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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180화 (178/264)

.......진심의 표정이었다!?180회

방향성180.

“그렇군요, 돌아가는 열차는 같은 거였군요.”

“네, 저도 똑같은 건 줄 몰랐어요.”

“거짓말이지.”(아루니, 소근소근)

“거짓말이야.”(메루니, 소근소근)

제시카와의 마법의 연습을 일단락하고 돌아오던 중.

에우드는 푸른 늑대 소녀들과 마주쳐 복도를 함께 걸었다.

마력을 쓰는 것은 꽤 체력 소모가 크니 말이다. 땀은 많이 흘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몸 전체에 찌뿌둥한 느낌이 온다.

그리고 마법사들은 이것이 겹치다 보면, 마력 고갈로 이어지는 거다.

덕분에 에우드는 빨리 뭔가를 먹고 싶었다.

“마법 냄새가 나요, 에우드군.”(메루)

“흙냄새하고, 물냄새.”(아루)

“그런가요....... 이번엔 땅하고 물 마법을 주로 썼거든요.”

에우드는 자신의 몸을 킁킁하며 “아, 역시 나긴 하네.”라며 중얼거렸다.

에우드에게 나고 있는 냄새는 거슬리는 정도까진 아니다만.

지금 함께 걷고 있는 이 넷의 후각은, 평균을 훌쩍 넘으니 말이다.

“아, 그래도 나쁘다는 게 아녜요!”(메루)

“오히려 좋은 쪽!”(아루)

“......응? 좋은 쪽인가요?”

“그게-”

메루&아루의 말론, 개과 수인족의 상당수가 깨끗한 물 냄새와 풀, 흙냄새를 좋아한다고.

이른바 맑은 자연의 내음이라 해야 할까.

고향인 대삼림 또한, 그런 내음이 가득한 장소라 한다.

덕분에 내음을 맡으면 상당히 마음이 편해지는 거다.

어쩐지, 저번에 갔던 푸른 늑대 아지트도 녹음이 짙은 장소다 싶었는데.

의도적으로 그러한 자연 내음을 아지트 전체에 두른 것이겠지.

“......킁킁.”

“응?”

그러던 중, 키루미나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곤 코를 킁킁거렸다. 갑작스런 행동에 에우드도 깜짝. 함께 걸음을 멈춰버렸다.

“키루미나? 왜 그러-”

“.......흐아아아.”

“.......?”

“냄새 조아요........”

곧 키루미나는 에우드 쪽으로 코를 향하더니, 한동안 킁킁킁.

에우드의 연습복에 거의 파묻힐 기세로 습하습하를 반복한다.

이어서 얼굴을 붉히면서 꼬리를 붕붕붕.

마치 활기찬 대형견이 좋은 음식 냄새를 맡은 것 같았다.

“스읍하아....... 스읍- 핫.”(키루미나)

“왓.”(에우드)

그러다 도중 정신이 들었는지, 키루미나는 서둘러 몸을 뒤로 물렸다.

푹신푹신한 강아지 귀를 추욱 내리곤, 부끄러운 듯 고개 숙인다.

그리곤 자신의 몽실몽실한 꼬리를 살짝 끌어와, 그것을 꼭 잡는다. 부끄러움을 진정시키려는 걸까.......

“죄, 죄송합니다.......”

“아, 아뇨.......”

갑작스럽긴 했지만, 화낼 일은 딱히 아니긴 하고.

에우드는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얼떨떨해하면서도, 키루미나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땀도 좀 흘려서, 그런 냄새도 함께 전해졌을 텐데.

키루미나는 크게 신경을 안 쓰는 걸까.

뭐, 사실은-

‘에우드 냄새 너무 좋아아아아....... 흙냄새랑 섞여서 흐아아아아.’

키루미나는 다른 냄새보다도, 그런 땀 냄새나 여러 체취에 더 이끌려서 킁킁거린 거다만.

물과 흙내음이 섞인 도련님의 체취는, 키루미나에겐 정말 최고로 취향에 맞는 냄새였다.

