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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224화 (222/264)

지금 중요한 건, 이번 학기 마지막 거대행사가 확정되었다는 것이리라.?224회

개막의 소식224.

사실 지옥 기간이 끝나기도 했었고.

슬슬 뭔가가 전달되어올 시기이긴 했다.

때문에 에우드도, 놀라긴 했어도 꽤나 덤덤하게 그 소식지를 받았을까.

레니안느는 에우드의 옆에서 함께, 소식지를 유심히 바라봤다.

“아니 근데, 그 ‘헬 제시카’! 진짜 그거 누가 시작한 거예요?! 사람 이름에 막 ‘헬’이나 ‘지옥’ 붙이는 거! 그거 참 나쁜 거거든요?! 마음에 상처를 받거든요?!”

“아, 아니아니, 저희도 어디까지나 들은 거라……!”

제시카는 여전히 헬 제시카라는 별명에 따지고 있었다만.

라이니와 여학생들은 말실수했다 싶었는지, 최대한 제시카의 시선을 피해 보려 했다.

그걸 옆에서 보던 슈가는, 최대한 웃음을 참으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어깨가 살짝 떨리는 게, 웃음 포인트를 자극해버린 걸까.

반대로 제시카는 살짝 울먹거린다만.

시험 및 과제 난이도는 지옥이어도, 마음은 조금 여린 불속성 교수님입니다.

……근데 진짜 난이도는, 에우드가 생각해도 조금 심했다 싶지만.

제시카에게 이미 최고 점수라는 소식을 들은 에우드여도, 그 난이도에 대해서는, 쉽사리 변호해주기가 어렵다.

눈 돌아갈 뻔했는걸.

이후 웃음이 겨우 멎은 슈가가 제시카를 말리고 나서야, 소란은 멈췄다.

퐁퐁 심통이 난 제시카를 의자에 앉혀놓곤, 슈가가 머리를 강제로 땋아준다.

제시카를 진정시키는 힐링 타임인 걸까.

제시카의 금색 머리카락이, 귀엽게 뱅글뱅글 꼬아져 간다.

그리고 라이니와 두 여학생은, 어느새 에우드에게 꽤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아무래도 제시카를 방어하려는, 배리어 감각으로 다뤄지는 것 같다.

막둥이 배리어(사용자 셀레나)에 이은, 10대 귀족 배리어겠지.

여자아이들이 가까이 오자, 레니안느가 에우드에게 더 꼭 붙어버렸다만.

“날짜는- 2주 후군요.”

“-아, 넵! 원래 듣기로는, 라피스 공주님이 오시고 실행되기로 했었다고 하잖아요?”

에우드는 보관용 소식지를, 클립 보드에 철하면서 그 내용을 더 확인했다.

무투대회 뱅퀴시.

이전부터 계속 예고되었고, 아카데미에서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대회.

무투 대회라고는 했다만-

사실상 검과 마법. 격투와 온갖 투기기술 등등.

‘전투’가 가능한 거라면, 룰에 의거하는 내에서 웬만큼 가능하다.

때문에 검사든, 궁수든, 마법사든, 무투가든.

학생들이 어떤 전투 기술을 배우고 있는지에 관계없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라고 한다.

다만, 소식지엔 그 이상으로 적혀있진 않았다.

어디까지나 예고인지.

우선은 간단하게만 정보를 보낸 느낌이 강했다.

“으으음, 근데 듣다 보니 파벌 대전이랑 비슷한 감각이네…….”

“응응.”

에우드가 살짝 중얼거린 말에, 레니안느도 동의했다.

그러자 라이니가 설명해줬다.

“사실 파벌 대전이, 뱅퀴시나 몇몇 대회의 규칙을 따 온 거니까요! 영향을 많이 받은 거라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어라? 그랬나요?”

“넵!”

“아하.”

-생각해보니.

파벌 대전이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건, 그나마 최근 일.

학장 베르네이가 취임한 후 결정된 일이다.

그 이전까지 파벌끼리의 알력싸움이라 하면, 정치질 혹은 비공식 대전(이라고 쓰고, 패싸움이라 읽는다.)이었으니까.

또 아카데미의 각 대회는 정기·비정기를 포함해, 벌써 수십 년은 이어지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파벌 대전을 만들면서 룰을 참고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으리라.

“뭐, 뱅퀴시는 파벌 대전 쪽에, ‘난장판’인 부분만 집중적으로 영향을 끼친 대회지만요.”

라이니는 슬쩍 쓴웃음을 지으며 그것을 말했다.

그런데 라이니가 말하는 것이, 에우드나 레니안느보다도 여러 가지를 아는 것 같았다.

분명 책을 대여해주면서 봤을 땐, 라이니도 에우드나 레니안느와 같은 이번 학기 신입생이었을 텐데.

“라이니, 저랑 같은 신입생이시죠?”

“응? 물론이죠! 저희 모두 이제 1년 차인 파릇파릇한 신입생! 탱탱한 열다섯 살이고!”

