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싸움은 지금부터다!(※아닙니다.)?209회
사서209.
“-그래서. 결국 이렇게 일을 하는 건가요?”
“정황상 제가 하겠다고 한 거지만요. 근데 이것도 계속하다 보니 은근 재미있네요.”
“……귀찮은 일을 사서 하네요, 에우드도.”
“귀찮다고 일을 사서 안 했으면, 체르니 선배의 호위도 안 받았게요.”
“으으으…….”
현재 위치, 지옥 기간이 끝나자마자 거짓말같이 한적해진 아카데미의 제2 도서관.
그 한쪽 구석에서 에우드가 책장 정리를 하는 걸 보며, 체르니는 참 어처구니없다는 듯 말했다.
신비한 날- 그러니까, 키루미나의 발정기 사건으로, 아침부터 학생회에게 잡혀가고서 약 반나절 뒤.
에우드는 보다시피, 제2 도서관의 임시 사서역을 맡고 있었다.
학생회 쪽에서 에우드에게 준 징계- 라기보다도 벌칙이었다.
* * *
현행범들을 체포한 하워드는 여전히 저기압이었다만.
그래도 학생들을 크게 처벌하거나 하진 않았다.
(“종족 간 차이로 인한 사건에 대해선, 조금은 선처해야지. 그게 아카데미의 방향성이니까. 심각하게 일을 저지른 놈들이 있었다면, 가차 없이 처벌하겠지만.”)
역시 사건 자체가, 수인족 본능과 습성에 따른 일이기도 하고.
일도 진짜 커지기 전에 끝났으니 말이다.
사건이 이슈화되는 것 또한, 학생회 쪽에서 막아주기도 했다.
그리고 같이 아지트에 찾아와줬던 피르티의 말로는-
(“이래 봬도 꽤 정이 깊은 분이시니까요, 하워드 회장님은! 너무 겁먹진 마세요, 에우드님!”)
(“피르티. 이상한 말 하지 마라.”)
(“부끄럼쟁이기도 하셔요(소근소근)”)
-라고.
하워드는 이상한 말 하지 말라곤 했지만.
솔직히 에우드도, 이전에 할란드 가문 헌터들을 구해준 것으로 감사 인사를 받기도 했으니까.
저래 봬도, 하워드가 마음씨 좋은 사람인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가레스와 비슷하게, 솔선수범하는 성격이기도 했고.
평소의 무서운 인상이나 활약은, 대부분 격무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일 테지.
……그래도 무서운 건 무섭다.
그리고, 부끄럼쟁이는 좀 아닌 것 같고.
어쨌든 그런 이유로, 이번엔 하워드 표 독방에 갇힌 학생도 다행히 없었다고 한다.(에우드와 트루스는 이 말에 정말 안도했다.)
다만 푸른 늑대 및 수인들이 사건을 터트린 건 피할 수 없는 사실.
때문에, 사건 당사자들은 이번 일의 책임을 지고 벌칙을 받기로 했다.
그리고 그 벌칙 중 하나가 바로 아카데미 교내 봉사 활동.
지금 하는 도서관 사서 일도, 그런 봉사 활동의 일환이었다.
뭐, 사실 에우드는 딱히 하워드에게 직접 벌칙을 받은 건 아니다.
애초에 에우드와 트루스, 둘 다 휩쓸린 쪽이고.
하워드 또한-
(“……하아. 에우드. 트루스. 너네는 일을 저지르면 중심에 있고, 일을 안 저지르면 휩쓸리기까지 하냐. 걸어 다니는 사건 덩어리냐.”)
(“아하하…….”)
(“하워드 형, 말 심해라~”)
-어이없어하긴 해도. 두 사람에게 그다지 잘못은 없다는 걸 이해했으니까. 그렇기에 둘 다 벌칙을 받을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에우드는, 이번 일에 책임을 느끼고 있었으니 말이다.
에우드의 포션이 방아쇠가 된 것이니, 푸른 늑대 쪽이 받을 벌칙 몇 개를 자기가 대신 받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야기가 돌고 돌아- 지금 제2 도서관에서 사서를 하게 됐다는 그런 이야기.
벌칙 기간은 오늘부터 모레까지 약 3일간.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만. 내일과 모레가 휴일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벌칙다웠을까.
그리고 에우드의 앞에 놓인 도서관용 왜건에는, 정리가 안 된 수많은 책이 담겨 있었다. 넘쳐나는 일거리라 해야겠지.
원래 도서관 사서 일은 그리 많지 않다고.
저번 도서관 사태처럼, ‘거대 파벌 충돌’이라는 극단적인 사건 정도가 아니면 웬만해서 큰일은 없다나.
