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113화 (113/264)

이러니 계속 누나들이 손을 잡고 다니자고 하는 거 아니냐고, 에우드는 이마를 살짝 싸매며 한숨을 내쉬었다.?113회

포에닉스 파벌113.

사실 기숙사에서 도서관까지 가는 길은 알고 있다만.

도중 에우드가 딴 길로 잠깐 샌 탓일까.

“구르르륵-”

“아니, 길 잃어버렸는데 혼자 식사 타임이야?”

에우드는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와이즈에게 너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와이즈는 에우드가 쥐고 있는 육포를 옴뇸뇸 먹고 있었다.

바로 방금까지, 에우드는 와이즈와 함께 부지 내의 숲을 누비고 다녔다.

투구의 난쟁이로 활동하며, 에우드와 와이즈가 여러 연계를 익혀갔다만.

그래도 지금은 활동을 잠시 쉬지 않는가. 그런 만큼, 틈틈이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던 차, 마침 돌아오던 길목에 좋은 숲들이 많이 보였다.(사실 숲이라기보다도 나무정원이겠지만.)

저번에 프란시느가 찾은 공터도 그렇고, 아카데미는 곳곳엔 훈련하기에 좋은 지형들이 꽤 즐비했다.

어쨌든 그렇게 정원을 연습장 삼아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모르는 장소로 와버렸다.

뭐, 걷다 보면 되돌아갈 수야 있을 테지.

원래라면 와이즈를 위로 올려보내, 길을 바로 찾을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와이즈가 이미 식사를 시작하기도 했고, 에우드도 방금까지 열심히 뛰었으니까.

두 누나한테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시각까지 아직 여유도 있다.

“조금만 느긋하게 걸어볼까?”

“구르르릅.(끄덕끄덕)”

“그러니까 너도 다리로 걸-”

“구릅.(홱!)”

와이즈는 시침 뚝 뗀 채 에우드에게 계속 안겼다.

피곤하다는 건지. 밥 먹는 데 건드리지 말라는 건지.

그냥 내려놓을까 했지만, 그랬다간 또 삐져버리겠지.

에우드도 됐다 싶어 와이즈를 안은 채로 걸어갔다.

이 머리 좋은 부엉이는 정말 까탈스럽다. 두 누나는 그게 매력이라며 좋아한다만.

천천히 찬 공기를 마시며, 주변을 쭉 둘러본다.

눈에 들어오는 건, 현재 위치가 어딘지 친절히 알려주는 안내판.

각 아카데미 부지별로, 간략한 지도나 안내판도 잘 구비되어있다.

던전 지도 같은 것보다도 훨씬 친절한 지도다.

물론 던전은 조사 자체가 어려우니 말이다. 지도가 불친절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던전의 위치는 기본적으론 항상 동굴이나 유적 등.

게다가 웬만해선 내부에 존재하기에, 상공에서 볼 수도 없을 테고.

7대 던전처럼 법칙이 어긋나 있는 던전의 경우, 관측방식 자체가 일반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고 한다.

리퀴아가 3년 전 처음 향했다던 7대 던전, ‘소멸의 비공정’.

그다음에 향했다던 ‘미궁 사라하’도 그러했다,

방금까지 도서관에서 해온 조사 때문일까. 에우드는 괜히 지도에 대한 묘한 감상이 나와버렸다.

“......리퀴아님, 괜찮으시겠지?”

“구우욱.(오물오물)”

와이즈는 식사를 이어가면서, 별걱정 없다는 듯이 울음소리를 냈다.

역시 리퀴아와 오래 지내본 만큼, 오히려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또 생각해보면 리퀴아의 마지막 전서를 보냈던 데스 스트릭스- 레이지 또한, 주인(물주)을 걱정하지 않고 저택에서 잘 지내고 있고.

에우드는 데스 스트릭스들이 자신보다도 더 리퀴아를 믿는 것 같았다.

