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192화 (190/264)

“으웨에엥! 오라버니, 얘 너무 무셔어어! 부엉이도 무셔어어어!”?192회

그림자와 도둑192.

“흐에에에엥......”

“아니, 저, 저기.......”

“크에에에엥......”

주황빛 머리 소녀의 훌쩍임에, 에우드도 당혹스러웠을까.

대체 이게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건지.

가방을 훔치길래 쫓고, 노트를 받기 위해 한 번 더 쫓고.

그렇게 고생 끝에 겨우 잡았는데.(반쯤 어부지리지만.)

정작 도둑이라 생각했던 후드는 노트 주인 본인이다.

뿔테 안경이 완전히 흐트러진 건 신경도 못 쓰고 있다.

안경 아래로는 눈물이고 콧물이고 다 범벅이 되었다.

이건 칠칠치 못하다 해야 할지. 아니면 안쓰럽다 해야 할지.

와이즈 또한 대치하려던 파밀리어들이 안절부절못하는 것에 어리둥절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에우드에게 틈도 안 주던 파밀리어들인데.

어느새 느낌이 팍 달라졌다.

“-체르니 언니, 부엉이 무서워해요.”

그러자, 에우드가 잡은 소녀가 사정을 설명하듯 말했다.

주황빛 머리 소녀의 이름은 체르니라고 하는 걸까.

“아, 그, 그러니?”

“쿠루루입니다.”(꾸벅)

“......너, 파밀리어 맞지?”

“네. 파밀리어예요. 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

“아, 으응. 우와......”(꾸벅꾸벅)

가면의 파밀리어들과 동류인 소녀-

파밀리어 쿠루루의 꾸벅임에 에우드도 무심코 감탄하며 함께 꾸벅꾸벅했다.

아까도 에우드에게 말을 걸긴 했다만.

정말로 파밀리어와 의사소통이 될 줄은 몰랐다.

곧, 에우드는 자신이 체르니 위에 올라타고 있음을 깨닫는다.

쿠루루를 잡은 채로 서둘러 옆으로 빠졌다.

팔을 압박하던 리퀴드 팽도 슬쩍 치웠다.

그냥 도둑이었다면 계속 제압했겠지만. 뭔가 오해와 사고가 겹친 것 같으니까.

게다가 여성 위에 쭉 올라타고 있는 건 절대 매너가 아니다.

그리고 한쪽 팔에 겨우 자유를 얻은 체르니는-

“-!!”

“쿨쩍쿨쩍.......!”

“아.”

갑자기 뭔가 하나 싶더니 양손으로 눈물을 벅벅 닦았다.

그러자 가면의 파밀리어들도 호다닥 다가온다.

에우드는 얘네도 뭔가 하나 싶어 경계했지만.

똑같이 딱히 저지르는 일 없이, 체르니의 눈가를 손수건으로 닦아준다. 조심스레 체르니의 상반신도 일으켜주고.

아무래도 복장만 집사&메이드 분위기가 아닌 건지.

포에닉스 메이드들이 떠오를 만큼, 꽤 잘 돌보는 분위기다.

“으에에엥, 고마워...... 오베론, 티타니아...... 크으응.”

“저기 괜찮으-”

“힉......!”

에우드가 조심히 부르자, 체르니는 히끅 놀라며 몸을 엄청나게 피했다.

이래서야 주객전도다.

아까까진 추격자와 도망자였는데.

이젠 아예 가해자와 피해자 느낌이다.

곧 와이즈가 에우드에게 날아오자, 체르니는 더욱 허둥지둥 동공을 떨었다.

가면의 파밀리어들은 그걸 가려주려는 듯이 팔을 붕붕 휘두른다.

분명 방금 쿠루루 말로는 부엉이가 무섭다 했는가.

“미안, 와이즈. 잠깐만 내 등 뒤에 있어 주라.”

“구우우우.”

와이즈는 불만스러워하면서도 에우드의 말에 따랐다.

에우드의 등에 오밀조밀하게 딱 붙어, 모습을 감춰준다.

체르니는 겨우 안도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체르니 선배....... 라고 하셨죠?”

“네에엡...... 훌쩍.”

“혹시, 노트 되찾으러 오셨던 건가요?”

“.......넵.”

정말로 노트 하나 갖고 이 사단이 일어났다는 것인가.

에우드는 무의식적으로 마른세수를 해버렸다.

“내일 일찍 제2 도서관에다가 분실물 신고를 하려고 했는데요.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으으, 죄송합니다.”

바닥에 주저앉은 체르니는, 아까 챙긴 노트를 꼭 품에 안았다.

