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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152화 (152/264)

뭐, 지금으로서는 아직 먼 이야기다.?152회

연휴를 앞두고152.

그로부터 며칠 뒤.

에우드가 강의가 끝나자마자 아지트에 왔을 때였다.

“에우드랑 두 누님은, 연휴 때는 역시 저택에 돌아갈 건가?”

“.......그렇지.”

“우연이네, 나도 연휴 때는 돌아갈 생각이거든.”

“우연은 무슨. 유학생 빼면 대부분이 그때 한 번씩은 돌아가잖아.”

“유학생들도, 연휴 때는 여러 도시로 놀러 간다고? 메트리우스랑 포에닉시안도, 이 시기엔 여러 관광 목적의 학생이 많고.”

“.......에우드, 몸은 괜찮아?”

“아, 응. 레니안느. 괜찮아.”

에우드는 고개를 조금 지친 듯이 끄덕였다.

변함없이 하얀 머리에다가 마이 페이스인 소녀가, 에우드의 머리칼과 귀를 꼭꼭 잡아당긴다.

그리곤 자신의 손으로 에우드의 머리 곳곳을 만져간다.

처음엔 어떤 의도인가 했더니.

마치 투구를 쓸 때 뒤덮이는 부분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에우드의 눈가-투구를 쓸 때의 바이저 부분까지 한 번 가리고 나서야, 레니안느는 만족했다는 듯 콧김을 포옹 내쉰다.

강의가 끝나고서, 티아나가 오늘은 아지트 집합을 명령하기에(연금술 밤샘 계획이라나) 바로 아지트로 왔더니.

설마 아지트 앞에 손님이 먼저 와 있었을 줄은 몰랐다.

덕분에 아지트의 응접실에서, 처음으로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것도 에우드 혼자서.

언젠가 마리에게 배운 차 내리기를 발휘해, 두 메트리 남매에게 그것을 대접한다.

아니, 뭐 이런 방문은 귀족적인 의미로는 꽤 당연한 거긴 하다.

당사자들끼리는 어찌 됐든. 외부에서 보자면 ‘친밀한 귀족 가문’이 파벌을 만들고, 대전에서 승리했다는데.

트루스와 레니안느가 찾아올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정확히는 충분히 만들 수 있었다가 더 옳을까.

애초에 같은 기숙사인 만큼, 마주칠 일은 앞으로도 더 많을 테지만.

“아, 이건 선물. 맛있는 과자 세트니까, 다 같이 먹었으면 해. 셀레나가 특히 과자 좋아하니까.”

트루스는 곱게 포장된 다과 상자를 응접실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이 무슨 생각하는지 모를 흰 머리 자식은, 매번 예의만큼은 확실했다.

플로라 다과회에 참여할 때나.

메트리측 다과회를 개최할 때나.

매번 멤버들에게, 여러 선물이나 인사를 꼭 건네곤 했으니까.

물론 에우드라고 이런 게 겉치레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며.

그 예의가 상당히 한정되게 향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에우드는 다과 상자를, 얼떨떨하게 받아간다.

무게가 묵직한 것이, 들어있는 양도 꽤 많이 느껴졌다.

트루스 말대로, 셀레나가 꽤 좋아하리라.

다만-

손님이라도. 선물을 준다 해도. 서로 할 말은 하고 가야겠지.

“트루스. 너 그러고 보니까.”

“응?”

“아나트 선배를 파벌에 못 들어가도록 처리하라고 명령한 거. 앨리스 가름의 말로는 트루스 너라고 들었는데.”

트루스는 아주 잠시, 눈에 띄지 않게 미간을 꿈틀거렸다.

그러다 곧바로 사람 좋은 웃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맞구나.”

――파아아아아아앙!

응접실의 위로 에우드의 주먹이 단번에 트루스의 코앞까지 들이닥쳤다.

뒤늦은 권압의 바람이 휘리릭 소리와 함께 불어닥쳤다.

