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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141화 (141/264)

“최대한 즐겨주지, 아나트 토르랑!!”?141회

검은 안개141.

머더 메이지.

‘마법살해자.’

‘암살자.’

그리고 또 한편으론- 생존자들에 의해 ‘귀족계의 악마’라고도 불리는 존재.

아나트가 쥔 단검은 첫째 오빠의 방에서 발견된 물건이었다.

당연히 그놈- 머더 메이지의 습격 후에 발견한 것이다.

매우 단단한 흑철로 만들어진 단검.

분명 머더 메이지는 발톱과 같은 검과 함께, 단검을 사용한다 했나.

방구석에 피를 머금은 채 떨어져 있던 걸 보면, 첫째 오빠와 충돌 중 튕겨 나간 것이겠지.

머더 메이지는 아나트와 잭스의 형제들을, 제 손으로 직접 죽였을 테니까.

그리고 모든 사건의 흔적이 지워진 방에서, 아나트는 그 단검을 가져왔다.

무슨 생각으로 가져왔는지는 확실치 않았다.

그저, 그때는 그 단검을 손에 쥐자는 생각만 했을 뿐.

.......며칠 전 에우드에겐, 머더 메이지에게 아무 감정도 없다고 했다만.

솔직히 아나트도, 그게 반쯤 거짓말임을 마음 한켠에서 깨닫고 있었다.

그 악마가 사용했을 암기를 자신의 주력으로 삼은 건.

그 기묘한 감정을 처음 깨달았을 때부터였다.

* * *

채애애애앵-!!

테르미가 휘두르는 두 자루의 숏 소드.

그야말로 사자의 송곳니와 발톱이 실현된 것만 같았을까.

묵직함이 사자의 앞발이며 맹수의 사냥.

아나트는 그것을 단검과 격투술로 재차 막아냈다.

에우드와 칼투스 쪽과는 순식간에 거리가 벌려졌다.

아나트가 시선을 재빨리 돌리자, 에우드가 칼투스의 급습에 대응하고 있었다.

다만 테르미는 바로 향하지 않고 있다. 즉-

“너희 쪽도 처음부터 나뉘는 걸 감안하고 있었나 보네.”

“칼투스 녀석이 시합 전부터 고집을 부렸으니까 말이야!”

최초의 계획으론, 에우드가 칼투스에 집중하도록 귀찮은 테르미 쪽을 자신이 맡으려 했는데.

애초부터 양측 다 생각이 비슷했다는 것이다.

채재재재쟁-!

“!!”

그 순간 아나트의 눈앞에서 테르미의 모습이 일순 사라졌다.

설마 방금 그렇게 말해놓고, 그새 칼투스 쪽에 합류하러 간 것인가-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휘리리리리리릭-!!

테르미는 어느새 장애물 쪽으로 빠지더니, 기둥과 나무를 밟아 고속으로 기동했다. 수인족 특유의 탄력 넘치는 근육이, 곡예와 같은 기술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리고 아나트의 시선이 일순 그 속도에 못 따라가자-

-촤아아아아악!!

캐애애애애앵!!

“읏-!”

빈틈을 노리듯, 검을 꽂기 위해 들이닥친다.

“악마라고 불린 실력, 직접 이 몸으로 봐주겠어!”

분명 숲과 기둥이라는 인공적인 필드.

그럼에도, 이곳은 맹수들의 사냥터로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사냥의 의지를 불태우는 건 테르미만이 아니었다.

“-아핫, 후회할지도 모를걸, 테르미 디반타레오.”

단검과 쌍검의 충돌 즉시, 아나트는 자신의 품에서 추가적인 단검들을 꺼냈다.

그것은 암기를 던지기 위한 자세.

그러나 둘의 거리는 상당히 근접해있다. 투척하기에는 너무나도 거리가 준비되어있지 않다.

거기서 상황을 이해한 테르미는 재빨리 몸을 뒤로 물렸다.

‘그런가, 던지는 게 아니었어!’

촤아아아아악-!

―――콰가가가가강!!!

아나트가 암기들을 던지지 않고, 그 상태로 한 손에 쥐어 휘둘렀다.