같은 수인인만큼 그걸 눈치챈 메루&아루는, 뒤에서 서로 소곤소곤거렸다.

(“키루미나 아가씨, 에우드군 냄새에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할 정도라니. 야설의 힘, 무서워.”)

(“아직 영향이 다 안 풀렸나봐....... 우리 아가씨가 이리도 자극에 약할 줄이야.”)

메루 아루가 어젯밤 들려준 수기의 내용은, 키루미나에게 너무 자극이 강했던 걸까.

그렇게 넷이서 다시 함께 걷던 중이었다.

“에우드님! 어머, 아즐볼프 분들도!”

“플로라!”

어느새 저택에 찾아왔는지. 플로라가 복도 끝에서 팔을 붕붕 흔들고 있었다.

다른 한쪽 팔로는, 플로라에겐 조금 클 수 있는 트렁크 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러더니 곧, 트렁크 가방을 두고 호다닥 에우드 쪽으로 뛰어왔다.

에우드도 그런 플로라에게 함께 호다닥 달려가더니-

호다닥-

플로라의 뺨을 쪼물쪼물했다.

“히햑?! 에우드님?!”

“으음....... 플로라가 맞네요.”

“플로라가 플로라죠, 제가 누구겠어요!”(쪼물쪼물 당하는 중)

“아뇨, 어제 사건도 그렇고. 혹시나혹시나, 눈앞의 플로라가. 가짜일 확률도 있으니까요.”(쪼물쪼물)

“진위여부 파악인가요.......!”

에우드는 플로라의 말에 끄덕끄덕.

그리곤 플로라의 뺨을 더욱 만져 진짜 가짜를 판가름해간다.

냄새로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었다만. 어제도 바로 눈치 못 채기도 했고.

실제로도 틀린 방법은 아닌 게, 어제 마주친 가짜 플로라의 피부는 경도가 상당했으니 말이다.

만지는 게 가장 확실. 나름대로 유효한 판단이다.

“......역시 한동안은 이걸로 파악하기로 하죠. 양해해주세요, 플로라. 누나들이랑 파벌 멤버들한테도 말해둘게요.”

“한동안?! 포에닉스 파벌 전체가?!”

“이제부턴 플로라랑 만날 때마다 진짜 가짜를 판단해야해요.......”

에우드만큼은 아니지만 말랑말랑한 뺨이, 에우드의 손바닥에 쪼물딱탱글탱글 움직인다.

“아니, 아무리 에우드님의 말이라도 그건 좀 부끄럽- 아. 근데 이거...... 꽤 좋네요오오. 진짜 한동안 받을 수 있으면 정말 여한이 없을 정도로....... 아앗, 에우드님, 제 뺨을 더 검사해주셨으면.......”

플로라는 처음에 깜짝 놀라다가도, 도중부터 편안한 표정으로 쪼물쪼물을 받아갔다.

에우드에게 귀여움받는 게, 뭔가 새로우면서 상당히 중독성이 넘친 걸까.

따끈따끈한 에우드의 손 온도 덕에, 플로라의 쪼물쪼물뺨도 따시시따시시.

그런데 도련님 직통 뺨 만지기라니. 제시카나 디에스가 여기 있었다면, 그 즉시 눈을 번뜩였겠지.

“캐애앵.......”

그걸 뒤에서 바라보는 키루미나의 모습은, 마치 주인을 뺏긴 대형견 같았으리라.

그 대신인지는 몰라도, 메루&아루가 늑대 아가씨를 쓰담쓰담해줬다.

* * *

“대체 무슨 기술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니까요. 너무 정교해요.”

이후 낮잠을 끝낸 누나들도 모여, 플로라의 조사 결과를 들었다.

소일 또한 가레스와 함께 보고회를 가지고 있었다.

보고회가 끝나면, 어른들 쪽에서 삼남매와 플로라를 부르기로 했다.

분명 저번에 이어, 회의를 마저 하려는 것이겠지.

