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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126화 (126/264)

그런 레니안느를, 트루스는 털털 걸음으로 뒤따라갔다.?126회

메트리 파벌126.

아나트 토르랑은 운이 좋지 않다.

아니, 그녀의 상황을 운이라는 말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없을 테지.......

운은 좋지 않다. 그러나 한편, 악운은 좋다고 해야겠다.

태어나자마자 ‘원치 않은 아이’였다는 건 운이 좋지 않았다 해야겠지.

그럼에도 마법의 재능이 높아, 저택에 머물 수 있던 것은 악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리라.

오빠들과 지금의 어머니에게 무시당하고, 쓰레기 취급받았던 건 운이 좋지 않았다 해야겠지.

그럼에도 사용인들과 잘 지내, 그나마 인간답게 살 수 있던 건 악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리라.

토르랑의 메이드였던 친어머니를 잃어버린 건 운이 좋지 않았다 해야겠지.

그럼에도 그 ‘불행한 사고’에 휩쓸리지 않은 건, 악운이 좋았다 해야 하리라.

......3년 전.

그나마 자기편이었을 사용인들 대부분이 포에닉스로 가버린 건, 아나트에겐 참으로 운이 좋지 않았다 해야겠지.

사용인들이 토르랑보다도 포에닉스에 가는 게 더 좋은 일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였다.

그리고-

남아있는 아버지와 손위 형제들에게 맞을 것을 걱정하여.

자신이 메이드들의 대신이 될 것을 두려워하며 몰래, 마을에 내려가 있을 때. 홀로 그 추운 밤, 후드 하나를 쓰곤 터벅터벅 거리를 걸어 다닐 때.

그때 저택에 피바람이 불었다는 건, 정말 그녀의 악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리라.

‘악운투성이지. 정말로.’

아나트는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새벽까지 걸어 다니곤 돌아온 저택은 참으로 조용했다.

원래라면 이 시간엔 어딘가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누군가가 체벌 당하고 있거나. 나쁜 일을 당하고 있거나하고 있는데.

반기는 사람 한 명 없는 저택은 차게 식은 공간이었다.

숨을 들이쉬었을 땐 피 냄새가 물신 느껴졌다.

정원에 널브러져 있는 헌터들의 시체를 보며, 아나트는 천천히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물론 내부도 상황은 똑같았다.

첫째 오빠의 방도. 둘째 오빠의 방도.

그리고- 헤릭스의 집무실도.

평소에는 그리도 움츠러든 채 걸었던 저택이었는데.

아나트는 이 순간만큼은 평범하게 걸을 수 있었다.

그리고 모든 저택을 다 돌아다닌 후.

살아남은 이가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천천히, 천천히, 피바다 위를 걸어가, 자신에게 허락된 쪽방으로 향해갔다.

끈적한 피가 한껏 묻은 신발을 벗곤, 너덜너덜한 침대에 쪼그려 앉았다.

그저, 그저 앉아있었다.

......그로부터는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배가 꼬르륵 소리를 냈다는 것만 기억은 하고 있다.

몇 번 꼬르륵 소리를 냈는지는 셀 수 없었지만.

(덜컹)

(“-아가씨?! 아나트 아가씨, 설마.......!!”)

(“아아, 무사하셨어.......! 다행입니다, 다행이야.......!”)

왕국 병사들과 함께 저택에 돌아온 사용인들에게 안겨지고서야, 아나트는 이미 몇 날 밤이나 지났음을 이해했다.

몸 전체에 피 냄새가 가득 배어버리고 나서야, 현실을 차츰 이해하기 시작했다.

사용인들은 아나트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지금 이 가문에서 살아남은 건, 자신과 ‘피가 안 이어진 어머니’. 기숙사에 있던 오빠인 잭스뿐이라고.

토르랑 가문은, ‘머더 메이지의 습격’을 받아버렸다고.

몇 달 전부터 악명을 떨치던 머더 메이지의 출현.

당주의 사망. 후계자의 사망.

토르랑 본가에 남아있는 것이라곤, 세상 물정 모르고 남자만 밝히는 여자 하나. 가문에 1도 도움 안 되는 망나니 남자 하나. 이제 겨우 열한 살이 된 자신.

그러한 일련의 정보를, 아나트는 멍하니 받아들여 갔다.

.......그리고-

아나트의 머릿속은 그 순간, ‘기회’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아니, 그건 명실상부한 기회였다.

눈앞에 나타난 기회.

집사와 메이드들이 전하는 안도의 포옹을 받으며,

아나트는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메이드의 딸은, 이 이상 악운만 가득한 채로 살고 싶지 않았다.

