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114화 (114/264)

?114회

포에닉스 파벌114.

현재 위치는 파벌 아지트의 2층 응접실.

응접실 한쪽엔 급탕실까지 잘 갖춰져 있다.

인테리어도 여전히 아기자기. 넓이도 충분.

내부를 둘러볼 때마다 에우드는 정말 연거푸 감탄을 내비쳤다.

파벌 부실이 이 정도라면, 티아나의 연금술 공방은 물론, 각자가 원하는 아지트를 만들 수 있으리라.

“잠깐 기다려줘, 에우드군. 지금 바로 차를 내올 테니까.”

“감사합니다, 랜퍼스- 랜퍼스 선배.”

“아핫, 귀족님들한테 선배라 불리는 건 묘하네~”

랜퍼스는 키득거리면서 급탕실로 향했다.

랜퍼스- ‘랜퍼스 드아즐볼프’는 사울드의 동기이자 최측근으로, 현재 푸른 늑대 파벌의 넘버2인 남학생이었다.

야성미 넘치게 머리를 기른 사울드와는 달리, 랜퍼스의 머리는 상당히 짧고 단정했다.

물론 늑대 수인답게, 단정한 머리 위로 애교 넘치는 늑대 귀가 뿅 솟아있다만.

에우드는 응접실의 원형 나무 테이블 앞에 앉았다.

나이테가 새겨진 나무 테이블은, 마음이 편해지는 나무 내음이 물신 느껴졌다.

의자 또한 통나무를 반듯이 잘라 놓은 것 같은 형태였다.

다만 생긴 것만 그런 건지, 에우드가 막상 앉아보자 엉덩이로 푹신한 감촉이 느껴졌다.

사울드도 한 번 커헝 훌쩍거린 후 자리에 앉았다.

에우드가 신기함에 이곳저곳을 더 둘러보고 있자, 랜퍼스가 어느새 차를 가져왔다.

랜퍼스는 그냥 보면 꽤 경박한 수인 남학생이었는데. 의외로 옆에서 보면 행동이 빠릿빠릿하고, 예의가 발랐다.

반대로 남성미·야성미가 넘치던 사울드는 입을 삐죽, 꼬리를 추욱 내린 채로 통나무 의자에서 힘없이 앉아 있다.

역시 겉모습으론 모든 걸 알 수 없는 걸까.

랜퍼스는 차를 전해준 후, 사울드의 옆에 가볍게 앉았다.

“사실 사울드하고 키루미나 아가씨는 매번 싸우거든. 예전부터 항상 있던 일이야. 게다가 매번 사울드의 잘못이 크지.”

랜퍼스는 키루미나 쪽이 이해가 된다는 듯 큭큭 웃으며 말했다. 사람 좋은 웃음과 함께, 랜퍼스의 늑대 귀가 쫑긋쫑긋 움직인다.

“사울드 선배가 잘못한 건가요?”

“그렇지. 그러니까 이틀 전- 키루미나 아가씨가 아카데미에 오자마자, 다짜고짜 사울드가 파벌을 위해 싸워달라고 말했거든.”

“아앗.”

푸른 늑대 일족의 고향, ‘펄리스’는 유그라시아 서부 끝자락에 있다고 한다.

사실상 거의 외국과 마찬가지.

그 말은 즉, 키루미나가 아카데미에 오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거다.

거의 일주일 정도라나.

게다가 도중 포에닉시안까지 들리기까지 했고.

그런데- 오랜 열차 여행이 끝나자마자 오빠란 이에게서 들은 게, ‘파벌을 위해 싸워라.’

.......에우드도 삐지기야 충분히 삐질 순 있다 싶었다.

고향 펄리스에서도, 사울드가 이런 식으로 무신경하게 말을 하다가 자주 싸운 모양이다.

“사울드는 그 말을 환영이랍시고 했으니, 키루미나 아가씨가 화낼만하지.”

“내 딴에는 앞으로 같이 싸워가자는 격려와 독려였는데.......”

