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144화 (144/264)

다급한 나머지, 평소대로 존댓말을 해버렸다.?144회

검은 안개144.

안개에 삼켜진 칼투스가 에우드에게 공격해온다.

온몸의 안개가 더욱 강하게 터져간다.

“그르그라라라라!!”

칼투스는 이젠 아예 네 발로 안개를 박차 에우드를 공격한다.

에우드가 그 주먹을 튕겨내고, 발로 차내고, 수없이 연격을 걸어간다. 공세를 멈추지 않는다.

역시 엄청나게 단단해졌다.

아까 안개 밖에서 붙었을 때보다도 더욱 까다로워졌다.

심지어 마력 경화까지 다시 원상 복구되고 있다.

에우드도 꽤나 강하게 때리고 있는데.

거의 머더 메이지를 공격하던 힘에 가까울 정도로 연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안개로 뒤덮인 칼투스의 공세는 더욱 빨라진다. 그 위력이 에우드에게 점차 강하게 전해진다.

그야말로 S급이 아닌, ‘위험도 S 몬스터’라고 불러야 할 정도였다.

[“안 죽인다고? 불가능해! 이 사자가 죽지 않는 한, 이 안개는 거둬지지 않으니까!!”]

그때도 그러했던 걸까.

짐승을 죽이지 전까지, 안개는 거둬지지 않았던 걸까.

그날 짐승을- 아이들을 죽였던, 자신을 죽이려던 고아원장의 숨통을 끊었기에, 안개가 사라졌던 걸까.

‘아니,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야.’

감정이 격해지는 건 그다음이다.

지금은 격해질 때가 아니며, 여유도 없다.

그날이 정말로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하는 건, 눈앞의 상황을 정리한 후다.

애초에 에우드와 가레스가 그 고아원에 가지고 있는 의혹은, 단순히 안개에만 있는 게 아니니까.

게다가 지금이 설령 안개 내부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밖은 경기장.

그렇다면 대기실 내부에서 보고 있든. 설령 규칙을 무시하고 뛰쳐나왔든.

에우드의 두 누나는, 지금 필드에 안개가 펼쳐진 상황을 알고 있으리라.

서둘러 끝내야 한다.

파라노이아인지 뭔지가, 누나들에게 눈을 돌리기 전에.

에우드는 막내이자 방패로서, 임무를 다해야 한다.

[“어서 축복을 드러내, 우드 갈레아! 그 사자가, 너를 위해 제물이야!”]

에우드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안개는 어디까지나 ‘칼투스의 감정을 조종하고 있다는 것.’

칼투스는 결코 좀비 같은 상태가 아니다.

이성을 잃었다 해도, 일단 칼투스의 의식은 여전히 있다.

“에우드-! 에우드으으!!”

칼투스는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는 모르는 걸까.

그저 시꺼먼 눈을 부라리며, 에우드에게 그 살의를 쏟아냈다.

기억을 되감아 보면 5년 전 그때도 그랬다.

에우드가 짐승인 줄 알았던 고아원장에게 저항할 때도.

그 고아원장은 분명히 제정신이 아닐지언정 ‘의식’은 있었다.

무엇보다도 방금-

‘저년은, 칼투스가 죽지 않는 한, 이 안개는 거둬지지 않는다고 했어.’

파라노이아는, 마치 칼투스를 죽이면 안개가 자동으로 거둬지는 것처럼 말했다. 자신이 거둔다고 하지 않았다.

에우드는 이 안개의 시작을 되새겼다.

분명히 고약한 냄새와 함께- ‘칼투스의 전신에서’ 안개가 시작되었다.

에우드의 기억엔, 대전 중이던 자신 포함 넷 말고는, 새로이 필드에 누가 나타난 기척은 없었다.

애초에 해당 선수 이외는 진입하지 못하도록, 결계가 설치되어 있는 경기장이다. 도중에 결계 안에 들어왔을 리는 없다.

즉, 파라노이아가 나타난 건 칼투스를 통해서.