다가온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곧 있으면 대전이 시작될 콜로세움.

아나트는 못난 오빠와 함께 관객석에 앉은 채, 필드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차선책은 뭐, 대충 준비했으니까. 최선책만이 답은 아니지.”

“뭐? 그게 무슨 말이냐, 아나트?”

“신경 쓰지 마. 그보다 쓸데없는 짓 말고 시합을 볼 준비나 해. 제대로 눈과 뇌에 넣으라고.”

“네, 넵.”

여동생이 슬쩍 노려보자, 잭스는 재빨리 필드로 고개를 돌렸다.

* * *

“아나트 토르랑? .......잉? 뭐?! 토르랑?!”

“그럼 토르랑 막내잖아.”

““.......!!!””

피르티의 중계가 잠시 대전 준비를 위해 거둬진 사이.

에우드가 어제 만났다고 전한 이름에, 아이들 모두 동요를 금치 못했다.

당연하다. 토르랑이 아닌가.

물론 아나트 토르랑은, 과거의 토르랑과 조금 다른 관계이지만.......

그럼에도 아나트가 먼저 에우드에게 접촉했다는 건, 꽤나 충격적이었다.

과거 토르랑의 행각을 직접 본 적이 있던 프란시느와 드로와는 더더욱.

“.......그렇군요.”

플로라만이 그 사이에서 냉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공식전의 악마’라고 불릴 정도의 실력....... 그래요, 실력이라면 충분히 자격은 있어요. 아카데미에서의 악명 또한 명성이라면 명성이겠죠. 네임밸류를 배가시킬 거예요. 근데요-”

다만 에우드 쪽으로 손을 쭉 뻗더니, 코를 콱 잡아버렸다.

“아니, 근데 토르랑이라고요?! 되도록 건들지 말자고 한 거 기억 안 나세요?!”

냉정은 잠깐일 뿐. 플로라도 난감함을 감출 수 없었다.

“흐가악! 아이, 상대 똑에서 온 거라니하요(아니, 상대 쪽에서 온 거라니까요)......!”

코가 잡힌 에우드는 코맹맹이 소리를 내버린다.

“게다가..... 그럼 어제 만났던 거였어?! 정원 관리할 때?! 에우드, 무릎 꿇어!”

“에우드, 무릎 꿇어.”

“어라?!”

어제 분명 다 혼났다고 생각했는데.

두 누나에 의해 에우드는 뜬금 재체벌을 받기 직전이었다.

심지어 이번엔 다른 아이들도 말려주지 않는다.

에우드에게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나온다, 메트리 파벌!”

“온트라스 파벌도 차례차례 나오고 있어!”

혼나기 직전, 콜로세움 필드 위로 다수의 인원이 차례차례 나왔다는 거겠지.

왼쪽의 대기실에서, 길쭉한 귀와 녹금색 머리칼의 엘프족 일곱이.

그리고 오른쪽의 대기실에선-

“트루스........! 트루스다........!”

“동생인 레니안느까지 함께 나왔어.......!”

“다른 다섯 명도 전부 쟁쟁한 인원들이야.”

“하지만 메트리 ‘3측근’은 선발이 아닌 거 같은데.”

“그 정도로 자신이 있다는 건가.......!”

메트리 파벌.

파벌 인원 다섯을 이끌고, 트루스와 레니안느가 필드에 섰다.

“어, 대전 방식은 7대7....... 그 외의 규칙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거였지?”

“잠시만요, 티아나님. 분명 가방에 어제 신문부의 소식지를 넣어뒀을.......”

티아나가 헷갈려하자, 앞자리에서 드로와가 자신의 가방을 뒤적였다. 그때였다.

“7대7. 랜덤으로 선정된 대전 방식은 ‘섬멸전’. 한쪽 세력이 전부 전투 불능이 될 때까지 싸우는 식이랍니다.”

“아하, 그렇구나! 알려줘서 고마-”

“““.......”””

거기서 다들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 티아나에게 설명해준 목소리는, 이제까지 없던 목소리였다.

“-끼야아악?!”

“깜짝이야?!”

“아얏?!”

뒤늦게 티아나와 드로와가 화들짝.

티아나는 에우드의 손을 꼭 잡고 있던 덕에, 한순간 강렬한 꼬집힘이 에우드에게 엄습했다.

아이들이 자리의 오른쪽을 보자, 거기엔 어느새 한 소녀가 와서 서 있었다.

“이리나님!?”

“오랜만에 뵙네요, 플로라님.”

“저, 저야말로!”

