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200화 (198/264)

동생이 엮이면 피곤한 성격이 되는 남자가, 또다시 전투의 하울링을 울렸다.?200회

신비한 날200.

사실 모든 수인 여성의 발정기가 이렇게 엄청 큰일인 건 아니다.

아무리 맹수의 성질을 이었다 해도. 그래도 어디까지나 수인족이니까. 실제 늑대들과는 달리 그 범위나 효력이 적다.

그렇기에 주변만 조심하면 무사히 끝나는 일이 많다.

그러나 결국엔 이것도 절대적인 건 아니라.

몇몇 여성 수인들은 몸 상태나 감정 상태에 따라, 페로몬이 과하게 분비될 때가 있다.

그렇다, 바로 지금 키루미나처럼.

때문에 수인 파벌들은, 이런 사태에도 대비해 상호 지원 체계가 잡혀 있다.

예를 들어, 파벌 내 상대적으로 반응이 적은 수인 남학생이나, 여학생들이 폭주 학생을 막아준다던가.

혹여나 사태가 더 심해지면 다른 수인들도 뛰어와, 함께 방어선을 쳐 준다던가.

역시 수인의 본능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이니 말이다.

이때만큼은 파벌의 사이가 나빠도 서로 도와준다.

그 검은 사자 파벌조차도, 만약 지원을 요청했다면 인원을 보내줬으리라.

정 안되면 학생회나 경비 기사단의 도움을 받는다거나 할 수도 있다.

수년 전부터 다종족의 화합을 추진하고 있는 아카데미다.

때문에, 학생회도 그쪽 관련으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확실했다.

아예 수인 남학생들의 행동이 심해질 경우, 교칙을 통해 처벌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대비를 하고.

주의를 전하고, 처벌까지 내려도 말이다.

우다다다다-!

“사울드 보스! 5차 웨이브가 옵니다!!”

“음-!!”

“그르르르! 키루미나랑 만나게 해줘! 인사하게 해줘!”

“정정당당히, 아가씨를 만날 수 있게 네놈에게 승부를 부탁한다!”

“아가씨와 사귀고 싶어요!! 한 번만 얼굴을 보여주세요!!”

“사울드 네놈을 쓰러트리면 아가씨와 만나게 해주는 거냐?!”

“키루미나 아가씨, 저 징고가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아오오오오오올-!”””

지금도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에서 볼 수 있지 않은가.

결국, 올 수 있는 놈은 온다.

몸도 날래고 전투력도 높은데, 달과 페로몬으로 폭주- 취했기까지 했으니 어쩔 수 없을까.

그나마 오늘이 보름달이 아닌 게 천만다행이었다.

“-이 상도덕 없는 개새끼들이!”(사울드)

“““꾸에에에에엑-!!”””

“사울드 보스, 다 밟아버려요!”

“아주 뇌가 X에 지배당하고 있어, 이 남자들은!”

“떼어내! 떼어내!”

사울드의 일격에, 방어선을 구축한 여학생들이 “우오오!”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보다시피.

이 아카데미의 수인 중, 사울드와 대등하게 자웅을 겨룰 수 있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설령 중견급 수인족 파벌 ‘전원이 온다 해도’, 대부분이 사울드의 선에서 정리된다. 때문에, 뚫릴 위험은 전혀 없다.

괜히 사울드가 키루미나와 함께, 고향에서 신동 남매로 여겨진 것이 아니다.

이 남매는, 수인족 학생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강한 이들이었다.

참고로 랜퍼스와 사울드를 제외한 남학생들은, 모두 기숙사에 돌아가 있다.

페로몬 때문에, 근처 동료들에게 가장 먼저 자극이 들어가니까.

그걸 방지키 위해 미리 철수시킨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사울드와 랜퍼스만이, 키루미나에게 반응하지 않는 수인 남성이었다.

사울드는 키루미나의 오빠이기에 당연했고.

랜퍼스는 키루미나와 항상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페로몬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너무 동생 같아서, 이젠 이성으로 못 본다는 게 사실이겠지.