무슨 장치인지는 몰라도, 칼투스가 이 안개 자체를 품고 있는 거다.

때문에 파라노이아는, 칼투스가 죽지 않으면 안개가 거둬지지 않는다고 한 걸까.

애초에 무언가의 조치도 없이, 이 정도의 현상을 일으킬 수 있을 리가 없다. 저 파라노이아 자체도 분신에 가까우리라.

그럼 여기서 에우드가 해야 하는 건-

‘칼투스의 안에 있는 안개를 뜯어내야 하는데.......!’

콰아아아아아아앙-!!

칼투스가 내지른 안개의 주먹을, 에우드가 똑같이 주먹을 내질러 맞받아쳤다.

양 주먹의 충돌이 안개를 뒤흔들며, 저릿한 투기를 터트려간다.

곧, 파라노이아는 에우드가 뭘 하려는 건지 알아챈다.

[“소용없어, 그럴 틈이 있을까♡”]

파라노이아는 칼투스의 주위를 둥둥 떠다녀간다.

그러면서 새하얗게 드러나는 입으로, 에우드를 향해 해맑은 웃음을 계속 전한다.

[“이미 내 안개가, 이 사자의 신체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으니까!”]

칼투스의 광기 어린 공세를 계속 맞받아치며, 에우드는 생각을 거듭했다.

[“그때처럼 전력으로 상대해서! 그리고 네 축복을 드러내 짐승을 죽이는 것 말곤 방도가 없어! 안 그러면-!!”]

촤아아아아악!!

[“이번엔 네가 그 사자한테 죽는다? 우드 갈레아♡”]

칼투스의 투기가 실린 발톱이, 에우드의 심장을 급속도로 노려왔다.

에우드의 급소만을 노리고, 물어뜯으려는 것처럼 계속해서 파고든다.

대체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칼투스를 죽이지 않고 상황을 끝낼 수 있는가.

그때와 같은 결말을 내지 않고, 이 안개를 꺼낼 방법이-

(“영체랑 싸우다가, 정신이 약해서 영체에 씌는 놈들도 있어. 이게 가장 골치 아픈 상황이지.”)

그때 에우드의 뇌리에 스치는 것이 하나.

3년간 ‘투구의 난쟁이’로 활동하던 중, 마차에서 들었던 이야기.

분명 그건, 디안과의 대화였다.

* * *

(“무덤 동굴에서도 원래 영체 몬스터가 나온다고 했죠.”)

(“그래, 원래 한 번 맞닥뜨릴 게 분명했지만. 일단 우리는 결국 못 마주쳤지. 너무 정신없었고. 도중부터는 아예 그쪽 루트가 막혔고.”)

평소처럼 주에 1회 임무를 받아, 디안팀과 임무지로 향하던 날이었다.

(“그때 영체들이랑 조우했으면 진짜 장난 아니었을걸. 혹시라도 한 명이 씌기 시작하면 적 아군도 없으니까.”)

(“피해가 더 늘어났었겠네요.......”)

임무용 마차에서 노하우를 하나씩 가르쳐주던 디안은, 도중 에우드와 그런 대화를 나눴었다.

내용은 즉슨,

동료가 영체에 씌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대해서였다.

(“영체 몬스터한테 씌면....... 어떻게 그걸 되돌리나요?”)

(“응? 성직자를 데려와서 떼어내거나. 아니면 성직자들이 만든 성수를 마구 뿌리던가.”)

(“전, 전부 신성으로 해결하는군요......”)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영체랑 싸울 땐 그게 가장 확실하다고, 도련님.”)

헌터대의 현장 지휘를 맡는 만큼, 디안은 효율과 확실성을 중시했다.

물론 이렇게 되면 원하는 대답은 못 듣게 된다만.

디안도 대충 에우드가 뭘 듣고 싶어 하는지를 알았는지.

한 번 헛기침을 한 후 말을 이어갔다.

