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삭방해라고 말씀해주신 게 또 괜찮은 거 같아서 수정했습니다!?91회
로스트, 넥스트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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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 메이지는 말했다.
에우드가 맞이할 계승절, 교주가 찾아온다고.
다만 계승절이란 걸 모르는 에우드는, 아까 집무실에서 어른들에게 그것을 물었다.
(“에우드. 계승절이란 건, 한 아이가 여러 직업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나이가 되는 걸 축하하는 날이랍니다.”)
(“여러 직업의 자격....... 인가요?”)
로로나의 말에도, 에우드가 여전히 이해 못 하는 걸 알아챈 걸까.
알베르토가 추가로 설명을 해줬다.
(“이전에 내가, 티아나님은 아직 연금술사가 아니라고 했던 말. 기억하나, 에우드?”)
(“.......아, 네. 분명, 열다섯이 되어서 자격을 얻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 열다섯이, 바로 계승절을 맞이하는 나이를 의미하는 거라네.”)
계승절이란 사실상, ‘아이들이 어른들의 일을 이어받을 수 있는 시기’- 즉, 계승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걸 축하하는 거다.
계승에 해당되는 나이는 여러 나라에서도 비슷한지, 사실상 세계 공통의 축젯날이라고.
(“거창하게 말하면....... 세계 전체가 15세를 맞이한 아이들에게, ‘우리를 계승하여, 다음 세대를 이끌어주세요.’라는 의미야.”)
거기서 에우드는 머더 메이지가 말한 걸 이해할 수 있었다.
교주는 즉, 에우드가 계승절을 맞이하는 날-
‘열다섯’이 될 때까지 성장을 기다린다는 의미다.
가레스와 로로나, 알베르토는 머더 메이지의 말에 고심을 거듭했다.
(“5년. ......아니지, 남은 시간을 생각하면, 4년 반 정도인가.”)
(“그들은, 한동안 포에닉스와 접촉할 생각이 없다는 걸까요.”)
(“머더 메이지의 말을 믿기에도 다소 문제가 있습니다만.”)
(“......방심을 불러일으키는 거짓말일 가능성도 있고. 진짜 전언일 수도 있고. 하지만 또 그렇게 의심을 거듭해가선 끝이 없고.”)
누구의 말도 틀린 건 아니다.
그러나 쉽사리 믿기 어려웠음에도, 상황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또 거짓은 아닌 것 같았을까.
오늘 머더 메이지는 원래, ‘에우드에게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온 것이다.’
만약 머더 메이지가 진짜로 방심을 끌어내려는 거였다면.
이전처럼 포에닉스를 공격하려 한 것이었다면.
차라리 추가적인 증원도 없는 아까 그 순간이, 암살을 노리기에 가장 적합했으리라.
그런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누구도 죽이지 않고, 그저 그 ‘케이오스’라는 교주의 전언을 말하고 물러났다.
가레스는 머더 메이지의 말이 7할 정도는 진실일 거라 여겼다.
그렇기에 나머지 3할에 대처하는 게 앞으로의 일이라고 한다.
(“정말. 예상도 못 한 날에, 예상도 못 한 정보가 와버렸어.”)
가레스는 그 말을 홀로 되뇌었다.
곧바로 에우드를 안심시키려는 듯 표정을 밝게 바꾼다.
(“하지만....... 난 이번 접촉이 결코 나쁜 상황이었다고 보지 않아. 기억의 교단 교주의 이름에, 그들이 너에게 무언가를 노린다는 것. 그리고- 우리와의 악연이 여전히 있다는 것. 지금 대화를 종합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정보를 유추할 수 있어. .......그러니까 에우드. 네가 자책할 필요가 없는 거야.”)
(“아버지........”)
(“늦던 빠르던 결국 일어났을 접촉이었고, 얻어야 했던 정보였어. 그리고 저번 던전 사태부터 시작해서, 피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가레스는 에우드의 어깨를 팡팡 치며 말했다.
