에 자신 있는 이들은 ‘16’이라는 숫자엔 동요치 않았다.

다른 10대 귀족과 거대 파벌들도, 저마다 동요를 멈추고 현 상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었다.

기존의 방향을 유지하면서, 이번 상황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였을까.

“에우드 님네 첫째 누나, 쩔어……!”

“응! 역시 그 에우드 님네 누나야……! 멋지셔……!”

술렁이는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 라이니와 마나는 서로 거기에 꺅꺅 감탄했다.

에우드에 대한 두 사람의 귀여운 존경은, 그 누나인 셀레나에게까지 순조롭게 퍼져가고 있었다.

이제껏 없던 분위기로 로비가 술렁이자, 아가타는 짜릿짜릿하다는 듯 그것을 바라봤다.

엔터테인먼트의 스캐빈저라고 불리는 만큼, 이런 반응은 너무나도 원하는 대로. 매우 기분 좋은 현상이었다.

아가타의 성격대로라면, 원래 여기서 더욱 분위기를 팍팍 띄우고 싶었다만.

어디까지나 오늘은 ‘하워드의 대리’로서 온 거니 말이다.

도는 지켜야 한다.

보랏빛 안경테를 슬쩍 올린 후, 아가타는 말을 이어갔다.

“덕분에 분위기는 다 같이 팍팍 띄워진 거 같고! 그럼 마지막으로, 하워드의 전언을 말할게!”

“전언……?”

“하워드 회장님이?”

하워드의 이름은 일반 학생들은 물론, 귀족 학생들에게도 매우 의미가 크니 말이다.

모두 재차 아가타 쪽에 시선을 집중했다.

아가타는 살짝 과장된 몸짓으로, 목을 가다듬는 헛기침을 했다.

“-그럼, 어흠. [이번 무대는, 그 우승자에겐 ‘뱅퀴시’의 칭호를 주는 유서 깊은 대회. 그리고 뱅퀴시의 칭호와 이 대회에서의 활약에 대해선, 귀족이든 평민이든, 신분 관계없이 그 명예가 평등하게 부여된다.]”

‘신분 관계없이’.

귀족 학생들에겐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일 테지만.

일반 학생들에게 있어선, 그것만큼 큰 기회로 느껴지는 말은 없으리라.

벌써 대회 참가를 준비한 일반 학생들 사이에선, 전의를 불태우며 주먹을 굳게 쥐는 이들도 있었다.

“[귀족이라면 명예를. 평민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기회를 약속할 거다. 특히나 귀족의 경우, 만약 차기 가주의 자리를 노리는 이들이라면, 이 무대에서의 업적은 특히나 중요하지.]”

그 말에, 귀족 학생들 곳곳에서 미세하게나마 동요가 일어났다.

포에닉스 측에서도-

“……알고 있던 바야.”

아나트가, 바라는 대로라는 듯 미소지었다.

토르랑의 전권을 두고 일어날 싸움에서, 아카데미의 업적도 매우 의미가 크니 말이다.

“유효타……! 의욕이 생기네요!”

“프란시느도 참, 또 유효타, 유효타……! 그래도, 열심히 해요!”

“넵, 드로와!”

프란시느도, 평소의 얌전함은 집어던지고 그 의지를 보였다.

프란시느 또한 상당한 실력의 검사인 만큼, 무공에 대한 욕심은 의외로 상당했다.

드로와는 그런 프란시느가 혹여나 폭주할까 봐, 조마조마 봤다만. 그래도 단짝 룸메이트인 만큼 착실히 응원을 전한다.

포에닉스의 반대편. 이가리트 파벌의 리더, 다스트 또한.

“…….”

투지를 눈빛에 품곤, 조용히 그 말을 듣고 있었다.

“[약 20년 전, 누구도 예측 못 한 다크호스로서, 1학년 일반 학생 신분임에도 단숨에 우승을 차지한 남자- ‘리퀴아 데몬러커’ 님은, 뱅퀴시 우승을 시작으로, 황금의 기사이자, 최고위 헌터 자리까지 도달하는 기반을 마련하셨다.]”

리퀴아의 이름에, 에우드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또 한편. ‘데우트 심 메트리’ 님과 ‘가레스 알라이트 포에닉스’ 님도, 뱅퀴시에서 우승을 차지하여 10대 귀족 가주의 자리를 확고히 했지. 현재 수인어 교수를 맡고 계시는 디에스 교수님도, 뱅퀴시 3위라는 활약을 인정받아 차기 가주가 되셨고. 신성 성당기사단 단장이신 크로나스 님 또한, 뱅퀴시 칭호를 거머쥐셨다.]”

이어져가는 그 말에,

위대한 아카데미의 선배들이 새긴 발자취에,

귀족이든, 일반 학생이든, 학생들 모두 고양되어간다.