테르미가 고속으로 피한 그 좌표 위로, 정돈되지 않은 투기의 폭발이 뒤늦게 터져 오른다.

당연하겠지. 지금 아나트가 단검에 투기를 담는 기술은 경이로울 정도. 투기를 실어 투척하는 것으로, 아까도 엄청난 폭발을 일으킬 정도다.

한손에 쥐고 있는 다수의 단검은, 마치 그것만으로 정돈되지 않은 발톱 같았을까.

그리고 투기의 폭발 속에서, 테르미는 자신의 코끝으로 위기감을 감지한다.

‘설마!?’

암기에서 쏟아지는 투기의 폭발을 피하며 물러나는 순간-

촤자자자자작-!!

그 폭발을 틈타, 새로이 투기를 실은 단검들이 날아온다.

“투척에 필요한 거리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테르미 또한 쌍검에 투기를 실어 그것들을 격추해간다. 하지만 공식전의 악마는 아직 멈추지 않는다.

“-직접 준비하는 거지, 서로 거리를 벌리도록!”

“재밌군, 공식전의 악마!”

휘리리리릭-!

콰아아아아아아앙!

투기의 폭발에 몸을 숨겼던 아나트가, 기둥과 나무를 밟아 단숨에 뛰어오른다.

이어서 역수로 취한 칠흑의 단검을, 테르미에게 초고속으로 내리찍는다.

콰가가가가가강!

투기를 실은 양측의 무기가, 거침없이 폭발을 거듭해간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다. 아나트와 테르미의 충돌은, 쉴새 없이 반복되어갔다.

공세를 주고받고, 참격을 주고받고, 공격자와 피격자가 미친 듯이 바뀌어 간다.

“저, 저 움직임은 대체........!”

“하, 하핫.......! 정말, 귀족이라고도 이젠 말 못 하겠군! 저리도, 암살자처럼........!”

“몰락한 토르랑 답군.......! 야, 야만하잖아.......?”

아나트의 공식전을 처음 보는 귀족가 신입생들은, 저마다 아나트를 비웃거나 깔보려 하고 있었다.

메트리 세력권에서 완전히 몰락해버린 꼴사나운 가문이 아닌가. 그러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아나트는 포에닉스에게 머리 숙이기까지.

포에닉스 파벌의 승리는 둘째 치고, 그 신입생들은 대부분 아나트가 처참히 지거나, 그 밑천이 드러나는 걸 기대하며 왔으리라.

3년 전 몰락한 가문이 재차 망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기대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비웃지도, 깔보지도 못했다.

지금 펼쳐지는 국면은, 그들이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아나트의 검과 암기는 귀족의 것이라 불리기 어려울지언정. 공포스러울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아카데미 검은 사자 파벌 최강의 여전사조차, 아나트를 전력으로 상대하고 있었다.

지금 아나트의 모습은 말 그대로 귀족계의 악마.

머더 메이지와도 같은 모습이었을까.

아나트를 깔보던 신입생들과 여러 귀족 학생들은 직감했으리라.

어째서 그녀가 동기들에게 공식전의 악마로 불렸는지를.

상급생들이 어째서 그녀를 인정하고 있었는지를.

아나트 토르랑의 패배를 기대했던 이들은, 끝내 긴장의 침을 삼켰다.

아무리 천한 핏줄이라 불리며, 분가에게 노려지고 있다 해도.

아나트 토르랑에게선 그 본질- ‘무가 토르랑’의 핏줄이 너무나도 진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우아아아아! 아나트! 아나트-!!”

그런 중, 관객석 한쪽에서 한 남학생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들렸다.

“뭐, 뭐야, 누구야?! 누가 응원하고 있는 거야?!”

“저거....... 잭스 토르랑이잖아!?”

“그 망나니 잭스?!”

“우오오오! 아나트, 그거다!!”(잭스)

동생한테 밀려 기를 못 피던 잭스가, 어느새 울부짖으며 동생을 응원했다.

인간쓰레기라도, 앞선 3년간 아주 조금은 동생에 대한 정은 있었으니 말이다. 에우드를 직접 본다는 트라우마를 참고, 아나트를 응원하러 온 것이다.