에우드가 내줬던 차들이, 응접실 책상과 함께 덜컹거린다.

“아하하. 진짜 쫄았는데, 이건........”

코끝에 닿기 직전인 에우드의 주먹을 보며, 트루스는 농담하듯 말했다.

물론 말투만 농담일 뿐이다.

분명 주먹은 눈앞에서 멈췄음에도, 트루스는 그 압박에 몸이 저릿했다.

으쓱했던 어깨마저 조금씩 떨렸다.

자칫했다간 본능적으로 마안을 개안할 만큼.

이미 전신엔 자신도 모르게 마력경화를 걸어버렸다.

트루스는 마안을 비롯하여 상당히 천재적인 감각을 갖고 있다.

에우드의 눈빛만 봐도, 행동이나 근육의 움직임만 봐도.

이 소년이 결코 진심으로 주먹을 휘두르진 않음을 알고 있었으리라.

그럼에도 한순간 중상을 각오할 정도였다.

물론 레니안느가 어느새 에우드의 팔을 잡았으니까.

실제로 진심으로 갔다 해도, 일단 맞지는 않았으리라.

......권압에 단숨에 수 미터 정도 밀려나긴 했겠다만.

“트루스. 이건 포에닉스 가문이 아닌, 내 쪽에서 경고.”

“.......응. 말해줘, 에우드.”

“저번까지는 ‘무소속’이라 치고. 또 우리도 너네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니까.”

트루스가 양손을 들자, 에우드는 그것을 차분한 목소리로 이어갔다.

“하지만 아나트 토르랑은 이제 포에닉스 파벌이야. 리더인 내 밑에 들어오게 됐어. 그러니 이제부터는 건드린다면-”

에우드는 레니안느가 잡은 팔에, 약간 힘을 더 주었다.

“우리 쪽에서 대전을 걸어서라도, 너와 싸울 거야.”

명백한 적대이자 협박.

설령 토르랑일지라도. 자신의 멤버를 건드린다면, 이제부터 트루스의 호의를 완전히 저버린다는 의미였다.

그건 데우트가 추진하는, ‘차기 두 가문의 협력체제’까지 무너트린다는 것이기도 했다.

트루스는 일순 거기에 매섭게 눈을 떴다.

.......그러나 얼마 안 가 그것을 풀곤 고개를 끄덕인다.

“걱정 마. 아나트가 너희 포에닉스 파벌에 들어간 만큼, 나도 당분간 터치할 생각이 없는걸.”

“멤버들의 혹시 모를 시비는? 그때처럼 앨리스 본인라던가.”

“파벌 인원들에게도 말해뒀어. 토르랑은 보류라고. 다만 앨리스 쪽은- 아무리 그래도 개개인 싸움까진 우리가 통제할 권리는 없잖아?”

트루스는 올렸던 손으로 에우드의 주먹을 살짝 가리킨다.

“지금 이런 ‘개인적인 충돌’처럼. ‘악마’와 ‘광견’은 예전부터 악연이었다고.”

‘개인적인 충돌’.

트루스가 이번 상황을 ‘포에닉스와 메트리’가 아닌, ‘에우드와 트루스’의 상황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

즉- 적어도 지금 에우드가 위협을 줬다고, 자신의 호의를 거둘 생각은 없다는 거다.

그리고 트루스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파벌 대전이나, 명백히 상대측에 적대할 목적인 습격이면 몰라도.

제대로 공식전을 취해서 싸운다면, 에우드도 트루스도 거기에 딱히 따질 수는 없다. 재학생의 권리이니 말이다.

“......그럼 됐어.”

“아얏.”

에우드의 검지가 트루스의 이마 위에 콩하고 부딪혔다.

평소 딱밤보다 더 강한 정도일까. 트루스는 한동안 이마를 문질러야 했다.

곧 에우드가 주먹을 거두자, 레니안느도 손을 살짝 놓는다.

“미안, 레니안느.”