의외로 그냥 얘네들이 무신경한 것일 수도 있지만.

뭐가 됐든 에우드도 키득키득 웃으며 다시 걸음을 이어갔다.

***

그리고 예정치 않은 밤 산책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에우드는 걸음을 살짝 멈췄다.

방금 건물 근처로 들어선 순간부터였다.

에우드와 와이즈의 주변을, 여러 인원이 둘러싸고 있었다.

“구우우.”

“응. 알고 있어.”

와이즈의 반응에 에우드도 고개를 끄덕.

전부 나무나 건물 사이로 몸을 숨겼는지 잘 보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마치 맹수들이 주변을 둘러싼 것 같은 기백이 전해진다.

“구르르!”

육포를 꿀꺽 삼킨 와이즈가, 자신 있게 울음소릴 낸다.

싸울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다.

정말로 그것이 신호였을까.

파아아아앗!!

타다다다닷!!

어둠 속에서 단숨에 공격이 들어왔다.

처음 공세를 취한 것은 나무 쪽에 숨어있던 이들.

어두운 곳에 있기에 그 공세의 시작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꽤 날카로워. 상당한 실력자들이야.’

밤에도 적당히 시야가 확보되는 에우드다.

날카롭게 휘두르는 팔이 확실히 보인다.

목검이나 다른 무기는 없이 육탄전.

복장은 교복- 당연하겠지만, 아카데미 재학생들이었다.

이 시간까지 아카데미를 돌아다닐 수 있는 외부인은 거의 없을 테니까.

접근하는 동시, 에우드는 그들의 움직임을 재빨리 파악했다.

와이즈는 이미 에우드에게서 벗어나 행동을 개시했다.

“뭣?!”

“이 부엉이, 뭐야?!”

와이즈가 저공비행을 하며 습격자들을 교란해간다.

날개를 펼쳐 대기 중인 습격자들을 공격해, 한순간의 틈을 만들어낸다.

그와 동시 에우드는 몸을 숙여 공격을 단숨에 피한 후 땅에다 양손을 짚은 후-

퍼어어어억!!

“쿠허업?!”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습격자의 턱을 밑에서부터 쳐올린다.

에우드에게 직격당한 습격자의 몸이 붕 떠오른다,

“!?!?”

“이 자식, 대체 어떻게 저런 속도가......!?”

“역시 보통 놈이 아니야!”

“잠깐, 이놈 어디로 간 거야!?”

다른 습격자들이 거기에 깜짝 놀랄 때였다.

이미 에우드는 땅 위에 있지 않았다.

땅을 짚었던 양팔을 강하게 튕겨, 하늘 위로 몸을 뛰어 올렸다.

위쪽으로 뛰어오르자, 에우드는 지금 습격자들이 누군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인원은 다섯. 그리고 그 모두가-

‘푸른 늑대?’

키루미나가 있는 푸른 늑대 파벌의 일원들이다.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

“이 침입자 자식이!”

“포에닉스가 이 시간에 무슨 목적이냐!?”

“침입자?”

에우드도 그 말에 반응했다.

침입자. 아무래도 뭔가 오해가 겹친 걸까.

일단 팍 떠오르는 건.......

‘이거 설마 또 영역인지 뭔지인가........’

그거 말곤 없겠지.

그보다 늑대 수인들은 공세를 거두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에우드도, 이런 상황에서까지 말로 오해를 풀긴 귀찮았다.

그렇다면 키루미나 네 파벌임을 감안하고, 적어도 머리만 식혀주자 싶었다.

“와이즈!”

와이즈에게 돌아오라는 호령을 전함과 동시, 에우드는 품에서 연습용 마법 스틱을 꺼냈다.

지팡이인 리퀴드 팽은 휴대하기 어렵다 보니, 에우드는 매번 연습용 스틱을 몇 개씩 챙기고 다녔다.

타아아악!

땅에 착지함과 함께, 에우드는 짧게 2절 랑그를 입에 담았다.

