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다른 두 거리에서도 폭발음과 괴성이 들려온다.?167회
습격167.
이게 대체 뭔 일인가.
방금까지 처음 만난 수인 소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 소녀가 가지고 있을 연심에, 페리아 나름대로 작은 응원을 전하고 있었는데.
“키루미나, 오는 데 오래 걸렸을 텐데 괜찮나요? 숙소는 잡았어요?”
“네, 네엡! 열차도 편했고, 포에닉시안은 좋은 여관이 많아서요.......! 예전에 혼자 왔을 때 썼던 여관에 머물고 있어요!”
“서쪽 광장에 있는 단풍 여관이란 곳이에요, 에우드.”
“아, 거기군요. 아버지도 그쪽은 시설도 서비스도 좋은 장소라고 말씀해주셨었네요.”
페리아는 에우드와 아카데미 동기였던 키루미나를 보며 확신했다.
방금까지 키루미나가 말하던 인간 소년이, 바로 도련님이다.
아니, 이건 못 알아챌 수가 없다. 지금 키루미나의 꼬리가 붕붕거리는 게, 대체 얼마나 빠른지.
저 꼬리로 포에닉스 저택 바닥 청소를 맡기면, 순식간에 반질반질해질 거다.
생각해보니, 이전 보고편지에서도 ‘푸른 늑대’와의 접촉이 있었다고 했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어야 했다.
그 와중 키루미나의 흔들리는 꼬리가 푹신푹신해 보여,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만. 페리아는 곧바로 고개를 붕붕.
이건 위험하다.
페리아는 재빨리 슈가와 눈을 마주쳤다.
서로 굳게 끄덕이는 고개.
그것은 경계경보. 녹색 메이드와 특수팀 메이드의 쌍방 동의.
현 시간부로, ‘포에닉스 메이드 및 여성 헌터’들의 비상이 걸렸음을 승인하는 신호였다.
아직 도련님이 순수하게 자라주길 바라는(사실 에우드는 이미 알 거 다 알지만) 포에닉스 여성 일동이다.
포에닉스 여성 일동이 인정하는 도련님 접촉 가능 인물은, 포에닉스 파벌 멤버까지가 허용범위.
뭔 굴러들어온 여자아이가 도련님과의 연애라니 그 무슨 부러운-
아니아니, 이른 일이다.
.......뭐, 말은 그렇게 한다만-
“설마 페리아가 일하는 저택이, 포에닉스 저택일 줄은 몰랐어요!”
“에흡, 저도, 설마 키루미나가 도련님과 아는 사이일 줄은.......”
페리아는 정말 인연이라는 듯 헤헤 웃는 키루미나에게, 난처하게 답했다.
착한 아이에게 대놓고 경계를 드러낼 만큼, 페리아도 모질진 못하다. 슈가도 매한가지.
둘 다 결국, 키루미나가 도련님과 즐겁게 이야기하는 걸 몇 분 정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페리아는, 도련님이 들고 있는 종이뭉치에 고개를 갸웃했다.
“응? 에우드 도련님, 그건 새로 고르신 물건인가요?”
“아- 아직 고른 건 아니지만요. 내용도 확인 못 했어요.”
슈가와의 이야기론, 아마 ‘수기’일 물건.
하지만 아직 표지만 살짝 넘겨봤을 뿐. 그 순간 메루&아루가 나타나 내용은 살피지 못했다.
애초에 단순히 호기심으로 뽑아온 거다만. 그래도-
“이거, 베르네이 학장님의 가문 분이 쓴 거 같더라고요.”
“베르네이 학장님......?”
“베르네이 알페일. 현재 아카데미의 학장님이신 분이랍니다, 페리아.”
“그럼 엄청 높으신 분이잖아요?!”
페리아는 가볍게 말하다, 깜짝 놀라 목소리를 높여버렸다.
뭐, 책의 상당수는 높은 사람 혹은 학계에서 유명한 이들이 쓴다만.
그래도 지금 에우드가 들고 있는 건, 책보다도 종이 뭉치에 가까운 물건. 저자의 이름에 놀라는 건 어쩔 수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에우드는 수기를 살짝 펼쳐봤다.