에우드는 레니안느에게 사과를 담아 살짝 고개를 꾸벅였다.

아무리 경고만 할 생각이었어도, 눈앞에서 오빠에게 주먹을 휘두른 건 에우드도 미안함이 더 앞섰다.

그러자 레니안느는-

“우리 오빠라고 딱히 잘한 건 없는걸.”(도리도리)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여동생과 소년의 모습에, 트루스는 한 번 더 어깨를 으쓱였다.

“-아 맞아. 잭스도 이제 딱히 뭐 나쁜 일 하는 건 없으니까. 그쪽도 건드릴 생각은 없어.”

“걘 마음대로 해.......”

“아하하, 매정해라.”

에우드의 가차 없는 대답에, 트루스가 키득키득 웃어버렸다.

“그런데 에우드. 너랑 누나들은 이번에 너는 행사 같은 건 나가는 거 있어?”

“행사?”

“일단 개헌 연휴이니까. 대부분은 왕도의 왕족들이나, 왕가랑 연을 가진 ‘워스레인 세력’이 주도하겠지만.”

메트리, 그리피너를 이은 세 번째 귀족세력 ‘워스레인’.

과거 왕족과의 혼인을 통해, 왕가의 피를 함께 이어가고 있는 10대 귀족 세력이다.

덕분에 왕위 계승에 대해서도 나름의 순위를 가진다고.

황금의 기사들이 이끄는 두 세력.

그리고 중립인 포에닉스와는 또 다른 기반을 가진 가문이다.

“그런데 행사가 있나?”

“당연히 있지. 기념일이니까. 물론 대법원이 있는 왕도 한정이다만. 우리 메트리우스나 포에닉시안에선 그냥 휴일이니까. ......내 기억엔 작년이나 재작년에 가레스님도 참가했다고 들었는데?”

에우드는 자리에 앉으면서 트루스의 말을 곱씹었다.

“아.”

“에우드?”

레니안느가 옆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아버지도 행사에 갔다 오긴 한 거 같아.”

“그렇지? 우리 아버지도 행사는 짧게라도 꼭 참가하시니까.”

그러다 에우드는 곧, 왜 바로 기억이 안 났었는지를 알아챈다.

‘아버지는 연휴 중 하루는 꼭 외출했었지......’

연휴인 만큼 사용인들의 근무도 최소화하고, 비번이 상당히 많아지니 말이다.

때문에 연휴에는, 포에닉스 상당수가 로로나를 필두로 다 같이 쇼핑을 나가곤 했다.

.......연휴에도 외부업무가 있던 가레스 빼고.

기억해보니, 그 시기엔 매번 왕도 쪽에 다녀왔다고 했었다.

아마 가레스 성격을 봐선......

행사에 참여하는 동안, 가족들과 사용인들이 편히 쉴 수 있게 일부러 언질하고 간 거겠지.

에우드는 이번 연휴에, 가레스와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자 싶었다.

“일단 나나 누나들은 행사에 참여하란 말은 없었는데. 그럼 트루스, 레니안느, 너네는?”

“우린 예전부터 가문 방침으로 자율참여야.”

“......왕도까지 가긴 싫어. 멀어. 아, 베르나드 오빠는 아마 갈 테지만.”

레니안느가 어느새 다시 에우드의 머리를 콕콕 잡아당기며 말했다.

“베르나드 형님은 아버지의 보좌역을 이어가고 있으니까. ......정말, 둘째 형님은 역시 존경스러워.”

베르나드는 메트리 4남매 중 차남.

사실상 메트리의 장남과 함께, 트루스에게 후계의 기회를 빼앗긴 이다.

그래도 사이가 나쁜 건 아닌지. 트루스는 둘째 형을 말하면서, 다소 포근한 표정을 지었다.

트루스 말로는, 애초에 황금의 기사들은 왕가와 그리 친분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고.

“괜히 관계를 너무 강조했다가, 견제가 늘어나면 귀찮으니까.”

“그렇지......”

