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136화 (136/264)

그건 바로, 파벌 대전 규칙과 조건을 결정할 때 필요한, ‘증인’으로서였다.?136회

검은 안개136.

“먼저 확인하겠습니다만....... 포에닉스 파벌은 내일부터 정식적으로 파벌이 됩니다, 맞나요?”

“네, 하워드 회장님이 그렇게 말했어요.”

루카스의 물음에, 에우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라면 당장 파벌 대전을 걸 순 없지만....... 그래도 조건은 거의 다 성립됐으니까요. 내일 정식 파벌이 되는 것과 함께, 미리 작성한 대전 서류를 수리하면 되는 일이겠네요.”

루카스는 힘 빠진 웃음으로 말했다.

“그럼 각 파벌 리더,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와 칼투스 반타레오. 각자가 원하는 일시, 그리고 각자가 걸 대가를 정해주시길.”

“-대전은 사흘 뒤로 하도록 하지!”

칼투스가 먼저 그것을 말했다.

사흘 뒤. 빠르다면 빠르고, 평범하다면 평범할까.

“트루스에겐 선수를 빼앗겼지만, 악시우스한테까지 밀릴 순 없지! 그 녀석들 보다 먼저 대전을 실시한다!”

“사흘 뒤....... 포에닉스 측은 어떻습니까?”

에우드는 멤버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날짜엔 모두가 동의.

드로와 쪽은 불안불안하고 있었지만, 일단 동의했다.

“저희도 괜찮습니다. 일찍 끝낼수록 좋겠죠.”

“이쪽이 할 말이다!”

에우드의 대답에, 칼투스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 다음으로....... 대가의 결정입니다.”

내기의 대상.

이것이 파벌 대전의 진짜 의도. 가장 중요한 점이니 말이다.

트루스는 서로의 파벌을 걸었다. 악시우스 또한.

이 아카데미에서 파벌을 거는 것은, 존속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고 배팅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포에닉스 측은 그 정도까진 갈 생각이 없었다.

“우리가 이긴다면, 아지트의 가구. 인테리어. 그것을 배치하기 위한 인력 및 비용 부담. 전부 너희 검은 사자가 해줘.”

“가, 가구를 내놓으세요.......!”

셀레나와 프란시느가 에우드의 옆에서 그것을 말했다.

프란시느는 그 조건을 소심하게 말하곤 있었지만- 그 아래에서 얼마나 투지가 불타오르고 있는지.

에우드는 잠시 침을 꿀꺽 삼켜버렸다.

그러자 검은 사자 측도 조금 술렁였다.

말이 가구지, 상당 비용이 드는 작업이다.

이 파벌 아지트 또한 꽤 넓은 편이다.

“하, 포에닉스 네놈들은 아지트를 배치할 여력조차 없는 건가?”

칼투스의 말에, 뒤에 위치하던 검은 사자 남학생들이 큭큭 비웃었다. 사실이긴 하다만.

“아니, 없을 수도 있지, 칼투스 리더!”

“칼투스, 말이 심해!”

“매번 무신경하다니깐, 진짜!”

단숨에 몰려온 검은 사자 여학생들의 매도에, 칼투스가 조금 헛기침을 했다.

여전사들은 칼투스의 하렘이라 불리지만, 혼날 땐 얄짤 없는 모양이다.

“흐, 흥! 그 정도야 받아들이지!”

“이쪽도 예산 자체는 충분히 있으니까. 수락은 가능합니다.”

검은 사자 파벌의 서브 리더, 테르미 디반타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하는 상황엔, 칼투스의 잔고에서 직접 털면 되고.”

“어, 어흠......!”

테르미가 째릿 노려보자, 칼투스가 눈을 살짝 떨었다.

혹시 저 파벌의 진짜 실세는 테르미일까.

곧바로 칼투스는 고개를 붕붕 흔들었다. 검은 갈기가 우렁차게 찰랑거린다.

“하, 하지만 애초에, 내 쪽이 이길 게 당연한 이상, 무슨 조건이든 의미 없는 이야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칼투스는 송곳니가 드러나는 입가를 씨익 올리며, 루카스를 향해 말했다.

“조건은 ‘언제나 동등’해야 한다. 그렇지, 루카스?”

“.......그렇긴 하지. 에우드, 칼투스 말대로, 대전 규정상 서로가 걸 대가에는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즉- 포에닉스는 가구의 배치비용과 동등한 것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아나트가 허둥지둥 말했다.

“잠깐잠깐, 생각해보니 우리, 걸 만한 건 있어.......?”

“공교롭게도 지금 포에닉스 쪽에 할당되는 자산은, 이 아지트 하나예요.”

“.......완전 파산 직전이네.”

“그런 파벌에 들어오신 거라구요, 아나트 토르랑.”

아나트의 말에 플로라가 키득키득 말했다.

그래도 아지트 옵션으로, ‘화재방지 및 수도 잘 나옴’도 있습니다만.