표지를 살살 넘기며, 혹여나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리고 적당히 페이지를 펼치자 나온 것은-
[억지로 빼앗은 입술의 감촉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엥.”
에우드는 수기에 뜬금없이 적혀진 문장에, 진심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뜬금없는 게 아니다.
[티타니아의 소중한 곳에서 우유향의 달콤한 냄새가-]
[그녀의 요염한 분위기에, 넋을 잃고 하반신엔 피가 쏠려간다-]
다음 문장을 읽어도, 그다음 문장을 읽어도, 거의 비슷했을까.
‘진짜냐!’
쌍둥이가 말한 대로, 진짜 관능 소설이었다.
“에우드군, 저희도 볼래요!”
“에우드, 결국 내용이 뭐예-”
“-와악. 안, 안 돼요! 착한 아이는 아직 보면 안 되는 거예요!”
곧바로 쌍둥이들이 에우드가 쥔 수기를 함께 읽으려 들고.
에우드가 수기를 감추려고 저항하는 그때-
콰아아아아아앙-!!
그 폭발음은 순식간에 잡화점 밖에서 들려왔다.
* * *
“오케이, 티아나. 난 에우드 쪽으로 갈게.”
“스톱, 스톱! 아, 언니 진짜, 치사하게!!”
여동생 쇼핑이 도중 길어질 기미를 보이자, 셀레나는 가차 없이 전서구의 피리를 불려 했다.
당장 에우드에게 합류한다고 쪽지를 보낼 생각이었겠지.
최대한 빨리 끝낸다더니. 앞으로 가게 다섯 곳은 더 들려야하는데, 아까부터 두 번째 가게에서 멈춰섰기 때문이다.
티아나로서는 더 좋은 재료를 고른다고 고심 중이었던 거다만.
일단 티아나는 그런 가차 없는 언니를 재빨리 붙잡았다.
물론 티아나도 에우드 쪽으로 달려가고 싶긴 했다.
그래도 살 건 사고 가야 하지 않는가. 차라리 에우드를 끌고 다니고 싶기도 했다만.
“나도 언니 무기 가게에 같이 가주기로 했잖아!”
“내가 무기 가게에서 쓰는 시간이, 네 1할도 안 되는 건 모르지 않을 텐데.”
“얼, 얼마나 걸렸다고 재촉하는 거야!”
“벌써 한 시간.”
“.......벌써 그렇게 지났나~?”
셀레나가 재빨리 피리를 부르려 한다.
“아아, 알겠어! 이제 끝낼 테니까!!”
“아하하, 아가씨들. 품위, 품위.”
엘리리는 그런 아가씨들을 살살 달래간다.
페리아도 함께 온 만큼, 자매가 함께 다니는 것도 좋았지만.
엘리리는 역시 이 두 천진난만한 아가씨들을 잘 통제해야 한다 싶었다.
뭐, 연금술 가게는 대부분이 한적하고 평화로우니 말이다.
두 아가씨가 시끌벅적하게 해도, 딱히 누군가가 볼 일은 별로 없다. 이 가게도 포에닉스 삼남매의 단골 가게. 덕분에 아가씨들이 자주 티격태격된다는 건, 점원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지금도 둘의 말싸움을 흐뭇하게 바라볼 뿐이다.
“너무 귀엽죠~”
이제 막 공방에서 포션 상자들을 꺼내 온 20대 여점원- 제니아가, 아가씨들을 보며 후후 웃었다.
엘리리도 동의했다.
물론 엘리리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건, 동생인 페리아다만.
그래도 삼남매의 귀여움 또한 그에 동등하다. 엘리리는 아예 모두 자기 동생처럼 여기고 있었다.
“그 포션들은 새로 공급하는 물건인가요?”
“네, 요 며칠 동안 소비가 엄청났으니까요.”
“아하하, 저도 몇 병 마시고 왔죠.......”
“엘리리씨도 토벌에 가셨었군요.”