하지만 오늘부터 며칠 간은 다소 상황이 다를 거라 한다.
지옥 기간이 끝난 이 시기엔, 아카데미 곳곳에서 대량으로 책이 반납되어 오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의 시험 참고서에 과제용 자료.
교수들의 경우 문제 출제 참고 논문 및 교보재의 반납 등등.
또 지옥 기간 중 이용된 책들이, 코너가 전혀 다른 책장에 꽂힐 때도 있고.
처음부터 반납이 안 된 도서나 자료, 논문들도 있고.
가끔은 아예 도서관 구석에 숨겨져 있기도 한 것이다.
하여튼 찾고, 되돌리고, 반납받아오고-
덕분에 지금은 제1, 제2, 제3 도서관 할 것 없이, 전부 난장판이 되어버리는 시기였다.
도서관의 지옥 기간은 2페이즈로 이뤄졌다나.
그렇게 에우드가 요 3일간 맡은 주된 일거리는, 바로 제2 도서관의 도서 정리 및 민원처리. 즉 지옥 기간 2페이즈를 대비한 인력 보강 조치였다.
벌칙 일부를 자처한 에우드로선, 어디서 교내 봉사를 하든 상관없었다만. 오히려 지금 와선, 친숙한 제2 도서관이라 마음이 편했을까.
다만 미반납 도서의 회수 일만큼은, 에우드가 아닌 기존 사서가 맡고 있었다.
에우드가 반납받으러 갔다간, 진짜 일이 커진다고.
그도 그럴 게, 10대 귀족 포에닉스에 ‘눈 마주치는 순간 기절’인 에우드니까. 억울하지만 바로 납득했다.
그렇게 오늘은 기존 사서가 책을 반납받으러 나가고.
에우드는 홀로 제2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었다.
또 제1 도서관에서는, 무려 트루스도 사서 일을 하고 있다.
트루스의 경우, 에우드가 벌칙을 받겠다는 것에 “그럼 에우드의 벌칙을 나눠서 나도 받을게.”라며 굳이 나서준 것이지만.
……에우드로선, 조금은 고맙긴 했다.
키루미나는 혹시 모를 사건에 대비해, 다시 아지트에 들어가 있었다.
아마 이전에 푸른 늑대가 세운 계획대로, 며칠 간은 키루미나를 보지 못하리라.
그리고 일련의 상황을 낮에 보고받은 체르니는-
팔락팔락.
두 누나가 없는 틈을 타, 어째서인지 이렇게 몰래 찾아왔다.
인식저해용 둥근 뿔테 안경을 쓰고.
평소처럼 존재감을 팍 낮춰 에우드 근처에서 가볍게 책을 읽고 있다.
보고 통신에서 나눴던 이야기에 따르면, 루네의 지하 도서관에서도 책을 많이 읽는다 했는가.
입장 차만 없었다면, 드로와하고도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 텐데.
에우드는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일 터질 때, 체르니 선배는 꽤 덤덤하셨던 거 같네요.”
이제 막 책꽂이로 책을 정갈히 꽂은 에우드가 그것을 말했다.
학생회 쪽에서 무마했다 해도, 난리가 나긴 한 거니까.
그런데, 체르니는 의외로 에우드에게 연락을 걸지 않았다.
뭐, 애초부터 체르니에게 피해가 갈 사건은 아니었고.
도중부터는 누나들이 있었기에, 연락이 걸려왔어도 문제였겠다만.
“당연하죠. 이 시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저도 파악하고 있었으니까요.”
체르니는 에우드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조용히 답했다.
일단은 보고 및 지하 도서관 이외에선, 서로 모르는 척을 해야 하니까.
주변에 다른 학생들은 없다만. 체르니는 거기에 항상 조심하고 있었다.
“루네한테, 수인족들의 발정기에 대해선 몇 번 들었거든요. 루네도 어제 일이 해프닝인 건 알고 있었고. ……에, 에우드가 휩쓸릴 거라곤 생각도 못 했지만요.”
“아, 루네도 어제 일을 알고 있었어요?”
“루네는 마음만 먹으면 이 아카데미 주변의 일은 대부분 살필 수 있어요. 그래서, 이변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대충 파악은 하고 있었다나요.”
“하긴, 그 픽시들이 있으니……. ……응? 그럼, 루네는 사건 시작을 알아채고 있었던 건가요?”
에우드가 문뜩 떠올린 의문에, 체르니가 눈을 피했다.
원래부터 눈을 마주치고 있진 않았다만.
“루네가 재밌어 보인다고, 구경하기 시작해서…….”
