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244화 (242/264)

바로 그 ‘오락을 갈구하는 몬스터들(by제시카)’의 리더였다.?244회

전야244.

“실은, 원래 다들 알다시피 이건 학생회에서 해야 하는 일이긴 한데, 하워드도, 학생회도 모두 바쁘니까~”

“하워드 회장……!”

“그렇다고 하필 저 ‘스캐빈저’한테 이걸 맡기냐……!”

“하필 저 엔터테인먼트 몬스터를!”

“야야, 다 들린다, 녀석들! 지금 투덜거린 애들 전부 악의적 기사 날려버린다!? 흑역사 다 캐 버린다!?”

“히이이익!”

“오늘은 나도 자제하면서 할 거니까. 벌써 불평하지 말라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에, 아가타는 재빨리 퐁퐁 화를 냈다.

근데 분명 엔터테인먼트에 굶주린 것이 아카데미 학생들인데.

그런 학생들마저 한 수 접을 정도의 반응이라니.

대체 어떤 평가를 받는 건가, 저 아가타라는 여성은.

저번에 라이니가 말해주길, 뱅퀴시 소식지도 서프라이즈를 노리며 게재할 정도니까.

대부분의 방향성이 엔터테인먼트에 향하는 건 확실하겠지.

근데 분명 아가타도, ‘포리티 가문’이라는 중급 귀족일 텐데…….

이 학교엔, 귀족답지 않은 귀족이 의외로 자주 보인다.

일단 트루스의 말에 따르면-

“원래 뱅퀴시가 있는 학기에는, ‘모든 학생들의 점수’가 공개되는 날- 그날 밤 10~11시 정도에, 로비에서 뱅퀴시 예선 룰을 1차적으로 공개하게 되어 있거든. 암묵적 규칙이다만.”

들어보니, 3년 차 이상의 학생들은 눈치껏 알고 있는 사실이라나.

트루스도 파벌 선배 인원들에게 미리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한다.

그렇기에 아까 악시우스도, 신입생 측인 에우드와 라다루스가 그걸 모르는 거라 생각하고 찾아와준 거겠지.

라다루스는 실수로 잊고 있던 것에 가깝다만.

에우드가 악시우스 쪽을 보자, 에우드의 의도를 알아챘다는 듯 악시우스가 방긋 웃어줬다.

그리고 일단 여기서 포에닉스에게 나올 반응은-

“아나트 선배, 몰랐구나…….”

“아나트, 몰랐구나.”

“……아으으.”

3년 차인데, 이 상황을 모르던 아나트를 향한 모두의 당혹.

“재작년은 지옥 기간 끝나고부터 너무 바빴으니까……. 으아아.”

“풉풉풉~! 바보 같군요! 당신은 아카데미를 3학년까지 해 먹고 그거 하나 모르- 아야!”

“정숙해라, 앨리스.”

“앨리스, 조용히 하죠.”

“흐이이입.”

아나트를 비웃는 앨리스를, 올테라와 이리나가 재빨리 제압한다.

올테라에게 뒤통수를 맞고, 이리나가 앨리스의 입을 틀어막아 앨리스가 바둥바둥.

예전에 콜로세움에서 본 이리나는, 꽤 이지적이고 차분해 보였는데. 지금 보니 의외로 가차 없다.

아니, 그래도. 포에닉스 모두 아나트의 특수한 입장은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딱히 뭐라 할 생각은 없었다.

“그, 그럴 수도 있죠!”

“괜찮아요! 유효타는 아직 아니에요, 아나트 님!”

“아나트 언니, 기운 내.”

침울한 아나트를, 드로와와 프란시느, 그리고 레니안느가 서둘러 달랬다.

후배들에게 꼭꼭 위로받자, 아나트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아카데미 재학 중, 학생들이 경험하는 뱅퀴시는 ‘해봤자 두 번’이니 말이다.

이 패턴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건 ‘파벌’에 들어가 있거나, 커뮤니티가 활발한 학생들이라고.

미리 이곳에 모여있던 학생들이, 바로 거기에 해당하는 이들이겠지.

“어흠, 어쨌든- 하워드의 대리자로서, 계속해서 가겠습니다!”

아가타는 아까 신문부원들이 단상에 내려둔 매직 아이템의 스위치를 눌렀다.

