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170화 (168/264)

에우드의 지령과 동시, 와이즈가 다시 한번 거대한 날개를 펼쳤다.?170회

습격170.

기존 미노타우로스의 다섯 배 정도 되는 크기.

일단 적어도 에우드가 봐 왔던 수십 년의 포에닉스 헌터 기록.

거기선, 이런 미노타우로스의 기록은 본 적 없었다.

드림랜드에서는 더욱이 마주한 적조차 없다.

그럼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종인지.

아니면 무언가가 작용되어, 있을 수 없는 성장을 거듭한 종인지.

무엇도 판단 내릴 수 없었다.

뭐 지금은-

“흐아아아아아압-!!”

[구누어어어어어어어!!]

콰아아아아앙!!

원인은 둘째치고 피해가 안 퍼지도록 해야 한다만.

저 주먹에 일반인이 맞았다간, 고기 조각으로 단숨에 변해버린다.

거대 미노타우로스의 육중한 주먹을, 똑같이 에우드가 주먹으로 맞대응한다.

두 주먹의 충돌에, 거리의 대기가 뒤흔들린다.

자그만 소년이, 수백 배는 되어 보이는 몬스터와 맞부딪치는 광경은 참으로 충격적이었을까.

그러나 거기에 시민들과 헌터들이 놀랄 틈은 없었다.

[구구구구우우우우!!]

상공으로 솟아오른 와이즈의 울음이 신호를 주듯.

케인즈 헌터들은 신속히 다시 소리를 외쳤다.

“피난 유도 팀은 시민들을 데리고 어서 이곳에서 벗어나!!”

“플로라님과 로로나님에게 이변을 전해!”

케인즈 헌터들 또한 수년간 포에닉스와 함께 실전을 반복한 베테랑. 절대 현장 판단을 흐리지 않는다.

‘일어날 수 없는 일’에 매달리지 않는다. 이미 일어난 이상, 신속하게 대처만을 생각한다.

콰아아아아아앙!!

에우드는 충돌한 주먹을 한 번 더 크게 휘둘러, 거대 미노타우로스의 몸을 밀어냈다.

미노타우로스의 육중한 근육질 몸이 밀려난다. 그 순간을 노린 와이즈가, 하늘에서 단숨에 돌격을 감행한다.

――――휘리리리릭!!

콰아아아아아앙!!

거대한 쌍익으로 온몸을 회전시키며, 맹금의 부리를 내리찍는다. 미노타우로스 또한, 뿔을 휘두르며 와이즈의 부리에 맞부딪친다.

콰가가강! 콰아아아아앙!!

소년의 주먹에 이은, 두 마수의 충돌.

이어서 에우드는 현 상황의 정리를 위해 서둘러 거리를 벌린다.

와이즈에게 잠시 전선을 맡기고, 방금 충돌한 손을 살짝 털었다. 역시 보호장구도 뭣도 없이 완전 맨주먹으로 전투를 반복했으니 말이다. 무리가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후아....... 아씨, 주먹 아파라.”

“도련님!”

“에, 에우드, 괜찮아요?!”

“아, 괜찮아요.”

손을 털며 투덜거리는 에우드에게, 슈가와 키루미나가 서둘러 달려왔다.

그 사이, 에우드 측에 남아있던 케인즈 헌터들 또한 주변으로 퍼졌다.

전위를 맡는 헌터들이 미노타우로스 방향을 향해 검과 창을 세운다.

다만 에우드는 재빨리 소리쳤다.

“남은 케인즈 헌터 분들도, 시민 피난과 주변 몬스터 토벌로 이행주세요!”

“““!!!!”””

남아있던 헌터 다섯 명 모두가 ‘지금 이 도련님이 뭔 소릴 하는 거지?!’라는 표정이 되어버렸다.

그 사이, 미노타우로스는 더욱 호흡을 거칠게 하고 있었다. 재전을 준비하고 있는 신호였다.