“‘리퀴드 볼(Liquid Ball)’.”

제시카에게 배우기론, 평화로이 제압하기엔 물 마법만 한 게 없다고 했나.

에우드는 연급용 스틱으로 마력을 모았다.

‘그놈’이 무덤동굴에서 했던 것처럼 마력을 소규모의 원형으로 구축해, 주변에 물의 포탄들을 다섯 만들었다.

“뭣이-?!”

에우드는 그것들을 각 수인에게 정확히 노려 쏘아냈다.

펑! 퍼엉! 퍼엉! 퍼엉! 펑!!

“와아악?!”

“케흑?!”

“캐애앵!”

“햑!?”

단숨에 날아온 물의 포탄에, 수인들 모두가 휩쓸려 땅에 쓰러졌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에우드의 연습용 스틱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에우드는 동요하지 않고 가루를 손에서 털어냈다.

.......3년간 몇 개를 부숴 먹었는지.

감회를 새로이 느끼기엔, 단위가 1000에 가까워져서 무서움이 더 컸다.

이런 식으로 싸울 걸 고려하면, 에우드도 이후엔 리퀴드 팽(마법 지팡이)을 들고 다니자고 생각했다.

에우드가 쓰러진 수인들을 보고 있을 때, 마침 와이즈가 날아왔다.

“부르르-”

“와악.”

도중 물을 살짝 맞았는지, 에우드의 어깨에서 후다다다 물기를 털어냈다.

에우드의 얼굴에 물기가 왕창 튀어버렸다.

곧, 푸른 늑대 수인들이 비틀거리며 입을 열었다.

“-포에닉스 자식들.......! 결국 첫 항쟁을 시작하겠다는 거냐!?”

“이가리트가 아니라, 우릴 먼저 노릴 줄이야!”

“안쪽엔 못 들어가도록 막아!”

“감히 우릴 지금 노리다니.......!”

“비겁한 녀석!”

아니아니아니, 먼저 공격했으면서 이런 식으로 말하다니.

오해가 겹친 건 알겠다만, 에우드로선 난감하기가 그지없다.

“저기, 혹시 제가 뭔가 잘못 했나요......?”

“모르는 척을!”

“포에닉스면서 이곳이 푸른 늑대의 아지트 영역임을 모를 리가 있나!”

아니, 정말로 몰랐다.

이래서야, 에우드는 파벌 영역에 대해 피르티에게 더 들을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에우드가 난감해하는 사이, 물에 맞은 수인들이 차례차례 몸을 일으켰다.

그런 중 수인 중 한 명이 코를 킁킁이더니 어리둥절하며 말했다.

“킁킁- 아니 잠깐, 정말로 이놈, 싸울 생각 딱히 없어 보이는데?”

“뭐라고.......?!”

그러고 보니 생물에겐 적의를 드러낼 때 나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고 하나.

그리고 수인들은 그것을 유난히 잘 맡는다고, 언제가 제시카가 설명해줬다.

에우드가 단순히 냄새를 맡는 것을 잘한다 하면, 수인들은 그 냄새에서 더 많은 정보를 읽는 것이다.

“그래도 방심하지 마........! 과거 우리 OB들도, 그런 식으로 방심했다가 ‘파벌 없는 인간족 여학생’에게 당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 ‘불지옥의 마술사’를 말하는 건가........!”

“엘프들에게도 악몽을 선사했다는 금발의 악마......!”

“그, 그런 비극은 다신 일어나선 안 돼!”

대체 과거 이 아카데미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살벌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다. ‘파벌 없는 인간족 여학생’에 ‘불지옥의 마술사’라니.

‘.......근데 왜 이렇게 익숙한 기분이지?’

에우드가 그 두 가지의 말에 괜한 기시감을 느낄 때였다.

“-뭘 하는 거냐, 네놈들!”

“왁?! 보스!!”

“사울드형!?”

