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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127화 (127/264)

레니안느의 눈으로 강렬한 푸른빛의 마력이 일렁인다.?127회

메트리 파벌127.

카틀레야 가문.

마리아돌트 가문.

마안으로 유명한 두 가문의 이름이다.

귀족 가문 사이에서, ‘차기 당주’에게 강력한 마안을 주고 싶다면, 그들과 접촉하여 반려를 얻는 것이 정석이었다.

물론 카틀레야 가문은 한 세대에 한두 명 말고는, 가문에서 독립을 시키지 않고.

마리아돌트 가문은 오로지 ‘왕가’의 선택된 인물하고만 극소수로 연을 맺는다.

그렇기에 최근 100년, 귀족 가문에서 마안을 확정적으로 얻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확정’이 없는 상태에서 마안에 각성하려면.

그것도 강력한 마안에 각성하려면, 그 확률은 매우 낮다.

아무리 마력 자체가 일반인들보다도 풍부한 귀족 가문이라 할지라도였다.

하지만- 그것이 일어났다.

그것도 두 아이 연속으로.

메트리 가문의 셋째와 막내가 서로 일곱 살과 아홉 살이 되던 해. 마치 정해졌다는 듯이, 동시에 마안을 개안한 것이다.

마안의 위력은, 카틀레야나 마리아돌트 가문의 것들과 동급인 SS급 마안.

그 시기엔 이미 트루스와 레니안느 둘 다, 엄청난 재능과 천재성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거기에 마안까지 개안했다는 건, 그야말로 천운이었을까.

그 천운의 확률은, 길을 걷다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7대 던전, 소멸의 비공정’이 때마침 지나가고 있을 확률과 맞먹으리라.

일어날 리가 없는 일이란 거겠지.

그렇기에 데우트는 거기서 확신을 내렸으리라.

이 정도의 축복을 받은 이 아이들이야말로, ‘앞으로의 일’을 위해 가문을 맡겨야 할 이들이라고.

그리고 동시에........

이런 축복이 일어날 만큼, 이미 세상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트루스. 레니안느. 확실하다. 에우드도, 분명 너희와 같은 축복을 가지고 있다. 아마 그 정도는 너희와 동등. 어쩌면 그 이상일 수 있지. 그야말로 ‘세상의 이변 그 자체’야. 정말, 가레스의 친아들이 아닌데도, 가레스와 비슷하다 여겨질 정도란다.”)

가레스란 남자를, 진정으로 인정하는 데우트다.

‘가레스와 비슷하다’는, 데우트가 가진 찬사 중에서도 최상위의 것이었다.

(“-그러니, 꼭 붙잡아라. 둘 다.”)

트루스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교회를 끝내고 했던 말을 잘 담아두고 있었다. 아마, 레니안느도 기억은 하고 있겠지. 딱히 신경은 안 쓸 테지만.

레니안느가 에우드에게 관심을 보내는 건, 순수한 흥미로 그러는 거니까.

(“물론이죠, 아버지. 저도, 레니안느도....... 에우드는 꽤 마음에 들었거든요.”)

굳이 황금의 기사가 조언을 하지 않았더라도.

메트리의 축복받은 소년은, 똑같이 포에닉스의 축복받은 소년을 손에 넣고 싶었다.

그날 마주했을 때부터, 자신과 레니안느의 것으로 하고 싶었다.

* * *

[“전원 위치로! 진영으로 이동해주시길!”]

피르티의 중계에, 메트리와 온트라스가 서로의 필드 끝으로 향했다.

“처, 처음엔 저쪽에서 시작하는군요.”

“막상 양쪽으로 퍼지니까 꽤 거리가 되네요.......”

“다른 공식전도, 필드엔 차이가 있지만 처음 거리를 벌리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공식전의 규정이랍니다.”

의도가 뭐가 되었든, 일단 모를만한 걸 알려주러 온 거니 말이다. 이리나는 프란시느와 드로와에게 첨언을 살짝 해줬다.

이리나는 매우 반듯한 자세로 함께 필드를 지켜보고 있었다.

단정히 묶어 올린 머리도 그렇고.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에우드는 그 성실함이 팍팍 느껴졌다.

“공식전에선 처음 정해진 시작점에서, 각자가 원하는 자리를 잡아 시합을 시작합니다. 영역 내엔 숲이나 기둥같이,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도 있으니까요.”