(“다만 언제나 성직자를 데려갈 수도 없고. 성당교회에서도 항상 인원을 주진 못하니까. 결국,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영체에 신들리는 놈이 나오면, 우리만의 방법을 써야지.”)

(“우리만의 방법?”)

(“영체의 핵- 영핵을 노린다.”)

디안은 당연한 걸 말한다는 듯 태연히 답했다.

(“영체가 씔 때, 그 영핵은 무조건 씐 몸 어딘가에 생겨. 사실상 마력의 덩어리라 해야 할까. 보이지 않는 구체 같은 거야. 결국 성직자도, 성수도 없을 땐. 그쪽을 온 힘을 다해 때려서 기절시키면-”)

퍼억! 이라는 소리를 입으로 내며, 디안은 주먹으로 때리는 시늉을 했다.

(“대충 해결은 할 수 있다는 거지. 영핵에 가해진 충격을 못 버티고, 영체가 밖으로 나오거든.”)

(“잠깐, 타격으로!? 위험하지 않나요?”)

(“당연히 위험하지. 영체를 쫓아낼 만큼 강하게 때리면, 잘못하다가 죽을 수도 있으니까. 강한 영체일수록 그 충격량은 더더욱 많이 필요하고.”)

(“엑.”)

(“덕분에 예전엔 몇 명 진짜 죽었다나.”)

(“히익.”)

(“.......그니까 씌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거야. 씌었다간 파티는 물론 원정대 전체에 개민폐라고. 뭐 어쨌든- 더 자세하게 말하면.”)

디안은 놀라는 에우드에게 큭큭 웃으며,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마법사들이 마력을 보듯이. 투기를 눈에 집중하면, 희미하게 놈들의 영핵이 보여. 물론 말이 이렇지, 바로 되는 건 아니지만. 도련님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

디안의 말을 떠올리며, 에우드는 자신의 투기를 눈에 집중했다.

칼투스의 공격에 계속해서 맞상대하면서.

근접할 때마다 칼투스의 전신을 끊임없이 탐색해간다.

만약 이것이 영체에 씐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면.

파라노이아가 정말로 지금 칼투스를 기점으로 하는 거라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칼투스의 전신에 안개를 뿜게 한. 지금 이 파라노이아 안개의 영핵이 되는 부분이.

“에우드으으으! 너를, 사냥한다-!! 크라라라라!!”

칼투스가 양손의 손톱을 더욱 강화시켜 에우드를 공격한다.

투기를 칼날처럼 휘둘러, 에우드의 목을 노려간다.

근접해간다. 근접해간다. 근접해간다.

손만 뻗으면 닿을 정도로. 이 사자에게 치명상을 받는 것을 각오하며, 그 직전까지 가까이 간다.

이윽고-

검은색이 보였다.

이 안개보다도.

지금 떠다니는 파라노이아보다도, 더더욱 검은 무언가가 칼투스에게서 보였다.

‘찾았다.......!’

분명하다. 심장 쪽. 영핵이다.

안개와도 같이 검은색으로 빛나는 영핵을 찾아낸다.

어째서 파라노이아가 ‘칼투스를 죽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는지 실감할 정도로.

그 영핵은 칼투스의 심장 쪽에 너무나 가까이 있었다.

그리고 에우드는 영핵을 찾아냄과 동시, 차고 있던 검과 지팡이를 모두 몸에서 떨궜다.

일격으로 파고들기 위해, 몸을 최대한 경량화한다.

정확히 그곳을 가격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감각을 오른 주먹에 몰아간다.

[“뭣.......!?”]

그 순간 파라노이아 또한 직감했다.

‘눈치챘다고?! 그걸?! 평범하게 영핵을 보는 식으로는 찾아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텐데?!’

사자 수인에게 심어둔 핵의 위치를 들켰다.

우드 갈레아가, 그것을 정확히 찾아냈다.

분명 감이 좋은 전사들은, 영핵을 찾아내곤 한다.

전력으로 눈에 투기를 두르면, 어느 정도 그것을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몬스터로 불리는, ‘중·하급 영체’에 한정하는 이야기.