(“그러니까 어깨 숙이지 말고 쭉 펴, 이 녀석아!”)
그 말을 듣고서, 에우드도 다시 기운을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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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드는 수 시간 전 나눴던 대화를 되새기면서, 티아나와 연습을 이어갔다.
티아나는 평소보다도 더 열심히, 에우드의 수업에 따랐다.
원래라면 겪은 일이 겪은 일이라, 손에 쉽게 목검이 잡히지 않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티아나는 더욱 열심히 검을 휘둘렀다.
평소엔 반 정도 농담으로 불평을 하곤 했는데, 오늘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아마, 서둘러 실전기술을 배우고 싶기 때문으로 보였다.
“-좋아.......! 오늘 건 전부 다 익혔어! 에우드는 쉬어야 하니까....... 언니, 오늘 좀 상대해줘!!”
“응, 알겠어.”
잔디 공터 한쪽에서 잠시 쉬고 있던 셀레나는, 여동생의 부탁에 일어난다.
원래 티아나는 셀레나에게 대련을 부탁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참으로 의욕적인 덕일까.
파아아아아앙!!
그리고 셀레나는 봐주는 것 없이 티아나와의 대련을 끝장내버린다.
역시 셀레나. 대련에선 혈연도 봐주지 않는다,
셀레나에게 순식간에 당한 티아나는 잔디 위로 떼굴떼굴 굴러버렸다.
땅 전체가 푹신푹신한 덕에, 구르는 데엔 전혀 문제없었다만.
“으갸아아.......”
“.......티아나. 더 열심히.”
“알겠어, 언니.......”
“그래도 삐걱거림은 많이 풀렸네.”
“정말!?”
“응.”
낮에 머더 메이지와 접촉했을 때.
티아나는 셀레나와 마리의 만류로 현장에서 떨어져 있었다.
걱정하면서, 한편으론 너무나 덜덜 떨면서 멀리서 싸움을 지켜봤다.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최근 검을 다시 배웠다 해도, 셀레나만큼 싸울 수 있을 리 없다.
마리처럼 암기를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티아나는 자신이 짐이 된다는 걸 더욱 절실히 느낀 모양이다.
그걸 메꾸기 위해 이리도 의욕을 보이는 것이다.
에우드는 현재 티아나에게 가르쳐 줄 수는 있지만, 오른손의 부상이 남아있다.
물론 이전처럼 상처가 심한 건 아니니 말이다.
이미 티아나 포션을 마시기도 했으므로, 얼마 있으면 전부 회복될 것이다.
그래도 누나들은 걱정이 가득한지.
결국 티아나와 셀레나의 말을 따라, 오늘은 티아나의 검을 상대해주는 건 하지 않기로 했다.
목검을 살짝 쥐고, 티아나에게 자세 혹은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만 중심으로 했다.
“나도....... 너무 부족해.”
셀레나도 의욕- 이라기보다도, 분하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적어도 둘 다 기죽진 않았다.
에우드보다도, 이 누나들은 훨씬 빨리 자신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었다.
에우드는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맞다, 에우드!!”
“어?”
잔디 위에서 숨을 고르며 떼굴떼굴 구르던 티아나가, 눈을 번뜩이며 일어났다.
“부엉이 불러보자!!”
에우드는 그제야, 자신이 잠시 와이즈를 잊었다는 걸 깨달았다.
동시에-
“먹이 안 샀네.......”
“아- 못 샀지......”
먹이를 못 샀다는 것 또한 기억해낸다.
에우드와 티아나는 함께 ‘아차......’하며 고개 숙였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챙겨온 것도 없어.”
“지금 사용인들한테 부탁하기엔 좀 미안하구....... 으으음.”
애초에 먹이는커녕 제시카가 샀던 간식도,
티아나 쪽에서 사 오기로 했던 간식도, 전부 물거품이 돼버렸으니 말이다.
그보다 날개 만두가 뭔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러자, 이번엔 셀레나가 호다닥 동생들에게 다가왔다.
“티아나. 에우드.”
““????””