에우드의 말에, 다급히 케인즈 헌터 중 한 명이 소리쳤다.

케인즈 헌터 내에서, 비교적 최근에 채용된 청년이었다.

“무슨 말이십니까, 에우드 도련님! 도련님이 아무리 저 괴조를 다루고 계신다고 해도.......!”

[키에에에에에!!]

[쿠어어어어어!!]

다른 거리에서도 몬스터의 포효가 들려왔다.

그렇다.

아무리 방금까지 일이 아무리 순조롭게 진행됐어도.

지금 눈앞에 거대한 미노타우로스가 나타났어도였다.

현 상황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순조롭다’와 ‘여유롭다’는 명백히 의미가 다르다.

아직 거리에는 몬스터들이 남아있다.

전투 인원이 한 곳에 몰려 있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에우드의 지령은 상당한 정답이었다.

에우드가 방금 저 거대 미노타우로스를 ‘맨손’으로 상대한 것으로, 이미 에우드의 대응 능력은 증명이 되었다.

애초에 케인즈가 인정한 포에닉스의 막내 도련님이 아닌가.

하지만 에우드의 능력을 알아도, 케인즈 헌터대 쪽에서 쉽사리 받아들이긴 어려웠다.

동맹 가문의 도련님한테 뒤를 맡기고 가라니. 언어도단이다.

그러자 에우드는 한 번 더 강하게 말했다.

“지금 해야 하는 건 사냥이 아닌, ‘구조’와 ‘구제’예요. 여러분들이 다른 곳을 맡는 게 훨씬 사람들을 많이 구할 수 있어요.”

“““.......!”””

에우드의 목소리가 그 분위기를 바꾸었다.

그건 흡사 눈앞에 황금의 기사, ‘가레스 알라이트 포에닉스’가 있는 것 같았을까.

그야말로 격상의 존재가 내리는 지령.

비할 데 없는 귀족의 카리스마.

지금 케인즈 호위 헌터들 전원이 열세 살 소년에게서 위압감을 느꼈다.

‘강자의 명령’에, 헌터 전원 뇌를 오싹오싹 조여 간다.

슈가도, 키루미나도, 에우드의 목소리에 호흡이 옥죄였다.

“키이이이잉......♡”(키루미나)

“어흠어흠.......!”(슈가)

에우드의 강렬한 목소리를 듣고, 황홀하게 울음소리를 내던 키루미나에게 슈가가 슬쩍 헛기침을 전했다.

“.......네, 에우드 도련님께 따르겠습니다. 전원, 구역을 이동해 다른 시민들을 구조한다!”

“““넵!!”””

케인즈 헌터들 중에서도 고참인 남성이 멤버들에게 지령을 전한다. 곧바로 에우드에게 뒤를 맡긴다는 듯 고개 숙였다.

에우드 또한 고개를 끄덕인다.

청년 헌터는 떠나기 직전까지 에우드를 걱정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팀을 따라가기로 한다.

케인즈 헌터들은 재빨리 거리에서 벗어났다.

피난을 유도하던 이들도, 차례차례 시민을 보호하며 미노타우로스의 범위에서 떨어져 간다.

“슈가하고 키루미나도, 제가 상황을 끝낼 때까지 물러나 계세요.”

“알겠습니다, 도련님......!”

“.......”

에우드의 명령에 슈가가 시민들을 보호하러 움직인다.

다만- 키루미나는 바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쿠우우우우웅-!!

그리고 헌터들이 거리의 시민들과 함께 피신하고서 얼마 뒤.

와이즈의 연격을 막아내던 미노타우로스가 와이즈를 크게 밀어냈다.

[쿠누어어어어!!]

콰아아아아아아앙!!

[구우우우――!!]

와이즈는 거대한 날개로 반동을 줄여간다.

그 즉시, 와이즈를 떨쳐낸 거대 미노타우로스가 땅에다가 발굽을 강하게 박았다.

콰아아아아아아앙!!!

