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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199화 (197/264)

이 왕족 소녀, 와이즈도 여전히 무서워한다.?199회

신비한 날199.

에우드는 와이즈에게 쉿 표시를 전했다.

육포도 하나 더 입에 물려준다.

육포를 문 와이즈는, ‘이 여자 또 이러네.’라는 표정으로 부리를 꼭 물었다.

그래도 일부러 겁을 주거나 하는 애는 아니라서. 와이즈는 자신의 울음소리가 안 들리도록 조심했다.

그런데 참. 누나들이나 파벌 멤버들한테는 매번 귀여움받은 와이즈인데.

그뿐만 아니라, 포에닉스 저택 여성진의 애정도 팍팍 받았고.

‘투구의 난쟁이’로 활동하던 시기엔, 그야말로 포에닉스 헌터대의 비밀 마스코트였다.

덕분에 이렇게 식겁하는 건 에우드도 신기했을까.

솔직히 괴조 모드면 몰라도, 지금 와이즈는 꽤 귀여운 외모인데.

“혹시, 부엉이를 무서워할 만한 일이 있으셨던 건가요?”

[“.......”]

어지간히 트라우마가 없으면, 이런 반응은 안 나오니 말이다.

그리고 체르니는 몇 초 정도 침묵하더니-

[“.......어렸을 적에. 아마 네 살 정도였던 거 같은데. 왕궁의 숲에서 부엉이들한테 습격당한 적이 있어서요.”]

“와앗.”

과거 저녁쯤에 놀던 중, 다섯 마리의 부엉이에게 일제 공격당했다고.

나무 근처에서 놀면서, 둥지를 잘못 건드렸다가 일어난 일이라 한다.

다행히 부엉이들은, 와이즈 같은 몬스터들은 아니었고. 위험도 배정이 안 된 일반 부엉이었던 모양이다.

물론 일반 부엉이도 ‘맹금’에 해당하기에. 어린아이에겐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바로 구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너무 불편해요.......”]

하긴 그 나이 때 머리에 새겨졌으면 어쩔 수 없을까.

“그래도 계속 이 상태인 건 문젠데.......”

[“저, 저도 알고 있지...... 만요.......”]

체르니도 차마 따질 말이 없는지 말꼬리를 흘렸다.

이번 일은 체르니에게 ‘어떤 마수’. 즉, 암살이나 그 외 위협이 올 수 있다고 판단하여, 그 대비를 위해 시작된 거다.

그렇기에 만약-

“극단적으로 말이죠, 혹시 모를 습격자가 부엉이를 이용하는 쪽이라면.”

[“.......읍.”]

“거기에 벌벌 떨다가, 그대로 당하실 순 없잖아요. 제 보호는 필요 없다고 하실 정도인데. 만약 그런 어이없는 방식으로 당하면 더 웃긴 상황이라고요.”

[“당, 당신은 매번 말이 가차 없으셔요!”]

“체리니아님이 아니라 체르니 선배로 대해달라 하셨으니까요.”

[“그렇긴하죠.......”]

물론 그런 일을 막기 위해, 에우드가 의뢰를 받아들인 거다.

또 듣기론, 루네도 여러모로 체르니를 보호하고 있다곤 하다만.

그래도 그저 낙관할 수는 없다.

부엉이를 이용하는 암살은, 에우드도 아직 들어본 적 없다만.

그래도 모든 경우의 수는 둬야 하지 않을까.

‘곤충’을 다루는 놈도 있는데. 부엉이라고 못 다룰까.

애초에 부엉이를 다루는 사람이, 바로 여기 있지 않은가.

여기까지 오는데 여러 트러블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에우드는 체르니의 보호를 위해, 계속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일단, 하나하나 해나가는 게 좋다고 봐요.”

하지만 에우드라고 체르니를 너무 괴롭히듯이 할 생각은 없다.

에우드도 잘 알고 있다.

트라우마는 보통 오래 가는 게 아니다. 별거 아닌 것도 평생 가는 일도 있다고 하고.

에우드는 아예, 지금도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트라우마에 대해선 다소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싶었다.

“우선은, 와이즈를 한 번 만져보는 것부터 하시는 건 어떤가요?”

[“하, 하지만......”]