다수 VS 다수의 싸움일수록, 이러한 포메이션은 중요하다.

헌터 활동을 해봤던 에우드이기에, 그런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디안팀도 엘리리팀도, 몬스터 군세와 조우했을 땐 포메이션을 최고로 중시했으니 말이다.

디안이 A급 최상위 실력이면서, 현재 실질 S급까지 여겨지는 건 이러한 포메이션 전략도 한몫했을 정도다.

덕분에 에우드도 디안에게 직접 배워, 그쪽에 관한 지식은 상당히 익히고 있었다.

“무기는....... 진검이랑, 활도 있군요.”

“그래도 필드 자체에 마법이 걸려 있답니다.”

“마법?”

“실제 피해를 타박상이나 찰과상으로 바꿔주는 정도의 마법이랍니다.”

열차 선로에 마법을 걸듯, 이 콜로세움에도 여러 마법이 걸려 있는 듯했다.

아마 각자에게 가장 익숙한 무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거겠지.

같은 원리로, 내부에서 마법을 사용해도, 심한 부상은 막아준다고 한다.

물론 심한 부상이라는 건, 절단이나 화상 정도. 결국엔 똑같이 타박상이나 찰과상으로 치환된다고.

다만 아픈 건 매한가지라 한다. 결과물만 달라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술식이 적용되는 건 아카데미 교복을 입은 이들 한정이라, 지형에는 그대로 그 피해가 들어가는 모양이다.

에우드는 여전히 손을 움직이지 못한 채(레니안느에게 인사하고부터 두 누나의 꼬옥이 더 강해졌다.) 이리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공식전은 그렇게 자주 있는 건가요?”

“자주- 라고 하면 신입생들에겐 그리 해당은 않겠군요.”

“음? 해당 안 된다니?”

티아나의 되물음에 이리나가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전투기술의 평가가 걸린 공식전은 연 하반기인 2학기부터 자주 치러지니까요. 아 물론, 그쪽 계열이 아닌 이도 있으니, 강제는 아닙니다만.”

“맞, 맞아. 아니였죠....... 휴우, 잠깐 떨었어요.”

순간 떨던 드로와가 살짝 안도를 표했다.

하긴, 피르티가 말했듯 ‘일단은’ 자유로움이 교풍이니 말이다.

문관 계열이나, 의학, 신학- 여러 인재를 키우는 만큼 전투가 강제되진 않는다. 뭐, 신학의 경우, 성기사직을 요망하는 이들도 많은 만큼, 무예 및 마법을 함께 키워나간다만.

어쨌든 공식전의 참여는 극구권장이라 해도, 극구강요는 아니다.

신입생들에게 공식전 기회가 별로 없는 건, 너무 정신없지 않게 배려를 해주는 거라고.

셀레나는 아쉽다는 듯이 볼을 부풀렸다.

포에닉스의 검성은, 언제나 대련이나 승부에 목말라 있다.

......볼을 부풀릴 때마다, 셀레나가 에우드의 손을 꼬집는 것이 강해졌다.

그런 세 아이의 모습에, 이리나는 귀여운 동생들을 보듯 쿡쿡 웃었다.

그사이, 필드 위로 모든 배치가 끝났다.

“잠깐 그런데-”

그때, 플로라가 뭔가 필드에서 이상한 것을 알아챈다.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트루스님 쪽.......?”

거기에 의문을 제기한 건 플로라만이 아니었다.

공식전, 파벌 대전을 자주 본 재학생은 물론, 다른 신입생들도 ‘포메이션이 기형적’이라는 걸 알아챘으리라.

엘프 왕족 파벌인 온트라스는, 각자 장해물과 숲, 기둥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는 한편.

웅성웅성웅성-

“7대7이라 들었는데.......?”

“트루스하고 레니안느 말고는-”

“전부 아예 최후방에 모여있잖아?! 싸울 생각이 없는 것처럼!”

트루스와 레니안느를 숨기지도 않은 채 내보내곤, 다른 멤버들은 모두 뒤로 빠져 있었다.

“작전.......? 미끼........?”

“바보냐, 미끼를 파벌 리더가 맡을 리가 있겠어?!”

“저 둘,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환성이 가득하던 콜로세움엔, 어느새 동요와 의문이 대신 채워져 간다.