두 동생을 자신 있게 부른 셀레나는,
오늘 어째서인지 챙겨온 작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아까 미리 가져왔어.”
““와아!?””
종이로 돌돌 싼 포에닉스 표 육포였다.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한 육포가, 먹음직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셀레나는 이 비밀 검술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재빨리 저장고에 다녀왔다는 모양이다.
결국 삼남매는 서로를 마주 보곤 한 번 크게 웃었다.
오늘 저택에 돌아오고서 처음으로 제대로 웃는 것이었다.
에우드는 품에 넣어두었던 피리를 꺼내 강하게 불었다.
시이이이이이익-
여전히 들리지 않는 소리.
그러나 에우드에게는 들리는 소리다.
그리고 한참 동안 조용한 분위기에, 두 누나가 고개를 갸웃할 때였다.
구루루루루루루루-!!
저 멀리, 어두운 하늘에서 와이즈가 날아왔다.
“우와!?”
“진짜 부엉이가 왔어.......!”
검은 하늘 아래, 또다시 검은 깃털의 부엉이- 정확히는 몬스터, ‘데스 스트릭스’가 빠르게 다가온다.
티아나와 셀레나 모두, 엄청 기대하면서 그것을 바라본다.
곧 와이즈가 자신을 부른 에우드를 발견하더니-
“부우우우우구구구구국-!!”
“엑-”
코고고고고고고곡!!
“아야야야야?!”
고속으로 에우드에게 달려들어, 머리를 부리로 쪼아버렸다.
“꺄아아악?! 에우드!! 이 부엉이, 울 동생한테 뭐 하는 거야?!”
“부엉이가 에우드 공격했어........!”
무려 맹금류의 부리다.
하나의 무기이자 흉기. 보통 상처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티아나와 셀레나가 허둥지둥 와이즈를 떼어낸다.
......그런데 에우드는, 막상 머리가 아프진 않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래도, 쪼는 시늉만 컸을 뿐 진심으로 쪼아댄 건 아닌 것 같았다.
티아나와 셀레나에게 잡힌 와이즈는, 강하게 바둥바둥하더니 땅으로 착지했다.
그리곤 날개를 붕붕 휘두르며- 또 짜증을 냈다.
“얘 짜증 내고 있어?!”
“.......배고픈 건가?”
혹시나 해서 셀레나가 육포를 건네보지만, 그걸 받지를 않는다.
시선은 가지만, 왠지 ‘지금은 그거 얘기하는 거 아냐!’같은 반응을 보였다.
에우드는 와이즈가 무언가 말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거기서 문득, 어제 리퀴아의 편지에 적힌 문장을 기억했다.
‘위급 시, 전투에 들어갈 수 있다’- 라고.
그 문장을 떠올리면서도 설마라는 생각을 했지만.
일단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혹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어?”
.......에우드는 말을 하고서도 좀 바보 같다 싶었다.
이해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 어색함에, 에우드는 두 누나를 향해서 한 번 웃어본다.
그러자 그때-
끄덕.
“우와?!”
와이즈가 끄덕였다.
분명히 끄덕였다.
“얘, 얘, 반응했어?!”
“부엉이가, 에우드한테 끄덕였어.......!”
그제야 에우드는, 리퀴아가 편지에 쓴 ‘머리 좋은’의 의미가 뭔지를 이해했다.
어쩌면 예상할 수 있던 이야기다.
위험도B 이상의 마수라고 여겨지는데, 머리가 좋다는 게 ‘동물의 범주’일 리가 없지 않은가.
그 이상으로 데스 스트릭스는, 인간과 함께 편하게 살아갈 정도로 영악하기까지 한데.
리퀴아가 말한 ‘머리가 좋다’는, 진짜 사람이 보기에도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인 거다.
부엉이인 이상 말을 할 줄은 모르지만, 듣고 이해할 줄 안다.
인간과 의사소통까지 가능하다.
저번에 슈가와 쓰다듬을 때 했던 말도, 전부 이해했으리라.
