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87화 (87/264)

주말이 벌써 끝나네오오오.....?87회

서프라이즈087.

방에 돌아온 에우드는 서랍을 열어 선물상자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약간 긴장을 담아 열어본다.

“이건........”

상자 자체가 지팡이 같은 것이 들어있을 법하긴 했다만.

실제로 상자 안에 있던 건 중간 사이즈의 피리였다.

목에도 걸 수 있고. 에우드가 좀 더 성장한다면, 품에 넣기에도 적당한 사이즈이리라.

다만 갑자기 피리라니, 역시 혼란스럽긴 하다.

에우드에게 하고 싶은 걸 찾으라고 하더니, 혹시 음악을 취미생활로 권하는 걸까.

“피리군요.”

“으아아아악?!”

어느새 다가온 목소리에, 에우드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슈가였다.

“슈, 슈가. 고생했어요.......”

“에우드 도련님이야 말로 고생하셨습니다.”

에우드의 인사에 슈가가 함께 인사를 전한다.

“뒷정리는 모두 끝났나요?”

“다들 분업이 잘 되어있으니까요. 의외로 상당히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꽤 척척 일이 진행된 덕에, 이렇게 에우드의 방에 들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슈가 또한 약간 피곤한 게 보였다.

술도 마셨고, 또 그 와중 술에 취한 제시카와 계속 투닥투닥한 덕에, 피로는 은근히 쌓여있으리라.

그래도 슈가는 몰래 눈을 한 번 비비더니, 자신의 정신이 멀쩡하다는 듯 어필한다.

에우드의 서프라이즈 파티는 끝났지만, 슈가는 여전히 야간 담당을 수행하는 모양이다. 하긴, 원래 그 둘은 다른 일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 피리........”

“네?”

그러던 중, 슈가는 뭔가 알아챘는지 에우드에게 살짝 말했다.

“이건 악기용 피리라기보다 ‘뭘 부르는 용도’ 같군요.”

“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확실히.

악기라면 구멍이 여러 개 있을 텐데.

하지만 에우드가 쥐고 있는 피리엔, 딱히 구멍이 별로 없었다.

해봤자 조그만 홈 같은 게 몇 개 있을 뿐이다.

에우드는 슈가의 말에, 혹시나 하는 느낌으로 피리를 불어봤다.

시이이이이-

“.......아무 소리도 안 나는군요.”

에우드가 힘껏 피리를 불어도 소리가 나지 않자, 슈가는 무표정 위로 살짝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들렸어요.”

“네?”

“확실히 소리가 났어요.”

특이한 높이의 소리나 보통은 들리지 않을 소리.

에우드는 그것들을 문제없이 들을 수 있었다.

선명하다.

저번 무덤동굴에서 벌레술사가 썼던 것과 비슷하다.

이 피리의 소리는, 어떤 존재를 부르는 선율이다.

그로부터 수십 초 뒤였다.

막상 피리 소리는 들리긴 했는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나나 싶어 에우드가 고개를 갸웃할 때였다.

-푸드드드득!!

“꺅!?”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슈가가 깜짝 놀라 움찔했다.

에우드는 서둘러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창밖엔-

“우와, 새까매.”

“또, 부엉이네요........”

저번에 리퀴아가 다루던 부엉이와 비슷하면서, 조금 다른 부엉이가 있었다.

깃털색은 전체적으로 검정. 그리고 살짝 덩치는 작지만, 눈매는 확실히 날카로운 부엉이.

잘 보면, 보통 부엉이들보다도 좀 화려한 분위기도 있었다.

창가에 내려앉은 검은 부엉이는, 에우드를 보곤 고개를 잠시 휘적휘적 돌렸다.

아무래도 이 피리는 이 부엉이를 부르는 데에 사용하는 피리인 모양이다.

부엉이는 몇 번 고개를 돌리더니, 도중부터는 피리를 부른 에우드를 뚜렷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부엉이의 목을 보자, 작은 목걸이 또한 걸려있었다.

......‘와이즈’- 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다. 혹시 이름인 걸까.

“와이즈?”

구우우우우-

에우드가 그 이름을 부르자, 부엉이가 반응했다.

창문 앞에 내려앉은 부엉이- 와이즈에게, 에우드는 팔을 한 번 내밀어볼까 했다.

다만 그것을 슈가가 바로 가로막았다.

“안됩니다. 부엉이의 발톱은 매우 날카롭습니다, 도련님. 얇은 옷이신데, 함부로 팔을 쥐게 하면 위험합니다.”

“그럼.......”

에우드는 겉옷을 벗은 후, 맨팔을 내밀었다.

“에우드 도련님.......?!”