파라노이아의 힘은 한낱 영체와는 전혀 격이 다르다.

애초에 영체와는 전혀 다른 존재다.

성수나 성직자로 해결되는 힘도 아니며,

하물며 그딴 조잡한 방법- 투기로 본다고 해서 위치를 찾을 수 있을 리가 없다.

황금의 기사- 각국의 조정자와 같은 최상급 전사가 아니고서야.

‘3년 전 그들 교단이 7대 던전에 가둔 ‘리퀴아 데몬러커’같은 강자가 아니고서야’, 그걸 알아챌 리가 없는데.

하지만 지금 우드 갈레아는 그것을 한 번에 알아챘다.

당혹으로 표정이 뒤틀리던 파라노이아는, 이윽고 크게 폭소하기 시작했다.

즉- 지금 우드 갈레아의 감각이, 조정자급으로 발휘되었다는 의미다.

‘축복......! 아하핫! 이 또한 축복인가! 벌써 감각이 거기까지 성장한 건가! 케이오스가 알면 정말 좋아하겠어! 하지만!’

물론, 그럼에도 아직 해결되진 않는다.

설령 핵이 있는 곳을 발견했어도 그다음이 더욱 고비다.

‘내가 넣어둔 영핵의 위치는 그 짐승의 심장! 그냥 떨어질 영핵도 아니야! 결국 네가 핵을 떨어트리기 전에, 숨통이 끊기는 게 먼저야!’

결국 파라노이아의 안개를 떨쳐내려면 방법은 둘.

‘정말 운 좋게, 한 번에 핵을 떼어내든가’.

혹은 어떻게든 버텨줄 걸 기대하며, ‘핵이 떨어질 때까지 죽일 기세로 공격하던가.’

결국 그 모두가, 심장 쪽에 핵이 있는 이상 절대 실현 불가능.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대로면, 우드 갈레아는 끝내 사자 수인을 죽이게 될 것이다.

“그라라라라! 에우드으으으으으!”

전신의 투기를 두르며, 타액을 흘리며 달려드는 칠흑의 수인.

날카로운 투기가, 에우드의 목을 뜯어내기 위해 급진해온다.

그러나 에우드의 눈엔, 이미 그런 공격 따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보는 것은 오로지 칼투스의 심장.

노려야 하는 것은 그 옆에 있는 안개의 영핵 뿐.

콰아아아악-!

“큭.......!? 아 진짜.......!”

곧, 칼투스가 에우드의 몸에 공격을 직격시킨 그때.

“-아프다고 아까 미리 말했어요!!”

에우드는 그 틈을 노려, 투기가 모인 주먹을 칼투스의 심장 쪽으로 꽂았다.

퍼어어어어어어억!!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오로지 핵을 떼어내기 위해.

거대한 망치로 내리치듯, 에우드는 투기를 가득 실어 가격했다.

“꾸헙.......!? 꺼허어어어억?!”

이성을 잃었을 칼투스가, 피를 토하며 격통을 포효했다.

물론 지금은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다.

그저 칼투스의 심장만 어떻게든 무사하게 하여, 전력으로 가격해야 한다.

집중이 끊기는 순간, 에우드의 주먹은 살을 꿰뚫고 심장에 닿아버리리라.

오로지 영핵만을 노려, 투기를 쏟아부어야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에우드에게 느껴졌다.

“........!!”

퍼어어어어엉!!

꾸르르르르르르르르!!

심장 쪽에 위치하던 영핵이 떨어져 나갔다.

[“진, 진짜 떼어냈어?!”]

이어서 칼투스를 두르고 있던 안개가, 대기압에 밀려 나가듯 강렬히 퍼졌다.

쿠르르르르르!!

콰아아아아아!!

주위를 둘러싸던 안개가 뒤흔들려간다.

거친 바람에 먼지가 거둬지듯 안개가 점차 옅어지기 시작했다.

안개에 집어 삼켜질 때처럼, 혼미한 감각이 에우드에게 전해졌다.