에우드의 물음에, 라이니가 두 친구 여학생의 손을 잡곤 번쩍 들었다.

여학생 친구들은 라이니의 말이 부끄러웠는지, 반쯤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만.

그보다 두 살이나 연상- 첫째 누나와 동갑이었던 건가.

라이니의 키는 또래보다 약간 작은 면도 있어서인지, 에우드도 예상치 못했다.

레니안느도 라이니가 언니라는 것에 조금 놀란 눈치다.

사실 에우드와 레니안느, 그리고 라다루스가 ‘입학이 조금 빠른 편’에 들어가니 말이다.

예전에 제시카와 카밀라가 말해주길, 보통 아카데미는 열넷, 열다섯부터 들어오는 일이 대부분이라 했고.

어쨌든, 다시 말을 돌려.

신입생일 라이니는, 의외로 대전이나 대회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을까.

에우드가 그것에 대해 라이니에게 묻자-

“아, 저희 셋 모두 고향이 이 근처거든요. 그래서 아카데미의 대회는 자주 들어왔어요!”

“네? 그럼 알카라시아 출신이셨던 건가요?”

“아뇨아뇨, 알카라시아까진 아니고. ‘아드란’이라는 도시인데요. 혹, 혹시 아시나요?”

“아!”

아드란.

어디서 들었는가 싶었더니.

최근 연금술 길드 일로 카밀라가 체류 중인, 알카라시아의 이웃 도시였다.

분명 며칠 전 티아나가 말해주길-

“유그라시아에서도 연금술 길드 활동이 상당히 활발한 장소라고, 저번에 누나한테 들었어요.”

“그거 완전 딱 맞는 말! 도시를 걸어 다니면 포션 냄새가 가득 난다니까요!”

라이니가 활기차게 ‘띵똥!’이라는 소리를 내듯 웃었다.

행동이 밝다보니, 에우드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덕분에 포션 냄새에 코가 너무 익숙해져서, 웬만한 약초학 강의 때도 멀쩡해요!”

“저번에 연휴 때 돌아갔을 땐, ‘우리 도시, 이렇게 약초 냄새가 가득했구나……’라는 느낌이었지만…….”

“도시 돌아다니는 동안, 처음 몇 시간이 너무 힘들었지…….”

고향 이야기에 두 여자아이도 마음이 좀 놓였는지.

에우드와 레니안느 앞에서도 꽤 편하게 말했다. 에우드로선 참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도시 전체적으로 포션 냄새가 날 정도라니.

티아나가 들으면 전력으로 관광을 가고 싶어 하지 않을까.

카밀라 님도 아직 체류 중이라고 하시고.

“그래서 고향이 아드란인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아카데미에서 뭔가 행사나 대회를 하면, 부모님이 자주 데려가 주셨어요!”

“-아, 하긴. 제가 재학 중일 때부터, 베르네이 학장님이 아카데미 개방을 추진하시기 시작했으니까요.”

머리 땋기가 끝났는지. 제시카가 추억을 새록새록 되새기듯 말했다.

뭐, 그런 식으로.

라이니 같은 근처 도시 출신들은, 아카데미 행사를 의외로 많이 봤을 거라고.

아카데미의 행사나 대회는 기본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추구가 많으니 말이다.

타 도시 시민들에게도, 그런 점이 충분히 어필되었으리라.

게다가 근처 도시 시민 이외에도, 꽤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게다가 시민뿐만 아니라 귀족- 경우에 따라선 무려 10대 귀족이나 왕족도 와요! 높으신 분들이 팍팍!”

“라이니, 앞에 두 분이 다 10대 귀족이시잖아……!”

“아, 맞다!?”

라이니가 깜짝 놀라면서 에우드를 조심스레 봤다.

“괜찮아요, 괜찮아.”

뭐, 에우드는 일반 학생한테까지 격식 같은 걸 전혀 신경 안 쓰니까.

게다가 소녀들의 묘한 대화에 에우드도 모르게 풉 웃어버리자, 라이니와 여학생들도 안도했다.

-이어서 들어보니,

뱅퀴시를 비롯한 대회나 축제엔, 국내 요인들 말고도, 해외의 요인들까지 구경을 온다고.

뭐가 되었던 유그라시아에서도 유일한 ‘학원도시’.

중요도로 치면 ‘제2의 수도’라고도 불리는 알카라시아이니 말이다.

게다가 재학생 중엔 ‘수인족’, ‘엘프족’, ‘난쟁이족’ 등. 타 종족에서도 꽤 신분 높은 학생들도 있고.

또 라그나릴 파벌을 보면 알 수 있듯, 해외 유학생도 상당하다.

필연적인 화제성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모이는 인원에 따른, 정치적 역할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국내외 막론하고 관광객이 다수 모여드는 거겠지.

그만큼 학생들이 ‘이름을 알리거나’, ‘업적을 남기고 싶은’ 경우, 매우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무대.

……아마 뱅퀴시는, 에우드의 생각 이상으로 큰 무대가 되리라.

“그런데, 의외로 아카데미 학생들이 대부분 외출했을 때 소식을 전하는군요.”