그리고 셀레나와 에우드는 그게 어떤 의도인지 이해했다.

“둘만으로 끝내려 하는 거.”

“셀레나 누나 말대로, 아마 그거겠지.”

“진짜?!”

티아나가 언니와 동생의 말에 놀람과 동시, 개전의 종소리가 울렸다.

대애애애애애앵-!!

[“파벌 대전, 7대7 섬멸전,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 *

‘인간 놈이, 깔보는 것도 작작해야지.......!’

현 온트라스 파벌의 리더, 시아른 온트라스는 상대의 도발적 행동에 이를 갈았다.

녹금색의 장발은, 그야말로 녹음을 일렁이듯이 밝았을까.

인공적으로 조성한 필드의 나무들보다도, 더욱 생명력을 가득 품고 있었다.

엘프 특유의 긴 귀는, 지금 관객석에서 전해지는 소리에 까딱까딱 움직였다.

분명 계승권은 거의 없는 왕가의 친척뻘일지라도, 그녀 또한 명실상부 ‘아트녹스 온트라스 왕가’의 일원 중 한 명.

그 능력과 영향력은, 이미 3년간 아카데미에 상당한 기반을 잡는 걸 가능케 했다.

여러 세력과 협력과 제휴를 맺어갔다.

그리피너와 푸른 늑대- 전투계 파벌과도 계속적인 신경전을 유지했다.

아카데미엔 엘프 파벌이 몇몇 더 존재하지만, 그녀의 파벌만큼이나 힘을 키운 세력은 별로 없었다.

그런 온트라스 파벌에, 학기 시작 일주일 만에 선전포고라니.

시아른은 그야말로 가당치도 않은 소리다 싶었다.

아무리 아카데미 학생이라 해도- 그 상위권에 존재하는 이들의 전투력은 상당하다.

3년 차 이상 되면, 기본 B~A급 정도 되는 실력자들도 의외로 많다.

그리고 파벌 항쟁에 참전하는 이들은 그 대부분이- A급 이상.

물론 그 경험이나 숙련도는 실제 A급 헌터와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시아른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에 선발로 뽑은 자신을 제외한 여섯은, 모두 엘프 대삼림에서 숙련되어온 전사들이라고.

나이는 어릴지언정, 그 악명 높은 ‘시련의 숲’마저 통과한 이들이 다수다.

나약한 인간족과 다르다. 엘프들은 어렸을 때부터, 대자연 속에서 특유의 전투기술을 배워온다.

그리고 시아른 또한- 그 힘은 A급 중에서도 상위권임을 자부한다.

즉 지금 트루스와 레니안느는, 숙련된 A급 베테랑 일곱을 마주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저런 여유를 부리다니. 자만이 심하다, 트루스 심 메트리!’

처음엔 굴욕적으로 느껴진 상황도, 여기까지 생각하자 오히려 기회로 느껴진다.

메트리는 신흥세력이지만 상당한 강자임은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 메트리 최고 전력인 ‘3측근’은 참전하지 않았다.

특히나 그 3측근 중에서도 유그라시아 무가 최상위 중 하나-

‘광견’으로 불리는 ‘가름 가문’이 전선에 서 있지 않았다.

깔보는 거라고밖에 할 수 없겠지.

하지만 대 엘프 왕족을 깔보고 있다면, 역으로 이쪽이 깔아뭉개주면 된다.

울창한 나무 위에서 시합용 활과 검을 바로잡는다.

멀리 다른 나무 틈에 몸을 숨긴 동료에게 눈짓을 준다.

단숨에 이동하여 레니안느부터 친다.

그다음 다른 파벌 리더급의 실력- 신동이라 불리는 트루스는, 이중 가장 강한 시아른이 직접 맡아야 한다.

시아른의 명령에, 엘프 남학생 한 명이 특유의 시력으로 필드를 내다봤다.

숲과 기둥 사이를 노려보며, 두 남매가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다.

대전을 개시하고서 3분. 두 남매는 가볍고도 빠른 발걸음으로, 점점 이쪽의 진영에 다가오고 있었다.

온트라스 선발 인원들 모두, 접근에 맞춰 공세를 걸자고 말-

“........!?”

-하지 못한 채, 당혹스레 숨을 들이켰다.

“잠깐, 시아른님, 레니안느가 사라졌습-”

퍼어어어어어어억!