지이잉거리는 소리와 동시.

네모난 상자 모양의 매직 아이템에서, 마력을 품은 빛을 단상 뒤의 벽으로 쏘아냈다.

이윽고 완성된 것은- 간이 게시판이라 해야 할까.

포에닉스 삼남매로서는 꽤 익숙한 형태의 것이었다.

확대 영사기.

매직 아이템 안에 종이를 넣으면, 그것을 크게 확대하여 ‘스크린’에다가 비춰주는 물건이다.

대형 종이를 만드는 데엔 역시 드는 비용이 세니까.

포에닉스와 케인즈 상회에도, 작년부터 도입된 물건이었다.

다만, 마냥 거기에 정신 팔릴 수는 없겠지.

지금 영사기가 비춰준 종이는- ‘뱅퀴시의 예선 방식’이었다.

로비 곳곳의 학생들은, 그것을 보기 위해 술렁술렁 움직였다.

포에닉스와 대형 파벌들이 모여있는 장소에선, 충분히 내용이 보였기에 이동할 필욘 없었다.

“뱅퀴시는 예정 변경 없이 앞으로 10일 뒤! 기존에 해왔던 대로, 예고했던 대로! 그 첫날에 일제 예선이 치러질 거야!”

거기까진 모두가 알고 있는 룰이었다.

“그리고 예선의 방식은- ‘4개 블록’ 개별 및 동시 진행!”

“4개 블록?”

“동시 진행?”

“아, 예전 콜로세움 네 개를 사용한 거랑 비슷한 건가?”

“그래! A블록부터 D블록까지! 모든 참가자를 4등분으로 나눠서 진행할 거야!”

저번 라그나릴 파벌의 ‘이비’와 ‘밀렌’에 따르면, 참가자는 약 400명 이상.

그렇다면 한 블록당 100명 이상이 배정된다는 이야기다.

400명이 동시에 엎치락뒤치락하는 것보다 낫지만-

“그래도 꽤 정신없겠네.”

“그렇지. 전투 인원 100명이 한 번에 움직이는 거니까.”

“마법도, 검술도, 무투도, 또 막 화살도 날아올 거 아냐!”

에우드의 중얼거림에, 두 누나가 동의했다.

100명이란 인원은 막상 모아두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을 수 야 있다만.

실제로 그 인원이 모두 격돌하기 시작하면, 보통 난전이 아니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이 전투 기술을 배운 학생일 테니까.

다른 파벌들과 학생들도, 저마다 거기에 웅성거리며 대화를 나눈다.

그래도 일단, 예상에서 벗어나진 않은 것 같았을까.

다들 어느 정도 대책을 준비하고 있던 모양이다. 대화의 목소리엔 어느 정도 여유로운 태도가 있었다.

물론-

대형 파벌 측은, 절대 그걸로 끝나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예상대로 단순한 서바이벌은 아니지. 이미 저번에 그 방식은 사용하기도 했고!”

웅성거리는 학생들을 보며 씨익 웃은 아가타는, 영사기의 페이지를 다음으로 넘겼다.

이번에 띄워진 내용은- 거대한 ‘지도’였다.

“알카라시아 광장이잖아, 저거!”

“광장 외벽 끝까지 그려져 있어!”

‘알카라시아 광장’을 위에서부터 내려본 것 같았을까.

그리고 각 광장 외벽 네 개의 ‘문’엔, A~D까지의 문자가 시계방향으로 적혀있었다.

A~D.

그렇다.

아까 말한, 참가자의 블록이다.

“이번 예선의 규칙은, 레이스! 지금 여기 적혀있는 네 개의 입구에서, 네 개 그룹의 참가자들이 동시에 스타트! 그리고, 선착순으로 본선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

“장애물도 잔뜩 있으니까, 기대하고!!”

기숙사 로비가 한 층 더 웅성거렸다.

* * *

100명 이상 인원의 동시 장애물 레이스.

각 블록당 먼저 도착하는 학생을 위에서부터 세어, 따로따로 진출자를 뽑는 방식이라 한다.

“이번 아카데미 뱅퀴시는, ‘라피스 공주님’도 있고, 여러 요인분이나 관광객들이 상당할 거로 예상되니 말이야! 그래서, 이번엔 아예 ‘광장 전체’를 이용하기로 했거든!”