에우드는 여전히 놀란 눈치로 말을 이었다.
“......다음에 싸울 땐 널 부르라는 거야?”
“부우우우우욱!!”
와이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와이즈는 이번 사태에서 자신을 전투원으로 쓰지 않아 삐졌던 것 같다.
아무래도 리퀴아가 와이즈에게 준 역할은, 전서구만이 아닌 듯하다.
“와......”
너무 놀란 것도 있고.
설마 했던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에, 에우드는 다소 힘 빠진 소리를 내버렸다.
그리고는 살짝 헛기침한 후 와이즈에게 말했다.
“꼭 부를 게. 와이즈.”
에우드의 말에 와이즈가 근엄하게 고개를 한 번 더 끄덕였다.
이후 와이즈도 하고 싶은 말은 다 전한 건지.
어느새 날개를 펴 뛰어오르더니 셀레나가 가지고 있는 육포를 휙 낚아챘다.
그리곤 잔디 위에서 그것을 옴뇸뇸 뜯어먹기 시작한다.
와이즈가 에우드의 말을 이해하는 모습에.
또 어느새 먹이를 먹어가는 모습에, 티아나와 셀레나가 엄청난 흥미를 보였다.
“대, 대단하다.......! 머리 좋아! 그리고 착해!!”
“육포, 더 가져올걸.......”
티아나와 셀레나 둘 다 몸을 숙여 와이즈를 쓰다듬는다.
에우드와 와이즈를 반짝반짝한 눈으로 계속 번갈아 본다.
와이즈는 이제 전할 건 다 전했으니 상관없다는 걸까.
육포를 먹으면서, 둘의 쓰다듬을 무심히 받아갔다.
이후 만족스럽게 식사를 끝낸 와이즈는, 한 10분 정도 더 쓰담쓰담 받다가 날아 가버렸다.
원래 리퀴아의 편지에는 ‘최소 이틀에 한 번은 불러라’라고 되어있었다만-
“내일! 내일은 뭐 줄까?!”
“귀여워........”
누나들의 성원에 힘입어, 앞으로는 매일 와이즈를 불러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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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연습과 함께 와이즈를 돌보고,
이후 씻을 준비를 하기 위해 에우드가 방에 돌아왔을 때였다.
덜컥-!
“-돌아오셨나요, 에우드 도련님! 일일 메이드 제시카, 오랜만에 부활했습니다!”
무덤동굴에 갔다 왔을 때처럼, 제시카는 어느새 남색 메이드복을 입고 에우드의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부활했습니다!”
에우드의 어색한 반응에, 제시카는 한 번 더 인사한다.
에우드는 눈을 껌뻑이다가 겨우 정신을 차린다.
“-아, 아아, 깜짝이야. 깜짝 놀랐잖아요, 제시카.”
“이번엔 반응이 적으시니까, 조금 부끄럽네요.......”
“푸하하......!”
제시카가 쑥스럽게 웃자, 에우드도 웃음이 나와버렸다.
혹시 에우드가 마음고생을 한 걸 생각해서 온 걸까.
그렇다면, 정말로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메이드복 또 입어도 되는 거예요?”
“으음, 제 사이즈와도 딱 맞고. 또 나름 귀엽기도 하고! 그래서 조안님한테 허락받고 개인 소지 중이니까요. 공적인 자리에서만 안 입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제시카는 그렇게 말하곤, 치마를 팔랑이면서 활기차게 웃었다.
그리고 그런 제시카의 옆에는-
“에우드 도련님........ 아무 도움이 못 되어 죄송합니다.......”
대역죄인이 된 것 마냥, 침울히 사과를 중얼거리는 슈가가 있었다.
[작품후기]인식장해도 틀린 건 아니었군요.
사실 전작에선 계속 인식장해로 가고 있던 터라!
인식장해로 갈 것인가, 인식방해로 갈 것인가......
어감은 어떤 게 더 좋을까요.......
부엉이. 부엉이 만져보고 싶습니다아아아
옴뇸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