제시카의 머리를 다 땋아준 후.

혹시 모를 완전 범죄를 위해, 도시락 바구니를 안 보이는 곳으로 숨긴 슈가가 그것을 살짝 말했다.

“아 그게-”

라이니는 그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학생들이 다 라피스 공주님 보러 나간 사이에 게재해서, 돌아왔을 때 놀라게 하는 게 목적- 이라고, 아까 아가타 선배가 말 하시더라고요!”

“엑.”

“서프라이즈!”

아카데미 학생들이 엔터테인먼트에 굶주려 있다곤 했지만.

신문부 부장이자 파벌 리더인, ‘아가타 포리티’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아카데미 신문부는 어떤 세대든 간에, 항상 오락을 갈구하는 몬스터들이네요…….”

제시카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제시카 시절의 신문부도 별다를 바 없었던 모양이다.

아니 뭐…….

애초에 누구보다도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기에, 신문부라는 특수 파벌을 이끄는 것일지도.

그리고 몇 분 뒤.

에우드가 제2 도서관 게시판에 뱅퀴시 소식지를 게재해주고, 그걸 확인한 라이니와 두 여학생이 이제 돌아가려던 그때.

“……에우드.”

“응? 레니안느, 왜?”

옆에 살포시 붙어있던 레니안느가, 에우드를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

“소리.”

“소리?”

“소리가 들려.”

그 말에 에우드가 잠시 갸웃.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했다.

[구우우우우우웅-]

멀리서 희미하게.

그러면서도 상당히 우렁차게, ‘거대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바다 괴물’이 하늘을 헤엄치는 소리라고 생각할까.

에우드는 서둘러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레니안느 또한 에우드에게 꼭 붙어, 창문으로 향한다.

“응? 에우드 도련- 아니아니, 에, 에우드, 무슨 일이시죠?”

“…….”

일반 학생들 앞에서 ‘도련님’이라고 부를 뻔한 제시카를, 슈가가 째릿 바라봤다. 제시카도 재빨리 정정했다만.

그리고 곧 소리의 근원은-

거대한 그림자와 굉음을 품으며, 아카데미 상공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제시카와 슈가도. 또 라이니와 그 친구들도 어느덧 창문에 다가와 있었다.

비공정이라는 건 쉽사리 보기 힘든 물건이기도 하고.

그 이상으로, 점점 소리가 크게 들려오기도 했으니까.

“케인즈 상회에서 사용했던 것보다도 훨씬 크네요……!”

에우드와 마찬가지로.

이전 ‘무덤 동굴 사태 초기’, 비공정을 봤었던 제시카가 전율을 담아 그것을 말했다.

슈가는 그땐 아직 포에닉스에 없었으니까. 공감을 보여주기 어려워, 조금 아쉬운 표정이었다만.

뭐, 제시카의 말은 당연했을까.

소일이 이전에 몰고 왔던, 케인즈가 다루는 비공정은 어디까지나 ‘상회’로서의 비공정.

물론 그 비공정 또한 수많은 헌터 팀을 이송하는 데 문제없을 만큼, 거대하긴 하다만.

지금 하늘 위에 온 것은, ‘국가’의 힘을 보여주는 비공정이니 말이다.

그렇다. 국가.

그것도 이 세계의 국가들을 위에서부터 손가락으로 세어본다면, 분명 ‘대국 중 하나’일 국가.

원래라면 라피스를 태우고 왔었을, 사프라 왕가의 초거대 비공정이었다.

물론 애초에 올 예정임은 알고 있었다만.

이렇게까지 빨리 날짜가 앞당겨졌을 줄은 몰랐을까.

사실 그 이상으로…….

비공정이 일찍 도착한다는 말을 듣지 않았어도, 에우드는 그 정체를 알아채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으리라.

비공정의 몸체에, 사프라의 국화인 ‘보랏빛 사프란 꽃’ 마크가 새겨있었으니 말이다.

고아원에서의 옷이나, 글씨를 가르친다고 줬던 책과 필기구.

하물며 그 딱딱한 빵들을 담은 바구니에도 새겨져 있던 마크.

에우드로선 참으로 익숙한 마크다.

어떤 의미론, 포에닉스의 불사조 마크보다도 더 많이 봤던 것이었다.

굉음을 흩뿌리는 사프라의 비공정은, 그대로 도서관을 넘어-

아카데미 부지 내의 넓은 공터로 이동했다.

위치상 아마 그곳은, ‘제1 콜로세움’이 있는 장소일 것이다.

확실히 콜로세움의 넓이 정도면, 비공정을 수용하는 데 문제는 없을 테지.

아지트에 있을 누나들도 비공정을 봤을까.

“우와, 신기하다~! 비공정 대단해!”

“진짜로, 진짜로!”

“웬 성이 움직이는 거 같았어……!”

그리고 라이니와 여학생들은, 처음 본 거대 비공정의 모습에 저마다 감탄을 전했다.

……사프라 비공정의 출현에 약간 긴장을 삼킨 에우드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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