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회
참가표명233.
뭐, 아까 멀리서 푸른 늑대 파벌이 나타났다고 했으니까.
사울드가 있었던 건 당연한 이야기겠지.
다만 역시-
“그르르르……!”
“으아아-”
“에우드……!”
이렇게 되니 말이다.
사울드는 에우드를 향해, 그르르르 소리와 함께 얼굴을 들이댔다. 맹수가 위협해오는 느낌이라 해야 하리라.
마나와 라이니도, 에우드의 뒤에 꼭 붙어 몸을 살짝 떨었다.
“그르르르- 앗.”
사울드 또한 두 여학생이 떠는 걸 알아채고, 곧바로 그 위협을 조금 줄이려 했다만.
“뭐 하는 거야, 이 바보 오빠가 진짜!”
“쿠허억?!”
“!!!”
퍼어어어억!!
거두려 하기도 전에, 키루미나가 사울드의 복부에다 주먹을 꽂는다.
세 사람을 위협하듯 들이대던 사울드는, 순식간에 충격을 이기지 못해 몸을 비틀어버렸다.
……방금 막 사울드의 복부를 걱정했는데.
이래서야 복부가 괜찮다는 말을 하기엔, 꽤 시간이 걸릴 듯하다.
“저, 저희 오빠가 죄송해요…….”
“아, 아뇨, 사울드 선배니까요.”
“부끄러워라……!”
“끄오오……!”(사울드, 고통)
그리곤 복부 충격에 여전히 몸을 비트는 사울드를 뒤로하고, 키루미나가 예의 바르게 사과했다.
다만 폭력과 사과가 연쇄하는 광경은, 역시 좀 적응이 안 되는 탓인지. 마나와 라이니는 여전히 어안이 벙벙해 보인다.
“뭔, 뭔가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까 신기하네, 푸른 늑대 파벌은!”(라이니)
“늑대 귀랑 꼬리, 귀엽다…….”(마나)
아니, 의외로 적응이 빠를지도.
더욱이 다른 개과 수인족보다도 털이 풍성한 푸른 늑대니 말이다.
종족 특유의 감출 수 없는 귀여움에, 라이니와 마나가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푸른 늑대 또한, 10대 귀족 파벌과 맞먹을 정도의 대형 파벌이니까. 두 소녀도 접촉은 많지 않았으리라.
“그런데 에우드는, 지금 어디 가던- 앗.”
그리고 그제야 키루미나는, 에우드 뒤에서 고개를 빼꼼 드러낸 소녀들이 포에닉스 파벌이 아님을 깨달았다.
“아, 아하하. 못, 못 보던…… 여성분들이네요!”
“아, 안녕하세요! 마나, 라고 합니다!”
“라이니라고 합니다!”
에우드가 나름대로 소개를 해보려 했다만, 두 소녀 모두 꿋꿋하게 먼저 자기소개를 마쳐버렸다.
“아, 아하~ 넵, 키, 키루미나라고 해, 요……!”
그 순간 키루미나의 표정에 드러난 것은- 묘한 위기감이었으리라.
그건 분명…… 이번 신비한 날을 겪고 나서부터 더욱 강해진, 푸른 늑대의 본능 때문이었겠지.
곧, 주변 학생의 웅성거림이 더욱 커졌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푸른 늑대 파벌 또한, 에우드와 키루미나가 있는 쪽으로 도착한 것이다.
우르르르-!
“키루미나 아가씨! 사울드! 대체 어딜 그렇게 갑자기 뛰어간 거야- 으아아, 뭐야?! 대체 달려나가고 몇 초 지났다고 사울드 얜 또 키루미나한테 맞은 거야?! -아, 에우드 군!”(랜퍼스)
“에우드 군이다!”(메루)
“에우드다!”(아루)
“다들 오랜만이에요.”
“……왜 맞았는지 대충 예상이 되네.”
랜퍼스와 아루&메루 삼남매를 비롯하여, 그 외에도 몇 번 본 적 있는 푸른 늑대 멤버들이 에우드를 보며 모두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에우드도 며칠 만에 지인들의 얼굴들을 본 것에 방긋 웃음을 지었다.