“그보다 애초에 대가를 확정하지도 않았는데, 저희한테 싸움을 걸진 않았겠죠. 안 그런가요, 검은 사자.”

“네, 저희 쪽도 이미 결정은 끝냈답니다.”

“당장이라도 내놓을 수 있는 걸 말이야!”

테르미의 말에 이어, 칼투스가 맹수와도 같은 눈을 번뜩였다.

곧바로 그 눈을 에우드에게로 향한다.

“우리가 너희에게 요구하는 조건-”

에우드는 그것을 피하지 않고, 서로 마주했다.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 네놈이다.”

“.......응?”

“““.......???”””

에우드는 물론, 루카스까지 모두가 어리둥절.

그러나 반대로-

“““아자아아아아아아-!!”””

그 순간, 검은 사자 여학생 모두가, 칼투스가 내건 조건에 호응했다.

짧은 채찍과 같은 꼬리가 꼿꼿이 펴지며, 고양되는 분위기를 드러낸다.

“잠깐, 너네 지금 뭘 말하는 거야?! 에우드?! 우리 막내라니?!”

“하하하! 말 그대로다, 티아나 알라이트 포에닉스!”

티아나의 말에, 칼투스가 의기양양 답해간다.

“우리가 요구하는 조건은 하나! 에우드, 네놈이 이번 1년간 나 칼투스의 ‘부하’가 되는 것이다!”

포에닉스 파벌 전원, 거기에 순간 동요를 멈추지 못했다.

뭔가 특이한 걸 바라고 있을 거라 예측은 했지만, 설마-

설마 막내를 내놓으라고 할 줄이야.

그건 즉- ‘칼투스 반타레오의 밑에 들어가라’라는 말.

사실상 검은 사자 파벌의 조력자가 되라는 말이었다.

분명 파벌 대전에선 인재 영입 같은 건 의외로 자주 있다고 한다. 물론 지금처럼 종족이 다를 경우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만.

만약 포에닉스가 질 경우, 포에닉스는 아예 후에 리더까지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된다.

칼투스로선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행동이었다.

지금 검은 사자 파벌의 여학생들은 에우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기에 아예 에우드를 자신의 부하로 삼아, ‘칼투스가 에우드의 위에 있다’를 알리려는 것이다.

또 한편, 이번 파벌 대전 신청은 독단이라 할 수 있었다.

남학생들은 포에닉스와 싸운다는 말에 호응했지만, 여학생들은 처음만 해도 내키지 않아 했다.

때문에 칼투스는 거기서 파벌 여학생들이 원하는 조건-

에우드의 이름을 걺으로써, 파벌 주요 멤버들의 동의를 확보한 것이다.

그리고 방금 봤듯, 그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미 에우드가 부하가 되었을 땐, 파벌 여학생들이 마음껏 가지고 놀도록 합의까지 본 상황이었다.

가지고 논다고 해도, 귀여운 남동생을 콕콕 건드리는 정도겠다만.

어쨌든, 막무가내로 보여도 칼투스의 상당한 계산이 들어간 행동이다.

“부하라........”

에우드는 그것을 잠깐 되뇌었다.

다만 역시 셀레나와 티아나는 순식간에 표정이 나빠졌다.

막내 동생을 노리는 말에, 당장 목검과 지팡이를 들 기세였다.

하지만 그것을, 에우드가 서둘러 말렸다.

“괜찮아, 티아나 누나, 셀레나 누나. .......좋아, 그 조건으로 받아들이겠어.”

“““뭐!?”””

“-아니, 어차피 우리도 따로 걸 거는 별로 없잖아?”

“그, 그렇긴 하지만........!”

“......우읏.”

티아나와 셀레나는 꾸웅하는 표정으로 답했다.

이쪽도 상응하는 대가를 대야 했던 건 사실이다.

오히려 에우드는, 자신이 대가에 걸리는 것 정도면 차라리 안전하다 느꼈을까.

그래도 혹시, 두 누나나 다른 멤버를 부하로 걸라 했으면, 에우드도 당장 주먹 먼저 나갔겠지만.

애초에-

“포에닉스는 걸려온 싸움을 피하지 않아. 그리고 지지 않고. 티아나 누나. 셀레나 누나.”

에우드는 진다는 것 자체를 가정하지 않았다.

동생의 완곡한 말에, 두 누나는 결국 한숨을 내쉬며 승낙한다.

아무리 동생이라도, 한편으론 자신들이 리더로 결정했지 않은가. 때문에 티아나도 셀레나도, 그 이상으로 반박하진 않았다.

대신 또 옆구리를 살짝 꼬집혔다만.

......에우드는 이따가 혼날 것을 직감했다.

그래도 지금은 검은 사자들의 상대가 먼저다.

칼투스는 그런 에우드의 당당한 반응에, 마음에 들었다는 듯 웃었다.

물론 칼투스의 웃음엔, ‘그럼에도 자신이 이길 것이다.’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럼 이걸로 결정됐군. 개전은 사흘 뒤! 장소는 콜로세움!”