[“뱅퀴시는 명실상부한 시작의 무대. 기회의 무대. 성공의 무대다. 문은, 모두에게 평등이 열려있다.]”

“[무대에 모여라. 위를 노려라. 활약해라. 선두를 노려라. 자신을 알려라. 너희들은 아카데미의 학생. 신분 따위에 신경 쓰지 말고 악착같이 싸워, 승리를 쟁취해라.]”

“[이 무대는 성공이든, 가주의 자리든- 설령 ‘황금의 기사’의 자리든. 올라갈 의지가 있는 녀석들에겐 가장 빠른 길을 제시해줄 거다.]”

쿠우우웅!

마지막 이목을 모으듯, 아가타가 단상 위로 발을 가볍게 내리찍었다,

“[나, 학생회장 하워드 알잭 할란드. 이번 뱅퀴시에서, 여러분, 아카데미 학생들의 활약을 기다리고 있겠다.]- 이상! 여기까지가 하워드의 전언이었습니다~☆ 그럼 오늘의 뱅퀴시 설명은 이걸로 끝!”

술렁임으로 가득 했던 기숙사의 로비는, 이내 엄청난 환성으로 새로이 채워져 갔다.

아마 이 하워드의 전언으로, 참가를 포기하려던 이들은 상당수 줄어들었겠지.

다스트와 이가리트 파벌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다스트의 그 말은 누군가를 콕 집어서 전하는 건 아니었다만.

로비 중앙에 있는 이들 모두, 그것이 ‘대형 파벌 리더’들과 중견 파벌들에게 전하는 말임을 눈치챘으리라.

“우승은 나다.”

명실상부한 선전포고였다.

그러자 이번엔 그리피너 측, 악시우스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 방긋 웃었다.

“아하하, 다스트- 내가 아무리 너의 절친 악시우스라고 해도.”

“야, 누가 절친이야.”

“-역시 나도 그건 양보 못 하지.”

“…….”

악시우스의 방긋거리는 웃음은, 그야말로 ‘그리핀’.

하늘과 대지의 맹자와도 같이, 거친 투지로 가득해졌다.

“모처럼 만에 돌아온 뱅퀴시잖아. 우승은 우리야. 나야. 10대 귀족이자, 나의 아버지 ‘솔렌 레볼트 그리피너’가 이끄는 황금의 기사 가문, 그리피너다.”

말투는 가벼웠다만.

이 로비에 있는 상당수의 학생은, 악시우스의 그 말에 순식간에 압도당했으리라.

“-아, 맞다맞다. 악시우스 형은 개학식 때 땡땡이치고 있었죠~ 그리고, 다스트 형도 잊어버린 것 같으니까, 다시 말하죠.”

트루스의 눈 위로 검은 마안이 드러난다.

레니안느 또한 지금만큼은 에우드에게서 떨어져, 푸른 빛의 마안을 드러낸다.

“우승은 저와 레니안느의 메트리 파벌이죠. 이번 파벌 항쟁, 분명히 저희가 끝낸다니까요.”

“진심으로 갈게.”

트루스와 레니안느에 이어, 메트리 삼측근 또한 투기를 드러냈다.

라다루스와 그 파벌 라그나릴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라그나릴도, 저 라다루스도, 이번만큼은 세력권에 관계없이 가겠습니다. 노리는 건 물론 우승이에요.”

“흐으응, 라다루스도 이럴 땐 상당히 무서운데. 뭐, 당돌한 모습도 귀엽다만!”

“귀, 귀엽다고 하지 마세요, 트루스 님 정말……!”

라다루스는 좀 부끄럽다는 듯, 심통을 냈다.

현 10대 귀족 파벌 중 넷의 선전포고와 우승 선언.

이윽고 모든 파벌과 학생들의 시선은 마지막 다섯 번째 10대 귀족 파벌, 포에닉스 쪽으로 향했다.

당연하겠지.

‘포에닉스의 검성’과 ‘눈 마주치면 기절’.

이 둘은, 이번 세대에서도 규격 외의 존재들이니까.

그리고 포에닉스의 검성을 압박할 수 있는 검사, 프란시느 린드가드와 ‘공식전의 악마’, 아나트 토르랑.

10대 귀족 파벌 중에서도 가장 인원이 적다만.

그럼에도 방심할 수 없는 강자들이 모여있었다.

조금 뒤 셀레나는-

어느새 꺼낸 목검으로 땅을 내리쳤다.

휘리리릭!

콰아아아아아앙!!

……솨아아아.

“!!!!”

거대한 폭발음. 그러나 바닥이 갈라지거나 하진 않았다.

오로지 순수한 투기로, 바닥 위의 공기를 내리찍은 것이다.

로비에 퍼진 투기에, 학생 모두가 피부 위로 저릿함을 느낀다.

“우승은 포에닉스.”

이어서 셀레나의 마안까지 드러난 그 순간.