다만 이 광경을, 만약 아카데미의 제삼자 입장으로 본다면-
“진짜냐, 포에닉스 리더랑 푸른 늑대 파벌 전원이 대치했어……!”
“난 저번 뱅퀴시 때부터, 이런 광경을 자주 봐서 알지. 저게 바로 ‘대형 파벌 간 기선제압’이라는 거야.”
“아무래도, 포에닉스 리더만 있을 때를 노린 거 같군……!”
“근데 저 여자애 둘은 일반 학생 같은데……?”
“장난 아니잖아, 앞으로 2주간, 이런 알력싸움이 더 크게 드러난다는 건가……!”
“저번 도서관에서 끝내지 못한 싸움에 쐐기를 박으려는 걸지도 몰라!”
“역시 이번 세대 대형 파벌들은 장난 아니라니깐!”
파벌 항쟁 직전.
혹은 선전포고 직전의 광경으로 보였나 보다.
위험해라, 마주치기만 해도 이렇게 분위기가 달아오를 줄은.
일반 학생이라든가, 아까까지 위세를 떨치던 중견 파벌들이라든가 관계없이, 수많은 시선이 에우드 측과 푸른 늑대 측으로 향했다.
어느새 주변 인파가 원형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 마치 길거리 공연이 되어버린 기분이기까지 하다.
심지어 점심 식사를 위해 모여있던 교수진 또한, 뭔가 일어날까 조마조마 이쪽을 바라보고 있고.
“포에닉스와 푸른 늑대라……!”
“이 또한 기대되는 대전 카드죠……!”
……으응? 자세히 보니 ‘조마조마’보다도 ‘두근두근’이다.
역시 아카데미의 교수진.
엔터테인먼트를 갈구하는 성향은 학생들 못지않다.
랜퍼스는 그런 주변의 소리에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짧고 깔끔하게 정리한 머리 위로, 애교 있는 늑대 귀가 쫑긋거린다.
그러더니 곧바로, 주변에 살짝 보란 듯 에우드에게 악수를 권했다.
“에우드 군, 저번엔 정말로, 정말로 고마웠어. 또 둘째 누나분의 진정제도 엄청 도움이 됐어.”
“맞, 맞아요! 그 진정제, 진짜 효과가 대단했어요! 그리고 에, 에우드 것도……♡”
“다행이네요. 아, 그리고 고맙긴요, 랜퍼스 선배, 키루미나. 제가 더 미안하죠.”
에우드 또한, 랜퍼스의 의도를 이해하고 흔쾌히 그 악수를 받았다.
양측의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거로, 학생들의 소란을 살짝 잠재우려고 한 거겠지.
그보다 매번 서로서로 고생하는 랜퍼스니 말이다.
에우드가 감사 악수를 거절할 이유도 없다.
“아가씨 챙겨줘서 고마워요, 에우드 군!”
“에우드, 이펙티브!”
“이펙티브인가요……!”
랜퍼스의 옆에선, 쌍둥이들이 폴짝폴짝 뛰며 에우드에게 엄지를 척척 올렸다.
오늘도 아루&메루는 활기차다.
그런 아루&메루의 행동에, 키루미나는 조금 얼굴이 빨개져 둘을 서둘러 말렸다만.
……그러나 그 순간에도, 키루미나는 절대 마나와 라이니를 향한 경계를 놓치지 않았다.
뭐, 그 경계는 상당히 조심스럽기도 해서. 마나와 라이니는 눈치 못 챘다만.
“에우드 님, 수인 파벌들하고도 되게 잘 지내네~”(라이니, 소근소근)
“응응! 역시 에우드 님, 대단해……!”(마나, 소근소근)
오히려 에우드도 못 알아챈 사이, 두 소녀는 그 호전적이라는 푸른 늑대와 좋은 관계인 것에 진심의 감탄을 보내고 있었다.