와이즈도 대화를 듣곤, 에우드의 머리 위에서 내려오더니 말없이 날개를 휙 펼쳤다.

‘언제든지 만져도 돼.’라는 근엄한 표정이었다.

역시 프로 반려 마수. 스킨쉽에는 어느 정도 관대하다.

뭐, 와이즈의 관대함에 반비례해, 체르니는 안절부절못했지만.

회중시계 통신 마법 너머다만. 꽤 고민 가득한 게 느껴진다.

“괜찮아요. 와이즈는 함부로 사람을 공격 안 해요.”

[“그, 그런가요.......”]

“네, 저랑 몬스터 빼고.”

[“으응?!”]

“구우우우!”

[“힉!”]

“얌마 와이즈, 쉿이라니깐.”

와이즈, 위험도 A의 괴조.

물주한테는 부리 어택, 날개 어택, 심지어 날아 차기까지 선사해주는 망할 놈이다.

와이즈는 뭐 그리 당당한지. 왠지 의기양양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에우드는 그런 와이즈의 머리를 조금 거칠게 쓰다듬었다.

“아. 생각해보니, 아예 지금 와이즈를 그쪽으로 날려드릴 순 있는데요. 말은 잘 들어서,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예요.”

[“제발제발제발, 그건 하지 말아주세요......!”]

체르니는 식겁하며 에우드를 말렸다.

와이즈 야간 퀵 배송은 언제든 서비스된다.

“일단 하나씩 해결해보도록 하죠.”

[“우웃....... 넵.”]

체르니는 마지 못 해 하면서도, 결국 인정하듯 그걸 받아들였다.

조금 뒤, 아지트 건물 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에우드님, 혹시 여기 계신가요~”

프란시느였다.

프란시느는 신학 공부 도중 너무 피곤해, 20분 정도만 눈을 붙인다고 했는데.

회중시계의 바늘을 보니, 말했던 것보다 약간 일찍 일어난 듯하다.

덧붙여, 오늘은 누나들도 다른 멤버들도 아지트에 없다.

다들 지옥 기간이 낮에 다 끝났으니 말이다.

에우드와 프란시느의 공부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지금은 모두 기숙사에서 쉬는 중이었다.

“체르니 선배, 그럼 내일 또 이 시간에 통신 드릴게요.(소근소근)”

[“네?! 으아, 저기, 아으.......”]

“바로 받으시고요.(소근소근)”

[“.......넵!”]

어째, 체르니는 약간 아쉽다는 듯 목소리를 냈다만. 이내 바로 알겠다고 답한다.

“안 받으면, 바로 찾아가서 뺨을 잡아당기거나, 아예 와이즈를 보내버릴 거예요.(소근소근)”

[“잠깐잠깐잠깐! 에우드 당신 진짜-”]

뚝!

체르니 쪽에선 뭔가 더 말하려 한 것 같았다만.

프란시느가 다가오는 소리에, 에우드는 어쩔 수 없이 회중시계를 덮었다.

덜컥-

“-에우드님, 역시 여기 계셨군요.”

프란시느가 아지트 후문을 열고, 정답을 찾았다는 듯 밝게 웃었다.

“잠깐 와이즈랑 바람 좀 쐬고 있었어요.”

“와이즈도 있었군요!”

“구우우우.”

아까보다도 피곤한 티가 훨씬 가신 걸 보니, 15분 수면이 꽤 효과가 컸던 모양이다.

프란시느는 곧바로 에우드에게 와이즈를 받아 품에 안았다.

“에우드님, 이제 막판 스퍼트 가기로 하죠.”

“역시 쉬다가 하려니 또 지치네요......”

“너무 쉬면 마음이 해이해져요! 그래도 시험은 내일 아침이니까, 남은 시간에 마무리 공부를 하고, 머리를 식히- 읏......!”

“.......응? 프란시느?”

프란시느가 열심히 말하던 중 말이 끊기길래 뭔가 했더니.

뒤뜰에 놓여있던 목검에 눈이 간 듯하다.

최근 몸을 많이 못 움직였으니까. 슬슬 근질근질한 걸까.

하지만, 받아줄 수는 없습니다.

머리를 식히겠다고 목검을 쥐었다간, 프란시느는 분명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이겠지.

에우드는 리더로서 그걸 묵인할 순 없었다.