모든 이목이 포에닉스 쪽으로 집중되었다.

“-셀레나 누나의 말대로. 우승은 저희 포에닉스예요.”

마지막으로 에우드가 셀레나에 뒤이어 선언하자, 기숙사에 긴장이 맴돈다.

에우드도 이미 루네와 ‘세 가지 조건’을 약속하고 왔으니까. 결코 정상을 양보할 생각은 없었다.

아카데미의 파벌 싸움은 재차 시동을 걸어간다.

물론 이곳엔 10대 귀족만이 아니라, 푸른 늑대도, 검은 사자도- 다른 강대 파벌들도 모여있다.

10대 귀족 파벌들이 차례차례 전한 선전포고가 끝나자, 그들 또한 로비 중앙에 다가왔다.

“-흐으응, 사울드구나. ‘수인족의 일’은 다 끝났어?”

“무사히.”

악시우스는 사울드와 마주치자, 살짝 빈정거리듯 안부를 물었다. 사울드도 그것을 퉁명스레 받았다.

칼투스는 바로 에우드에게 다가와, 거칠게 어깨를 팍팍 쳤다.

“잘 해보자고, 에우드! 은인이긴 해도, 대회에선 가차 없이 갈 테니까! 이번엔 지지 않아!”

“왁! -아, 넵. 칼투스 선배.”

“훗! 네놈들도 전부! 검은 사자가 쓰러트려 줄 테니 말이다! 어흐으으응!”

역시 검은 사자의 리더, 칼투스. 선전포고 또한 절대 잊지 않는다. 검은 사자 멤버들 모두, 칼투스를 따라 포효를 크게 울렸다.

다만 테르미는 그런 칼투스를 보며 이마를 짚었다.

“이 등신 칼투스……! 네 성적부터 어떻게 하고 선전포고를 해! 네가 지금 여기서 우승 선언을 할 때야?!”

“앗.”

“????”

테르미는 그런 칼투스의 목덜미를 재빨리 잡았다.

“아가타의 룰 설명은 끝났으니까! 빨리 리포트나 마저 쓰러 가! D학점을 최소한 C-로 올리긴 해야 할 거 아냐!”

“!!!!”

“아아앗, 테르미! 사람들 다 듣고 있는데, 그 얘기는 지금 여기선 좀!”

“넌 제발 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해! 족장님이랑 네 형님이 비웃을 게 분명해! 포에닉스 여러분, 죄송해요. 저희는 먼저 올라갈게요. 일거리가 아직 남아있어서……!”

“아, 옙!”

“으, 응! 잘 가, 테르미!”

결국 칼투스는 테르미에게 붙잡혀, 순식간에 로비를 벗어나 버렸다. 포에닉스 파벌의 귀여운 배웅에, 테르미는 가는 와중에도 수차례 인사를 전했다.

“……결국 D를 받아버렸군요, 칼투스 선배.”

“그러니까 말이야. 테르미도 참 고생하겠어. 아, 에우드 군은 괜찮아?”

“네, 저는 다행히……!”

“아하핫, 나도 사울드도 괜찮다고 했잖아. 괜한 걱정이었다니깐?”

사울드와 함께 온 랜퍼스는, 에우드를 보며 큭큭 쓴웃음을 지어줬다.

그래도 칼투스도 작은 실수로 아깝게 D 학점이 된 거라고.

때문에 교수 측에선 ‘일정 과제만 다음 월요일까지 제출하면, 추가점을 줘서 C-로 올려주마’, 라고 했다나.

검은 사자 여학생들에게 듣기론, 일단 어떻게든 참가는 가능할 거 같다 한다.

불행 중 다행이겠다.

“앗, 키루미나다!”

“앗, 막둥이한테 위험한 여자.”

“앗, 폭주하던 늑대 언니.”

“키이이잉……!”

키루미나는 여전히 두 누나와, 레니안느로 인해, 쉽사리 에우드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 * *

그리고, 그렇게 중앙에 모인 현 아카데미 최고 세력의 파벌들을, 그들-

‘앙쿠스’, ‘로운더릭’, ‘폴드’를 비롯한 ‘워스레인’ 라인의 중견 파벌과, 왕도 귀족 파벌들이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드디어 기회가 왔군.”

“이제 저놈들의 실세는 끝났어.”

“포에닉스든, 메트리든, 그리피너든, 라그나릴이든.”

“푸른 늑대든, 검은 사자든 간에 말이야.”

그 시선은 ‘이목을 전부 빼앗겨버린 원한’의 시선.

정치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은 세력들을 보는, 고위 귀족 특유의 질투가 담긴 시선이었다.

“-저놈들 모두, 이번 예선에서 떨어트린다. 각지에서 모인 요인들의 앞에서, 더는 귀족 사회에 나올 수 없을 만큼 굴욕을 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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