“그게 틀려먹은 거야, 보스는. 여동생 배려 좀 해줘. 왔을 땐 고생했다고 먼저 말해준 후에, 차근차근 본론을 이야기했어야지.”

“그루루루.......”

랜퍼스의 사정없는 말에, 사울드의 귀와 꼬리가 한층 더 추욱 내려갔다.

그러다 사울드 쪽에서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축 처졌던 귀를 바짝 피곤 에우드를 부릅 노려본다.

“그, 그보다! 내가 묻고 싶은 건 에우드, 너에 대해서다! 네 녀석,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렸던 거냐?! 대체 언제부터 우리 키루미나랑 친해졌어?!”

“수작이라니요!?”

“키루미나가, 남자애에게 그렇게 경계 없이 가까이할 리 없단 말이다!”

에우드는 그 말에 서둘러 열차에서 만났었던 걸 설명했다.

열차에서 한밤중에 만나 머리핀 때문에 엮였다는 이야기.

그리고 어제 강당에선 우연으로 만난 것뿐이라는 것도 전한다.

처음엔 그르르르거리면서 이야기를 듣던 사울드도, 이야기를 다 듣자 조금 납득은 해준 걸까.

“별, 별일은 아니었군. ......그 머리핀은 역시 네가 준 거였나.”

에우드가 꺼낸 강아지 머리핀에, 사울드가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뭐라 해야 할까. 안도인지 질투인지 조금 헷갈리는 눈이었다.

“그럼....... 그 머리핀은 내게 주는 게 좋겠다. 내가 키루미나와 직접 만나서 주거나, 아니면 우리 파벌 여자애들한테 부탁해서 바로 전해줄 수 있으니까.”

“아, 괜찮겠네요. 여기, 그럼 부탁드릴게요.”

확실히, 그게 더 빨리 돌려줄 수 있으리라.

그렇게 에우드가 강아지 머리핀을 사울드에게 건네려 할 때였다.

랜퍼스가 사울드의 뒤통수를 팍하고 때렸다.

“아갹?! 얌마, 랜퍼스 뭐 하는 거야?!”

“하이고, 너 눈치 진짜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 사울드.”

“뭬야?!”

눈을 부릅뜨며 따지는 사울드에게, 랜퍼스가 귓가에다가 속닥속닥 말을 이었다.

“내 장담하는데, 네가 가져다주든, 여자애들 시켜서 이거 가져다주든, 네가 엮이는 순간 키루미나 아가씨 삐지는 거 한 달은 더 갈 거야.(속닥속닥)”

사울드가 순식간에 식겁했다.

“진, 진짜.......?”

“아가씨 더 삐지게 하기 싫으면 내 말 들어.”

눈치 정말 없는 사울드를 보며, 랜퍼스는 한숨을 한 번 쉬었다.

“-에우드군, 미안해. 네가 돌려주지 않을래? 아마 키루미나 아가씨도 그걸 더 좋아할 거야.”

“그래도 상관은 없긴 한데요. ........하지만 빨리 돌려주는 게-”

“아냐아냐, 괜찮아. 어차피 키루미나 아가씨도 네가 머리핀 가지고 있는 건 알고 있을 테고.”

랜퍼스의 말에, 에우드는 갸우뚱하면서도 머리핀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사울드도 일단은 랜퍼스 말에 따랐지만, 여전히 이해가 잘 안 되는지 함께 갸우뚱.

이 두 눈치 없는 남정네가 양쪽에서 갸우뚱하는 것에, 랜퍼스는 쓴웃음인지 한숨인지 모를 것을 내뱉는다.

“키루미나는 아가씨라고 불리네요.”

에우드는 어제부터 들었던 것을 넌지시 물었다.

키루미나 아가씨. 혹은 키루미나님.

강당에서 난장판이 될 때도, 푸른 늑대 파벌은 모두 키루미나를 그렇게 불렀다.

“사울드랑 키루미나는 푸른 늑대 일족의 족장님 자식이니까.”

“족장님?”