“아…….”
솔직히 반쯤 학생들 사이의 문제니까.
명예교수인 루네에게, 키루미나를 막아줬다 안 막아줬다로 따질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루네 알페일 또한 상당히 골치 아픈 성격인 거 같았다.
저번 야설도 그렇고, 알페일 가문의 괴짜 성향을 조금씩 깨닫는 기분일까.
“재, 재밌었다고 하네요…….”
“아하하…….”
재밌으셨다니, 그거참 다행입니다.
에우드쪽은 죽을 맛이었다만.
그로부터 몇 분 후.
책장 쪽으로 다가오는 활기찬 발걸음이 들렸다.
“저기요, 사서 씨, 사서 씨~ 물어볼 게 있는데요-!”
에우드가 고개를 돌리자, 책장 쪽에 한 녹색 머리 소녀가 활기차게 서 있었다.
말투를 보아하니, 아마 귀족은 아니고 일반 여학생.
상당히 밝은 목소리의 여학생이었다.
그래도 역시 아카데미에 다니는 만큼, 몸가짐이나 분위기는 의외로 단정하다.
아무래도 기존 도서관 사서는 미반납도서를 받으러 갔으니까.
에우드 쪽으로 문의하러 온 것 같았다.
당연하지만 이런 일 또한, 오늘 에우드가 맡은 업무 중 하나다.
체르니는 이미 에우드와 아무 상관 없는 척, 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역시 1년 이상 존재감을 줄여온 덕인지. 이 왕족 소녀, 모드 전환이 매우 빠르다.
어쨌든 교내 봉사로 하는 것인 만큼. 에우드는 나름대로 포근한 웃음을 지어 소녀에게 답했다.
“네, 무슨 일이신가요?”
“네엡~! 사브나크 일대기를 빌리려 했는데, 전혀 안 보여서요! 혹시 전부 대여된- 히에에에엑!?”
-근데 돌아오는 건 비명.
에우드에게 답하던 녹색 머리 소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경악으로 물들었다.
방금까지 활기찼던 목소리는 공포와 비극으로 채워져 간다.
너무해라.
“포, 포에닉스!?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 어, 어째서요!? 원래 계시던 분은 어디 가고, 어째서 사서 일을……!”
“그게. 여러 일이 있어서 제가 며칠간 사서 역할을-”
“감, 감히 저따위가 말을 걸어서 죄송합니다!”
아니, 감히라뇨. 따위라뇨.
자신을 그렇게 낮추는 일은 좋지 않-
잠깐잠깐. 저 소녀, 그대로 에우드에게서 도망칠 준비하고 있다.
어느새 전력 질주를 하기 직전이다.
그러나 지옥 기간 중, 남녀불문 수많은 학생이 눈앞에서 도망치는 걸 겪은 에우드다.(키루미나&체르니 포함)
이번만큼은 도망치게 놔둘 생각은 없었다.
이 이상 학생들이 도망쳤다간, 씻을 수 없을 만큼 오해가 쌓인다.
알베르토가 들었다간 허허 웃을 무용담은, 더는 늘어나선 안 된다.
파밧!
에우드는 단숨에 스텝을 밟아, 녹색 머리 소녀의 뒤로 도달. 그리고 재빨리 도망치려는 소녀의 어깨를 잡았다.
“자자, 진정하세요.”(어깨, 꼬옥)
“히이이이익!”
후후, 이제는 놓치지 않는다, 여자! -가 아니고.
하도 눈을 마주친 학생들이 도망쳐서인지, 에우드도 조금 악역 분위기를 타버렸을까.
제3자가 봤다간 완벽한 양아치의 모습이다.
덕분에 어깨를 붙잡힌 소녀가 완전히 공포에 질렸다.
울먹거리는 게 금방이라도 울 기세.
저쪽에 앉아계시는 고집쟁이 왕족 소녀가 떠오를 지경이다.
혹시나 하며 에우드가 슬쩍 눈길을 주자, 체르니는 ‘시, 시선 주지 마요! 서로 모르는 척!’이라며 입 모양으로 말을 했다만.
안 되겠다 싶어서, 에우드는 서둘러 방금 소녀가 말했던 문의를 되물었다.
“-사브나크 일대기 말씀이시죠? 문학 칸엔 한 권도 없었나요?”
“히이이익, 사, 살려주세-! ……아. 아, 네, 넵.”
울기 직전이었던 소녀였다만.
에우드의 차분한 목소리에 겨우 평정을 조금 되찾았다.
막상 잘 들어보니, 무서운 분위기가 없음을 겨우 깨달은 거겠지.