다른 한쪽 길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인 학생 다섯 명 모두, 거기에 바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놈은.......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

사울드 아즐볼프.

분명 키루미나의 오빠라고 했던가.

늑대 수인 특유의 탄탄한 근육체질과 남성미 넘치는 얼굴이 인상적이다.

키루미나와 같은 색의 머리칼은, 똑같이 거칠면서도 활기차게 일렁였다.

그 뒤로, 어제 봤던 것 같은 늑대 수인들이 몇몇 따라오고 있었다.

사울드는 에우드를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였다.

“이곳은 푸른 늑대 파벌의 아지트다. 에우드 네놈, 무슨 목적으로 여기까지 왔나?”

“걷다가 길을 잃어버린 건데....... 죄송합니다, 푸른 늑대의 아지트를 침범할 생각은 없었어요.”

“길을 잃었다고? 아니, 포에닉스 정도 되는 녀석이 무슨 바보 같은-”

무슨 바보 같은 소릴 하고 있냐- 이라고 말하려 했던 걸까.

그러나 곧, 사울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까 다른 수인 학생이 한 것처럼, 에우드의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적의는 없었군. 미안하다. 너희들, 상황은 똑바로 파악하고 싸움을 걸어라!!”

“““예, 죄송합니다, 보스!!”””

늑대 수인족들 다섯이, 사울드에게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자 사울드가 한 번 더 소리쳤다.

“나 말고 이 녀석한테 해라, 등신들!!”

사울드의 호통에, 재빨리 에우드에게로 고개를 숙였다.

어제 강당에서 본 것과는 꽤 인상이 다르다고, 에우드는 살짝 생각했다.

곧, 근처에 있는 건물의 불이 켜졌다.

건물 근처와 창 내부로 그 빛이 따뜻하게 퍼진 덕일까.

어두웠을 때 본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건물에, 에우드가 솔직하게 “와아-”하고 놀랐다.

나무와 벽돌로 이뤄진 포근한 2층 건물.

저택이라 하기엔 아기자기하며, 또 동화책 한편 속에 그려진 것처럼 느껴졌을까.

그만큼 몽환적이고도 멋진 건물이었다.

티아나와 셀레나에게 보여주면 의외로 마음에 들 것 같았다.

책을 좋아하는 드로와라면, 이 건물을 보곤 함께 과거에 읽었던 책을 떠올려주지 않을까.

에우드가 아지트에 놀라 입을 살짝 벌리는 것을 알아챘는지.

“훗, 포에닉스의 도련님도 이 멋짐을 이해하나 보네.”

“암, 우리 아지트가 보통 멋져야지.”

“검은 사자 녀석들의 정글 같은 아지트 따위와는 궤를 달리하지. 그렇고말고.”

아까 물 마법에 맞아 흠뻑 젖은 학생들은 저마다 코를 쓱쓱 문질렀다.

에우드에게 턱을 맞은 남학생도, 방금까지 싸웠던 건 어느새 잊었는지 뿌듯해하고 있다.

사울드는 푸른색의 머리를 벅벅 긁은 후 말을 이었다.

“이곳이 우리 푸른 늑대 파벌의 아지트다. .......이렇게 된 거, 할 말이 있다.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 대접할 테니 잠시 들어오도록.”

***

에우드는 와이즈를 되돌려보낸 후.(사실 사람이 많이 모인 것에 좀 귀찮아졌는지, 혼자 휭 날아가 버렸다.)

파벌 부실- 아지트 내부로 따라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목재로 이뤄진 거실과 방, 인테리어들이 더 눈에 띄었다.

바깥에서 본 동화 같은 느낌이 한층 더 깊게 이어진다.

사울드의 안내에 따라가자, 나무 테이블 위에 고기로 이뤄진 식사가 쫙 깔려있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모였던 걸까.

정말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다만, 포에닉스의 요리인들이 보면 충격받을 식단.

