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174화 (172/264)

골목 구석에 있던 마석과 마법진에, 순식간에 마력 반응이 일어났다.?174회

습격174.

에우드는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골목 내부. 분명 해봤자 에우드의 머리 크기였던 마석은, 마치 모닝스타와도 같은 모양으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아까 봤던 마력이 다 빠진 팽창 마석과는 다르다.

당장이라도 폭약이 터질 기세처럼, 큰 마력을 담고 있었다.

그 밑에 자리 잡은 마법진에선, 강렬한 마법 반응을 일으키며 빛을 내뿜는다.

거기에 대해선 ‘아직 보고받지 못했던’ 셀레나와 티아나지만, 그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건 알아챌 수 있었다.

“뭐, 뭐야, 저거?!”

“마석이랑 마법진......?!”

“저게 몬스터를 부른 마법이야!”

““!!!””

에우드는 서둘러 골목 내부로 뛰어들었다. 팽창하기 직전인 마석을 재빨리 마법진에서 떼어내려 했다.

그러나 마석의 반응은 그보다도 빨랐다.

콰아아아아아앙!!

“흡?!”

“꺄악?!”

내리꽂히는. 아니, ‘위로 솟아올랐다’ 해야 할 검은 벼락.

거대 미노타우로스가 나타났을 때보다도 더욱 크다.

동시에 솟아오른 벼락을 두른 마력이 더욱 기세를 겹쳐간다.

소환을 준비하는 것인지, 주변에 발현되는 마력이 마치 칼날처럼 휘몰아쳤다.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뺨을 베어낼 기세였다.

어찌나 압력이 강한지, 순간 에우드의 몸이 밀려날 정도였다.

거기서 에우드의 본능이 직감했다.

이 마력량으로 본다면, 지금 소환되려는 건 분명 위험도 S 이상. ‘보스급’인 게 확실한 마력량이다.

드림랜드에서. 그리고 무덤 동굴에서 위험도 S 몬스터들과 맞붙었던 에우드이기에, 그 특유의 옥죄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낭패다.

사방이 막힌 던전이나 투기장이면 몰라도, 지금 이곳은 포에닉시안이다.

위험도 S가 모습을 드러냈다간, 현재까지 나타났던 몬스터들과는 피해 규모가 확고하게 달라지리라.

[“끼릭. 끽- 말했잖아요, 에우드니끼리릭님! 아니-”]

셀레나에게 목을 꿰뚫린 플로라 형태의 골렘은, 마치 아까의 비웃음을 돌려주듯 말했다.

[“‘에우드’는 너무 신경 쓰는 게 많아졌다고-!”]

콰아악!

끼리리리리릭!!

셀레나에게 제압되어있던 플로라(?)가 다시 움직였다.

마력검이 목에 꽂힌 채 내부가 갈리는 것도 불사하고 조소를 계속 전해간다.

그대로 플로라(?)가 어느새 손날에 투기를 둘러 셀레나의 얼굴을 찌르기 위해 들이닥쳤다.

“큭?! 이게 진짜!”

[“좀 더 얘기할 수 있길 바랐는데! 아하하하- 매우 아쉬워!! 에우드!!”]

셀레나는 마력검을 거칠게 휘둘러, 플로라의 팔과 몸통을 붕괴시킬 기세로 내리찍었다.

콰아아아아앙-!

[끼리리리리릭!! -끼릭덜컥! ........두웅.]

그와 동시 생명이 멎어가듯이, 플로라의 움직임이 정지했다.

추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제압을 유지해갈 생각이었는데.

물론 지금은 여기에 대해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마석에서 어떤 몬스터가 얼마나 나올지도 모르는 만큼, 서둘러 대처를 해야 한다.

나오는 게 육상형 몬스터라면 차라리 다행이겠지.

만약 애크러 배트같은 비행형 몬스터- 그게 고위험도로 나왔다간 기껏 제압되고 있던 거리 상황이 완전히 뒤엎어져 버린다.

‘-이런, 늦어!’

마법진의 기동까지 앞으로 1초인가 2초인가.

그 시간 내에, 에우드는 마석에 닿을 수 있는가.

닿았다고 쳐도 이렇게나 마력이 터지고 있는데. 시간 내에 마법진의 범위에서 제거해낼 수 있는가.

위험도 S가 이 도시에- 자신들의 도시에 도래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가.

“제발-!”

이윽고 에우드가 마석을 제거하기 위해 돌진한 그때.

