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97화 (97/264)

?97회

3년 뒤097.

“어느새 다들 이렇게 크셨을 줄은.......!”

“모두,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고 계시는군요.”

“가레스님도, 이제 정말 어디에 아이들을 내놓아도 너무나 자랑스러우실 거예요.”

“역시 포에닉스군요.”

사교회장에 들어온 포에닉스 삼남매를 보며, 귀족들은 저마다 찬사를 보냈다.

포에닉스가 엄청난 약진을 이룬 덕에, 오늘 사교회의 참가인원은 상당히 많았다.

참가 귀족들은, 여러 상급 귀족을 비롯하여 지방의 수많은 하급 귀족까지.

에우드가 얼핏얼핏 밖에 듣지 못한 약소 가문들도 여럿 와 있었다.

분명 누군가는 포에닉스와의 연을 만들기 위해.

또 누군가는 포에닉스와 친분 깊은 가문에게 다리를 놓기 위해.

그렇게 이해득실을 고려한 참가가, 이 사교회의 대부분을 차지하겠지.

물론 그게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귀족이란 건, 세상 어떤 족속들보다도 힘과 권력에 반응하는 이들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도, 포에닉스의 이름보다 ‘가레스’라는 이의 인품에 끌려 온 이들도 여럿 있긴 했고.

.......물론 그런 귀족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해도,

역시 누구나가 포에닉스의 아가씨들을 보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적어도 지금 들려오는 귀족들의 감탄은, 비단 이해득실의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티아나와 셀레나는 정말로 눈에 띄게 성장했다.

성장기가 시작되는 것과 함께, 어머니 로로나에게 이어받은 아름다움.

본래 두 누나가 가진 특유의 매력.

그리고, 포에닉스라는 가문이 만들어낸 문무양도의 기품.

그 모든 것이 어울려지자, 두 소녀의 아름다움은 귀족 파벌과 관계없이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최근 1년은, 여러 귀족 남성들 사이에서 그 미모와 매력에 찬사가 끊임없었다.

개중에는 은근히 혼약 같은 것을 바라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두 누나는 불같이 화를 내며 거절했지만.

그런 이유로, 에우드는 역으로 자신이 너무 폼이 없지 않나 싶었다.

두 누나와 비교하면, 기품도, 매력도, 모두 부족하다.

삼남매라는 입장 상, 대부분의 사교회에선 두 누나와 함께 다니는데.

막내인 자신이 이해서야, 두 누나의 기품을 망치지 않을까 걱정됐다.

에우드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보좌를 위해 동행하고 있는 슈가가 작게 속삭였다.

“에우드 도련님은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누나분들에게 충분히 어울리십니다.”

이젠 매번 에우드와 함께 행동하는 덕일까.

에우드의 생각을 읽은 것 같은 슈가의 응원에, 에우드는 몰래 웃음을 지었다.

“고마워요, 슈가. 그래도 두 누나한테 피해가 갈까 봐 조금 걱정되네요.”

“아닙니다. 정말로. .......오히려 걱정은 누나분들과 저희 사용인들이 하고 있답니다.”

“그런가요. ........엥? 어라? 어째서요?”

“.......비밀입니다.”

슈가는 항상 하던 대로, 차분한 웃음을 에우드에게 보낸다.

그렇게 에우드가 어리둥절하던 중, 두 누나가 에우드를 서둘러 불렀다.

“에우드, 어서 와야지!”

“에우드, 누나들을 에스코트.”

에우드는 살짝 늦어졌던 걸음을 빨리했다.

가까이 가자, 두 누나는 에우드가 자신들의 것임을 어필하듯 꼭 손잡았다.

“.......티아나, 저쪽 여자애들 눈이 예사롭지 않아.”

“윽! 에우드, 누나들한테 더 붙어!”

셀레나의 말에, 티아나가 에우드에게 접촉을 닦달했다.

“어?! 여기서 더........?”

““붙어.””

“넵.”

살벌한 두 누나의 목소리에, 에우드도 재빨리 따른다.

아무리 에우드의 힘이 강해도, 누나들에게 차마 반항하긴 힘들었다.

곧 막내 동생이 더 가까이 오자, 두 누나 모두 해맑게 웃었다.

물론, 기품은 절대 없애지 않는다.

두 누나의 기품과 발랄함 가득한 웃음에, 사교회장 곳곳에서 또 감탄이 들려왔다.

다만 에우드는 아직 깨닫지 못했다.