그 와중 계속 파밀리어들에게 돌봄을 받고 있다만.

이젠 대충 얼굴을 다 닦아줬는지.

파밀리어들은 아이를 달래듯, 남성형- 오베론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여성형- 티타니아는 남은 흙먼지를 털어준다.

“그니까 그냥, 와서 돌려 달라고만 말씀해주셔도 됐었는데......”

에우드가 최대한 조심조심 말하는 것에, 체르니는 죄책감 가득한 표정이 되었다.

그때였다.

“얘, 에우드-! 어디 있어?!”(아나트)

“이쪽에서 아까 소리가 들렸는데요.......”(프란시느)

“티아나, 혹시 포션 중엔 눈 밝아지는 포션은 없어?”(셀레나)

“카밀라님 말로는 그런 포션이 개발되곤 있다는데...... 혹시 모르니 지옥 기간 끝나면 카밀라님한테도 편지를 보내봐야겠어. 막둥이-! 어디까지 갔어!?”(티아나)

“또 이상한 귀신 같은 게 튀어나오진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밤 무서워......”(드로와)

“.......아! 저기 멀리서 반짝이는 거, 와이즈 눈인 거 같아요! 벌써 에우드님을 찾은 모양이네요!”(플로라)

아무래도 에우드를 뒤늦게 쫓아 나온 모양일까.

아지트 방향 저 멀리서, 누나들과 포에닉스 멤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긴, 뒤도 안 돌아보고 뛰쳐나온 거니 말이다.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전력 질주였고.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바로 파악하진 못했으리라.

근데, “벌써 에우드님을 찾은 모양이네요.”라니.

“잠깐. 와이즈 너, 누나들 말 듣고 온 거였어?”

“구우우우!”

“이놈 웬일로 빠르다 했다.”

와이즈는 당당하게 날개를 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망할 부엉이 자식.

어쩐지 평소와는 다르게 능동적으로 움직였다 싶었는데.

처음부터 누님들의 명령을 받고 출발했던 모양이다.

도움은 됐으니 에우드도 불평은 말아야 할까.

뒤이어 에우드는 누나들을 부르려 했다.

그러자 체르니 쪽에서 엄청 식겁한 표정이 되었다.

훌쩍거리면서 양손을 허둥지둥한다.

“......?”

“그, 그게, 이 이상 사람 접촉을 늘리면 안, 안 돼서......!”

“뭐요?”

“히이익, 죄, 죄송해요.......!”

금세 에우드의 눈에 히끅 놀라 팔을 멈춘다만.

설마 다른 사람에게 더 들키는 걸 원치 않는 걸까.

에우드는 솔직히 이젠 당혹을 넘어 어이가 없었다만.

그때, 어디선가 또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너 그냥 잡혀도 상관없을 거라고 했잖아, 아하하하, 결국엔 잡힐 줄 알았어~!”]

“놀, 놀리지마요, 진짜.......!”

“어......?”

허공에다 대답하는 체르니를 보며, 에우드는 한 번 더 깜짝 놀랐다.

곧, 에우드는 ‘회중시계’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걸 알아챘다.

아까 넘어지면서 떨어트린 걸까. 체르니 옆에 회중시계 하나가 구르고 있었다.

확실하다. 통신 마법이다.

열차와 콜로세움에 설치된 것과 같은, 고위 매직 아이템임이 분명했다.

인간형 파밀리어와 마찬가지로 ‘말도 안 되는 난이도의 마법’.

-즉 지금 이 목소리야말로, 소녀의 뒤에 있는 엄청난 실력의 마법사일지도 모른다.

[“미안미안, 에우드. ‘체리니아’가 이 새벽에 소란을 피워서. 애가 좀 고집이 있는 애라.”]

“아, 넵.”

[“일단 오늘 밤은 체리니아를 놔주면 안 될까.”]

“잠, 잠깐만요, 그 이름은 좀......!”

“어? 체리니아라고요?”

회중시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얼떨결에 답함과 동시.

에우드는 ‘체르니’가 아닌 ‘체리니아’라는 이름에 반응했다.

그건 분명 포에닉스 저택에서 가레스에게 불렸을 때.

그때 에우드가 들은 이름이었다.

정확히는-

‘투구의 난쟁이’에게 온 의뢰 대상의 이름이었다.

(“에우드. 아카데미에 돌아가면, 학생 한 명 좀 지켜봐 주지 않을래?”)

(“학생이요?”)

(“......아, 일단 너보다 나이는 많지만. 내 기억이 맞으면 셀레나랑 동갑이었나. .....그리고 이건 내 친구가 투구의 난쟁이에게 부탁하는 의뢰야. 그러니까 부담 없이 거절해도 괜찮긴 한데.......”)

