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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234화 (232/264)

사울드의 거침(눈치)없는 발언에, 랜퍼스가 뒤통수를 세게 때려버렸다.?234회

참가표명234.

결국 랜퍼스의 설득으로(더불어 점점 매서워지는 키루미나의 눈빛으로), 사울드와 랜퍼스는 먼저 이동한 파벌 쪽으로 향하기로 했다.

뭐, 일행 중 홀로 남자인 에우드로선, 솔직히 둘 다 함께 와주면 고맙겠지만…….

그렇게 말하자, 오히려 랜퍼스 쪽에서도 괜찮다고 사양했을까.

“애들 먼저 가 있으라고 했으니까, 쟤들이면 몰라도, 리더랑 나까지 빠지면 안 되지.”

에우드도 분명, 랜퍼스는 여자아이들이랑 노는 걸 좋아하는 기질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래도 푸른 늑대의 넘버2답게, 공과 사는 지킬 줄 아는 남자라는 거겠지. 에우드는 마음속으로 랜퍼스에게 살짝 감탄했다.

랜퍼스는 그렇게, 사울드의 입을 틀어막은 채 자리를 떴다.

“으그그그그……!”

입이 막힌 사울드가 뭐라 말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마 키루미나의 꼬리를 만진다거나, 또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거겠지.

대충 이해했습니다.

이윽고, 여섯 명은 예정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확실히, 광장 거리에 와보자 저번에 들렀던 가게- 그 반대편에, 마나와 라이니가 안내하던 가게가 있었다.

그리고 그사이에 또 보이는, 케인즈 상회 제휴 카페까지.(검은 사자가 처음 선전포고했던 날 갔던 장소였다)

오늘도 케인즈 상회의 카페는, 수많은 학생과 교수들이 이용해주고 있었다. 플로라가 봤다면 흐뭇하게 웃음을 지었으리라.

케인즈 상회의 문어발 경영은 언제나 쾌진격 중이랍니다.

뭐, 그래도 이 시간에 붐비는 건 한 곳만은 아니라서.

마나와 라이니의 안내로 들어온 카페 또한, 꽤나 사람이 많았다.

또 경우에 따라선 식사가 일찍 끝난 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덕분에 주문이 밀려, 마나가 사주기로 한 음료가 나오는 데까진 조금 시간이 걸릴 예정이었다.

“마나, 정말 고마워요.”

“아니, 제가 답례하는 건데 에우드 님이 또 고맙다고 하시면……! 으아아, 제, 제가 더 감사합니다아아……!”

루프! 엔들리스!

계산대에 근처에서, 10대 귀족과 일반 학생의 감사 향연이 또다시 벌어졌다.

“잠깐, 왜 10대 귀족이 일반 학생에게 인사를……!”

“일반 학생이 포에닉스 리더에게 인사를 받다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

“히이이익.”

덕분에 카페에서 평화로이 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던 학생들이 저마다 술렁였다.

들어보니, 이곳은 주로 일반 학생들이 이용하는 카페라고.

누군가가 룰로 정해둔 건 아니다만.

이 아카데미 광장의 수많은 가게에는, 각각 신분에 따른 주 이용 고객의 차이가 의외로 있다고 한다.

일반 학생들은 주로 이 카페나, 케인즈 상회 쪽.

그리고 그 외 세 곳 정도를 더 이용하는 일이 많다.

곧바로 가게의 2층으로 올라가, 그나마 사람이 몰리지 않은 장소에 앉자 마나와 라이니가 설명해줬다.

“각 가게에 따라 주 이용객이 다르니 주의하라는 건, 저희도 선배들한테 전해 들은 거였어요.”

“예절 차이라던가, 또 귀족 학생분들이 모이면 정치 이야기도 나올 수 있으니까요!”

아마 그건 직접적인 신분 차별- 이라고 할만한 것까지는 아니고.

아무래도 신분 차이로 일어날 수 있는 마찰, 혹은 상호 간 문화 차이를 막기 위함이 컸던 모양이다.

그 이상으로 양측 다, 마음 편히 이야기하려는 목적이 컸을 테고.