그리고 여전히 바깥에서 패싸움 소리가 들려올 때였다.

덜컹.......

세 사람의 뒤에 있던 방문이 살포시 열렸다.

“우으으으....... 머리 아파.......”

“아가씨, 일어났어?”

““키루미나 아가씨!””

“랜퍼스 선배....... 아루메루....... 응, 밖이 시끄러워서 깨버렸어.......”

잠옷을 꼭꼭 껴입은 키루미나가, 멍한 얼굴로 방에서 나왔다.

방문이 열리자, 수인족 특유의 페로몬 냄새가 팍 전해졌다.

이성을 취하게 하는 냄새라 해야 할지.

일반적인 인간족이나 엘프, 드워프 같은 종족들은 맡지 못하는 냄새다.

만약 이게 퍼진다면, 밖에 있는 수인 남성들이 또 난리를 칠 테지만.

현재는 아지트 밖으로 냄새가 안 나가도록 밀폐를 확실히 해놨다. 방에서 나와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키루미나는 평소엔 꽤 성깔 있고 도도한 얼굴인데.

지금은 정말 새끼강아지처럼 얌전했다.

아 물론, 에우드 앞에서는 항상 새끼강아지 모드다.

그리고 키루미나는 볼을 붉힌 채 잠깐 멍하니 있더니.......

“에우드 보고 싶어. 쓰담쓰담 받고 싶어....... 꼬리 꼭꼭 만져달라고 하고 싶어.......”

““어머어머.””(아루&메루)

“키이이이잉....... 에우드, 에우드, 에우드, 에우드........”

역시 이 아가씨, 신비한 날 때문인지 약간 이성을 놔버렸다.

제정신이면 대놓고는 못 할 말을 팍팍 내뱉는다.

“미안해, 아가씨. 진정될 때까지는 아지트에 머물고 있어. 나가면 또 애들 자극받을 테니까.”

“조금만 참아요, 일주일 정도면 아마 끝날 거예요!”(아루)

“아 9일 정도까지 갈 수도 있지만. 그, 그래도 에우드군이랑은 그 뒤에 만나도 돼요! 에우드군은 안 도망갈 거예요!”(메루)

푸른 늑대 수인들의 발정기는 보통 4일~10일.

4일인 경우는 좀 드물고, 평균적으론 일주일을 간다.

키루미나의 경우, 앞선 2년은 각각 일주일과 9일간 지속되었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진 않으리라.

“흐이이이...... 요즘 계속 도망간 건 나였는데에에에.......”

에우드에 대해 미안한 일이 있는지.

키루미나는 시무룩해져서, 아루&메루를 꼭 안았다.

“어쨌든 아가씨 결석에 문제없게, 아루니는 내일 교수님들한테 돌면서 키루미나 아가씨 일 좀 전해줘.”

“응응.”

“메루니는 학생회에 가서, 키루미나 아가씨의 출석 인정서도 확실하게 받아와야 해. 수인들의 습성으로 인한 결석은, 그래도 출석으로 쳐주니까. 잊을 수 있으니, 메루니도 내일 바로 하자.”

“알겠어알겠어.”

랜퍼스의 지령에, 아루&메루 둘 다 착실히 답한다.

그래도 며칠간 계속 이런 식인 건 아니다.

폭주하는 건 키루미나의 페로몬에 ‘직접 영향을 받은’ 오늘뿐.

그렇기에 다들 자고 일어나면 진정될 테고,

키루미나가 강의에 안 나가는 내일부터는, 딱히 문제가 없으리라.

오늘만 넘어가면 웬만큼 일단락된다.

물론 한동안 다른 푸른 늑대 남학생들은 아지트에 들어오지 못하지만.......

그건 낮에 이미 이야기를 끝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

“혹시 모르니까 나는 계속 지키고 있어야겠네....... 흐아아암.”

랜퍼스는 지옥 기간 중 쌓인 피로로 하품을 했다.

“우오오오! 키루미나! 오빠가 지켜주마아아!”