3년 전 무덤 동굴 사태에서도 뼈저리게 느낀 점이 아닌가.

아마 가레스가 왕도 행사에 아이들을 데려가지 않는 건-

현왕과 자신의 관계를 크게 드러내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겠지.

아무리 현왕과 가레스가 소꿉친구 사이라 해도, 겉으로는 어디까지나 왕가와 귀족 가문의 관계여야 하니까.

‘왕가엔 별 신경 안 쓴다’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가레스만 움직이는 것이다.

황금의 기사로서 항상 견제를 받는 가레스는, 그런 점에선 매번 철저했다. 데우트도 마찬가지이리라.

‘그런 점이 너무 번거로우니까, 리퀴아님이 완전히 사교를 끊은 거고.’

귀족 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에우드는 리퀴아에 대한 공감이 점점 늘어났다.

“어쨌든 난 연휴 동안은 저택에 있으려고. 이번에 ‘아트녹스’분들도 파벌에 합류했고. 함께 대면 보고는 한 번 해야지. 에우드, 너희 쪽도 비슷하잖아?”

아나트가 포에닉스 저택에 향한다는 건, 트루스도 이미 예상한 점인가 보다.

“무엇보다....... 너도 이번 안개에 대해 말해야 할 테니까.”

트루스의 말에, 레니안느가 살짝 반응했다.

에우드의 머리를 가지고 노는 손아귀에, 약간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에우드는 트루스의 말투에서, ‘대충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저번 안개 사태가, 필드 결계의 오작동이라곤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마안 보유자인 만큼 눈치채는 건 더욱 당연할까.

다만......

에우드는 트루스가 그 이상을 알고 있다 싶었다.

이 허연 녀석은 언제나 그런 식이니까.

“트루스 너. 어디까지 알고 있어?”

에우드가 조용히 그것을 묻자,

“그건...... 비밀. 애초에 우리들은 아직-”

트루스는 방금 딱밤을 맞은 이마를 긁적이며 웃었다.

“-친하게 지낼 뿐. 같은 길은 아니잖아?”

에우드는 일단 ‘친하게 지낼 뿐’이라는 말부터 따지고 싶었다.

레니안느는 그런 오빠에게, 한숨을 살짝 내쉰다.

그 후 약간의 잡담을 더 나눈 뒤, 트루스는 에우드가 내준 차를 다 마시고서 일어났다.

“그럼 에우드. 연휴 때 이용할 열차 티켓은 잘 챙기고. 시간도 잘 지키고. 포에닉시안도, 메트리우스도. 아직 운행 열차는 왕도 행만큼 많지는 않으니까. 열차 놓치면 고생한다?”

“쓸데없는 걱정 말어. 너나 잘 챙겨야지. 레니안느 꼭 신경 쓰고.”

“티켓 예약도 6시, 객실도 이미 올테라가 특실로 준비해줬으니까 문제없습니다~ 레니안느는 언제나 내가 잘 챙기고 다니지.”

“오빠 없어도 나도 혼자서 다닐 수 있는걸.”

레니안느는 트루스의 뒷바라지가 필요없다는 듯 말했다.

이어서 에우드의 머리로 장난치던 것을 멈춘다.

“에우드, 차, 잘 마셨어.”

“차 내리는 건 많이 안 해봤는데, 괜찮았어?”

“맛있었어.”

레니안느는 에우드에게 고개를 꼭꼭 끄덕였다.

에우드는 그런 레니안느의 머리를 폭폭 만졌다.

거북하면서 또 너무 미워할 수가 없는 분위기 때문인지.

에우드는 항상 레니안느에게만큼은 모질게 대할 수가 없었다.

에우드가 쓰다듬어준 것에, 레니안느는 살짝 고개를 숙이곤 트루스 쪽으로 향한다

그리고 트루스는 내려가기 직전, 닫긴 집무실 방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슈가’씨도. ‘아나트 토르랑’도. 연휴 잘 보내요. 아, 슈가 씨. 선물로 가져온 다과는 단맛이 꽤 강하니까, 홍차가 좋을 거예요.”