“푸른 늑대 일족의 족장. 우리 고향의 톱이라는 거야.”

즉, 사울드와 키루미나는 푸른 늑대 수인들의 지도자 집안.

각 일족들은 모두 한 명씩 족장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랜퍼스 말론, 이러한 족장들의 위엔 ‘대족장’이 군림한다고.

유그라시아의 왕족과 귀족으로 비교한다면, 대족장이 수인들의 왕족.

각 일족의 족장 일가(아즐볼프와 반타레오 등)들은 귀족이란 느낌이리라.

“그래서 우리들도 키루미나한테는 꼭 존대해. 그게 곧 족장님을 향한 존중이기도 하니까.”

다만 랜퍼스는 리더인 사울드에겐 그리 존대는 안 한다만.

아마 그건 존경이나 대우를 안 해준다는 게 아니라, 사울드와 랜퍼스가 그만큼 친하다는 거겠지.

하지만 키루미나가 푸른 늑대 파벌인 것도 놀랐는데.

설마 수인족에서까지 높으신 분일 줄은.

밤에 열차를 돌아다닌 것이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은 에우드도 예상 못 했다.

‘예전에 제시카랑 얘기할 때만 해도, 수인족하곤 분명 안 엮이는 게 좋다고 말했는데.’

역시 사람 일은, 막상 닥치고 보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다.

나중에 제시카가 이 이야기를 들으면 쓴웃음이라도 짓지 않을까.

“-그보다, 이제 본론을 이야기하도록 하지.”

에우드가 랜퍼스가 이야기하는 걸 지긋이 보던 사울드가, 헛기침을 한 번 했다.

에우드는 순간 키루미나에 대한 이야기가 본론이 아니었나 싶었다만.......

굳이 입을 열진 않는다.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한 번 끄덕일 뿐.

“.......원래 수인족으로서는 굳이 말할 의리는 없지만. 강당에서 키루미나를....... 지켜준 건 사실...... 이니까.”

“얌마, 말하다가 침울해지지 말라고, 사울드.”

사울드가 키루미나의 이름을 내뱉을 때마다 침울해져 간다.

정말, 동생에게 애정을 잘 못 표하는 서툰 오빠다 싶다.

“어흠!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 네놈에게 주의를 하나 줄 게 있다.”

“주의인가요?”

“칼투스 반타레오에 대해서다.”

“아, 검은 사자 파벌의-”

“그래, 현 리더지. 나처럼 1학년에 입학했을 때부터 리더이기도 했고.”

사울드는 정말 징한 악연이라는 듯 말했다.

“어제 너는 우리 키루미나를 지키느라 그놈과 엮였다고 했는데.......”

“아니, 엮였다기보단........”

“아핫, 에우드군이 그냥 날려버렸다지?”

“아하하......”

랜퍼스는 에우드를 보며 큭큭 웃으면서도, 한편으론 조금 난처한 분위기를 띄었다.

그건 해석하자면, ‘하필 칼투스냐........’같은 느낌일까.

사울드도 핸퍼스와 표정은 비슷했다.

“솔직하게 같은 수인족으로서 말하지.”

곧, 랜퍼스의 웃음을 뒤로 하고 사울드가 말을 이었다.

“.......그놈은 귀찮다.”

“엑.”

“아니, 귀찮음으로 치면 사자 수인들 모두가 귀찮긴 하다만, 그놈은 정말로 귀찮다.”

“귀, 귀찮다니요.......?”

“말 그대로다.”

사울드는 아까 랜퍼스가 내준 차를 꿀꺽꿀꺽 마셨다.

“꿀꺽꿀꺽- 후으...... 칼투스는 남자를 향한 질투심이 꽤 크다. 특히나, 자신이 받을 관심을 뺏어갔다고 여겨진 상대에겐 더욱. 그러니까.......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 네놈, 미리 주의하고 있어라.”

***

“에우드, 어디 갔다 왔어?”

“에우드! 한참 찾았잖아!”