“시험 끝나고, 시험 끝나고.”

“으에에에, 유효타 내고 싶어요......”

“아니, 누구한테요?!”

“그냥 여러 가지로........”

“여러 가지!”

이 유효타 중독자의 금단현상이 도지기 전에, 빨리 내일 시험이 끝나야 하리라.

그때였다.

-아오오오오오오올!

““.......?””

멀리서, 꽤 멀리서 늑대의 울음소리 같은 게 들려왔다.

근처는 아니고, 아마 적어도 20분 이상 걸릴 거리일까.

“하울링이네요? ......푸른 늑대일까요?”

“그럴 확률이 높긴 하겠네요.”

프란시느의 말대로. 예전에 푸른 늑대 파벌에게서도 들은 하울링이었다. 약간 다르긴 하다만.

이후 하울링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몇 차례 더 반복됐다.

에우드도 늑대 수인들의 습성을 다 알진 못하니 말이다.(게다가 그것 때문에 이번에 크게 데였고.)

혹시 뭔가 일이 생긴 걸까.

‘설마, 사울드 선배랑 관계되어 있다던가......!’

가뜩이나 키루미나는 저번 일에도, 사울드가 엮인 걸 알아챘었는데.

혹시나 또 그 남매에게 일이 생겼나 싶어, 에우드는 마음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사실 아카데미에 하울링을 할 수 있는 수인은 그들만이 아니긴 하다.

푸른 늑대만큼 세력이 큰 건 아니지만, 여러 개과 수인 파벌은 자주 볼 수 있었다.

분명 금색 개 일족, ‘골드리트’와, 흑백 늑대 일족, ‘모노팽’이 대표적이었던가.

조금 뒤 하울링은 점점 줄어들었다.

에우드와 프란시느도 별일은 아니겠다 싶어, 함께 아지트로 다시 돌아갔다.

에우드는 머리에 넣은 게 또 빠져나가지 않도록, 최대한 꾹꾹 집어넣을 준비를 한다.

* * *

그리고- 같은 시각 푸른 늑대의 아지트.

“저번부터 살짝 이상하다 싶긴 했는데, 완전히 까먹고 있었어.......”(랜퍼스)

“그니까 말야, 오빠.......”(아루니)

“그나마 다행히, 아가씨도 이제 지옥 기간은 끝났고.”(메루니)

랜퍼스는, 녹음 가득한 아지트의 2층에서 힘 빠진 한숨을 쉬었다.

그 옆에는 그의 동생들, 아루니와 메루니 또한 지쳐서 한숨.

대다수의 학생처럼 오늘 지옥 기간을 마친 삼남매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엔 개운함보단 난감함이 더 드러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난감의 이유는-

“키루미나 아가씨, 하필 발정기가 터지다니.......”

푸른 늑대 일족의 아가씨.

키루미나 아즐볼프의 발정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오빠, 말 조금 예쁘게!”(아루)

“이럴 땐, ‘신비한 날’이라고 말해주는 거야!”(메루)

“아, 거참 이 동생들은 너무 따지는 게 많- 아니다. 신비한 날이라고 하자......”

아루&메루의 말에 따지려던 랜퍼스는, 곧바로 그걸 관뒀다.

얼마 전, 검은 사자의 테르미에게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다고 따진 랜퍼스니까.

이래서야 자신도 별반 다를 거 없다 느낀 거다.

아즐볼프의 발정기는 일반적으로 15세부터 시작한다만.

키루미나는 신동이라 불리고, 그 성장도 남달랐기 때문일까.

이미 12세부터 조금씩 기미를 드러냈었다.

그래도 지금까진 발정기 증상이 크진 않았다.

아마 키루미나가 남성 수인에게 관심 없는, 정확히는 트라우마 비슷한 걸 가졌기 때문이었겠지.

‘남성을 유혹할 생각조차도 안 하고 있었기에’, 발정기 자체가 크게 안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 파벌 전원, 며칠 전까지도 크게 걱정을 안 했고.

하지만 막상 키루미나의 발정기가 오자,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발정기 증상이 상상 이상으로 심했다.

이제까지와 달리 페로몬이 엄청나게 강력해졌다.

지옥 기간 중 터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정확히는 오늘. 마지막 시험인 미궁 이론 시험을 치던 중 상태가 가속되기 시작했다만.