물론 잭스 본인은 여전히 아나트에겐 신뢰 못 받고 있었다만.

“으휴, 저게 뭔지 정말. 꼴사나워라.”

메트리 파벌 측에 앉아있던 앨리스는, 멀리 잭스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리곤 다시 필드 위로 고개를 돌린다.

“-뭐, 마음에 안 드는 건 둘째치고. 망할 악마년은, 실력만큼은 상당하니까요.”

“네가 아나트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었다니, 의외군. 앨리스.”

“올테라 선배, 확실히 말하겠는데요, 인정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냥 좀 낫다 정도지.”

“그래, 그런 거로 하지.”

“가뜩이나 결과적으론 아나트 쟤 때문에 레니안느님한테도 혼났고!”

“그건 네 잘못이었다만.”

앨리스는 억울하다는 듯 입을 삐죽였다.

며칠 전 파벌 아지트에서, 레니안느가 마안으로 들여다볼 뻔한 것을 말하는 거겠지.

솔직히 그건, 상황을 만회하려던 앨리스의 말실수가 컸다.

그 이상으로 ‘괜히 크게 정보를 꺼내’, 아나트를 몰아세웠던 앨리스의 잘못도 컸고.

참고로 트루스와 레니안느는 이리나, 시아른과 함께 파벌 앞자리에 앉아있었다. 대전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나.

같은 삼측근인 이리나는 둘째 치고, 시아른 온트라스는 거절도 못 하고 함께 앞으로 가버렸다.

시아른은 이제 막 파벌에 강제합류 당한 입장이니.

덕분에 요 며칠 트루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일이 자주 있었다.

곧, 관객석에서 또 다른 경악이 터져 올랐다.

무엇에 경악한 것인지는, 올테라도 앨리스도 알 수 있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관객석의 반응과 동시, 필드 한쪽에 거대한 충격이 터지고 있었으니까.

“역시 싸움꾼 칼투스의 힘답군.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가, 과연 저 힘을 어떻게 상대할까.”

이어서 관객석과 중계석의 시선이, 두 파벌 리더의 쪽으로 옮겨간다.

* * *

맡았던 냄새는 일단 뒤로 미루고.

에우드는 칼투스와의 싸움에 집중해간다.

칼투스의 주먹이 내려 찍힌다.

사냥감을 노린 사자의 공세가 대지를 뒤흔든다.

콰아아아아!

우르르르르르!!

칼투스의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공격 또한 날카롭고 첨예하다.

생각해보면 저번 강당에서도 그랬다 싶었다.

얼핏 보면 칼투스는 둔해 보이는 근육질 신체에, 꽤 단순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투에 들어설 때, 그런 점들은 모두 장점으로 치환된다.

근육질 신체는 곧 민첩성을 극대화시키고.

단순하다 여기는 사고방식은, 오히려 본능적인 전투를 가능케 한다.

본능적인 전투. 똑같이 그게 가능한 에우드이기에,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렉스 클로(Rex Claw)’-!”

콰가가가가가가강!

에우드를 노리고 휘둘러진 손톱.

강화된 손톱이 만들어낸 투기가, 에우드의 앞을 한 끗 차이로 정확히 베어낸다.

에우드가 피한 땅 위로, 거대한 충격파가 일어난다.

‘역시 이 사람, 상당히 강해.’

에우드는 칼투스의 공세를 회피하고 맞받아치면서 생각했다.

절대 범재의 실력이 아니다.

일격의 위력만 감안해도, 충분히 S에 도달할 정도로 강력하다.

“잘 피하는군! 하지만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거지!”

칼투스는 호쾌하게 웃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미 칼투스의 전신은 마력으로 경화되어 있다. 게다가 그것만이 아니다.

“저번처럼, 그 강렬한 전투력을 나에게 보여라! 에우드! ‘렉스 클로’!!”

발끝에서부터 방금 같은 투기가 일어난다.

분명 손톱을 휘두르는 것으로 쏘아냈을 투기였을 텐데.

에우드가 서둘러 칼투스의 다리를 살피자, 어느새 발끝에 발톱이 나 있었다.

장갑과 같은 구조. 신발 또한, 그런 발톱의 강화가 가능하도록 공간이 나 있던 것이다.