“바빠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며칠 전 메트리우스-포에닉시안 가도에 몬스터들이 나타났을 때. 다들 최대한 빨리 끝내기 위해, 포션을 벌컥벌컥 들이켰으니 말이다. 엘리리도 거진 3병을 동시에 마실 정도였다.
덕분에 과거 무덤 동굴 탈출 때, 스팀팩 포션을 마시던 추억까지 새록새록.
포에닉스의 경우 포션은 케인즈 상회에서 공급 받지만.(추가로 티아나 수제 포션도 있다.) 다른 세력들은 여러 연금술 공방과 제휴를 맺거나, 일반 상회 및 상단에게 구입한다.
때문에 요 며칠 급격히 재고가 준 만큼, 수많은 공방이 새로이 포션을 만드는 것이다.
케인즈 직속 공방들은, 이미 헌터들 못지않게 밤을 새우며 포션 제조 중이라 한다.
최근엔 나라 곳곳에서 몬스터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덕분에 헌터대든 가게든, 미리 포션을 준비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른바 사전대비라 해야 할까.
“3년 전에도 ‘곤충 몬스터’들의 군집이 자주 생겼으니까요. 그때도 포션 재고 준비를 철저히 해달라고, 길드에서 권고가 나왔었는데.”
“.......그렇죠.”
곤충. 벌레술사- 크래프트.
엘리리에게 있어 무덤 동굴 사태는 여전히 꿈에 나올 정도다.
엘리리는 그 정체 모를 곤충 인간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았다. 아마 디안도 마찬가지겠지.
도련님이 머리를 날려버리긴 했다만. 단숨에 다시 머리가 자라기까지 했었고.
아마 과거 곤충 몬스터들의 군집도....... 그놈이 관계되어있지 않을까.
그게 현재 가레스와 소일. 그리고 가레스의 친우이자 현왕인 남자들의 판단이었다.
조금 뒤, 마치 체온계를 물 듯 피리를 입에 문 셀레나를 질질 끌며. 티아나가 카운터 쪽으로 겨우 도착했다.
티격태격을 끝내고 드디어 물건을 다 고른 모양이다.
“남은 가게는 각각 10분씩으로 끝내, 티아나.”
“아니, 이 언니 진짜, 그게 될까 보냐?!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
엘리리와 점원 제니아는 여전히 투닥거리는 아가씨들을 보며 웃어버렸다.
그때-
[키에에에에에에엑!!]
“........?!”
“어?!”
“......!!”
가게의 밖에서, 괴상한 울음소리가 울려왔다.
티아나와 셀레나의 마안이, 한순간 뭔가에 반응하듯 마력을 일렁였다.
* * *
아니, 인식하긴 했다만. 말도 안 되는 사태였다.
지금 이 도시가 어딘데. 무려 포에닉시안. 유그라시아의 5대 도시 중 하나. 방위 능력으로도 최상위에 해당하는 도시다.
“망할, 뭐야 이거.......!”
당장 밖으로 나온 엘리리는, 레인저로서의 시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상황을 파악해간다.
‘여기만이 아냐?!’
현 위치인 서쪽 광장.
추가로 중앙 광장. 동쪽 광장까지.
총 3방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뭔가의 폭발이 일어났다.
괴성이 들려온 것 또한 세 곳 동시.
“몬스터다!”
“중앙 광장에 몬스터들이 나타났어!”
“뭐야, 어떻게 갑자기 몬스터가 나온 거야?! 이동하는 모습도 없었는데!”
확실하다. 몬스터의 습격이었다.
예고도 없다. 기미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포에닉스에, 몬스터가 나타난 것이다.
소환인가. 누군가의 소행인가. 아니면, ‘정말로 던전처럼 몬스터가 발생한 것인가.’
일단 세 곳 동시 발생이란 건 최소 세 마리. 하지만, 어쩌면 군집일지도 모른다.
엘리리는 재빨리 등에 진 활을 쥐었다.
적어도 지금 해야 하는 건 아가씨들의 안전 확보.
그리고-
‘원인 파악은 그다음! 당장 토벌 준비를.......!’
포에닉스 헌터로서, 포에닉스 일가에 이어, 시민들을 지키는 것 또한 엘리리의 사명이다. 설령 여동생을 뒤로 미루는 한이 있어도.