어깨도 살짝 잡은 거라, 그리 아프지도 않았을 테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에우드는 소녀의 어깨를 놓은 후, 쫑쫑쫑 복도 한쪽에 놓은 다른 왜건을 향해갔다.
찾는 책이 책꽂이에 없었다면- 이상한 장소에 꽂혀 있거나, 이제 막 반납됐거나. 혹은 미반납도서거나. 이 셋 중 하나다.
그리고 에우드가 알기로, 사브나크 일대기는 소설책.
과거 드로와에게 빌린 적이 있었기에, 표지가 뭔지 기억하고 있었다.
마침 아까 반납된 소설책을 담은 왜건에서도, 그 표지를 봤었다.
곧, 왜건 바닥 근처에서 책을 발견해낸다.
“다행히다, 있었네요! 바로 대여하실 건가요?”
“아…… 넵!!”
“네, 처리해드릴게요. 이리로 와주세요.”
에우드가 책을 들고 카운터 쪽으로 향하자, 녹색 머리 소녀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따라갔다.
그래도 다행히 에우드에 대한 공포는 다 사라진 것 같았다.
에우드가 책을 대여 처리해줄 때쯤엔, 어느새 처음처럼 밝은 분위기로 변해 있었다.
“감사합니다, 에우드님! 에헤헤, 고생하세요~!”
“조심히 가세요.”
보아하니 잠깐 겁을 먹었을 뿐. 원래부터 살가운 성격 같았다.
친구가 많은 성격이라 해야겠지.
녹색 머리 소녀는 에우드에게 손을 붕붕 흔들며, 도서관을 나섰다.
일반 학생에게까지 에우드님이라고 불리는 건 좀 그랬다만.
에우드는 처음처럼 포근히 웃으며, 녹색 머리 소녀를 배웅해줬다.
음, 이 정도면 좋은 결말.
이걸로 험악한 소문은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에우드는 약간의 기대를 품어봤다.
그래요.
포에닉스 가문의 막내는 그렇게 무서운 아이가 아닙니다.
와이즈 같은 녀석과는 달리 까칠하지 않아요.
“…….”
그런 일련의 상황을, 체르니는 참 복잡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곤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온 에우드를 향해, 뭔가 억울한 듯 입을 뾰로통 내민다.
“저…… 저기요, 에우드.”
“네?”
“왜, 왜 저한테는, 그…… 저렇게 상냥하게 안 해주나요?”
“아니, 뭔 소리예요?”
“봐요! 태도가 확연히 다르잖아요!”
체르니는 둥근 뿔테 안경을 매만지며, 그것을 슬쩍 물었다.
“델베르크 오라버니한테 들었을 땐, 누나들한테도 엄청 잘 대한다고 했고. 일반 학생들한테도 저렇게 대해 주는데, 왜, 왜 저는……. 우으으.”
“아…….”
체르니는 자신의 뺨을 살짝 쪼물쪼물 만졌다.
그러니까 즉…….
왜 친절하게 안 해주고 뺨을 잡아당기냐, 이 말인가.
에우드는 몇 초 정도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체르니 선배는 하나하나 다 들어주다간 이상한 고집을 부리실 게 분명한 타입이셔요.”
“아, 이 애 말 진짜 심하네!”
에우드로선 반쯤 농담으로 한 말이었다만.
체르니는 퐁퐁 불만을 내뿜으며 책을 덮어버렸다.
자리에선 안 일어나고 머리를 책상에 댄 채. 흥흥 콧김을 내쉬며 귀엽게 삐져있었다.
에우드는 그런 체르니에게 다가간 후-
“애초에 평범하게 대우해달라고 하셨잖아요, 체르니 선배.”
“아으아, 흐, 흐즈므요……!”
뺨을 쭈우욱 당겼다.
체르니의 뺨이 저번처럼 몰랑몰랑 움직인다.
“정알 헝헤항이 어써……!(정말 섬세함이 없어)”
에우드에게 쪼물쪼물을 받으면서도, 체르니는 굴하지 않고 불평을 내뱉는다.
뭐, 에우드는 이 또한 아직 눈치 못 챘다만-
체르니도 슬슬, 뺨 쪼물쪼물을 받는 걸 즐기기 시작했다.
밤 10시마다 하는 보고 통신과 마찬가지로, 묘하게 재미를 들린 것이다.
따끈따끈한 동생뻘 소년에게 받는 괴롭힘은, 의외로 중독성이 높았던 걸까.
플로라도 인정한 중독성이니,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만.
뭐, 결국 루네가 예상했던 대로.
이 왕족 소녀께선 벌써, 에우드에게 상당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 말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