[“-블랙 배니쉬(Black Banish).”]

“뭐-”

마력의 폭음 속에서 들려온 건, 에우드에게 있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스커어어엉-!! 퍼어어어어어어어엉!!

급박했던 상황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형태로 종극을 맞이했다.

* * *

갑작스러운 충격에, 에우드의 몸이 저 멀리 밀려나 버렸다.

소환 직전이었던 마석엔 미처 닿지도 못했다. 마석을 떨어트리는 것도, 부수는 것도, 하물며 마법진을 없애는 것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몬스터는 소환되지 않았다.

“에우드!?”

“에우드 괜찮아?!”

“으윽......!”

누나들의 걱정을 뒤로 하며, 에우드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방금까지만 해도 벼락을 두르고, 거대한 압력을 뿜어내던 마석과 마법진은......

치지지직.......

치이이이익.......

어느새 마력이 텅 빈 채 기능을 멈췄다.

방금까지 뿜어낸 압력이 거짓말인 것처럼, 주변이 조용했다.

마치 쏟아 내리던 폭우가 순식간에 그친 것 같았을까.

정적이 퍼지기 시작한 골목은 그저, 사벨 팬서들의 혈흔 위로 작은 파문을 울릴 뿐이다.

그리고 상황을 끝낸 건, 다름 아닌 ‘어딘가에서 날아온 마법’이었다.

그 검은 마법은- ‘그놈’의 마법은, 에우드의 앞에 아직 남아있다.

코끝에 잔향을 남기듯. 눈앞에 잔상을 남기듯.

마석의 가루를 장작처럼 삼아, 마법진을 불태워가며.

흉물스러운 아지랑이를 올리고 있었다.

“이 흑색 마법.......?!”

“어디야........ 어디야?!”

마법이 내리꽂히는 걸 봤던 티아나도.

이제는 멈춰버린 플로라에게서 떨어져 일어난 셀레나도.

그게 처음 보는 마법일지언정, 누구의 것인지는 알고 있었다.

당연했다. 그 마력의 색은 보통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 마력을 다루는 이는, 처음으로 소녀들에게 죽음의 공포를 준 존재니까.

3년 전, 몇 차례나 막내를 위협한 존재니까.

에우드는 마법이 날아왔던 장소를 바라봤다.

골목의 벽을 기어오르는 듯한 시선을 올려, 옥상 쪽에 시커멓게 서 있는 존재를 바라본다.

“머더 메이지.......!”

3년 전과 달라지지 않은 시꺼먼 슈트.

시꺼먼 마스크와 바이저.

그리고 마법진 위로 내리꽂힌 것과 똑같은 마력이 둘려 있는 흑철검.

[“......귀족들 식이면 ‘오랜만에 뵙습니다,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라고 해야 하나.”]

머더 메이지의 표정은 마스크와 바이저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만.

그 표정이 살의 섞인 희미한 웃음으로 뒤덮여 있다는 건, 우드 갈레아도 알 수 있었다.

[“아니- 우리 사이라면, ‘또 만나버렸네. 망할 애새끼.’라고 해야 하냐. 우드 갈레아. 뭐...... 우린 아직 만날 때가 아니었다만.”]

우드 갈레아도 지금 그런 표정이었으니 말이다. 우드는, 자신이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럼에도, 방금 터지기 직전이었던 위기를 멈춘 건 다름 아닌 머더 메이지였다.

셀레나도 티아나도, ‘머더 메이지가 자신들을 도와준’ 상황에 혼란을 금치 못했다.

“.......네놈, 뭐가 목적이야. 왜 도와줬어. 저년은 네 동료가 아냐?”

에우드의 말에, 머더 메이지는 셀레나 옆에서 기동이 멈춘 플로라(?)를 슬쩍 봤다.

[“맞지. 동료, 그래 맞지.”]

그리곤 한숨을 내쉰다.

[“다만 시키지도 않은 짓까지 했으니까. ‘약간의 혼란’만 주라고 했더니 아주, 지 놀고 싶을 대로 놀았어. 좀 하지 말라고 해도 말을 쳐 듣지도 않으니까, 난 그걸 막은 것뿐이야.”]