에우드가 기숙사에 돌아오자, 로비에서부터 두 누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카틀레야의 회중시계를 확인하자 시간은 8시 반.

푸른 늑대 파벌과 이야기하느라, 돌아온다고 약속했던 시간보다도 늦어버렸다.

“일 생긴 줄 알았잖아!”

“미안, 티아나 누나.......”

“킁킁. .......에우드, 땀 냄새.”

“진짜? 그렇게 심한가.”

“아냐, 심하진 않아.”

셀레나가 고개를 붕붕 가로젓는다.

그래도 에우드는 서둘러 씻어야겠다 싶었다.

“.......에우드, 혹시 또 싸우고 왔어?”

“뭐야?! 아침에 있었다는 애들처럼 또 싸움이 걸린 거야?!”

에우드가 킁킁거리는 사이 셀레나가 걱정을 담아 물었다.

티아나가 거기에 눈을 번뜩이며 에우드의 몸을 살핀다.

두 누나도, 아침에 에우드와 플로라에게 있었던 일을 보고 받았다.

그렇기에 막내가 걱정되는 것이겠지.

“아, 아냐. 와이즈랑 잠깐 숲에서 뛰어다니다가 온 거야.”

“아, 연습하다 온 거구나!”

티아나의 납득에 에우드가 고개를 붕붕 끄덕였다.

셀레나는 여전히 조금 의심스런 눈초리였다만.

푸른 늑대 파벌하고 오해로 싸웠다는 얘기를 했다간, 괜히 복잡해질 것 같았다.

사실 그것 외에도 검은 사자 파벌에 대해 들은 이야기도 있다만.......

‘일단은, 나만 해당하는 거 같으니까.’

에우드는 괜한 걱정을 시키지 않기 위해, 그것을 두 누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 뒤론, 에우드는 두 누나에게 붙잡혀 여자 기숙사로 또 끌려갔다.

어느새 에우드 대신 허가증까지 가져왔는지. 에우드의 목에 그것을 쏙 걸어주곤 쭉쭉 데려간다.

그렇게 에우드는 샤워도 하지 못한 채 두 누나의 방으로 붙잡혀갔다.

.......아마 기숙사에선, 에우드가 완전히 두 누나에게 잡혀 사는 처지라는 걸 다들 알았으리라.

에우드는 끌려다니는 것이 조금 부끄러워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싶었다.

물론 양손은 팔째로 두 누나에게 붙잡혀 못 움직인답니다.

***

수인족이라는 이들은 그 특성이 부족에 따라 나뉜다.

물론 인간족이나, 엘프족, 난쟁이족에게서도 그 특성이 나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난쟁이족엔 대표적으로 유명 SS급 헌터-

‘투구의 난쟁이’의 종족으로 예측되는 ‘와드노움’처럼, 여타 난쟁이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 선까진 성장하는 난쟁이들이 있다.

엘프족은 원래 푸르른 숲과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이지만.

역으로 자연을 버리고 거친 사막에서 생활하는 ‘사막 엘프’라는 부족도 있다.

또 그나마 평범할 것 같은 인간족 중에서도, 강한 인간 남성을 부족 내로 납치해가는 ‘아마조네스’라는 특이한 여성 부족이 있고.

그럼에도, 유독 수인에게 부족별 특성이 눈에 띄는 이유라면 하나.

부족 내에 흐르는 ‘동물의 피’로 인해, 타 종족보다도 특성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학기가 시작되고서 며칠이 지난 현재.

칼투스 반타레오는 그런 부족의 특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벌과의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지트 2층의 개인실에서 그것을 되뇌고 있었다.

아카데미 3년 차에 들어선 칼투스다. 지금까지 수많은 파벌 싸움을 해왔다.

푸른 늑대 파벌이 아무리 수인족 파벌 중 가장 위에 올라가 있다 해도.

현재 파벌 항쟁이 그리피너와 푸른 늑대의 쌍두 구조로 이뤄졌다 해도.

그럼에도 칼투스 반타레오는 절대 무시당하지 않는다.