애초에 처음부터,

[“일반 학생은 어디 쓰고, 귀족분들은 여기 쓰세요!”]

-같은 게 아니고.

[“시간이 지나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용 가게가 갈라졌다.”]

-라고 하는 게 옳다나.

기숙사 식당에서도 귀족과 일반 학생 사이에 자리 경계는 상당하다. 아마 비슷한 이유겠지.

에우드도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개를 살짝 끄덕여버렸을까.

에우드는 뭔가 먹으러 가거나 할 땐, 그냥 누나들을 쫄쫄쫄 따라다니는 일이 많으니 말이다.

덕분에 이런 큰 차이에 대해선, 많이 듣지 못했었다.

……솔직히 이건 에우드가 무늬만 리더고, 누나들한텐 어디까지나 막둥이니 어쩔 수 없달까.

포에닉스 자체가, 그쪽에 그리 신경 쓰는 쪽은 아니긴 했고.

두 개의 상반된 신분이 같은 교육 기관 내에 있는 만큼, 이런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하겠다.

그래서 그런지. 아까부터 학생들 모두, 에우드의 출입에 놀라 조금 시선이 향하고 있었다.

계산대에 있던 점원도 살짝 깜짝 놀란 기색이었고.

“사실 저희는 딱히 생각 안 하면서 이용하긴 했는데요.”(키루미나)

“정확히는, 보통 케인즈 쪽을 중심으로 이용하긴 하지만요.”(메루)

케인즈는 수인족 사이에서 인기 있는 상회이니까.

수인족 파벌들은, 큰 고민 없이 주로 거길 이용하는 일이 많다고.

그리고 ‘아트녹스’ 내에 왕족이나 귀족 신분이 확고한 엘프족이면 몰라도, 수인족이나 난쟁이족은, 신분에 따른 격차가 많이 없다고 하니까.(물론 그와 비슷한 족장 일족 개념은 있다만.)

어딜 들어가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일반 학생 둘, 수인족 거대파벌 셋, 그리고 10대 귀족 파벌 하나.

이렇게 다양하게 모인 덕인지, 서로서로가 꽤 인식이 달랐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에우드도 아까 수인어 강의부터 시작하여, 이 아카데미의 모르던 면을 본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원래라면-

에우드는 결코, ‘귀족의 시선’을 받을 인물이 아니니까, 더욱이.

물론 그건 비밀로 해야 하는 일이기에, 마음속으로만 조용히 생각한다만.

게다가 혹여나 누나들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간, 그런 마음 갖지 말라며 혼난다. 동시에 뺨을 한동안 쪼물쪼물 당할 테고.

어쨌든 에우드는 이 가게에선 어느 정도 이레귤러인 존재니까.

용건이 끝날 때까지 조금 얌전히 있자 싶었다.

다소곳이 앉은 테이블 앞에서, 에우드는 되도록 일행 쪽으로만 눈을 뒀다.

너무 주변에 눈을 돌렸다간, 괜히 또 ‘눈 마주치면 기절’이라는 소문 때문에 겁먹을지도 모른다. 체르니도 에우드의 눈이 의외로 무섭다고 했고.

“-맞다, 시험결과 다들 나왔나요!?”

에우드가 눈빛에 주의하며 눈가를 꼭꼭 누르고 있자, 라이니가 그것을 모두에게 물었다.

다행히 수인어는, 에우드도 당당히 A+라고 말할 수 있었다.

다만 그 말이 나오자마자-

“…….”(아루&메루, 시침뚝)

“눈 이쪽으로 돌려, 아루니, 메루니.”

“그, 그치만!!”(아루&메루)

이 늑대 쌍둥이, 표정만 봐도 결과가 보인다.

아루&메루가 자신과 비슷하게 공부에 연이 없다는 걸 아는 에우드니까, 이런 모습은 공감됐다만.

“그래도 D는 아닌걸!”(아루)

“제일 약한 과목인데도, D는 피한 거라고요, 아가씨! 졌지만 잘 싸웠다! 그쵸, 에우드 군!? 마나, 라이니!?”(메루)

둘 다 사이좋게 C라고 한다.