어쨌든 포에닉스와 푸른 늑대의 우호적인 행동 덕분인지, 주변의 술렁임은 더욱 커졌다.
곧 랜퍼스가 사울드를 향해 크게 헛기침을 했다.
“어흠! 자, 사울드 너도! 에우드 보면 감사 인사를 전하기로 어제 약속했잖아!”
“꾸으으읏……. 하, 하지만.”
“아앙?”
“으으, 키루미나, 눈이 무섭잖니…….”
복부를 쥐고 있던 사울드가, 랜퍼스의 말에 입을 삐죽였다.
그러나 곧바로 들이닥친 키루미나의 눈빛에 히끅.
결국 입을 한 번 더 삐죽거리더니 고개를 든다.
“……저번에 내가 쓰러진 사이, 키루미나에게, 아지트를 제공해줬다고 들었다, 에우드.”
“앗. 넵.”
그 순간. 에우드는 혹여나 그날 사건의 내막 때문에 사울드가 한 번 더 달려들지 않을까 걱정했다만-
“-키루미나를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
다행히 사울드는 그런 것 없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함께 온 푸른 늑대 멤버들도 에우드를 향해, 사울드와 함께 예를 표했다.
그 모습에, 에우드가 랜퍼스를 살짝 보자-
“(찡긋)”
‘아하…….’
아무래도 랜퍼스가, 사울드와 다른 멤버들한테는 그 내막(에우드의 포션)을 살짝 감춰서 전해준 듯하다.
랜퍼스의 센스 있는 도움에 조금 안도했다.
다만 에우드도 뒤이어 사울드의 감사에 답하려던 그때였다.
“저야말로 감-”
“-하지만 그렇다고!”
“잉?”
“-키루미나를 절대 네놈에게 줄 생각은 없다!”
“으앗.”(에우드)
“꺅?!”(키루미나)
“키루미나의 ‘꼬리 일’은 넘어가겠지만, 그 이상은 절대-! 절대로-”
“-이 근육근육바보가 진짜!!”
“푸헉!!”
콰아아아아앙!
털썩.
…….
결국 키루미나의 주먹이, 재차 사울드에게 적중했다.
……이번엔 랜퍼스와 다른 푸른 늑대 멤버들도 좀 그랬는지, 딱히 키루미나를 말리지는 않았답니다.
푸른 늑대의 보스 자리에 사울드. 하지만 그 위에 선 키루미나.
검은 사자의 칼투스와 테르미도 그렇고,
저번에도 에우드가 생각한 거다만, 수인족 파벌 리더들은 여성 멤버에게 다들 약하다.
‘……응?’
근데 잠깐, 이러면 포에닉스랑 메트리도 솔직히 다를 거 없지 않나?
에우드는 자신과 트루스의 평소 모습을 떠올려본다.
……이거 웬걸.
둘 다 누나와 여동생에게 곧잘 휘둘리는 리더들이었습니다, 그려.
남을 보며 놀랄 상황이 아니구만.
* * *
조금 뒤, 랜퍼스가 다른 푸른 늑대 멤버들 먼저 목적지로 향하라고 한 후.
에우드는 남아있는 푸른 늑대- 키루미나&사울드 남매. 그리고 랜퍼스&쌍둥이 삼남매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물론 대부분의 인원이 빠졌다고 해도, 푸른 늑대 중 다섯이나 남은 거다.
때문에 라이니와 마나 쪽은, 에우드도 괜히 휩쓸리게 한 거 같아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그 카페테리아, 에우드가 저번에 저희랑 연휴 전에 갔던 가게 반대편에 있는 곳이네요.”(아루)
“아, 그 ‘분홍 귀신’ 얘기했던 곳 근처구나.”(키루미나)
“분홍 귀신? 아카데미 5대 불가사의! 푸른 늑대 분들도 아시는구나?!”(라이니)
“무섭긴 한데 의외로 듣다 보면 재밌으니 말이죠~”(메루)
“명예 불가사의, ‘불지옥’ 보고 싶어요~!”(아루)
“우와, 라이니 얘 또 바로 친해졌어…….”(마나)
다행히 순식간에 키루미나와 아루&메루하고도 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양측엔 또 사교성이 넘치는 아이들도 있고.