“그래. 우리가 이겼을 경우, 당신들이 우리 아지트의 가구를 전부 채워준다.”

“우리들 검은 사자가 이기면, 에우드 네놈이 1년간 내 부하가 된다!”

루카스는 자신의 서류에, 그 조건들을 재빨리 써 내려갔다.

“......양 파벌 리더, 조건 승낙. 확인했습니다.”

이후 루카스는 자신의 교복 안 주머니에서 주사위 한 개를 꺼냈다.

10면체 주사위.

각각의 눈이 그려져 있어야 할 면에는, ‘규칙’의 글씨들이 새겨져 있었다.

랜덤으로 규칙을 정할 때 사용하는 주사위라 한다.

학생회는 가끔 이런 식으로 납치당할 때가 있기에, 교복 주머니에 주사위를 하나씩 넣고 다닌다고.

‘제3자’와 ‘대전 허가’- 그걸 둘 다 충족시키는 건 보통 학생회니 말이다.

일이 귀찮게 안 돌아가도록, 하워드가 챙기고 다니라 했다나.

“주사위가 표시하는 룰. 그것이 이번 파벌 대전의 룰이 될 겁니다. 둘 다, 이의는 없습니까?”

에우드와 칼투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루카스는 그 반응을 살핀 후, 주사위를 낡은 테이블 위에 굴렸다.

데구르르르.......

뚝.

주사위에 나온 규칙은- ‘태그전’이라는 글씨였다.

“이상입니다, 포에닉스 VS 검은 사자는, 2대2 태그전으로 대전을 성립하겠습니다. 이후 학생회장과 학장님의 허가를 받아, 공식적으로 공지하겠습니다.”

그렇게, 파벌 대전의 모든 항목이 결정되었다.

* * *

그리고, 검은 사자 파벌과 루카스가 나간 후.(루카스는 나가자마자 먹이가 되듯 또 잡혔다.)

“아야야야야야-”

“부하라니! 아예 그 여자애들 흑심이 뚜렷하잖아!”

“에우드를 뺏으려 하다니, 괘씸. 그보다 그 조건을 따지지도 않고 받은 에우드도 괘씸.”

“방금 나갈 때도 또 에우드한테 꼬리 쳤어!”

“괘-씸.”

“으야야야야-”

예상했듯이, 에우드는 당연히 또 혼납니다.

티아나와 셀레나는 양쪽에서 막내의 귀를 잡아당겼다.

“근데 설마 가구를 파벌 대전으로 손에 넣을 심산이었을 줄은.......”

에우드가 혼나는 걸 보며, 아나트는 참 상상 이상이라는 듯 말했다.

발안자였던 프란시느는 조금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어쨌든 결정된 룰은 ‘태그전’.

저번 메트리 측의 ‘7 VS 7 섬멸전’과는 다른 식으로 전개되는 대전이었다.

“뭐, 이름에서부터 당연하지만, 2대2로 싸우는 대전이에요.”

“리더를 포함한 상태에서의 두 명...... 이었죠?”

플로라와 프란시느는 그새 조사를 했던 건지, 파벌 대전의 규칙들을 숙지하고 있었다.

둘의 설명에 따르면, 이전 섬멸전. 태그전- 그 외에도 ‘전면전’이나 ‘깃발전’ 등, 여러 규칙이 많았다.

“저쪽은 분명 칼투스와 함께, 테르미가 나오겠죠.”

방금까지 칼투스를 보좌하던 사자수인 소녀, 테르미 디반타레오. 그녀는 명실상부 검은 사자 파벌의 넘버 2이자, 상당한 실력자라고 한다.

태그전인 이상 파트너로 선정되는 것은, 각 파벌에서 리더와 호흡을 맞출 수 있거나 실력자인 존재이니 말이다.

테르미가 나오는 것은, 기정사실이리라.

“저희 쪽도 셀레나님이 있으니까요. 에우드님하고 가장 전투 호흡이 잘 맞으시니까!”

드로와의 말대로, 포에닉스 파벌에선 셀레나가 가장 적합하다.

물론 요 3년 일취월장한 티아나나, 전투에서 엄청난 센스를 자랑하는 프란시느. 이 둘도 상당하지만.

그래도 가장 걸맞은 건 역시 셀레나- 포에닉스의 검성이었다.

에우드와 셀레나는 서로 대련도 수백 번을 해왔고, 함께 팀을 맺은 적도 많다.

게다가 3년 전, 리퀴아와의 대련 이후.

두 사람은 이따금 알베르토의 도움을 받아, 그런 전투기술을 함께 익혀오기도 했다.

언젠가 머더 메이지와 같은 위협이 다시 나타났을 때, 함께 싸우는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티아나를 비롯하여 모두가 드로와의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거기서였다.

대화를 듣던 아나트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저, 그에 대에 하나. 부탁할 게 있어.”

“아나트 선배?”

아나트는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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