[키기기기기에에에-!!]
그 순간, 어떤 날개를 단 몬스터가 엘리리의 시야에 나타났다.
박쥐와 같은 날개와 몸을 가진, ‘애크러 배트’라는 몬스터다.
박쥐와 같은 날개와 몸을 가진, ‘애크러 배트’라는 몬스터다.
일반 개체의 경우, 위험도는 D~C에 머무는 약한 몬스터. 그러나, 지금 이곳은 던전이 아니다.
헌터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D~C는, 순식간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도였다. 신속히 처리해야한다.
곧바로 박쥐의 급습에, 엘리리가 활을 겨누려 하는 그 때-
“두 마리 더 있어, 엘리리! 언니-!!”
“-한쪽은 내가 잡을게.”
파아아아아앙!!
엘리리가 첫 애크러 배트에게 화살을 쏘는 즉시, 그 뒤에서 셀레나가 초고속으로 질주했다.
촤아아아악!!
그리곤 추가로 날아오는 애크러 배트를, 마력의 목검으로 산산조각 베어버린다.
“셀레나 아가씨!”
“-티아나! 그 박쥐 새끼는 네가 잡아!!”
아직 한 마리가 남았다.
셀레나가 내지른 거친 말투의 호령과 함께,
“후우-”
티아나가 땅을 단숨에 밟는다.
카가가가가가각!!
그것은 이 3년간 티아나가 에우드에게 배운 이동기술.
비단결의 머리를 휘날리며 움직이는, ‘본능’ 중시의 맹수와도 같은 전투기술.
티아나는 바닥에 금이 갈 정도로 도약함과 동시에-
“-으랴아아아압!”
콰아아아아아앙!
강렬한 발뒤꿈치 내려찍기로, 애크러 배트의 머리를 부숴버렸다.
[키에에에에엑!?]
퍼어어어어엉!!
괴성과 함께, 애크러 배트가 피를 흩뿌리며 땅에 떨어졌다.
시민들에게 패닉을 일으킬 수 있었던 세 마리의 애크러 배트 무리는, 순식간에 시체가 되어, 도보의 위를 데굴데굴 굴렀다.
“오.......! 오오오.......!”
“저, 저분들 설마, 티아나 아가씨랑 셀레나 아가씨가 아닌가!!”
“포에닉스 일가!”
“포에닉스의 검성이 여기에!”
“““와아아아아아!!”””
성공적인 몬스터들의 제압에, 거리에 있던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를 질렀다.
“셀레나 아가씨, 티아나 아가씨! 왜 가게 밖으로 나오신 거예요!”
“엘리리, 지금 그걸 따질 때가 아니잖아.”
“으에에엑....... 발꿈치 욱신거려........”
“에우드 스타일은 여전히 티아나한테 힘들 테니까. 티아나는 섬세한 힘 조절을 못 하고.”
“으익, 그런가.......”
셀레나는 오른발을 끈적끈적 끄는 티아나에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품에서 <어느새 깜짝 나타난답니다, 셀레나 목검★>을 하나 더 꺼내, 티아나에게 던져줬다.
타악!
“역시 우리 언니, 내 목검도 갖고 있었네!”
“아, 아니! 그래도 아가씨들! 두 분은 안전한 곳에 있으세요!! 이 상황은 제가 처리할 테니-”
임전 태세를 취한 아가씨들을, 엘리리가 말리려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앙!!
폭음이 한 번 더 들려왔다.
중앙거리 쪽이다.
“윽.......!”
“엘리리. 뭔지는 몰라도, 지금 이건 큰 사건.”
“맞아, 맞아! 싸울 수 있는 인원이 그냥 있으면 안 돼!”
엘리리는 그 순간, 이 두 아가씨가 이룬 성장을 눈에 새겼을까.
““포에닉스는 시민들도 함께 지켜.””
“.......!!”
함께 목검을 들고 말하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훌륭한 포에닉스의 후계자들이었다.
“.......알겠습니다. 제니아씨!”
“네, 넵!”