덕분에 푸른 늑대 파벌에서도, 조금만 더 노력하자는 말이 나왔다고.

그래, 뭐!

솔직히 C 정도면 잘 싸운 거 아닌가!

D가 걱정되는 마음이 뭔질 알기에! 에우드도 쌍둥이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싶었다!

“둘 다, 다음엔 나도 붙잡고 공부시켜야겠어……. 랜퍼스 선배가 시간까지 내서 공부를 봐줬는데, 이게 뭐야…….”

“오빠 머리는 우리 머리랑은 다른걸!”(아루&메루)

“자랑이다!”

참고로 마나와 라이니, 그리고 키루미나는 다들 웬만큼 잘 나온 듯했다.

원래 마나도 그 디에스의 수인어 시험에서 무려 A를 받은 우수한 학생이었는데-

아까 그 사달이 난 덕에, 차마 기뻐할 여유가 없었다고.

에우드는 지금이라도 마나가, 마음을 편히 하기를 바랐다.

그러다 에우드는 아까 사울드와 랜퍼스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분명 둘 다 뱅퀴시가 기대된다고 했었지.

“푸른 늑대는, 이번에 뱅퀴시 출전에 대해선 어떻게 하기로 했나요?”

에우드의 물음에, 순간 세 늑대 소녀의 눈빛이 살짝 바뀌었다.

아까 전 사울드, 랜퍼스 쪽과 비슷하다고 해야 했을까.

그제야 에우드도, 조금 물음이 적나라했다 싶었다.

이번 뱅퀴시의 무게는, 파벌 대전 그 이상.

그런데도, 포에닉스와 똑같은 대형 파벌의 방향을 대놓고 물은 것이니 말이다.

에우드도 검은 사자와 붙을 땐, 개전 당일까지 태그전 출전 멤버(아나트와의 팀업)에 대해서 숨기고 있었는데.

아까 사울드와 랜퍼스가 참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다소 무신경하게 물어버렸다.

뭐 다행히-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대략 열다섯 명!”

“저희랑 아가씨도 포함이에요, 에우드 군!”

“저희도, 매번 이 정도 인원으로 출전한다더라고요.”

그리 크게 문제 되는 건 아닌 듯하다.

다만, 주변에서 이미 다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싶긴 했다.

“제가 생각 없이 물어버렸네요……. 죄송해요.”

“에이, 괜찮아요. 게다가, 아까 근육바보하고 랜퍼스 선배도 에우드한테 살짝 말했었잖아요?”

에우드와 그 둘이 이야기한 내용을, 키루미나도 대충 들었던 모양이다.

근데 결국 사울드는 또 오빠라는 호칭을 잃어버렸구나.

아까 막 만났을 땐 ‘바보 오빠’일지언정 오빠긴 오빠였는데.

에우드는 사울드가 여전히 자기랑 엮일 때마다 ‘오빠’를 잃는 것 같아, 조금 마음이 아팠다.

“그보다 출전 멤버의 수를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요. 이런 무투대회에서 중요한 건-”

그리고 곧바로, 키루미나의 눈빛이 아까 사울드와 랜퍼스와 같이 늑대의 기운을 띠었다.

“어떤 강자가, 어떤 세력이, 독보적으로 그 예선을 통과하느냐죠.”

눈빛이 바뀐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리라.

그 말은, “푸른 늑대들은 당연히 예선을 통과할 것이다.”-라는 것으로도 들렸을까.

동시에, 주변에서 몰래 귀를 기울이던 학생들에게도 전하는 말이었을 테고.

마나와 라이니 또한, 방금까지 친근했던 수인 소녀들의 호전적 분위기에, 침을 꿀꺽 삼켰다.

뭐, 셋 다 곧바로 에우드에게 강아지 같은 웃음을 헤헤 지었다만.

에우드 또한, 그런 수인 소녀들에게 방긋 웃음을 전했다.

* * *

그렇게 몇 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마나 님, 주문하신 음료 일곱 포장 나왔습니다.”]