두 누나의 이 행동이, 사교회장의 다른 영애들에게 보내는 사인이라는 것을.

에우드의 상상 이상으로, 현재 귀족 영애들 사이에선 에우드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다.

양자라고 해도 10대 귀족 포에닉스의 이번 세대 유일한 아들.

더불어 너무나도 유명한 무예 실력까지.

두 누나와 동등한 감탄을 받았으면 받았지, 절대 꿀리지 않았다.

그걸 알기에, 최근 두 누나 사이에서 비상이 걸린 것이다.

조금 뒤 삼남매 모두, 사교회장의 2층 계단을 올라 테라스를 향했다.

그곳에서, 이 사교회의 개최자이자 자신들의 아버지에게 다가간다.

“오늘은 모두 모여줘서 고맙네.”

짝짝짝짝-!

가레스의 말에, 수많은 귀족 가문이 박수를 전했다.

사실 이전 같았으면, 일이 귀찮지 않도록 가레스 쪽에서 파티의 규모를 줄였겠지만.......

지금의 포에닉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거대 세력이다.

독보적인 무가.

케인즈 상회와 협력한, 몬스터 소재 사업의 강대한 확장.

보유 도시인 포에닉시안의 발전.

또 알베르토와 ‘투구의 난쟁이’ 보유 가문으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사교회도 그 이름에 맞게 개최해야 했었다.

또 하필 참가 가문 중에도 ‘거대 세력’이 있었으니 더더욱.

그 이상으로, 가레스는 자식들이 주역인 사교회를 작게 치르고 싶진 않았을 테고.

“다들 부모품에서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게 힘든 이야기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잘 크길 바라면 어쩔 수 없는 이야기지. .......솔직히 보내기는 싫은데, 아직!”

가레스의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에, 귀족들은 엉성한 쓴웃음을 보낸다.

옆에 있던 로로나가 가레스의 등을 살짝 꼬집는다.

“아얏! .......그래도 이제 다들 입학시험도 끝났고. 다음 주면 아카데미에 가는 게 확정되었지.”

가레스는 삼남매가 온 것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사이좋은 아이들.

오늘도 서로 꼭 붙어있는 모습에, 가레스는 순간 입을 헤실거릴 뻔했다.

곧바로 헛기침하며 표정을 되돌린다.

“어흠........! 다들, 잘 해나갈 거라 믿어 의심치 않네. 그러니 오늘은,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모두 이 자리를 즐겨주게나! 아이들의 학업에, 앞으로의 삶에 축복이 가득하길!”

“““축복이 가득하길!”””

가레스가 자신의 잔을 하늘 위로 들었다.

삼남매도 모두, 방금 메이드들에게 받은 음료잔을 살짝 높이 들었다.

선언과 함께, 포에닉스의 사교회가 시작되었다.

“아....... 힘들어힘들어힘들어........”

“동감........”

“티아나 누나, 셀레나 누나, 자세 흐트러지고 있어.......”

““으으으.......””

막내의 말에, 두 누나는 흐트러진 자세를 바짝 되돌린다.

그래도 좀 지치는지, 티아나와 셀레나는 서로의 어깨를 기댔다.

사교회장 한편의 자리.

삼남매는 최대한 자세를 유지하며 쉬고 있었다.

포에닉스 삼남매로서 손님들에게 수도 없이 인사를 했으니,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재는 겨우 인사가 끝나고 가레스가-

“아이들끼리도 이야기를 나누게 하지.”라고 말해줘서 이렇게 앉을 수 있었다.

“변함이 없으셔요, 두 분 다.”

“그러는 플로라 너는.......”

함께 자리에 앉은 플로라는 티아나의 말에 후후하고 웃었다.

푸른빛의 양 갈래를 더욱 풍성하게 기른 플로라 또한, 여전히 활기 넘치는 소녀였다.

“오늘 사교회 덕분 여러 이야기를 하고 왔죠. 몇 년 동안 케인즈와 포에닉스에 많은 이익이 있었으니까요. 앞으로 더욱 상회를 크게 하는 거예요!”

3년간의 성장과 교육, 수완 덕일까.

플로라가 가진 상인으로서의 기질은 더욱 확고해졌다.

케인즈의 여러 중역들에게도 차기 후계로 인정받고 있었다.

이전까지는 일가에서만 확정된 후계 이야기였다면,

지금은 전국 케인즈 상회 분점과 경영진에서도 플로라를 인정해준 것이다.