즉, 칼투스의 사지는 현재 그 모두가 강렬한 칼날이자 대포.

콰라라라라라라라!

칼투스의 발이 휘둘러지는 대로, 강렬한 투기의 현상이 에우드에게 발포되었다.

그야말로 거대한 낫이 고속으로 날아오는 것 같았을까.

곧바로 에우드 또한 투기를 두른 검을 휘둘러, 정면에서 그것을 막아냈다.

콰가가가가가아앙!

퍼어어어어엉!!

발톱 모양의 투기와 투기를 실은 검의 충돌.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칼투스의 오른 주먹이, 사자와 같은 아우라를 드러냈다.

“그걸로 전부 막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그롸라라라라라라!!

“‘라이오 피스트(Lio Fist)’-!!”

콰아아아아앙-!

퍼어어어어어엉!!

칼투스는 단번에 땅을 박차, 에우드에게 주먹을 직격시켰다.

대지를 터트리던 투기의 폭격이, 에우드에게 정확히 명중했다.

뒤이어 수십 미터의 사자가 충돌한 것 같은 충격파가, 콜로세움 전체를 뒤흔든다.

흡사 거대한 건물을 무너트리는 듯한 폭음이 수차례 이어진다.

“제대로 들어갔다!”

“포에닉스의 막내도 상당하다고 하지만.......!”

“칼투스의 저 일격이 들어가서야, 버티지 못한다고!!”

방금 그 일격은 아카데미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주력 기술.

공식전에서도, 칼투스에게 수차례 승리를 가져다준 투기 기술이었다.

만약 지금 일격으로 승부가 났다면, 급속도로 진행되던 대전 또한 즉시 종료.

대전은 단숨에 검은 사자 측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관객석 대부분은, 이제 곧 들려올 시합 종료 선언을 기다리며 긴장을 삼켜갔다.

그러나-

“........뭣?!”

콰드드득.......!!

에우드는 칼투스의 일격을, 정확히 양팔로 방어하고 있었다.

아무리 콜로세움에 의한 마법 보호가 있다 해도, 지금의 충격은 뼈를 부러트릴 일격이었을 텐데.

강철과도 같이 칼투스의 주먹을 버텨내고 있다.

‘마력 경화.......?! 아니야, 그것만이 아니야!!’

칼투스가 느끼기로, 에우드가 다른 이들보다도 마력 경화의 레벨이 높은 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칼투스의 주먹에 느껴지는 건, 경화만이 아니었다.

이것은 무예의 영역.

강당에서부터 느꼈던, ‘상대가 내지른 힘의 빈틈을 노리는’ 특유의 기술이다.

그 순간이었다.

휘리리리릭-!!

퍼어어어어어어억!!

“크흐으읍-?!”

칼투스는 순식간에 작렬한 충격에 단숨에 밀려났다.

타격 부위는 옆구리. 에우드의 다리가 채찍처럼 휘둘려,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칼투스를 가격했다.

“멀쩡하잖아!?”

“칼투스의 그 공격을 받고도 타격이 없다고?!”

“게다가 순간 칼투스가 밀렸어!”

그 충격은 곧 관객석 전체에 퍼져 간다.

거대한 일격을 받았음에도 멀쩡한 포에닉스 막내의 모습에,

또 그 틈을 노린 반격에 모두가 식은땀을 흘린다.

“이래서야 힘을 상대한다는 수준이 아닌가.......!”

“저 칼투스의 주먹을, 정면에서 막아냈다고요?!”

올테라와 앨리스 또한 관객들과 마찬가지였다.

자신들도 상당히 버거울 주먹을 버틴 것에, 안색이 바뀔 정도였다.

그리고 에우드는- 어느새 자세를 바로잡은 칼투스를 향해 다시 전투 자세를 잡았다.

칼투스 또한 호흡을 되돌리며, 에우드가 뿜어내는 투지에 조금씩 긴장을 머금어갔다.

그와 동시에, 자극받듯 수인으로서 전의를 불태워간다.

“-가구는 잘 받아가겠어, 칼투스 반타레오.”

“.......헹, 그렇게 나와야지!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

양측 파벌 리더의 말이 끝남과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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