(“아버지 친구분이라면 꼭 들어야죠. 그런데, 대체 누구를 지키라는 건가요?”)

(“그게....... 델베르크의 막내 여동생이야.”)

(“......음? 아버지, 델베르크라 하시면-”)

(“그래. 유그라시아의 현왕이지.”)

(“!!!”)

(“그 녀석이, 투구의 난쟁이에게 자신의 막내 동생에 대해 의뢰를 해왔어. 의뢰 내용은-”)

가레스가 전해준 의뢰 내용은-

가레스의 친구인 ‘현왕 델베르크 오기스트 유그라시아’. 그의 ‘막내 여동생을 지켜봐 달라는 것.’

동시에, ‘혹시 모를 위협이 왔을 때 지켜달라는 것.’이었다.

곧 아카데미에 찾아올, 그 공주의 건을 포함하여 말이다.

그리고 그때 에우드가 들은 왕족 소녀의 이름은-

“설마, 체리니아 오기스트 유그라시아?!”

“호에에에에......!”

그렇다. 분명히 ‘체리니아’.

에우드도 얼굴은 몰랐다만.

그래도 본명만큼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아카데미에서의 비밀 유지 때문에, 가명을 쓰고 있다곤 들었긴 했는데.......

체르니는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들킨 것에, 더욱 식겁했다.

하지만 에우드도 더 혼란스러웠을까.

귀신인 줄 알았더니 도둑.

도둑인 줄 알았더니 노트 주인.

이젠 그 노트 주인이 의뢰 대상이란다.

뭐꼬 이게.

게다가 이번 의뢰는 아빠와 아들 간에 합의로, 누나들에게 알리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 지금 누나들도 이쪽에 오고 있다.

소리가 들려오는 정도를 계산하면, 한 30초 안으로 도착할 게 분명.

결국 에우드는 1, 2초간 생각을 반복하다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에잇......! 일단은 나중에 다시 만나죠! 누나들 오니까, 들키기 전에 빨리 가세요!(소근소근)”

“진, 진짜요?!(소근소근)”

“늦었으니까 돌아가서 바로 주무시고요!(소근소근!)”

“네, 네에엡!(소근소근!)”

지금은 놔주기로 한다.

들키면 에우드도 누나들에게 설명하기 복잡해진다.

게다가 셀레나와 티아나의 성격이라면, 절대 그냥 넘어가진 않을 테고.

잘못하다간 누나들에게 목검으로 투닥투닥당할 수도 있다.

방금까지 쿨쩍쿨쩍거렸지만 그래도 왕족인 사람이다.

심지어 정체를 감추기 위해 가명까지 쓴 상황이지 않은가.

에우드는 쿠루루에게서도 서둘러 손을 놓았다.

뭐가 됐든 에우드도 가방을 돌려받았으니까. 누나들에게 별다른 의심은 사지 않으리라.

[“에우드, 고마워~ 자, 그럼 오베론, 티타니아. 체리니아 좀 기숙사까지 옮겨줘~ 애 다리 힘 다 풀렸다.”]

[““(끄덕끄덕)””]

[“그리고 쿠루루는 소환 해제. 수고했어~”]

“넵.”

회중시계에서의 명령에, 가면의 파밀리어- 오베른이 체르니를 업는다.

티타니아는 체르니에게 노트를 받은 후, 떨어진 회중시계를 들었다.

이어서 돌아서더니, 에우드에게 둘 다 꾸벅꾸벅 인사.

정말 상상 이상으로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그리고 인형같이 작은 쿠루루는, 순식간에 ‘퐁!’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남아있는 건 마법이 과열되고 남는 특유의 잔향뿐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사태의 연쇄를, 에우드는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체르니와 가면의 파밀리어들이 순식간에 자리를 떴다.

아마 그 회중시계의 말대로라면 기숙사로 향했을 테지.

부스럭부스럭- 파밧!

“-에우드, 찾았다......!”

“에우드, 도둑은?! 조그만 것들은 어디 갔어?!”

조금 뒤, 셀레나와 티아나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차례차례 도착했다.

에우드는 자신의 가방을 보여주며 쓰게 웃었다.

“그게...... 미안, 놓쳤어. 가방은 찾았는데 갑자기 눈앞에서 퐁하고 사라져서.”