“아카데미에서 실력과 인맥을 쌓은 후, 그 다음 목표는-!”

플로라의 눈이 금화같이 빛난다.

“해외! 현재 떠오르는 상업 대국인 용대륙의 국가들! 용왕국과 비온, 엘프의 나라인 아트녹스에 까지 저희 케인즈 상회를 설립하는 거예요!”

“예이예이.”

“티아나, 그렇게 대충 대답하기에요?! 이건 포에닉스도 함께 가야 할 배라고요!”

티아나의 냉랭한 반응에, 플로라는 볼을 부풀리며 불평했다.

플로라 케인즈의 꿈은 더욱 거대해지고 있었다.

역시 케인즈의 당돌한 아가씨다.

“아카데미에는 엘프의 고위계층도 여럿 있으니까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네요, 플로라님!”

“역시 피르티님!”

피르티의 동조에, 플로라는 기쁘게 웃었다.

현재 함께 자리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포에닉스 삼남매와 친분이 깊은 이들이었다.

플로라 이외에도 피르티와 드로와, 그리고 프란시느 등.

삼남매의 크고 작은 사교활동에서 항상 함께한 아이들이었다.

그 모습은, 실질 ‘포에닉스 파벌’의 모습이라고 해야 했을까.

“피르티님도 오늘 오실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에우드의 안도에, 피르티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우후훗, 당연히 와야죠, 에우드님. 아직은 방학기간의 여유도 있으니까요.”

“피르티 언니는, 아카데미 학생회 때문에 항상 고생하고 계시죠.”

“정말 말도 마세요, 드로와.”

드로와의 말에, 피르티는 지친 쓴웃음을 보내며 답했다.

피르티의 경우 2년 전부터 이미 아카데미에 입학한 재학생이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학생회에 들어가 실무를 이끄는 중이라고.

역시 맏언니다운 성격 덕일까. 피르티는 누군가를 이끌어 주는 것을 정말 잘했다.

이번 해부터는 학생회에서도 직책이 높아졌다고 한다.

덕분에 피르티는 2년 전부터는 다과회에 참여를 많이 못 했다.

아카데미는 기숙사 생활.

본가에 돌아올 수 있는 건, 보통 한 달에 며칠 정도다.

본가와의 거리로 인해 아예 그냥 아카데미에서 생활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그 이상으로 학생회인 피르티는 아예 격무로 나가지 못할 때가 많았고.

그런 이유로, 피르티가 돌아올 때는 모두 그녀의 본가에서 다과회를 개최하곤 했다.

지쳐있을 피르티가 이동시간에 고생하지 않도록 배려해준 것이다.

“결국, 며칠 뒤에 또 먼저 아카데미로 가야 한다니까요.”

“우리들 일도 있겠구나. 피르티.”

셀레나의 말대로였다.

이번엔 또 신입생이 들어오는 시기니 말이다.

원래는 아직 방학이 끝날 때까진 1주가 남았다.

그러나 신입생 입학을 대비하여, 피르티를 비롯한 학생회 멤버들은 미리 아카데미에 모인다고 한다.

“괜찮아요, 셀레나님! 서류작업은 그래도 거의 다 끝냈어요! 다만....... 개학식에선 별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피르티는 울상으로 말했다.

“피, 피르티님, 파벌싸움은 저번 학기까진 어땠나요.......?”

홀짝홀짝 차를 마시던 프란시느가 그것을 물었다.

여전히 소심한 소녀는 이제 막 사교회 대련을 끝내고 왔다.

덕분에 드레스를 갈아입은 채라, 검술용 복장이었다.

장발 위로 헤어밴드를 귀엽게 차고, 열기가 다 빠지지 않은 몸으로 냉차를 마신다.

냉기가 스며든 게 좋았는지, “후아.......”라는 소리를 내며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까지 치른 대련은 프란시느의 완벽한 승리.

현재 프란시느는, 포에닉스의 검성을 위협할 또 다른 검사라고 불리곤 했다.

물론 검술 실력에 찬사를 얼마나 받든, 프란시느는 여전히 소심한 아이지만.

그만큼 성격에 모난 것 없이, 실력에 자만하지 않고 잘 정진해가고 있었다.

“심해요! 라기보다....... 싸움이 나니까요........”

피르티는 정말 격무에 시달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학생회의 일 중 가장 귀찮은 것이, 이 파벌들의 싸움이라고 한다.