[“아힛, 멋, 멋져! 벌써 여기까지......! 그래......! 이 정도 축복을 본 거라면, 중간점검 결과로선 나쁘지 않지!!”]

똑같이 안개와 함께 사라지기 시작한 파라노이아는, 에우드에게 키득키득거리며 말했다.

[“이거 어쩔 수 없네......! 느낌 오는 걸 보니 ‘그년’한테도 네게 접촉한 게 들킨 거 같고! 그, 그러니 우드 갈레아, 오늘 만남은 여기까지-”]

그와 동시,

파라노이아는 급격히 다가온 살기에 숨을 삼켰다.

[“-히이이이이익!?”]

“이 씨발 것들은 매번 또 어딜 쳐 도망가려고!”

단숨에 에우드가 파라노이아에게 도달했다.

방금까지 칼투스의 심장을 공격하던 주먹을, 파라노이아에게 내지른다.

파아아아아앙!!

물론 파라노이아는 현재 사실상 ‘분신’이라 해야 했다.

어디까지나 핵을 통해 나타난 모습.

게다가 핵 또한 ‘숙주’에게서 떨어져 나왔기에, 파라노이아의 모습은 더는 유지되지 않는다.

결국 에우드가 처음 주먹을 휘둘렀을 때와 같이, 파라노이아의 몸은 먼지처럼 흩날릴 뿐.

그러나 피격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파라노이아는 방금 에우드가 뿜어낸 살기에,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한순간 정말 조각조각 터져버릴 것을 각오할 정도였다.

[“하, 핫......! 내, 내 본체였으면 진짜 방금 죽었을지도 모르겠네.......! 그 망할 꼬맹이 크래프트가 트라우마에 걸릴만해, 정말로!”]

겨우 떨림을 멈추며, 파라노이아는 황홀하게 웃었다.

[“너무 멋져!! 다음에 또 봐, 우드 갈레아!!”]

“망할년이 진짜-!”

파아아아아아아앙!!

이윽고 필드 위의 안개가 완전히 거둬졌다.

에우드의 시야가 다시 필드로 돌아왔다.

보이는 것은 인공적인 기둥과 나무. 흙과 모래의 바닥.

아까 안개에 휩쓸리지 않도록 밀쳤던 아나트와, 기절했던 테르미.

그리고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 겨우 기절한 칼투스.

“허억......! 허억.......!”

에우드는 몰려온 피로에 숨을 수차례 반복했다.

뒤이어 다시 떠오르는 5년 전 기억에, 틀어막았던 토악질이 목 끝까지 차올라왔다.

“에우드!? 어떻게 된 거야!? 다친 데는......! 안에서 대체 어떤 일이........!”

아나트는 계속 안개 근처에 있던 것일까.

에우드가 안개 밖으로 나오자마자, 서둘러 뛰어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

에우드는 지친 기색으로 고개를 들어 아나트를 바라본다.

더 주위를 둘러보자, 저 멀리 필드 밖. 누나들과 라다루스가 아우성치는 게 보였다.

관객석 쪽도 엄청나게 웅성거렸다.

“안, 안개가 사라졌어.......!”

“결국 칼투스의 마법이었던 건가.......?!”

“저거 봐, 칼투스가 기절했어!!”

“그, 그러면......!”

대애애애애애애애앵-!!

곧, 콜로세움에 설치된 종이 크게 울렸다.

어리둥절하던 피르티가, 동요를 품은 채 확성기로 외쳤다.

[“대, 대전 종료! 검은 사자 파벌, 칼투스 반타레오의 기절 확인! 태그전은, 포에닉스의 승리입니다!”]

검은 안개가 사라진 필드 위로, 포에닉스의 첫 승리가 울렸다.

“에우드, 괜찮은 거야?! 칼투스한테 뭔 일을 당한 거야?!”

“아, 일단 괜찮긴 한데요....... 하아....... 하아...... 앗-”

“에우드?!”

다만 결국 심신의 피로가 몰려온 걸까.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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