포에닉스는 영양 밸런스를 가장 중요시하니 말이다.

고기고기고기-로 이뤄진 식단이 보이면 전력으로 채소를 준비하려 들 것이다.

“예로부터 수인족들의 식사시간엔 적일지언정 간섭하지 말고, 싸우지 말라는 말이 있지. 우리들은 조상의 말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에 어떤 호전적인 수인들이라도 그것은 꼭 지키지.”

식사 테이블을 본 에우드에게, 사울드는 넌지시 그것을 말했다.

수인족들 사이엔, 따로 약속하지 않은 이상 식사시간에 영역을 침범해선 안 된다고 한다.

약속 없이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전쟁에 가까운 행위라고.

요컨대 아까 수인족 학생들의 입장으로 보면, 사실상 에우드가 습격자였던 거다.

물론 말이 그럴 뿐.

원래 이들이라고 해서, 영역에 들어왔다고 바로 공격하는 건 아니다.

나름 상황 파악은 하고 움직인다나.

그러나 어제 트루스가 했던 말도 있고,

또 하필 들어온 것이 어제의 소란 중 한 축에다가, 그 메트리와 친하다는(이건 오해다) 포에닉스였으니.

에우드를 발견한 순간부터, 푸른 늑대 파벌의 경계심이 매우 곤두섰으리라.

에우드도 그것에 대해선 이해하자 싶었다.

아카데미에선 서로 문화가 다른 만큼, 너무 편향적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사람은, 결국 부대끼면 생각이 달라진다. 또는- 확고해질 수 있고.”)

3년 전 리퀴아도 그런 차이에 생각이 바뀌어 가며, 또한 배워가는 게 있다고 말했다.

“그럼 우리 쪽도 잘못이 있으니, 나는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만.”

“아뇨아뇨, 괜찮아요. 전 아까 저녁 먹었거든요.”

사울드가 테이블 의자로 안내하려 하자, 에우드가 서둘러 그것을 거절했다.

“그러냐.......”

사울드는 조금 아쉬워하며 고개를 돌렸다.

수인족들은 저녁 식사 시간이 되면 이렇게 모인다고 한다.

고향에서부터 쭉 해오고 있는 그들의 전통이라고. 나름의 보고회도 겸하는 듯하다.

덕분에 이들이 기숙사에서 저녁을 먹는 일은 많지 않다.

어제 마찰이 있었던 검은 사자 파벌도, 지금쯤 파벌 아지트에 모여있을 거라나.

사울드에게 그 설명을 들으면서, 에우드는 이곳에 모인 늑대 수인들을 쭉 둘러봤다.

“.......저기, 그럼 키루미나는 아직 안 왔나 보네요?”

“““!!!!”””

“엑.”

에우드는 그냥 안부 묻듯이 말한 것이었는데, 푸른 늑대 파벌 전체가 히끅 놀라버렸다.

마치 “건드려버렸어, 저 자식......!”같은 반응일까.

“......으허허허헝.”

사울드가 갑자기 슬피 울음소리를 낸다.

다른 푸른 늑대 파벌의 학생들이 모두 난처하게 그것을 봤다.

사울드 옆에 있던 측근 수인 남학생은, 사울드에게 한심하다는 듯 한숨 쉬었다.

“또 이러네, 얘는 진짜....... 그럼 일단 에우드 군. 우린 위에서 이야기하도록 할까. 야, 사울드. 그만 좀 컹컹거리고 위로 가자. 너희들은 먼저 밥 먹고 있고! -아, 맞아. 나도 소개는 해야겠지. 랜퍼스라고 해.”

“아,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입니다.”

사울드의 측근, 랜퍼스가 내민 손에 에우드도 서둘러 악수를 받았다.

“키루미나아아아아.......! 왜 오빠 마음을 몰라주는 거냐아아!!”

사울드는 여전히 헝헝거리고 있다만.

늑대 수인이라서 그런지 울음소리가 더 애달프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