플로라는 그 소녀를 알아본 건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 이리나라고 불린 여학생은, 조용히 고개를 한 번 숙였다.

“이리나 솜브레로입니다. 솜브레로 가문의 장녀입니다.”

현 메트리 3측근 가문은 ‘하우스볼트’와 ‘가름’, 그리고 ‘솜브레로’로, 각각 ‘보좌’, ‘무력’, 그리고 ‘사업’을 담당하는 가문들이었다.

즉, 이리나 솜브레로는 ‘사업 부문’을 맡은 솜브레로 가문의 영애란 이야기. 트루스의 최고 측근 중 한 명이다.

삼남매도 그에 대한 소식을 자주 들은 적이 있었다.

이리나는 드로와와 프란시느에게도 차례대로 예를 표했다.

두 사람도 플로라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받아갔다.

드로와의 에이르나 가문, 그리고 프란시느의 린드가드 가문 입장으로 본다면, 메트리 세력 서열 상위자의 인사였으니 말이다.

두 소녀도 이리나에게 알맞은 예의를 보여야 했다.

이리나의 나이는 아마 피르티 정도일까.

윤기 흐르는 검은 머리칼은 단정히 땋아, 뒤로 둥글게 묶어 올렸다. 그 볼륨감이 느껴지는 것이, 아마 머리를 풀면 상당한 장발이리라.

이어서 이리나는 셀레나에게 “셀레나님, 혹시 함께 착석해도 되겠습니까?”이라고 차분히 물었다.

그런 이리나를, 처음엔 경계하듯 바라본 셀레나였지만-

“......응, 상관없어.”

“감사합니다, 셀레나님.”

곧바로 셀레나는 이리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포에닉스의 장녀는, 예를 지키는 이에겐 절대 매몰차지 않다.

물론 그 와중에도, 셀레나는 에우드의 손은 꼭 붙잡고 있었다만.

티아나도 여전했다. 그래도 아까 에우드를 꼬집은 게 미안했는지, 손등을 살살 매만져 주고 있었다.

자리에 앉은 이리나는, 포에닉스의 두 아가씨가 동생을 중앙에 놓고 장난치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트루스님께 들은 대로 사이가 좋으시군요, 세 분은.”

“아하하......”

에우드로서는, 부끄럽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트루스에게 들었다니.

에우드는 트루스가,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뭔가 희한한 소릴 하고 다니는 거 아닐까 걱정했다.

“그래서, 이리나- 이리나 선배는 어쩐 일이야?”

티아나는 평소처럼 약간의 경계심을 유지하며 그것을 물었다.

지금 메트리 파벌은 파벌 대전을 목전에 두고 있다.

파벌 소속이라면, 출전은 하지 않더라도 파벌 쪽에 함께 모여 있을 터.

아무 목적 없이 이쪽에 올 리는 없으리라.

그러자 이리나는 삼남매 쪽으로 살짝 고개를 꾸벅이며 말했다.

“트루스님이 여러분께 잠시 합류해달라고 말씀하셔서,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트루스가, 말인가요?”

“네. 파벌 전에 휩쓸린 만큼, 모르는 게 있으면 옆에서 하나하나 전해드리라고.”

역시, 검은 사자 파벌과의 일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듯했다.

뭐, 아카데미에 거의 다 퍼졌으니 모르는 게 더 이상하겠다만.

“친, 친절하시네요, 트루스님....... 음.”

프란시느가 에헤헤 웃으며 말했다. 다만 얼마 안 가서 묘한 표정. 다른 아이들도 표정에 묘한 기운이 차오른다.

그도 그럴 게, 바로 그 트루스인걸.

트루스의 호의엔 언제나 경계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느 순간에 러브콜이 올지도 모르고, 강렬한 사건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 외에, 트루스님 쪽에서도 ‘전할 말’이 있으셔서.”

“““역시.”””

역시. 호의만 가지고 이리나를 보낸 게 아니리라. 삼남매는 셋이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금부터 파벌 대전을 시작하겠습니다!”]

피르티의 긴장 살짝 담긴 목소리가 재개되었다.

그래도 말은 안 더듬는 것이, 몇 분 사이 많이 진정하고 온 걸까.

[“이 파벌 대전은, 학생회와 베르네이 학장님이 승인한 공식전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모든 기록은 아카데미에 새겨지며, 승부의 결과엔, 두 파벌 모두 승복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피르티의 공식전의 선언에, 재학생들 모두가 환성을 내질러간다.

수많은 일반 학생, 그리고 타 세력 파벌들이 모인 콜로세움이, 거대한 소리에 뒤덮여간다.