“괜찮아요. 한쪽 팔만 경화시키면 되니까요.”

“......경화? 그, 그게 무슨-”

에우는 왼쪽 팔 전체에다가 마력을 돌렸다.

뜨거운 감각과 함께 에우드의 피부 위로 마력이 차오른다.

이후 팔을 내밀자, 와이즈 또한 바로 에우드에게 다가왔다.

혹시 에우드의 팔이 경화된 걸 안 걸까.

처음엔 살짝 주저하며 보더니, 이내 에우드의 팔 위에 올라탄다.

“꺅! .......어라?”

슈가는 놀라서 소리를 냈다가, 이내 멀쩡한 에우드의 팔을 보며 한 번 더 놀라버렸다.

확실히, 에우드의 피부 위로 발톱의 날카로운 느낌과 강한 힘이 팍 느껴졌다.

그래도 별로 문제 될 건 없었다.

에우드가 와이즈를 만져보자, 와이즈 쪽에서도 별 저항 없이 그 손아귀를 받아갔다.

“마력....... 맞아요, 에우드님도. 휴우.........”

슈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곤 겨우 안도해갔다.

슈가가 놀랄 때마다 눈을 뜨는 모습이, 에우드는 왠지 부엉이를 닮은 것처럼도 느껴졌다.

그런데 설마 리퀴아가 뜬금없이 애완동물을 준 것은 아닐 텐데.

실제로 애완동물을 주는 거라면, 피리가 아닌 새장을 이용해서 줬을 테고.

.......그럼 어째서 갑자기 부엉이인 걸까.

“아마 전서구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토르랑에서도, 그런 식의 전서구들을 본 적이 있었답니다. 소리도 안 나는 피리로 부르는 건 처음 보지만.......”

슈가 말로는 방식은 조금 달라도, 전서구 역할이 맞을 거라고.

확실히, 리퀴아도 그때 부엉이를 전서구처럼 사용했다.

같은 종류라면, 그 역할 또한 비슷하리라.

어쩌면 이 와이즈 또한 ‘야간 퀵배송’이라는 것이 특기인 개체일지도 모른다.

에우드가 쓰다듬는 것에, 슈가도 조심스럽게 와이즈를 쓰다듬어본다.

슈가의 손에도 와이즈는 별 저항은 없었다. 그냥 귀찮은 듯 무심하게 쓰다듬을 받아갈 뿐이다.

슈가도 그 반응이 재밌었는지, 좀 더 쓰담쓰담을 반복해갔다.

“와이즈, 얌전하네요.......”

“정말요, 도련님. 이러면 의외로 귀여울지도........”

그리고 대략 5분, 에우드와 슈가가 계속 쓰담쓰담을 해주던 중이었다.

-구르르....... 구르르르륵! 꾸르르르르!

““!!””

와이즈가 갑자기 짜증을 내는 듯이 울음소리를 냈다.

그러곤 에우드의 팔에서 뛰어내리더니, 어느새 다시 밤하늘로 쌩하고 날아간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저 반응, 분명 짜증 낸 거죠!?”

“네...... 저한테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슈가도 그리 느낀 모양이다.

혹시 너무 쓰다듬은 걸까.

에우드는 한 번 더 불러볼까 하다가, 짜증 난 거라면 놔두는 게 좋다 싶었다.

“음? 도련님. 여기-”

곧 슈가는 땅에서 뭔가를 발견한 건지, 그것을 주워 에우드에게 건넸다.

에우드는 겉옷을 다시 입은 후 그 물건을 확인한다.

“피리 상자 안에 있던 물건 같습니다.”

편지-

펼쳐보자 그것은 리퀴아가 쓴 편지였다.

오늘 벌써 두 번째나 편지를 받는 것에, 에우드는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편지를 읽어보니, 슈가의 말대로 전서구 용도의 부엉이가 맞는 모양이다.

리퀴아는 자신의 임시 거처에 여러 부엉이를 데리고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를 양도해준 거라고 한다.

부엉이의 이름은 역시 와이즈.

데리고 있는 부엉이 중에서도 상당히 머리가 좋은 부엉이라 한다.

게다가 가장 의외였던 것이-

“-방금 그 부엉이가 위험도 B?!”

“B라고요.......?!”

실은 그냥 부엉이가 아니라, ‘마수’.

몬스터에 해당하는 부엉이라고.

정확힌 ‘데스 스트릭스’라는 몬스터 종족이라 한다. 성장하면 최대 위험도 A까지 상승하는 우량 몬스터다.

외관은 그냥 부엉이처럼 보여도, 위급 시엔 즉시 전투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때는 외관도 확실히 몬스터답게 변한다고. 지금은 힘을 쓰지 않기에 본모습을 숨긴 거라 한다.