“그럼 참관인이 아닌 시민들한테도 다 보인다는 거잖아……!”

“관광객도 엄청 올 거라고!”

“그래, 바로 그거야! 이번 예선은 ‘모든 시민이 신분에 관계 없이 난전을 볼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니까!”

그야말로, 도시를 이용한 초대형 쇼였다.

엔터테인먼트에 굶주린, 지극히 아카데미다운 방식이었을까.

“그렇기에 당연히 마법 OK, 무기 OK, 격투 OK- 전투에 관련된 행위는, 모두 OK! 주행 방해는 기본! 가로막는 장애물을 부수거나, 전력 질주를 위한 마법 방출도 OK야! 그리고 골은- ‘제3 콜로세움’!!”

지도상, 제3 콜로세움은 정확히 중앙에 존재했다.

일제히 출발해, 일제히 중앙을 노려라, 라고 하는 것이다.

“저기-”

그리고 거기서, 에우드는 조용히 손을 들었다.

“오, 그래, 누나들에게 오늘도 어김없이 괴롭힘당하고 있는, 포에닉스의 리더, 에우드 님!”

“으아아……. 누나들, 레니안느도, 부끄러우니 이제 그만-”

“싫어.”(티아나&셀레나)

“꼬옥.”(레니안느)

아가타가 말하는 게, 에우드의 평소 일상을 다 아는 것처럼 보였을까.

아니 뭐, 이제 아카데미에서 그걸 모르는 이들은 별로 없을 테지만.

악시우스와 라다루스가, 부끄러워하는 에우드를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그래도, 물어볼 건 물어봐야겠지.

“아가타 선배, 근데 방식은 안 말해주시는 건가요?”

“앗.”

“뛰는 건가요? 아니면 무언가 탄다던가.”

“아.”(셀레나&티아나)

“!!!”

누나들에게 여전히 꼬집히고, 레니안느가 꼭 밀착하고 있는 채로, 에우드는 그것을 물었다.

“척 보니 슬쩍 다음 내용 말하려고 했지, 아가타~?”

“‘장애물 레이스’라는 말로 얼렁뚱땅 넘어가시려 한 거 같네요.”

“일단 단순 장애물 레이스는- 한 10년 정도 전에 한 적 있나? 그렇지, 올테라?”

“그래. 이미 사용한 룰이지. 물론 그땐 교내 레이스였다만. 중복인 건 확실하다.”

악시우스, 라다루스, 트루스- 10대 귀족 파벌들 리더들이, 에우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하~ 들켜버렸네.”

로비의 술렁임은 더욱 커졌다.

다스트도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게다가 아가타 너- 진출 인원이 몇 명인지도 안 말했지.”

확실히.

아마 대부분이 당연하게, ‘10%’가 남는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말하지 않은 것일 테지만.

그럼에도 다스트는, 이번엔 진출자 수에 변동이 있음을 눈치챈 것 같았다.

“몇 명이냐, 이번엔.”

“-역시 다스트. 성격 더러운 왕자님 페이스답게, 매번 눈빛이 무셔~☆”

“비꼬지 마. 뒤진다, 아가타.”

“말투도 무섭구~☆”

10대 귀족에게 무례하게 말하는 중급 귀족이라니, 참으로 겁 없는 광경이었다.

그래도 다스트는 말만 험하게 할 뿐, 딱히 그 이상으로 뭐라 하진 않았다.

저래 보여도, 둘이 크게 사이가 나쁜 건 아닌 거 같았다.

“-그럼, 성원에 따라, 먼저 ‘레이스 방식’에 대해서 말- 은 아니고, 사실 아직 비밀! 미안, 에우드 님!”

“엑.”

“뭐야, 답답하게! 얌마, 제대로 말해라! 어흐으응!”

결국 칼투스가 포효를 울리며 따졌다.

역시 검은 사자. 답답한 건 못 참는다.

테르미를 제외한 다른 검은 사자 하렘도, 함께 어흥 소리로 따져간다.

“어쩔 수 없다고~! 이것도 지금 절차가 좀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으니까! -뭐, 문제없긴 하겠지만! 일단 ‘탈것을 가미한 장애물 레이스’가 확실하다고만 말해둘게!”

“탈것이라……. 근데 진짜 저 스캐빈저는 매년 적당적당하군…….”