포장된 도로를 짓밟으며, 흉물스러운 숨을 돌풍처럼 내뱉는다. 포에닉스 가문이 매년 꾸준히 보수하는 도보에, 가차 없이 금이 새겨진다.

거친 호흡의 반복과 근육의 팽창.

에우드도 아는 행동이었다.

과거 수십 번이나 미노타우로스의 목숨을 앗은 만큼, 뭘 준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음무어어어어어어어어!!!]

쿠콰가다다다다다다다!!

뿔을 중창으로 삼고.

발굽으로 대지를 뒤흔들며 뛰어오는 미노타우로스의 맹진.

일반 미노타우로스의 맹진이면 모를까, 그 크기가 5배 이상 늘어난 지금. 이 맹진은 단순히 ‘뛴다’가 아닌-

‘눈앞의 모든 것을 찢어발긴다’라고 해야 할, 거대 병기의 맹진으로 변모한다.

거리는 일자 방향.

이놈의 맹진을 흘려보낸다면, 다른 거리까지 피해가 한 번에 터진다. 막으려면 여기서 막아야 한다.

“와이즈, 괜찮아! 이제 물러나!”

[구우우우우우!!]

에우드의 목소리에, 와이즈도 재빨리 그 범위에서 벗어난다.

에우드는 방금까지 털던 손을 주먹 쥐었다.

‘한 번에 끝낸다.’

다시 한번, 미노타우로스를 정면에서 상대할 준비를 마친다.

열 살 시절의 기억과 비슷한 대치에, 미묘한 향수를 느껴간다.

.......그런데 어째서였을까.

“저런 거대한 놈은, 수신 대삼림에서도 없었는데 말이죠.”

“-어라!? 키루미나!? 왜 계속 여기 있어요!?”

슈가와 함께 물러났으리라 여긴 키루미나가, 에우드의 옆으로 나섰다. 아주 자연스럽게 주먹 위로 늑대의 투기를 두른다.

“도와주려고 남았어요!”

“아니아니, 물러나라니까요! 여긴 제가-”

“-에우드, 팔에 부담이 있잖아요.”

“앗-”

“아무 보호 없이 맨손으로 그렇게 주먹질하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피로가 심하다고요.”

키루미나는 방긋 송곳니를 보이며 웃었다.

“또 저 소 대가리 새끼, 뿔 두 개예요!”

“소 대가리 새끼!”

“......미, 미노타우로스의 뿔은 두 개잖아요!”

소 대가리 새끼- 에서, 키루미나가 뒤늦게 말을 정정한다.

그야 뭐, ‘소’니까 뿔이 두 개긴 하다만.......

이어서 키루미나는 에우드에게 홍조 띤 얼굴로 해맑게 말했다.

“그러니까, 한쪽 뿔은 제가 맡을게요!”

요컨대 ‘두 개의 공격점을 한 곳씩 맡자’라는 이야기겠지.

......보통 소녀라면 여기서 이미 에우드가 극구 만류했겠지만.

키루미나는 보통도 아니고. 무려 칼투스급의 수인 소녀-

[쿠오오오오오!!]

두두두두두두두두두!!

어쨌든 이젠 뭐라 설득할 틈도 없다.

이미 거대 미노타우로스는 상당히 접근해 있었다.

건물 한 채가 직접 움직이듯, 거대한 짐승의 그림자가 두 소년 소녀의 앞까지 도달해왔다.

두 개의 뿔을 번뜩이며, 눈앞의 모든 걸 찢기 위해 광란을 거듭해간다.

“에우드 도련님! ......어?! 키루미나님-!?”

거리 한쪽에서 시민의 피난을 돕던 슈가가, 두 소년 소녀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키루미나가 아직 에우드쪽에 있을 거라 생각 못 한 것이리라.

“-아, 진짜.....! 잔소리는 이따 해줄 테니까! 그럼 그쪽 방향의 뿔 부탁드려요!”