그건 ‘사울드 아즐볼프’나, ‘악시우스 레볼트 그리피너’, ‘다스트 글론 이가리트’ 등- 각 파벌 리더들과의 싸움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파벌 사이엔 차이가 있어도, 리더 사이엔 차이가 크지 않다.

오히려, 칼투스 반타레오가 이길 확률도 있다- 그렇게 평가받았다.

족장 후계자인 친형에겐 비빌 수 없지만, 추후 성인이 되면 자신만의 프라이드(무리)를 가질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개학식에서 일이 꼬여버렸다.

기선제압을 위해 키루미나를 찾아간 건 좋았다.

키루미나에 의해 파벌 멤버들이 이리저리 날아가 버렸지만, 그것까지도 괜찮았다.

예측했던 거니까.

키루미나의 천재성은, 여러 족장급 수인족 사이에서 꽤 유명했다.

칼투스라고 해서 머리가 나쁜 건 아니다. 그 천재성을 무시할 만큼 실력파악이 서툴지도 않다.

그래도 이길 확률은 상당했다.

어차피 학생회가 감시하는 것은 알고 있으므로, 도가 넘는 싸움은 하지 못하고.

도중에 멈추는 것을 감안해도, 자신의 힘을 프라이드와 아카데미에 보여주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웬 인간 남자아이가 거기에 껴버렸다.

무려 유그라시아의 10대 귀족, 무가 포에닉스의 막내 아들-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

게다가 하필 단 한 방에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거기에 다스트와의 충돌은 덤.

그걸로 끝이면 차라리 다행이겠지.

하지만 검은 사자 일족은 기본적으로 한 남자를 프라이드의 리더로 삼아, 여전사들이 그 밑에 함께 군림하는 구조다.

남성 멤버야 많이 있다만, 여전사들을 부릴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프라이드 리더’.

당연하지만 프라이드의 리더는, ‘강한 남자’이며.

그렇기에 주변에 더 강한 남자가 나타났을 땐, 파벌의 균형은 그쪽으로 기울어져 간다.

지금, 칼투스를 대놓고 압도해버린 남자가 나타나 버렸다.

물론 어쩌면 시기상조일지도 모른다. 넘겨짚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 며칠 사이, 검은 사자 파벌 내 여학생들 사이에서 어째서인지 ‘에우드’라는 이름이 조금씩 들리고 있었다.

많이는 아니다. 정말로 조금.

그래도 앞으로 얼마나 더 불어날지는 모르는 일이다.

원래 사자 수인들은 인간족이 강해도 그리 관심을 가지진 않는다. 같은 수인들에게만 매력을 느끼는 일이 보통이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수인족들이 ‘케인즈 상회’와 활발하게 교류한 이후부터였을까.

사자 수인들 사이에서도 인간족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었다.

수인들 사이에선, 그것을 ‘인간족 붐’이라고 불렀다.

.......낌새가 좋지 않다.

‘이렇게 된 이상, 분위기가 더 크게 기울기 전에 먼저 처리할 수밖에 없어.’

늦기 전에 프라이드- 자신의 입지를 뒤흔들 수 있는 위험요소는 미리 배제해야 한다.

그것이 사자.

그것이 프라이드의 리더다.

칼투스는 송곳니를 깨물며, 이번 해 파벌 항쟁의 첫 타깃을 결정했다.

이어서 곧바로 아지트의 1층에 내려간다.

정글과 평원을 섞은 듯한 분위기로 이뤄져, 대부분의 가구가 높은 위치에 놓인 특이한 아지트.

고양잇과인 검은 사자 일족에 맞춘 인테리어였다.

“검은 사자 파벌, 모두 들어라!”

“““!!!”””

오늘 일과가 모두 끝나고, 저마다 휴식을 취하던 사자 수인들이 거기에 고개를 번뜩 돌렸다. 남녀 할 것 없이, 현 리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제부터 일어날 파벌 항쟁........! 우리 검은 사자 파벌은, 포에닉스 파벌을 먼저 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