사용인 역을 하러 온 슈가는, 플로라가 가져온 선물용 과자를 먹기 좋게 그릇에 담고 있었다.

푸른 늑대 아이들은, 일단은 제삼자이므로 자리에 참석하진 않았다.

가문 간 예민한 이야기는 아즐볼프 일족에도 자주 있던 일이었는지. 키루미나 쪽에서 먼저 배려해준 것이다.

그래도 포에닉스로서, 손님 홀대는 절대 엄금.

덕분에 지금은 로로나의 주최로, 디에스도 불러 티 타임을 즐길 예정이다.

.......옷 갈아입히기를 당할 확률이 높긴 하다만.

‘셋한테 티아나 누나의 포션을 쥐여 줘야 했나.......’

이따가 늑대 소녀들이 지친 몸을 달랠 수 있도록, 티아나에게 포션을 받자 싶었다.

티아나는 슈가가 내준 과자를 먹으며 말을 이었다.

“정교하다는 건 역시 전체적인 구조지?”

“어제 내가 때려 부쉈을 때 봐도, 인형 내부가 상당히 복잡했어.”

티아나와 셀레나는 졸음이 다 가셨는지, 똘망똘망한 눈으로 말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막내를 볼 때마다, 괜히 살짝 얼굴 붉히긴 했다만.

“저랑 저희 기술자들이 보기엔, 일단은 현대 골렘 기술이 기반이 된 건 맞아요. .......사용된 기술력의 정도가 너무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심지어 외관도 거의 플로라랑 비슷했으니까.”

“아- 티아나 그게. 기술력이랑 외관이 엄청 관계가 있는 건 아니었어요.”

“응?”

“.......관계가 있는 게 아니라니?”

티아나와 셀레나의 물음표에, 플로라는 소파 옆에 뒀던 트렁크 가방을 호잇하고 들어 올린다.

트렁크에 무게를 줄이는 마법이 걸려있던 건지. 근력이 약한 플로라도 무리 없이 들 수 있었다.

역시 어제 봤던 가짜 플로라와는 다르게, 플로라는 힘이 세진 않으니 말이다.

이어서 플로라는 트렁크를 테이블 위에 살포시 놓았다.

곧바로 트렁크를 열자-

덜컥.

“......웅? 히야악?!”(티아나)

“왁!?”(에우드)

“아.”(셀레나)

“!!!”(슈가)

플로라가 들어가 있었다.

정확히는 어제 봤던 가짜 플로라다.

가방에 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을 테지만, 관절이 여기저기 ‘인간답지 않은 방향’으로 접혀 있었다.

전후 사정 모르고 보면 공포 그 자체다.

그야말로 그로테스크.

이래서야 거의 도시 괴담으로 듣는 유괴의 모습이지 않은가.

덕분에 티아나는 진심으로 놀라서, 에우드의 팔을 확 끌어 안아버렸다.

“티아나 누나 괜찮아?”

“괜, 괜찮아. ......후아, 놀랐잖아, 플로라 진짜!!”

티아나는 놀랐던 것이 짜증으로 바뀌었는지, 플로라에게 한소리 했다.

조금 뒤.......

“.......꺄악.”(셀레나)

분명 상대적으로 덜 놀랐을 셀레나가, 은근슬쩍 에우드의 팔을 끌어안았다. 어째서인지 꺄악 소리도 매우 어색. 혹시 이때다 싶었던 거였을까.

“........”(슈가)

......꼬오옥.

슈가도 뭔가 지지 않으려는 듯이, 에우드의 어깨를 살포시 잡는다.

덕분에 에우드의 몸이, 세 방향에서 세 누님에게 꼭 끌어안겼다.

“아 잠깐, 세 분만 에우드님 끌어안고 치사하게!? .......치잇. 어쨌든 한 번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플로라는 뺨을 잠깐 부풀리더니,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자신과 똑같은 인형을 절그럭절그럭 움직여갔다.