급작스런 사태에 몸을 보호하던 여점원이, 엘리리의 부름에 문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혹시 모르니 포션들을! 대금은 일단 포에닉스 헌터대로 달아주세요!”
“네, 넵!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점원 제니아와 함께 가게의 점원들이, 서둘러 포션을 홀더에 넣어 준비한다.
그 사이, 티아나와 셀레나가 서둘러 상황을 파악했다.
사실 방금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지만, 역시 약간의 허세.
두 아가씨 모두,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몸을 살짝 떨고 있었다.
무엇보다, 지금 이 거리엔 자신들만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티아나. 에우드랑 페리아, 슈가가 서쪽 외곽 잡화점에 있지?”
“응, 이동을 안 했다면.......!”
”중앙은 케인즈 상회. 그럼-”
“.......엄마랑 플로라, 레니안느, 제시카, 아나트.”
““........””
둘 다 심호흡을 한 번 했다.
“티아나. 우리는 이쪽부터 처리하자.”
“응, 에우드라면. 그리고- 울 엄마면.”
파벌 전투 멤버 하나. 마안 보유자 하나.
그리고 막둥이와-
“.......아나트도 레니안느도 있지만, 역시 울 엄마면 웬만큼 대처 가능할 거야.”
“그렇지, 울 엄마니까.......”
‘어머니’라면, 분명히 사태에 대처 가능하리라.
* * *
그리고 똑같이 사건이 터진 포에닉시안 중앙 거리, 케인즈 상회 앞의 광장-
콰가가각.......! 콰가가가가각.......!
“으엑. 으에에엑........!?”
아나트는 창밖에서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경악과 함께 몸을 떨었다.
“-감히 방해하고 말이야. 이 뒤로도 우리 아이들과도 즐겁게, 더 즐길 생각이었는데.......!”
[꾸에에에에엑?!?!]
그 몬스터. 위험도 B의 마수, ‘블랙 놀’.
강렬한 마수의 근육을 이용한 손아귀는, 인간의 머리를 순식간에 터트려버리는 힘을 갖고 있다.
심지어 엄청난 단독 행동 능력과 교활함에, 헌터들도 마주하면 꽤 고생하게 되는 몬스터.
그런 몬스터의 손아귀가 지금-
[쿠허허허허헝!! 쿠에에에에에엑!!]
“뒤지려고-!”
우드드드득!! 콰아아아아!!
로로나의 단 한 손에 무너졌다.
쿠우우우웅!!
양팔이 완전히 부서진 충격에 블랙 놀이 쓰러진다.
이어서 쓰러진 블랙 놀을 향해, 로로나가 단숨에 몸을 휘둘러-
퍼어어어어어억!!
드레스 차림의 발길질로, 블랙 놀을 저 멀리 날려버린다.
양손이 부서진 블랙 놀은 저항도 못 한 채, 광장 벽에 꽂혀버렸다. 아마 방금 마무리 공격으로 숨통이 끊겼을까.
지금 그 힘은 실질 A급 헌터와 동등했다.
아나트도 로로나가 정말 강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너무나도 상상 이상.
덕분에 그 모습을 상회 5층 창문에서 본 아나트는-
“어, 어버버버.”(아나트)
“히, 히이이이.......”(레니안느)
그 뭐냐.
지릴 뻔했다. 정말로.
쥐고 있던 머더 메이지의 나이프조차 땅에 떨어트릴 뻔했다.
함께 그것을 본 레니안느도 마찬가지였다.
뒤이어 나온 케인즈 상회의 호위들도, 떡 벌린 입을 감추지 못했다.
“어쩔 수 없네요.”
찌이익!
이어서 로로나는 자신의 드레스 치마를 움직이기 편하도록 찢었다.
“-원인 규명은 나중에! 우선 상황을 빨리 정리하도록 하죠. 이 도시에서 한 명이라도 다치는 사람이 있어선 안 됩니다! 우리 헌터대에도 전서를! 알겠나요?!”
“““예, 예스, 맴! 로로나님!”””
“제시카! 제시카도 도와주세요!”
“예, 예스, 매애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