게다가 수인족들은 귀족과 일반 학생 구별이 없으니까, 더더욱 문제는 없었던 거 같다.
뭐, 여전히 주변엔 술렁임이 남아있긴 했다.
그래도 양측이 의외로 친근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을까.
학생들도 다들 안도하고(한편으론 어째 아쉬워하면서) 다시 이동을 이어갔다.
몇몇 중견 파벌들은, 이동하는 와중에도 에우드와 푸른 늑대 쪽을 보는 게 느껴진다만.
그들 나름대로의 견제라 해야겠지.
직접 피해를 주는 건 아니니, 에우드도 하나하나 반응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둘째 누나 분이 만들어준 진정제, 정말 장난 아니었다니깐. 우리가 쓰던 진정제보다 훨씬 성능이 좋아.”
랜퍼스는 아까 감사 인사를 전했던 티아나의 진정제에 대해 한 번 더 이야기했다.
물론 ‘신비한 날’에 대해서다 보니, 살짝 작은 목소리다.
“키루미나 아가씨의 증세도, 요 며칠 문제없이 안정세로 유지했고. 여자애들 몇 명도 뒤이어 신비한 날이 와서, 남은 것도 한번 마셔보라고 했는데-”
“……덕분에 다들 상당히 상태가 좋아졌다. 신비한 날 증세가 심하지 않은 애들은, 문제없이 밖에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사울드 또한 랜퍼스의 말에 동의했다.
입을 삐죽이는 걸 멈추곤, 에우드에게 솔직하게 한 번 더 감사를 전했다.
근데 그 정도로 진정제의 효과가 좋을 줄은 몰랐다.
애초에 그때 티아나가 만든 진정제는, 단 반나절도 안 돼서 제작한 레시피로 연성한 거였고.
티아나 또한 ‘포션과 상충할 수 있는 성분’을 뺀 것뿐이라고 말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마 티아나가 그 레시피를 새로 작성하는 과정에서, 슬쩍 취향대로 성능을 높인 것이리라.
근데 그것까지도 그 짧은 시간에 해낼 줄은.
역시 이번 신입생 중에서도 독보적인 연금술 천재, 티아나 누나답다.
“피로회복용으로 넣어준 과일맛 포션도, 애들한테 엄청 호평이었다고.”
“그건…… 진짜 대단하더군. 다른 포션들도 그렇고, 포에닉스 둘째의 연금술 실력은 정말로 보통이 아니야.”
“에헤헤…….”
둘째 누나를 향한 두 선배의 칭찬에, 에우드는 괜히 자신이 칭찬받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다 곧, 에우드도 아까 하려고 하다 못한 감사 인사를 전하자 싶었다.
“맞다, 저도 사울드 선배한테 감사를 드려야 하는데…….”
“응? 나한테? 왜?”
“그때 골라주신 책 덕분에, 저도 플로라도 과제랑 시험을 무사히 치렀어요. 점수도 꽤 높게 나왔고.”
“-아하. 월요일 1교시가 디에스 교수님 강의랬나. 오오, 결과가 잘 나왔다니, 진짜 잘됐네! 그렇지, 사울드?”
“……흥, 겨우 그거 골라준 것 가지고. 대단한 것도 아닌데.”
에우드가 예의 바르게 꾸벅 인사하자, 사울드는 퉁명스레 답했다.
사실 진짜로 퉁명스럽다기보다도, 저번에 ‘4개 국어’에 대해 칭찬을 했을 때랑 비슷한 반응.
“애초에 너희가, 그 책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으니까 된 거지. 나한테 감사할 게 아니라고. ……쳇.”
그렇다. 에우드의 감사 인사에, 조금 부끄러워하는 거였다.
랜퍼스는 그런 사울드를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그러나 사울드는 바로 눈빛을 바꾸며 말했다.