“저랑 똑같이 생긴 건, 뭔가 특수한 골렘 기술이 있어서 가능한 게 아녜요.”

“특수 기술이 아니라고요......?”

“그러니까 에우드님.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플로라는 플로라 골렘을 자신의 얼굴 옆에 꼭 가져다 댔다.

생기 넘치는 플로라의 눈길과, 생기 없는 플로라(상처 포함)의 눈길이 함께 삼남매에게로 향한다.

“이 인형의 외관은, 아마 만든 사람의 순수한 제작 기술. 진성 천재 인형사가 수제작으로 조형한 게 분명해요. 아마 이걸 만든 장인은, 특별한 골렘 기술 없이도 ‘사람과 똑같은 인형’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즉, 순수한 장인의 실력이라는 의미다.

물론 생명력 넘치는 움직임이라던가. 에우드조차 순간 착각한 분위기라던가. 목소리라던가. 그런 것은 특별한 골렘의 기술이 맞다고.

그래도 그 모두가, ‘이 말도 안 되는 조형능력’이 있었기에 통한 것이었다.

“아마 제 외관 정보를 정확히 파악한 ‘교단의 인물’이, 저를 따라해서 만들었다고 해야겠죠. 그래도 정말 이 조형은 천재의 영역이에요. 저희도 이런 기술자를 더 키워내야 하는데......!”

“잠깐잠깐, 플로라, 그거 안 위험해?! 그보다 기분 나쁘지 않아?!”

“네? 아뇨아뇨, 마력 공급은 다 끊어놔서 위험하진 않아요. 갑자기 움직일 일은 이제 없어요. 아, 기분 나쁘긴 하죠~”

어제와 달리 인형에 인공적인 생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다 싶더니. 마력이 고갈되었기에, 그 특유의 색이 빠져나간 것이라 한다. 마력이 공급되면, 다시 매끈한 살갗 색이 나올 거라고.

플로라는, “어휴, 만든 게 어떤 변태인지 몰라도 솔직히 좀 그렇죠~”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기분 나쁘다고 하는 것치곤 꽤 활기찬 목소리다.

오히려 ‘정말 마음에 든다’라는 감상이 더 큰 것 같았다.

“플로라 반응이 겨우 그걸로 끝이라는 게 더 이상해.......”

셀레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소녀랑 완전히 똑같은 인형인데.

그걸로 모자라 모르는 사이 플로라 본인이 모델까지 됐는데.

변태 취향 가득가득인데.

어떻게 가볍게 웃고 계시는 겁니까, 차기 회장님......!

그런 의도를 담아 포에닉스 삼남매 모두 플로라를 봤다.

그러자 플로라는-

“여러분.”

“““.......???”””

일순 비장한 표정으로 그것을 말한다.

“사업 아이템이라는 건, 기분 나쁘다 같은 표현으로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대체 뭔 소리야, 플로라 얘는.......!”

티아나가 식겁하며 말했다.

“이거 봐요! 잘 생각해봐요, 티아나! 사람과 같은 모습에 게다가 자동 혹은 조종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골렘! 커스터마이징에 자동화! 이거, 분명히-”

플로라가 플로라(가짜)를 보며 황홀하게 말했다.

“팔려요.......!”

““히이이익.......””(티아나, 셀레나)

이미 플로라의 눈은 그냥 플로라가 아니라, 플로라(상인)의 눈이었다.

티아나는 플로라를 보며 절레절레붕붕 고개를 돌렸다.

심지어 지금 보니, 플로라 인형은 어제와 입은 옷이 달랐다.

어젠 ‘평범하게 고급스러운 옷’이었다고 하면, 이번엔 아예 케인즈 상회 신상품인 활동용 드레스.

셀레나에게 깨졌던 파츠도, 옷으로 자연스럽게 가려져 있었다.

그렇다. 정말 ‘열심히 치장했다.’라는 느낌이다.

.......누가 치장했는지는 뭐, 이미 확실하겠지.