그로부터 거대한 타격음이 들린 건- 바로 수초 뒤였다.

““-!!!””

엘프들은 시력이 좋다. 그 이상으로 동체 시력이 좋다.

그렇기에 알 수 있었다.

지금, 방금까지 100m 이상 멀리 떨어져 있던 레니안느는-

“-여섯 명 남았어, 오빠. 아. .......안들리겠네. 바보 오빠, 느려어어어.”

단숨에 접근하여, 엘프 남학생을 기절시켰다.

나무 위에서 활을 들고 있던 남학생은, 격통의 신음도 제대로 내지 못한 채 바닥에 떨궈졌다.

아마 그것은 무투.

‘날아차기’에 해당하는 움직임이었으리라. 그러나-

“잠깐, 아무리 마력으로 각력을 강화했다 해도.......!”

“여기까지 대체 얼마나 많은 장애물이 있는데.......?!”

도를 지나치게 넘었다.

움직임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정확도, 위력, 그 모든 게 규격을 넘어섰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다,

“-마안! 마안을 품고 있다, 주의해라, 전원 전력으로 레니안느를 쳐!!”

지금 저 소녀의 눈에서부터, 엄청난 마력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뭐, 뭐야!? 왜 레니안느가 저기 있는 거야!?”

“안 보였어!”

“빨라.......!”

‘2 VS 7’이라는 상황에 경악하던 콜로세움에, 그 이상의 경악이 터져 오른다.

당연했을까. 레니안느 소리가 들려오는 건 신경도 안 쓴다.

그저 자신의 신발을 바닥에 콩콩 찍어 고쳐 신을 뿐.

“-됐지, 뭐. ‘에우드’한테만 보여주면 되는 이야기.”

그 즉시, 세 명의 엘프들이 고속의 움직임으로 온갖 장소에서 화살을 쏘아댄다.

나무와 기둥을 지면처럼 이용하듯, 엄청난 민첩성이었다.

다른 두 명의 엘프 또한, 순식간에 검을 들어 레니안느에게 달려들었다.

아무리 레니안느가 빠르다 할지라도, 이 정도의 공세는 무리일 것이다.

단숨에 기절 포인트를 노려 들어오는 검은, 두 자루임에도 불구하고 천검이 쏟아지는 것 같았을까,

무차별적- 그러면서도 정확히 레니안느를 노리며 발사되는 엘프들의 화살은 빗줄기와도 동등했으리라.

하지만-

“‘아하’.”

“““-!!!”””

지금 공세를 건 엘프들 모두가 느꼈으리라.

들켰다.

지금 공세를 거는 다섯 명에 더해-

‘-윽?! 보고 있어?! 우리의 안쪽을?! 생각을?!’

엘프들에게 지령을 내렸던 시아른의 안쪽까지.

이 한순간, 머리에 있던 모든 전략을 파악당했다.

저 하얀 머리의 가냘픈 소녀는, 지금 그들의 안쪽을 보고 있다.

그리고 엘프 학생들 모두가 본능적으로 알아챘으리라.

‘레니안느는 분명히 피한다.’

촤자자자자작-!!

서어어어어어엉!!

날아오는 화살을 전부 회피하면서, 레니안느는 들이닥치는 검들을 가볍게 맨손으로 튕겨냈다.

아무리 마법으로 ‘날붙이의 역할’을 못한다 할지언정, 그 위력과 속도는 틀림없을 텐데.

거기에 엘프도, 관객석도 모두 경악하는 순간-

퍼어어어어어억!!

레니안느의 다리가 단숨에, 근접한 엘프 학생 한 명의 하반신을 가격해 균형을 뺏었다.

“크허어억!?”

“““!!!”””

“에잇-”

퍼어어어어어어억!!!

동시에 한 번 더 고속으로 몸을 움직여, 주먹을 복부에다 꽂아버린다.

레니안느의 연격에 당한 엘프는, 날아오는 화살의 공세를 온몸으로 받아가며 저 멀리 날아 가버렸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물론 이 소녀 또한 메트리 가문의 아이.

오빠를 포함해 단 두 사람으로 공세를 걸러 왔으니, 분명 뭔가 있긴 할 거라곤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래서야-

“......다섯? 남았나? 후, 투구의 난쟁이님. 나 지금 활약 중. 나중에 만나서 칭찬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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