“뭐, 그래도 보아하니- D학점을 받거나 해서 뱅퀴시에 참가를 못 한다거나, 그럴 일은 없어 보이는군.”
“……!”
“우리도 이번 대회, 정말 기대하고 있어, 에우드 군.”
그것은 분명……
이번 뱅퀴시에, 둘 또한 전력으로 참가한다는 이야기겠지.
랜퍼스 또한 지금만큼은, 사울드와 같은 사나운 눈빛을 살짝 보였다.
역시 푸른 늑대 일족.
전투에 관해선 보통 호전적인 게 아닐까.
그 두 남자의 전의에, 에우드도 고개를 굳게 끄덕-
“-참, 참가할 수 있겠죠……?”
“엥.”(사울드&랜퍼스)
-이진 못했고, 또다시 불안하게 답한다.
목요일까지 모든 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에우드의 불안은 이어지겠지.
포에닉스 도련님은 시험점수 앞에선 한없이 약해진다.
“아니, 에우드 네가 불안해하면 어떡하냐!?”
“푸하하! 괜찮을 거야! 뭐…… 칼투스 녀석은 좀 위험하긴 하겠지만.”
“칼투스 그 자식, 진짜 D학점 나왔다간 테르미한테 맞아 죽을 거다…….”
“충분히 그럴 거 같네요…….”
결국 셋이서 큭큭 웃어버린다.
그리고 그때였다.
세 사람 쪽으로 두 소녀가 우다다다 뛰어오더니, 단숨에 에우드의 위로 올라탄다.
폴짝! 덥썩!
“왁!”
“에우드, 에우드!”
“에우드 군, 에우드 군!”
“네헥-”
“-얘들이 진짜, 아루, 메루! 에우드 힘들어하잖아!”
당연히 이렇게 폴짝폴짝거리는 건 아루&메루 밖에 없다.
아루&메루는 곧바로 에우드에게, 애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랑 키루미나 아가씨도, 잠깐 같이 다녀도 돼요?!”(아루)
“카페 같이 가도 돼요?!”(메루)
“와아아악! 얘들 진짜!”(키루미나)
“아, 그게-”
에우드야 흔쾌히 그걸 받아들이고 싶다만…….
역시 이번엔, 일행에 라이니와 마나가 있으니 말이다.
그러자-
“괜찮아요, 에우드 님!”
“신경 쓰지 마세요!”
다행히, 라이니와 마나가 바로 허락해줬다.
주먹을 꼭 쥐고 고개를 끄덕끄덕.
일부러 마음 써 주는 것만이 아니라, 진짜로 더 이야기하고 싶은 거로 보이기도 했을까.
5분도 안 지났는데 벌써 이렇게 의기투합했을 줄은.
그럼 에우드도, 이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네, 다만 오래 머무는 건 아니라서, 점심 먹기 전까지 잠시라도 괜찮으시면.”
“그거면 충분!!”(아루&메루)
에우드의 허락에, 아루&메루가 에우드에게 올라탄 채로 위에서 손뼉을 짝!
곧 에우드한테도 향하는 하이파이브 요청에, 에우드 또한 어리둥절하면서도 그것을 받아준다.
쌍둥이의 훌륭한 성과에, 처음엔 둘을 말리던 키루미나는 곧장 표정이 밝아졌다.
랜퍼스도 그런 여동생들의 ‘순조로운 큐피트 활동’에, 뒤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 식으로 사소한 곳에서 하나씩 하나씩, 접촉을 늘려가는 거지.
아마 지금쯤 랜퍼스의 머릿속엔, ‘아즐볼프가 포에닉스와 사돈을 맺고’, ‘사울드가 대족장이 된다’, 라는 야심 찬 상상이 펼쳐지고 있으리라.
“어엉?! 키루미나가 에우드랑 같이 카페에 갈 거라고?! 그럼 나도 간다! 아오오오오올!”
“이 사울드 미친놈아, 거길 네가 왜 껴?!”
물론 정작 이 친구(차기 족장)라는 놈은 도움이 1도 안 된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