“놓쳤어?! 눈앞에서 사라져?!”(아나트)

“역시 아까 그 자그만 그림자들이랑 해서 전부 귀신이었던건...... 히이이이......”(드로와)

“으음, 혹시 파밀리어였을지도 몰라.”(셀레나)

“히이이..... 아! 그럴 수도 있군요!”(드로와)

“아, 응. 아마 그런 거 같아.”(에우드, 시침 뚝)

“어, 어쩌면 정말 다른 파벌의 장난질이었을지도 몰라요. 계속 주의해야 해요.”(프란시느)

귀신이 아니라는 말에, 드로와가 겨우 안도.

뭐, 놓쳤다는 말 빼곤 딱히 거짓말은 아니니까. 어색하진 말은 아닐까.

‘사람 한 명’이 껴 있다는 것 빼곤, 사실상 정답이니 말이다.

그사이, 에우드는 와이즈와도 무언의 눈빛을 주고받았다.

대충 비밀 좀 지켜달라는 의도였다.

와이즈는 구구거리면서, 팔에 안긴 채로 에우드와 함께 모르쇠인 척해준다.

에우드와 와이즈.

서로에게 매번 툴툴거린다만.

그래도 눈빛으로까지 대화가 가능한 사이다.

티아나와 셀레나는 어느새 달려오더니, 혹여나 다친 데 없나 싶어 열심히 동생 몸을 살폈다.

그리고 플로라는-

“.......으으음?”

조금 이상하다는 듯이 에우드와 주변을 둘러본다.

일단 모두가 오기 전에, 에우드는 주변의 물 마법 흔적은 지워놨다만.

그래도 괜히 불안했을까.

플로라의 눈썰미는 상당하니 말이다.

“이상하네........”

플로라는 푸른 머리칼을 찰랑이며 고개를 갸웃했다.

평소의 양갈래와는 다른 생머리가 스르르 흔들린다.

에우드는 함께 가슴이 철렁였다만.

“-일단 이제부터 보안 마법은 2중, 3중으로, 재깍재깍 켜두기로 하죠. 나갈 때 귀찮다고 1중으로만 대충 켜뒀는데. 저희가 너무 안일했나 봐요.”

플로라는 참모답게 곧바로 추후 대책을 강구했다.

“근데 그거 잘 작동하려나.”

“티아나의 폭주를 막아줄 화재 방지 마법도 멀쩡하니까요. 무려 가레스님 세대의 마법이니 문제없을 거예요. 아마 파밀리어도 막을 수 있겠죠.”

“아, 쫌! 왜 갑자기 날 들먹이고 가!”

“티아나, 혹시나 해서 묻는데 램프 불은 잘 꺼두고 왔어요?”

“불신이 아주 당연하네! 껐어, 껐다고! 갸아아악!”

티아나는 화재 방지 마법 이야기에 살짝 짜증을 냈다만.

셀레나는 에우드의 몸을 다 살핀 후, 목검을 꼭 쥐었다.

“누구 수작인지 몰라도...... 다음에 또 나타나면 즉시 제제야. 막둥이를 건든 죄, 그 다리를 다 부숴버리는 거로 갚게 할 거야......”

“힉.”(에우드)

“그니까 말야! 감히 막둥이 가방까지 노리고! 우리 셋이서 세트로 쓰라고 다들 열심히 떠준 가방인데...... 보이기만 해봐, 당장 불 마법 최대 출력으로 갈굴 거야!”

“아, 아하하...... 그, 그래도 조금 살살해줘도-”

““안 돼.””

“네엡.......”

셀레나와 티아나의 전의가 팍팍 타오른다.

정확히는, 체르니는 가방이 아니라 노트를 노린 거지만.

지금 보니, 티아나의 손엔 전용 지팡이인 ‘마인 콜로서스’까지 쥐어져 있었다.

도둑을 발견하면 불을 쏠 생각이었으리라.

지팡이 끝에서 따땃함이 전해지는 게, 마력을 상당히 모아두고 있던 모양이다.

심지어 티아나의 주머니를 잘 보니-

“......티아나 누나, 그거 혹시.”

“아, 이거 저번에 아지트 잡초랑 테구르꽃 없앨 때 쓴 거.”

저번에 테구르꽃들을 제거할 때 쓴 맹독 포션까지 있다.

“티아나, 그거 잘 못 다루면 치사량 아닌가요?”

“위협용이지 위협용. ......애초에 인간인지 뭔지도 애매했으니 마셔도 괜찮지 않았을까?”

“아, 그렇네요, 혹여나 파밀리어라면 들이부어도 괜찮나......?”

에우드, 티아나와 플로라의 살벌한 말에 오들오들.

저 포션은 절대 마시는 포션이 아니다. 잡초 가득한 땅에 뿌리는 포션이다. 땅에다가 양보해야 한다.

체르니를 보낸 게 다행이었는지. 하마터면 제제만이 아니라, 제거당할 뻔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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