사울드의 포효가 한 번 더 들려온다.

“.......칫.”

그러자 새끼강아지 같았던 키루미나의 표정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결국, 사울드의 포효를 못 버틴 키루미나는, “에우드, 에우드, 에우드.......”라고 중얼거리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신비한 날이든 뭐든, 남매의 골은 여전히 깊다.

* * *

그리고 여러 곳에서 파란이 흐르고서, 바로 그다음 날.

“끝났다-!!”

“끝났어요-!!”

드디어, 아카데미의 지옥 기간이 완전한 끝을 맞이했다.

짝짝짝!

신학관의 내부 복도, 강의실의 후문 앞.

시험을 모두 마친 에우드와 프란시느는 서로 손뼉을 짝짝! 쳤다.

조금 경망스러웠을까.

그래도 너무 소란스럽지 않게 얌전히 한 번 더 짝!

마지막 신학 시험은 어려웠지만, 그래도 엄청 문제는 없었을까.

“프란시느 말대로 ‘시험범위 내에서 아는 건 다 적어보기’를 한 게 효과가 컸어요.”

“에헤헤, 머리에 엄청 집어넣고, 또 집어넣은 걸 다 쥐어짜면서 공부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저도 역시 지치네요.”

“머리 아파요......”

공부는 ‘넣는 것’. 시험은 ‘꺼내는 것’이라고 하던가.

그리고 오늘 시험을 볼 때까지, 에우드와 프란시느는 엄청난 속도로 그 둘을 반복했으니 말이다.

방금 시험에서도 모든 걸 불태운 덕에, 둘의 피로는 상당했다.

뭐가 됐든 그만큼 에우드도, 시험 결과 자체엔 그리 걱정이 없었다. 노력한 만큼 썼고, 크게 틀린 건 없었다.

이 이상은 채점이 잘 되길 기도하는 게 맞겠지.

이로써 신학 시험까지 모두 종료.

이번 주는 모든 강의가 시험으로 대체되어 있기에, 다른 강의도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

강의실에서 나오는 학생들도 모두, 저마다 한숨을 쉬며 표정이 풀려 있었다.

......한숨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겠다만.

지옥 기간이 끝난 지금은, 거기까지 따져서야 넌센스.

으레 시험 결과란, 성적표가 나올 때까지 미뤄두는 게 마음이 편하다.

이런 마음은 다들 비슷한지. 이미 신학관 곳곳에선 오늘 어딘가 놀러 간다거나.

기숙사에서 전력으로 휴식을 취한다거나 등등.

학생들 저마다의 계획이 들려오고 있었다.

물론 에우드 쪽도 다를 건 없다.

근 2, 3주를 고생한 만큼, 이젠 좀 쉬고 싶었다.

마침 또 오늘과 내일은 지옥 기간 후 주어지는 휴식의 기간.

대부분 학생이 강의에 나가지 않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날이었다.

그렇게, 에우드와 프란시느가 기숙사로 향하는 중이었다.

학생회관과 정원탑의 사이에 들어설 때쯤, 오랜만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장, 두 장, 세 장...... 으으음, 좋아! 사유서 총 일곱 장! 다 받아왔어!”(메루)

“교수님들한테도 다 말하고 왔어.”(아루)

“좋아, 맛있는 거 사서 바로 아가씨한테 돌아가자.”(메루)

“역시 고기인가. 고기 꼬치 파는 데로 갈까?”(아루)

아루니와 메루니의 목소리였다.

“아루, 메루!”

“-응?! 와, 에우드군이다!”(메루)

“에우드, 에우드네요! 프란시느도!”(아루)

“안, 안녕하세요, 아루메루......!”

아루니와 메루니는 오랜만에 본 게 반가운지, 귀를 쫑긋거리며 꼬리를 붕붕 흔들어줬다.

둘이 서로 같은 방향으로 꼬리가 흔들리는 게, 보는 재미가 있었을까.

“둘 다 시험은 끝났나요?”