그 말에, 집무실 쪽에서 순간 덜그럭 소리가 나버렸다.

에우드도 집무실 쪽을 보며 힘 빠진 웃음을 짓는다.

조금 뒤, 두 남매가 아지트에서 나간 후-

에우드는 다시 2층 응접실 쪽으로 올라왔다.

“왜 숨어 있던 거예요, 둘 다......?”

“우리가 그럴 의도가 있던 건 아니었는데....... 나갈 타이밍을 잡기가 그랬을 뿐이라구.......”

“죄송합니다, 에우드 도련님.......”

에우드의 파벌 집무실에서 두 여성, 아나트와 슈가가 침울하게 밖으로 나왔다.

“아니, 우리들은 그냥 에우드 네가 집무실 쪽 오면 짜잔하고 나와서 다과를 함께 먹을 생각이었다......? 오늘 강의는 네가 가장 먼저 끝나니까....... 아, 왜 웃어?!”

뭔가 참, 며칠 전 메루&아루 같은 말에 에우드는 웃음이 나왔다.

“설마 트루스님과 레니안느님까지 같이 오셨을 줄은 몰라서.......”

하긴 슈가의 말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닐까.

무려 10대 귀족 손님이 왔는데.

그제야 응접실 쪽으로 뒤늦게 문 열고 슬쩍 나오면.......

그건 그거대로 귀족이나 사용인으로서 참 애매한 모습.

특히나 슈가는, 일단 교수 담당 사용인인 상황이니 말이다. 그런만큼 대놓고 나오기도 그랬겠지.

트루스나 레니안느가 그거 가지고 뭐라 할 이들도 아니긴 하다만.

“그런데 대체 어떻게 우리가 있는 걸 알아챈 거야, 트루스 그 자식.......”

아나트는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확실히, 아나트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나트와 슈가의 기척 숨기기는, 에우드도 쉽사리 못 알아채는 기술이다.

에우드가 먼저 알아챘던 건, ‘매우 희미한 다과냄새’를 맡고서 의도적으로 기척을 감지했기 때문.

트루스는 대체 어떤 방법을 쓴 건지. 에우드와 마찬가지로 이미 둘이 있던 걸 알고 있었다.

아마 레니안느도 대략 감지는 했었으리라.

마치 그건.......

평소 누군가의 기척을 감지하는 데 있어, 매우 익숙한 것 같았을까.

슈가는 뒤이어 아까 준비한 거로 보이는 다과 트레이를 가져왔다.

물을 데워주는 쟁반 모양 매직 아이템을 위에, 식은 차를 얹어 다시 데워간다.

“저기, 에우드.”

“네. .......아나트 선배?”

아나트는 자신의 손가락을 이리저리 매만지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

“......고마워.”

“아.”

아까 트루스에게 아나트에 관해 경고한 것. 그것에 대해 말하는 거겠지.

“뭘 그런 거 가지고요.”

에우드가 대수롭지 않게 다과를 먹으며 말했다.

물론 아나트 쪽은 “하, 하긴, 그렇지.”라고 말하면서도, 머리를 매만지며 흥흥소리를 낸다.

자꾸 매만지는 덕에, 아나트의 곱슬머리가 평소보다 더 곱슬거릴 기세였다.

그런 두 도련님과 아가씨를 보며, 슈가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나와버렸다.

에우드와 아나트가 잘 지내는 모습은, 슈가로선 정말 마음 편해지는 광경이다.

“맞다, 슈가.”

“네, 에우드 도련님.”

에우드의 부름에, 슈가는 훈훈한 미소로 답했다.

“혹시 열차 티켓이라면 멤버분들 것까지 제가 이미 모두-”

“아뇨 그것도 있지만. ......혹시 디에스님이 제시카랑, 무슨 흥밋거리가 겹친 게 있었나요?”

“-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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