머더 메이지는 애써 동료라는 말을 받아들이는 듯,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하아- 망할. 참나, 나는 언제부터 말 안 듣는 애새끼들의 뒷수습만 하는 꼬라지가 된 건지. 이년도 그렇고 파라노이아도 그렇고. 그건가. 크래프트 그 자식 때부터 꼬인 건가. 아, 진짜. 케이오스 때문에-”]

그리고 불만을 가득담아 중얼거리던 머더 메이지는-

흑철검을 순식간에 허공에 휘둘렀다.

채애애애애앵-!!

콰아아아아앙!!

날아온 것은 강렬한 폭발성 투기를 담은 단검.

머더 메이지는 그것에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너무나 정밀한 검술로 베어냈다.

흑철검에 갈라진 단검은 폭발을 일으키며 불똥을 곳곳에 퍼트렸다.

[“뭐야. 나랑 묘하게 비슷하잖아, 이거.”]

머더 메이지는 흥미롭다는 듯. 한편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투기의 단검이 날아온 방향엔-

“아나트 선배!?”

중앙 거리에 있었을 아나트가, 벅찬 숨을 반복하며 반대편 옥상에 도착했다.

“너네 찾던 중에 ‘벼락’이 솟아오르길래 서둘러 달려왔더니.......!”

손끝에 다수의 나이프와 함께 흑철의 나이프를 들고.

아나트는 그것을 머더 메이지에게 겨눴다.

“뭐냐고 이건.......!”

[“뭔데 내 나이프를 들고 있지, 네년은. .......아. 그 머리색하고 마력. 그렇군, 그렇군. 너, 그 토르랑 돼지들의 막내였군.”]

“네가 머더 메이지냐.......!!”

머더 메이지는 곧 기억났다는 듯이 흑철검을 아나트 쪽으로 겨누며 말했다.

[“그땐 마을에 있던 너나, 기숙사에 있던 네 오빠까진 굳이 베러 가지는 않았는데. .......지금 너와 네 오빠는, 더는 돼지가 되지 않고 잘 지내고 있나, 아나트 토르랑.”]

“머더 메이지!!”

파아아아앗-!!

아나트가 고속으로 움직여, 머더 메이지가 있는 건물 위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아나트가 휘두르는 단검을, 머더 메이지는 너무나도 가벼이 막아냈다.

물론 아나트의 노림수는 베는 것이 아닌 ‘터트리는 것’.

자신의 단검에 부여해둔 폭발성 투기를 머더 메이지에게 꽂아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휘리리릭-!

“뭣-”

흑철검이 휘둘러지자 순식간에 ‘투기가 사라진’ 단검에, 아나트가 놀랄 틈은 없었다.

[“-얕아. 토르랑. 네 아비처럼.”]

“!?!?”

머더 메이지의 흑철검은 어느새 아나트의 복부를 베어 가르기 직전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앙-!!

골목 위에 있던 에우드와 셀레나가, 거친 속도로 단숨에 위로 올라왔다.

채애애애애애앵-!!

에우드가 슈가에게 빌린 암살 나이프를 휘둘러, 머더 메이지의 흑철검을 막아냈다. 곧바로 아나트를 낚아채, 머더 메이지의 공격 범위에서 떨어트리려 했다.

셀레나는 마력검을 폭풍처럼 둘러, 머더 메이지의 목을 치기 위해 회전을 가해 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아앙!!

[“포에닉스의 검성. 너한테 느리다고 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도 빨라지다니. 숨 넘어 갈뻔했다고.”]

“크으으윽?!”

[“그래도 난 오늘 너 손 안 대. 허가도 못 받았고. 그 이전에- 3년 전처럼 저놈 자극하기도 싫고.”]

콰가가가각-!!

카가가각.......! 카가가각!!

[“네 남동생한테 맞으면 진짜 아프거든.”]

그런 셀레나의 검을, 머더 메이지는 양손의 흑철검을 이용해 전부 막아냈다.

[“-블랙 아웃(Black Out).”]

퍼어어어어엉-!!

그 즉시, 머더 메이지는 자신의 주위로 검은 마력을 터트렸다.

충격파였을까. 형태 없는 파도가 몰아치듯, 세 사람의 몸이 골목 바닥으로 떨어져 날아간다.

타아아악! 타닷!

“크윽.......! 이 새끼가......!”

“에우드! 언니! 아나트 선배!”

이어서 자세를 바로잡은 셀레나가 막내를 보호하기 위해 다시 앞에 나선다.

거리 쪽에 있던 티아나도, 서둘러 언니와 막내 쪽에 뛰어왔다.