“이건 진짜 한 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아, 사울드, 테르미! 말 심해!”

푸른 늑대와 검은 사자의 매도에, 아가타가 한 번 더 퐁퐁 화를 낸다.

그래도 탈것은 확실하다고 하니까.

신체 능력을 이용한 레이스와는 다르다고 해야겠지.

덕분에 몇몇 수인 파벌 쪽에선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가 있었다.

현재 아카데미에 있는 종족 중에서도, 가장 신체 능력이 좋은 이들이니 말이다. 당연한 반응이긴 하다.

반대로 인간족- 그중에서도 출전을 준비하는 일반 학생들은, 반은 안도, 반은 모호함을 보였다.

“탈것이라……. 피지컬로 정면대결을 하는 건 아니라 다행이긴 한데.”

“근데 만약 말 같은 거라면, 우리도 문젠데 말이야…….”

“마술(馬術)은 많이 배우지 않았으니까.”

“교양 과목으로 들을 걸 그랬나……!”

말이란 건 기본적으로 고가이니까.

특히나 품종이 좋으면 좋을수록, 웬만한 저택 가격까지 나가는 말도 있다.

게다가, 만약 레이스라면 고속으로 말을 다루는 법을 아는 이들만이 유리하다.

보통 그런 걸 배우는 것은, 고위 귀족들이 대부분이고.

그렇다면 일반 학생들이 불안해하는 건 당연하리라.

“막둥이는 마술, 베티로 연습 다 했었잖아?”

“그렇지. 베티가 많이 참고 기다려주기도 했고.”

티아나의 말에, 에우드가 고개를 끄덕끄덕.

여전히 뺨은 누나들한테 쪼물딱 잡혀있다.

그래도 이제 티아나도 셀레나도, 꼬집진 않고 조물조물 장난으로 바뀌어 있었다.

“……베티? 누구?”

“아, 우리 저택의 말. 에우드를 잘 따라!”

“근데 우리는 잘 안 따라.”

“그럼 암컷이구나. 이름도 그렇고.”

“(끄덕끄덕)”

순식간에 진행된 레니안느와 두 누나의 대화에, 에우드가 어리둥절했다.

어쨌든 에우드도 저택의 베티를 타면서, 마부 ‘헤기’에게 직접 고속 주행을 배웠다만.

그래도 마술로 예선을 치른다면…… 형평성이 어긋나긴 한다 싶었을까.

그러자 아가타가 다른 학생들을 안심시키려는 듯, 말을 이어갔다.

“괜찮아~! 확실한 건, 이번 탈것은 공평하다고 하워드랑 ‘스폰서’가 말했으니까! ‘아마 모두 문제없이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고!”

“공평?”(에우드)

“스폰서?”(다스트)

“자, 그럼 이야기를 그다음으로 돌려서-!”(무시)

“저거 진짜 아주 지멋대로 하네…….”

다스트가 결국 스트레스 팍팍 담아 투덜거렸다.

에우드도, 솔직히 다스트는 마음에 드는 인물이 아니었다만. 그래도 이번엔 이해가 됐을까.

다른 리더들도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인다.

“뭐, 지금 더 중요한 건 이거 아니겠어. 다스트가 물어봤듯, ‘진출자의 수’.”

그 말에, 로비가 일순 정적을 이뤘다.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모였음을 확인한 아가타는, 양팔을 크게 펼치더니 손가락으로 숫자를 표시했다.

처어어억!

왼손에 엄지 하나.

오른손에 검지 하나.

아마- 6과 1을 표현하는 것일까.

“여섯하고…… 하나?”

“61명!”

“오, 의외로 많은 거 같은데……!”

40명 정도로 예상했는데, 60명 이상이라니. 다들 조금 안심하는 분위기다.

다만 아가타는 곧바로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 미안미안. 실수실수. 반대.”

“반대?”

“6, 1이 아니라-”

아가타의 말에, 영사기의 화면이 다음 장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거기에 적혀있는 수는……

16.

열여섯.

“현재 예상 참가자 수. 라넌큘러스 후보, ‘신동 에이트리’까지 해서, 약 450+1명! 본선 진출자의 수는- 그중 단 열여섯. 넵! 각 블록당 선착순 4명씩만 진출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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