“저희는 지옥 기간이 어제 끝나서요!”(메루)

“오늘은 이제 시험이 없었어요. 두 분은 다 끝났어요?”(아루)

“방금 프란시느랑 같이 시험 보고 돌아오는 길이에요.”

“저, 저희도 이제 다 끝났어요.”

저번에 키루미나에게 들을 때만 해도, 랜퍼스에게 특강을 받고 있다 했는데.

그래도 아루메루 또한 무사히 지옥 기간을 잘 넘긴 모양이다.

에우드는 곧바로 주변을 둘러봤다.

“키루미나는, 혹시 오늘은 같이 안 다녔나요?”

최근 계속 보지 못한, 푸른 늑대 아가씨를 찾기 위해서였다.

저번에 그런 식으로 헤어져 버렸으니 말이다.

그러자-

“키루미나 아가씨라면 어제부터 신비-흐급!”

“아가씨는 어제부터 몸이 안 좋아서요......! 오늘은 휴식 기간이기도 하니, 아지트에서 쉬고 있어요!”

메루니가 말하는 것을, 아루니가 재빨리 가로막았다.

곧, 입이 막힌 메루니도 눈을 빤짝 뜨더니, 고개를 붕붕 끄덕였다.

“신비?”(프란시느)

“키루미나가 몸이 안 좋다고요?”(에우드)

““네, 넵!””(아루&메루)

‘신비’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만......

그래도 그 건강 가득한 키루미나의 몸이 나빠지다니.

“그럼 혹시 키루미나 시험은-”

“시험은 다행히 다 치시고 몸이 나빠진 거라서요.”(아루)

“어제 미궁 이론까지 전부, 문제없이 다 치셨어요!”

“그건 정말 다행이네요......”

불행 중 다행인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시험이 끝나고 긴장이 풀려서 아프게 된 걸까.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에우드는 묘한 짐작을 해버렸다.

‘......설마?’

만약 저번 도서관 사태-

그때 스트레스가 너무 쌓인 상태에서 시험을 보다 보니, 체력이 다 돼 쓰러졌다던가.......

음. 충분히 있을 법한 얘기다.

자고로 생명의 몸 상태는, 언제나 정신과 직결되는 일이 많다.

‘애초에 날 진정시켜주려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꼬리를 만지게 해준 것부터 시작된 일이니까.’

그렇다면 역시 에우드에게도 책임이 있겠지.

.......물론 이 도련님.

오늘도 또 전제 조건부터 헛발질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알아챌 턱이 없었을까.

“괜찮을까요, 키루미나....... 맞아, 혹시 제가 병문안을 가도 될-”

““지금은 안돼요!!””(아루&메루)

“그, 그건 안돼요, 에우드님!”(프란시느)

“응?! 프란시느도요?!”(에우드)

“아으으.......”(프란시느)

병문안 얘기를 하자마자, 아루&메루와 함께, 프란시느까지 에우드를 말렸다.

“아가씨가 엄청 상태가 나쁜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지금 오면 또 사울드 오빠 때문에 큰 문제가!”

“아, 그것도 그렇겠네요.”

조금 침울해지는 에우드였다만. 사울드를 생각하자 바로 납득.

저번 일도 그렇게 끝났는데.

만약 병문안을 간다고 찾아갔다간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하지만 역시 에우드도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사소한 뭔가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에우드는 서둘러 가방을 열어, 뭔가 줄 만한 게 없는지 찾아봤다.

처음 발견한 건 티아나 표 포션 사탕 병.

하지만 내용물이 이미 절반도 남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사탕 병. 그것도 사실상 먹던 것을 주는 건 예의가 절대 아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두 병의 새 포션이었다.

“이거라도 키루미나한테 대신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

에우드는 청량감 넘치는 푸른색 포션을 두 개 꺼내, 아루&메루에게 건넸다.

““포션!””

아루&메루는 에우드가 준 포션을 기쁘게 받았다.

포션으론 독은 몰라도 병까지는 치료할 순 없다만.