아나트는 당장이라도 머더 메이지를 공격하기 위해, 쥐고 있는 단검들 위로 투기를 둘러 갔다.

그때였다.

우두두두두두!

거리 쪽에서 다른 인원들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소리는 상당한 다수. 에우드는 그것이 헌터들임을 알아챘다.

머더 메이지도, 옥상에서 거리를 슬쩍 내려다봤다.

[“더 오래 끌다간 너무 모여들겠네. 뭐 됐어. 보스 몬스터 소환은 막았고. 인형년도 멈췄고. 그럼 내 일은 이제 끝났으니까.”]

-촤아아아아아아!!

머더 메이지의 주위에, 검은 안개가 엄청난 속도로 퍼졌다.

“기다려.......! 파라노이아도 너도, 뭘 하고 싶은 거야. 뭘 하려는 거야. 5년 전은- 아니, 그 이전에 리퀴아님의 실종은 네놈들이 저지른 일이야!?”

에우드의 물음에, 머더 메이지는 곤란하다는 듯이 말했다.

[“질문이 많아. 다 답해줄 생각도 없지만. 애초에 파라노이아 그년은 우리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너한테 접촉한 거라. ......뭐, 리퀴아는- 이건 숨겨도 의미는 없겠네.”]

스륵-

그리곤 마스크를 살짝 내려, 에우드를 보며 턱과 입가를 조금만 드러낸다.

에우드가 머더 메이지와 처음 맞붙었을 때 딱 한 번 본 구리빛 피부.

그 마스크 밑의 살갗과 턱선은 고혹적일 정도로 아름다우면서, 한편 젊음을 품고 있었다.

[“응 맞아. 그리고 죽였지- 라고 말하고 싶지만. 눈 번뜩 뜨고 살아버렸단 말이지. 상상 이상으로 감당 못 하겠더라고. 너무 강해, 그 괴물. 일단 방해는 못 하게 해놨다만.”]

“뭣........!!”

[“오케이. 대답은 여기까지- 그럼.”]

솨아아아아-!!

[“바이바이.”]

조금 뒤 안개가 거둬졌을 땐, 역시나 머더 메이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머더 메이지가 사라진 거리 위로, 케인즈 헌터들이 차례차례 도착해 온다.

“다들 여기 있- 와아아악! 제, 제가 왜 거기 쓰러져 있어요?! 뭐야 저게?!”

“플, 플로라!? 이번엔 진짜 플로라 맞지!?”

“당연히 진짜죠, 티아나! 근데 이 골렘 왜 제 모습이에요!? 히이이익!!”

케인즈 소속 헌터에게 안겨서 거리에 도착한 플로라는, 한쪽에 널브러진 골렘을 보곤 경악했다.

“........”

콰아아앙!

검은 안개의 잔상만이 남은 그곳을 보며, 아나트는 이를 악물고 땅을 내리쳤다.

* * *

사건 발생, 58분하고도 약 40초.

포에닉시안에서 벌어진 몬스터 습격 사건은, 포에닉스와 케인즈, 경비기사단의 연계에 성공적으로 제압되었다.

처음엔 사건에 두려움에 떨던 시민들도, 포에닉스 세력의 굳건한 방어력에 더욱 환호를 보냈다.

가레스는, 언제나 신뢰가 저축되는 것이라고 했는가.

포에닉스가 십수 년간 전력으로 구축해온 민심과 신뢰는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다.

이어서 무너진 건물과 시설, 포장도로를 정비하기 시작하고. 저녁이 되기 전에, 포에닉시안의 거리는 다시 기능을 재개해갔다.

물론 그 순간에도, 수많은 헌터들과 경비기사단들이 도시 곳곳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시민들도 더욱 안심할 수 있었겠지.

포에닉스도, 케인즈도, 모두 휴일을 반납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행동해갔다.

또 상황 종료와 함께, ‘몬스터를 부른 마석과 마법진’은 총 25개가 발견.

그중 두 개는, 아직 ‘발현되지 않았던’ 마석과 마법진이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포에닉시안 만이 아닌, ‘다섯 도시 동시 습격’이라는 게 전해진 건 사건이 종료되고 수 시간 뒤의 이야기.

포에닉시안 이외에 습격을 받은 도시는 ‘첨단도시 메트리우스(메트리)’. ‘광산도시 헤른티아(할란드)’. ‘상업도시 워실디아(워스레인)’.

마지막으로, 오늘 개헌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왕도 팔피아 팰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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