“저번 학기가 끝날 때까지, 푸른 늑대 파벌이랑 그리피너 파벌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거든요.”

“학기가 끝날 때까지요.......?”

“의외로 쉽게 끝나지를 않거든요.”

에우드가 믿기 힘든 듯이 되묻자, 피르티가 살짝 웃어버렸다.

푸른 늑대 파벌- 즉 수인족 중에서도 ‘푸른 늑대 일족’이 이끄는 파벌.

그리고 그리피너의 파벌이라면, 그 황금의 기사 ‘솔렌 레볼트 그리피너’가 당주인 10대 귀족의 파벌이다.

이 두 파벌은 피르티가 입학하던 시기부터 쭈욱 충돌 중이라고 한다.

덕분에 이번 학기 초부터 두 파벌이 문제를 일으킬까 봐, 학생회는 가슴 졸이는 중이었다.

그 대화에, 에우드의 반대편에 있던 소년이 흥미롭게 말을 받았다.

“그리피너 파벌의 리더면........ 아하하, 꽤 활발한 분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이야기네요, 피르티님.”

“.......”

에우드는, 지금 자연스럽게 대화에 낀 소년을 향해 입을 삐죽 내밀었다.

“매번 대체 왜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있는 거야, 트루스.”

“아하하, 너무해. 나도 나름 이쪽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곤 생각했는데.”

트루스가 테이블 한쪽에서 큭큭 웃음을 보냈다.

이번 사교회엔, 무려 10대 귀족 최대 세력까지 친히 행차해버렸다.

그 옆에는 언제나처럼 레니안느가 앉아있다.

당주 데우트는, 현재 가레스를 비롯한 어른들과 대화 중이었다.

한쪽으로 묶은 새하얀 머리를 만지작거리던 레니안느가, 셀레나와 티아나를 보며 말했다.

“언니들 너무 예뻐졌어. 둘 다.”

“아?! 윽....... 고, 고마워........ 레니안느.”

“.......응, 레니안느. 고마워.”

레니안느의 차분한 칭찬에, 티아나와 셀레나도 솔직하게 감사를 전한다.

다만 두 사람 다, ‘예뻐졌다’는 말이 마안을 향해서 한 말임을 알았다.

같은 마안 보유자로서, 티아나와 셀레나의 마안이 강해진 걸 느끼고 있는 것이겠지.

철없는 아이 같았던 레니안느 또한, 열세 살이 되면서 두 누나 못지않은 아가씨가 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그 기묘한 성격은 여전하다.

그 사이 에우드는 어른들 쪽으로 살짝 눈을 돌렸다.

마침 가레스의 표정이 찌푸려지는 게 보였다.

아무래도 에우드와 비슷한 상황인지.

데우트가 웃을수록 가레스의 표정이 썩어간다.

포에닉스 가문의 아버지도 아들도,

변함없이 메트리 가문의 러브콜에 시달리고 있었다.

“왁.”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에우드는 레니안느가 자기 자리의 앞에 온 것을 알아챘다.

하도 소리 없이 다가온 덕에, 두 누나도 미처 반응하지 못한 걸까.

레니안느는 그 틈을 타 에우드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댔다.

“투구의 난쟁이에 대해서도 잘 듣고 있었어.(소근소근)”

에우드에게만 들리게 조용히 속삭이곤, 바로 눈을 반짝인다.

레니안느는 항상 투구의 난쟁이 소식을 즐겁게 듣는다고.

덕분에 에우드를 볼 때마다, 레니안느는 이런 인사를 할 때가 많았다.

“고, 고마워.(소근소근)”

“......별말을.”

에우드의 대답에 레니안느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정말, 3년이 지나도 특이한 아이였다.

“얘, 레니안느, 떨어져!”

“레니안느, 에우드한테서 나와......!”

“우왓.”

곧 두 누나가 재빨리 레니안느를 떼어냈다.

티아나와 셀레나에게 있어 레니안느라는 소녀는, 3년이 지나도 방심할 수 없는 아이였다.

레니안느를 떼어낸 두 사람은, 이번엔 플로라를 바라본다.

““.......””

“.......응? 왜 갑자기 저를 보나요?”

“플로라도 위험하니까!”

“플로라, 에우드한테 너무 가깝잖아. 스탠드업. 자리 세 칸 떨어져.”

“그거 폭거예요!?”

에우드 옆에 앉아있던 플로라에게까지 불똥이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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