그래도 체력은 확실히 보충시켜주니까. 에우드로선 좋은 선택이다 싶었다.

“혹시 둘째 누나분이 만든 건가요? 과일맛!?”

“저번에 키루미나 아가씨가, 누나분의 과일맛 포션 맛있었다고 했어요!”

“티아나님의 과일 포션은 맛있죠.......!”

““역시!””

“아, 사실은 그게.......”

에우드는 아루&메루의 기대감 넘치는 눈에, 멋쩍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해요. 방금 드린 건 누나의 과일 포션은 아니고, 제가 만든 거예요.”

“에우드가?!”

“에우드군이?!”

“아......! 최근에 에우드님이 틈틈이 만드시던 포션이군요.”

“네, 그래서 맛은 감초맛 밖에 안 나요. 과일 포션은 배합이 정말 복잡해서.”

에우드는 티아나에게 연금술을 배웠으니 말이다.

지식도 어느 정도 있었고,

때문에, 에우드도 가끔 포션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티아나처럼 효과가 다양한 포션까진 못 만든다.

지금 준 것처럼, 단순 피로회복 포션이나, 간단한 해독 포션 정도일까.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이다.

에우드는 주고 나서야, 차라리 티아나의 포션을 주는 게 나았다 싶었다.

‘으으음...... 그래도 사실상 문안 선물이기도 한 건데.......’

혹시나 싶어 가방을 한 번 더 뒤지자- 다행히 티아나의 과일 포션이 하나 남아있었다.

어제 공부 열심히 하라고 티아나가 주고 간 포션이었다.

“다행이다...... 역시 티아나 누나가 만든 과일 포션으로 드릴게요. 제 포션이, 솔직히 선물로 줄 만한 완성도는 아니-”

그러자 에우드의 말에 쌍둥이가 고개를 붕붕 가로저었다.

“딱 좋아요!!”(메루)

“응!?”

“이펙티브! 이펙티브! 이펙티브!”(아루)

포션 두 병을 서로 꼬옥 손에 쥐고, 절대로 돌려주지 않으려 한다.

아깐 그렇게 눈을 밝히던 과일 포션마저 무시할 정도였다.

사실 아루&메루에겐 어쩔 수 없었을까.

에우드가 준 포션.

그것도 에우드의 수제 포션이지 않은가.

키루미나 아가씨의 선물로, 이것만큼 제격인 것이 없었다.

어제부터 에우드를 보고 싶다고 난리였으니까.

에우드 수제 포션을 주면, 키루미나도 기뻐하겠지.

‘신비한 날’인 이상 에우드를 직접 보는 건 위험하니, 이렇게라도 키루미나를 달래주자 싶었다.

“절대 안 돌려줄 거예요!”

“꼭 아가씨한테 드릴 거예요!”

상상 이상의 열렬한 반응에, 에우드는 자기가 다 부끄러워져 버렸다.

그리고 에우드와 쌍둥이가 포션으로 투닥투닥하던 사이-

“아무리 그래도 에우드님의 마음씨까지 막으면 안되겠죠.......”

프란시느는 셀레나의 당부를 떠올리며 살짝 고민했다.

......일단은 세이프라고, 프란시느는 내심 판단을 내린다.

“그럼 최소한 이 과일 포션도 같이 가져가주세요......! 티아나 누나 꺼라 효과도 좋으니까요.”

“아, 에우드님. 저한테도 티아나님이 어제 주신 포션 두 개 남아있어요. 방금 건 키루미나님한테 주고, 아루메루는 이걸로.”

““과일맛도 주시는 건가요?!””

아루&메루는 에우드와 프란시느가 챙겨주는 과일 포션에, 한 번 더 눈을 반짝였다.

쌍둥이 늑대 소녀들이 기뻐하는 것만으로도, 둘 다 절로 미소가 나와버렸을까.

티아나도 이걸 봤다면, 흡족히 웃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어서 이야기를 마저 나눈 후. 네 사람은 다시 각자의 발걸음을 이었다.

* * *

그리고 얼마 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