덕분에 키루미나의 몸에도 열이 늘어나고, 약간 이성을 놓을락 말락 하기까지.

넘쳐나던 전투력도 크게 감소했다.

지금은 키루미나도 열을 식히기 위해, 아지트 방에서 차가운 베개를 꼬옥 안고 자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 낮에 페로몬이 꽤 퍼져 버린 탓인지......

“아오오오오오올-”

“““아오오오오오오올!”””

퍼어어어어억!!

콰아아아아아아앙!!

“흠, 또 시작했군.”

“사울드 오빠, 대단하네. 안 지치는 거 같아.”

“아, 방금 큰 거 한 방 먹였나 봐.”

수인의 본성을 자극하는 달이 뜨면서,

골드리트와 모노팽 파벌 멤버라던가.

그 외 여러 크고 작은 개과 수인 파벌 등등-

키루미나의 페로몬을 맡은 개과 수인 남학생들이, 차례차례 아지트로 도전해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일종의 폭주일까.

정확히는 술(달과 페로몬)에 취한 상태.

사고에 필터링을 거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하필 오늘 미궁 이론이 ‘모든 수강생’이 모이는 시험이었으니까.

‘헬 제시카’가 아닌, ‘앨림 교수’의 강의는, 수인족들이 많이 듣는 미궁 이론.

시험장도 넓다 하지만 결국 밀폐된 공간이다.

페로몬 내성이 낮은 학생들은 더욱 영향을 받기 쉬웠겠지.

그리고 그런 폭주 학생들을 최전선(아지트 입구)에서 막는 것이, 바로 사울드와 푸른 늑대 여학생들이었다.

얼마 전 ‘꼬리 사건’으로 남매의 골이 수십 배는 더 깊어진 지금. 사울드는 오빠로서 상처투성이로 방어에 전념하고 있었다.

“내 여동생에게 다가가려 하다니, 수백 년은 이르다!!”

“““커허허허허허헝-!!”””

.......먼저 오해가 없도록 정확히 말하자면.

사울드의 상처는 지금 생긴 게 아니다.

꼬리 사건 이후 키루미나가 마주칠 때마다 무차별 공격을 해서 상처가 쌓이던 것뿐.

딱히 수인들에게 당하진 않았답니다.

“그런데 이번 해에 키루미나 아가씨의 증세가 갑자기 심해진 건.......”

““.......””

랜퍼스와 아루&메루가 서로를 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에우드군 때문이겠구만.”

““그거밖에 없지.””

아마 에우드의 존재로 자극을 받은 거겠지.

이제까지와 다르게 관심 있는 남성이 생겼기 때문에, 페로몬이 과하게 나온 거다.

랜퍼스와 아루&메루는, 아지트의 방문 앞에서 한숨을 내쉬어버렸다.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생겨서, 발정기가 과하게 와버리다니.......

거참 피곤하면서도 달달한 이야기지 않은가.

입안에서 사탕이 와수수와수수다.

그래도 랜퍼스와 아루&메루로서는, 드디어 키루미나가 남자에게 관심이 생긴 거니까. 좋은 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만.

최근엔 각 종족 문화도 점점 오픈되는 시기.

수인들 사이에 인간 문화 붐도 일고 있을 정도고.

아예 키루미나가 이대로 ‘10대 귀족 도련님’을 남편감으로 데리고 오면-

‘그건 그거대로 좋아......! 푸른 늑대의 앞날이 창창할 게 분명하지. 유그라시아 10대 귀족. 그것도 황금의 기사 가레스와 사돈을 맺는 푸른 늑대 일족이라......! 크으.......!’

잘만 하면!

이번 세대의 푸른 늑대가, 수인 대족장의 자리까지 넘볼지도 모른다!

차기 족장 사울드의 최측근인 랜퍼스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랜퍼스는 이런 기회주의적인 생각도 틈틈이 놓치지 않았다.

“후후후.......!”

“키루미나아아아아-!”

“......하아.”

......뭐, 저 사울드 아즐볼프가 동생 연애에 가만히 있겠냐 만은.

“오빠, 왜 그래?”(메루)

“피곤해?”(아루)

“응, 저 망할 친구놈 때문에 피곤해.......”

“아오오오오오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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