[“함께 주문하신 음료 여섯, 같이 나왔습니다.”]

가게 천장 곳곳에 달린 마력 확성기가 그것을 알려줬다.

아마…… 키루미나가 저번에 남자 기숙사에 쳐들어왔을 때.

그때 기숙사 전체에 경보를 울리던 것과 같은 매직 아이템이겠지.

에우드가 무심코 그걸 떠올리고 키루미나를 보자-

“으아으…….”

키루미나도 비슷한 걸 생각했는지 마른세수를 했다. 아루&메루는 함께 키득키득.

며칠 전 남자 기숙사의 침입자가 누군지 모르는 마나와 라이니만, 살짝 어리둥절했을까.

어쨌든 2층임에도 이렇게 바로 알려줄 수 있다니, 참으로 편리하긴 하다.

근데 이것도 귀족 학생들이 이용하는 가게들과는 조금 차이인 게. 그쪽은 보통 직접 가져다주니 말이다.

셀프 개념은, 보통 일반 학생들이 이용하는 가게에 많다고 한다. 이건 문화의 차이라 해야 하리라.

“그럼 제가 받아올게요.”

“으아아, 앉아 계세요, 에우드 님!?”

“저희가 갈 테니까요!”

에우드가 몸소 일어나자, 마나와 라이니가 전력으로 막았다.

에우드로선 셀프가 조금 생소했던 덕에, 신기한 마음에 홀로 가보고 싶기도 했는데.

하지만 결국 두 사람도 쉽사리 양보치 않다 보니-

“진짜로 혼자 들고 와도 되는데요.”

“10대 귀족분한테 음료를 가져오게 했다는 게 퍼지면, 저희로선 그게 더 문제예요…….”

“역시 까다롭네요.”

“그보다, 포장한 거 말고도 저희 것도 있으니까요, 양이 많아요!”

“아하하. 그것도 그렇네요.”

이렇게, 마나가 함께 1층 카운터에 내려가기로 했다.

게다가 듣다 보니, 마나의 말도 이해됐을까.

오히려 여기선, 일반 학생인 둘을 에우드가 배려치 못했다고 해야겠지. 에우드는 마음속으로 조금 반성했다.

다만 1층에 내려갔을 때였다.

카운터 근처에서, 뭔가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앙!? 2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여기, 이거! 잔뜩 나온 거 있잖아! 그냥 여기서 하나 가져가면 안 되는 거야!?”

“그, 그게, 이 음료는 다른 손님분의 것이라-”

카랑카랑, 뭔가에 따지는 중성적인 목소리였다.

“무슨 일일까요?”

“소리로 들어보면 클레임인 거 같은데요……? 그래도 여긴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고, 직원분들도 잘 해주시다 보니, 그럴 일은 많이 없을 텐데…….”

마나와 함께 고개를 갸웃하며, 에우드는 카운터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정말, 우리 라피스 공주님이 기다리시는데! 답답하게!”

“주문은 신분 관계없이 순서대로 처리하는 게, 하워드 회장님이 강조한 교내 가게들의 원칙이라……!”

“으으으~!”

어째, 생각지도 못한 목소리와 이름이 들렸다.

‘라피스 공주님’.

그리고 이 시끄러운 소리…….

“으엑.”

그 쪼꼬미 자식이다.

“에우드 님?”

에우드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에우드의 반응에 마나가 깜짝.

차라리 에우드는, 지금이라도 마나를 데리고 2층으로 돌아갈까 했다만-

“오래 걸려~! -아!”

하필 저쪽에서 먼저 알아챘다.

중성적인 외모에, 중성적인 목소리.

조정자 ‘라넌큘러스’의 후보라는, 난쟁이 에이트리였다.

“네 녀석! 저번에 레니안느 걔랑 같이, 공주님한테 무례하게 군 남자!!”

“하아아아…….”

“이름 분명히 기억해뒀어!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라고! 그래, 포에닉스 가문이라고! 하-! 네놈을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에이트리는 금세 에우드를 알아채곤, 성큼성큼 두 사람이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설마 했던 진상이, 하필 에이트리일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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