“이건 기술만 알아낼 수 있으면 일약 세상을 바꿀 사업 아이템! 분명해요! 케인즈의 차기 후계자로서 장담해요! 먹혀요, 이거는! ‘학생도 아닌데 교복을 사는 사람들’처럼 ‘수요’가 확실하게 있을 거라고요!!”

삼남매는 이 순간 한 번 더 느꼈으리라.

왜 플로라가 쟁쟁한 형제들을 제치고, 차기 후계자가 됐는지.

눈앞의 소녀는 케인즈 회장의 재목이 맞다.

그 이전에 진성 상인이 맞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기분 나쁜 인형마저 사업 아이템으로 본다면- 그거야 뭐,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솔직히 광기에 가깝지만.......!

“.......에우드 도련님하고 닮은 인형을 만든다면-”(슈가, 중얼중얼)

뒤에선 슈가에게서 엄청난 말이 들려온 거 같았다.

에우드는 되도록 자신이 잘못 들은 거라고 판단하고 싶었다.

“뭐- 일단 기술이 현 골렘 기술과는 레벨부터 다르다는 것도 사실이고. 앞으로 조사를 더 해야 하는 거도 사실이니까요.”

플로라는 바로 흥분을 거두고, 어흠어흠 말머리를 돌렸다.

“그래서 그런데, 에우드님. 저 플로라 케인즈, 에우드님의 파벌 멤버로서 부탁이 있어요.”

“부탁인가요? 아, 얼마든지요.”

에우드는 플로라(가짜)를 신기하게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동맹 가문이자 파벌 동료의 부탁이라면, 에우드는 웬만해선 들어줄 테지만.

그래도 플로라가 이렇게 진중하게 부탁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플로라가 부탁한 내용은-

“-아지트에 얘 데려가게 허락해주세요!”

“네에, 얼마든지- 엑?”

“또, 빈방 하나를 연구실로 쓰고 싶어요! 티아나의 연금술 공방이랑 같이 연계해서!”

“잉?! 내 공방이랑?!”

“하지만 플로라, 걔 혹시라도 또 어제처럼 움직이기라도 하면........”

“걱정하지 말라니까요, 셀레나! 아까 말했듯이 마력도 없고! 위험한 건 어제 다 꺼놨고! 얜 당분간 무해한 ‘1/1 스케일 플로라’예요!”

“1/1 스케일이 뭐야.......?”(셀레나)

“몰, 몰라.......”(티아나)

“그러니까, 네? 에우드님!”

플로라 왈, ‘골렘 및 매직 아이템 연구’를 위한 새 연구실을 바란다고.

가짜 플로라와 함께 눈을 반짝이는 플로라는(다시 말하지만, 골렘의 눈은 생기 없이 죽어있다.), 떼를 쓰듯 파벌 리더에게 부탁해간다.

‘......이 인형이 아지트에 오는 건가.’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을 찌르려 했던 인형인데. 기분이 참 오묘했다.

그로부터 조금 뒤.

플로라의 인형으로 여전히 소녀들끼리 티격태격이 이어지던 중이었다.

똑똑똑- 덜컥.

“실, 실례합니다. 에우드 도련님, 가레스님이 부르셔요오오.......”

페리아가 조심스럽게 들어와 에우드를 불렀다.

“......어라, 에우드만?”

“넵, 티아나 아가씨. 아가씨들은 조금만 있다가 부르신다고...... 로로나님도 이따 오시기로 했어요.”

“그럼 아버님들의 회의는 끝난 걸까요?”

어째서인지 삼남매 중 에우드만 부르는 것에, 에우드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곧바로 가레스의 집무실에 도착한 에우드는-

“-아들. 부탁이 있어.”

“네?”

플로라에 이어, 오늘의 두 번째 부탁을 듣게 된다.

가레스는 ‘초우량손님’의 찻잎으로 차를 우려내면서, 막내아들을 향해 난감하게 입을 열었다.

* * *

그렇게 포에닉스 아이들이 아카데미로 돌아갈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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