“넵, 에우드!”

결국 설득을 포기한 에우드와, 기쁨에 겨워 꼬리를 흔드는 키루미나.

두 소년 소녀의 주먹 위로, 남색과 청색의 투기가 거칠게 솟아올랐다.

부우우우우웅-!!

그와 동시, 두 개의 시꺼먼 뿔이 도달한다.

이어진 거대 미노타우로스의 포효를 신호로-

[누쿠오오오오오오오!!]

충돌이 개시된다.

“‘체로스식, 격광조’.”

“‘울프스 버스트(Wolf’s Burst)’.”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검신이 만들어낸, 검술과 같은 날카로움을 품은 투기와,

푸른 늑대 일족 직계의 수인 투기가 두 뿔을 동시에 가격한다.

기둥과도 같은 검은 뿔을 향해, 푸른 투기가 서로 얽혀 충격을 터트려간다.

마치 이 충돌 자체가 마법의 현상과 같았을까.

몇 차례고 이어지는 돌풍과 같은 파장.

레일 위의 열차가 서로를 마주 보고 충돌한 것처럼, 쉴 새 없는 충격의 연쇄가 거리에 터져 올랐다.

콰가가가가가가가!

콰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충돌의 끝에서-

.......쩌그적!! 쩌거걱!!

콰가가가가각!!

거대 미노타우로스의 뿔에 금이 간다.

[구어어어어어어어!!]

두 천재의 공격에 버티지 못한 뿔이, 점차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푸른 섬광에 불타듯 조각이 흩날리고, 이윽고 완전히 붕괴되어간다.

두 개의 뿔을 에우드가 동시에 상대했다면, 이 정도의 위력을 내지 못했으리라.

즉, 서로 정확히 타깃을 나눠 집중을 가했기에 가능한 결과.

동시에, ‘에우드 못지않은 위력’이 함께 가해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콰아아아아!!

잃어버린 거대한 뿔 위로, 미노타우로스 피와 비명이 터져 오른다.

뿔을 잃은 고통이 역으로 광분을 일으킨 것인지.

미노타우로스는, 적대자를 찢어발기기 위해 발굽으로 땅을 더욱 박찼다. 피를 흩날리면서, 포효를 게걸스럽게 뿜어 억지로 맹진을 가해간다.

‘끈질김’- 미노타우로스의 가장 특징을 잘 알고 있는 에우드는, 그 틈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쐐기를 박지 않는 이상, 이 괴물은 계속해서 덤벼든다.

그렇기에 지금이 기회.

거구가 비틀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끈질김에 쐐기를 박을 순간이었다.

“키루미나, 옆으로 빠지세요!!”

재빨리 주먹을 거두고, 에우드는 땅을 밟아 몸을 높게 뛰어올랐다.

밟는 것은 미노타우로스의 두꺼운 팔뚝.

뒤흔들리면서도 계속 질주하는 미노타우로스의 위를 계단과 도움닫기 삼는다.

뒤이어 미노타우로스의 머리 위까지 몸을 체공해-

휘리리리릭-!

몸을 바퀴처럼 회전시켜, 전력의 투기를 담아 발꿈치를 내리찍는다.

“으랴아아아압!”

콰아아아아아아앙!!

둘째 누나에게 전수해준 것과 같은 발꿈치 찍기로, 미노타우로스의 머리를 정확히 내려찍는다.

대형 건조물의 기둥이 가격한 것 같았을까.

뿔에서 솟아나는 피와 더불어, 미노타우로스의 거대한 두개골에서 피와 뇌수가 쏟아졌다.

두개골이 짓눌린 미노타우로는 더는 발굽을 땅에 박지 못했다.

[쿠억...... 누쿽....... 쿠우우우......!!]

쿠우우우웅!!!

.......

건물만 한 크기의 소 머리 괴물은, 그걸 끝으로 겨우 숨통이 끊겼다.