환성 속에서, 피르티는 옆을 힐끗힐끗 보며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컨닝페이퍼가 존재하는 모양이다.

[“규칙은 7대7, 섬멸전! 일곱 인원 모두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기권시키는 것이 승리의 조건! 그리고 서로가 건 것은........!”]

거기서, 에우드는 피르티의 변화를 눈치챘다.

위가 아파지는 표정이다.

그리고, 필드의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고 있다.

에우드가 그 시선을 따라가자- 트루스가 피르티에게로 능글거리는 웃음을 보내고 있었다.

그 의미는, “아, 하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같은 느낌일까.

[“으으, 진짜......! 패, 패자 파벌은, 승자 파벌에 종속될 것! 서로의 파벌 통솔권을 쥔 승부입니다!”]

트루스의 시선에 질린다는 듯, 피르티가 대전에 걸린 대가를 소리쳤다. 그와 동시, 관객석에서도 충격이 퍼져갔다.

“파벌 통솔권?!”

“이권이 아니라, 파벌 흡수를 말하는 건가?!”

“이래서야, 메트리도 온트라스도 서로 ‘파벌 통일’을 하려는 기세잖아?!”

“다음 주 그리피너와 겔로드도 같은 조건이라고 하는데!?”

“““!!!!”””

관객석 전체가 들썩여갔다.

그만큼 방금 피르티가 전달한 내용의 파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으리라.

곧, 에우드는 트루스의 옆에 선 한 소녀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했다.

“.......레니안느?”

레니안느가 술렁이는 관객석 곳곳을 두리번거렸다.

이윽고 그 고개가, 포에닉스 파벌(임시) 쪽으로 향했다.

곧바로 에우드를 발견한 걸까. 마안을 드러내지 않은 푸른 눈을 반짝반짝. 콧김을 퐁퐁 내쉬었다.

멀리 있는데도 그것이 느껴질 만큼, 기세 좋은 콧김이었다.

그리곤 에우드를 향해 팔을 붕붕.

관객이나 파벌 인원도 신경 안 쓰는 것이, 언제나의 레니안느다웠다.

에우드도 눈을 마주친 만큼, 잠시 티아나가 잡은 손을 떼 살짝 흔들어줬다.

퍽! 팍!

“에흑?!”

에우드가 레니안느에게 손을 흔들자마자, 두 누나가 옆구리를 공격했다.

무가 가문 아가씨들의 옆구리 찌르기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 * *

“아하- 역시 레니안느. 덕분에 다들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었어.”

트루스는 팔을 붕붕 휘두르는 레니안느와 관객석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동시에 에우드가 두 누나에게 틀어막히는 것 또한.

옆에는 이리나 또한 앉아있는 걸 확인한다.

언제나 유쾌한 삼남매의 모습에, 상쾌하게 키득키득 웃은 후-

트루스는 적의 넘치는 상대 쪽으로, 잠시 시선을 돌렸다.

“자 그러면. 준비는 되셨나 몰라요, 온트라스의 왕족분들.”

“-메트리의 꼬맹이 놈이. 감히 시작부터 우리에게 선전포고할 줄은 몰랐군. 하지만 그 기개만큼은 인정해주마. 이제부터는, 그 기개를 가지고 우리 엘프 왕가의 밑에서 일해야 할 테니.”

“높게 쳐주시니 감사. 근데- 그건 제가 할 말이겠네요.”

일곱으로 이뤄진 온트라스 파벌의 선발 인원.

당연, 그 중심엔 엘프 왕족 혈통을 가진 이가, 파벌 리더로서 서 있었다.

다만 엘프라는 것들은 유그라시아 왕족들만큼이나 혈통이 복잡해서.

실제로 저 온트라스 파벌의 리더- 시아른 온트라스가 직계 왕족인 건 아니었다. 입장으로 치자면 왕족의 친척이라 해야 할까.

‘지금 이 아카데미에 와 있는 어느 유그라시아 왕족’과 비슷한 입장이라고 해야 하겠지.

물론, 이들이 직계가 아니라고 트루스의 목적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애초에 그 왕족은 눈에 안 띄려고 바둥바둥하고 있으니까. 뭐, 그런 것보다-’

추후 구축할 ‘공략 라인’을 위해서라도.......

트루스는, 우선 엘프 유력자들의 협력을 손에 넣을 필요가 있었다. 왕족의 피 농도는 그다음 이야기다.

“레니안느. 슬슬 준비해야지.”

“(붕붕붕) .......치잇.”

오빠의 말에, 레니안느도 팔을 흔드는 걸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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