“흐아아....... 오래 안 끌어서 정말 다행이네.......!”

땅에 착지한 에우드는, 손목과 발목을 빙글빙글 돌리며 한숨을 쉬었다.

미노타우로스는 질긴 만큼, 한 번에 끝내지 못하면 일이 커지니 말이다.

‘소’라는 동물의 장점을, 전부 ‘성질 매우 더러움’으로 승화시킨게 바로 미노타우로스 아닌가.

국면이 길어졌으면 그에 비례해 기하급수적으로 골치 아파졌겠지.

거대 미노타우로스는 크기도 큰 만큼 혈액의 양도 얼마나 많은지.

에우드는 다리가 끈적끈적거리는 것이, 솔직히 기분은 좋지 않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이었다.

곧 에우드의 명령에 떨어져 있던 와이즈가, 날개를 펄럭이며 에우드 쪽으로 날아왔다. 서둘러 오는 게 혹시 물주를 걱정해준 걸까.

[구우, 구우우우구.]

“아야, 아얏. 야, 이 자식, 콕콕거리지 마......!”

아니다, 그냥 골리러 온 걸지도.

아무리 괴조화가 되어도 성격은 그대로라.

걱정인지 투정인지 모르게, 평소보다 훨씬 날카로워진 부리로 에우드를 콕콕 찌른다.

사실 크기상 콕콕보단 쿡쿡.

덕분에 약 5초간 물주와 식객이 투닥투닥거렸다.

결판 직전 옆으로 살짝 빠졌던 키루미나도 에우드 쪽으로 달려왔다.

“꺄아악! 이겼어! 이겼어요, 에우드!!”

단숨에 에우드의 양손을 낚아챈 키루미나는, 그걸 잡곤 열심히 흔든다.

혹시 대형견을 키우면 이런 기분일지.

팔을 붕붕. 꼬리를 붕붕붕. 키루미나가 에우드에게 발랄한 감정을 전한다.

에우드는 그런 활기찬 환호를 받아가다가-

“-아, 맞다.”

콩!

“으키앵!?”

“물러나 있으라고 했는데 말도 안 듣고 정말.”

“키이이이잉......”

일단 아까 말했듯 꾸중 줄건 꾸중 주자 싶어, 키루미나의 머리에 콩! 꿀밤을 먹였다.

키루미나는 침울한 듯 키잉 소리를 냈다.

‘에헤헤....... 혼, 혼났다.’

물론 마음속으론 에우드에게 혼난 걸 몰래 기뻐하고 있었다.

꿀밤 맞은 머리를 문질문질. 끝내 꼬리가 붕붕거리기 시작하는 걸 차마 못 멈춘다.

“도련님!”

“슈가- 우웁.”

뒤이어 호흡을 거칠게 하며 뛰어온 슈가가, 에우드를 서둘러 낚아채 자신의 품에 안는다. 에우드의 작은 몸이 슈가에게 완전히 파묻혀버린다.

“잠깐, 슈가, 제 몸에 지금 피가 많이 묻- 느우우웁.”

꼬오옥-

슈가는 에우드에게 나는 피 냄새를 싹 무시하고 더욱 끌어안아 갔다. 슈가의 폭신폭신함에 에우드도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애초에 도련님에게 어떤 냄새가 나든 간에, 이 메이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지금 행동은.......

마치 도련님을 늑대(키루미나)에게서 보호하는 것 같았을까.

덕분에 슈가와 키루미나 사이에, 기묘한 공기가 흘렀다.

그야말로 먹잇감을 사이에 두고 경쟁하는 두 육식동물이었으리라.

조금 뒤 슈가의 품에서 겨우 빠져나온 에우드는 헛기침을 살짝 했다.

“커흠- .......키루미나도 아까, ‘뭔가가 깨지는 소리’를 들은 거죠?”

“아, 넵!”

에우드는 거대 미노타우로스가 나타나기 직전 들렸던 소리를, 키루미나에게 다시 확인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