어쩐지 조금 화려하다 싶긴 했다.

몬스터인데도 포에닉스 저택의 마법보안을 뚫고 들어온 건, 이 부엉이들 모두 ‘전서구 계약’이 맺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근데 위험도 B면, 미노타우로스의 기본 위험도와 동일하다.

실제로 마을에 나타나면, 순식간에 사람이 죽어나가는 위험도다.

슈가 또한 자신이 위험도 B 몬스터를 쓰다듬었다는 것에, 꽤 어안이 벙벙해 보였다.

이래서야 꽤 터무니없는 걸 받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읽어보니까, 다행히 인간에게 적대적인 종족은 아니라고 하네요. 오히려 인간하곤 꽤 잘 지내나 봐요. 위험도는 어디까지나 몬스터라서 붙어있는 거라고. 애초에 부엉이 상태로 있는 거면, 그건 자기 앞에 있는 이들과 별로 적대할 생각이 없는 거라나.......”

솔직히 에우드가 느끼기에도, 방금 검은 부엉이- 와이즈는 꽤 친근하긴 했다.

귀찮게 했을 슈가에게도 전혀 공격성을 띠지 않았다.

리퀴아의 편지에 따르면, 이렇게 몬스터 중에서도 인간 친화 정도가 높은 개체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그런 몬스터들이 보통 길들어지면 ‘마수 테이머’들에게 다뤄진다나.

다만 에우드가 와이즈를 다룰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적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와이즈를 부를 땐 되도록 육포나, 맹금용 먹이는 하나쯤 준비해 둘 것. 이놈들도 나름 이 전서구 일이 직장이다. 계속 주는 걸 잊으면 정말로 삐진다.’ -라네요........”

“아까는 먹이를 주지 않아서 짜증을 냈던 거군요.”

에우드와 슈가 둘 다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도 B라는 살벌한 타이틀을 가졌음에도, 이해타산이 확실한 몬스터였다.

어쩌면 잠자코 쓰다듬 받던 것도 나름 직업정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겠다만.

에우드는 다음에 부를 땐, 꼭 포에닉스표 육포를 준비하자고 다짐했다.

그 뒤로는 전서구 다루는 법 같은 것들이 적혀 있었다.

우선 부르지 않을 땐, 웬만해서는 혼자 주변에서 알아서 잘 지내고 있을 거라나.

위험도 B인 주제에 평소엔 평범한 동물인 척하는 몬스터라, 매번 그 일대 야생동물 먹이사슬에선 최상위라 한다.

에우드는 그 문장을 보곤, 데스 스트릭스라는 몬스터들이 정말로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다. 아니, 더 나아가서 이건 상당히 영악한 쪽이다.

그리고 처음 피리를 불고부터는,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꼭 다시 불러줄 것.

에우드가 피리를 불었음으로, 이제 좋든 싫든 와이즈는 에우드를 ‘물주’로 볼 것이라 한다.

주인이 아니라 물주라는 것에, 에우드는 한 번 더 헛웃음을 지어버렸다.

나머지 와이즈를 다루는 법들을 읽으며, 에우드도 차근차근 기억해가자 싶었다.

그 외에는 가벼운 잡담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그 잡담도 하나하나 리퀴아다워서, 에우드는 읽으면서도 쿡쿡 웃어버렸다.

그러다 마지막 줄에서, 에우드는 잠시 눈을 멈췄다.

[‘-생일 축하한다, 에우드.’]

“.......네.”

리퀴아에겐 들릴 리 없겠지만........

에우드는 그 무심한 축하 문장에 조용히 홀로 대답했다.

“......에우드 도련님.”

“네, 슈가. ......슈가?”

편지를 덮은 후 고개를 돌려보자, 슈가가 다소 불안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저는.......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음식도 정말 맛있었고!”

“그래도, 에우드 도련님이 은인이라고 당당히 말해놓고.......”

가레스와 로로나는, 사용인과 헌터들에게 에우드의 선물을 준비하지 말라고 미리 주의를 줬었다.

인원이 많은 만큼, 괜히 상황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

분명 사용인들 사이에서도 선물 차이가 있을 테고.

특히 온 지 얼마 안 된 토르랑 메이드들도 있다.

가레스와 로로나 모두, 사용인들에게 괜히 부담을 주지 말자고 생각했으리라.

에우드도 그게 경우에 맞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에우드가 받은 건 포에닉스 일가 모두와 교사들의 선물이었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정말 많았고, 고마웠다.

대신 사용인들은 모두가 음식을 준비해줬다,

헌터들은 그 식재료를 구해오는 사냥을 해왔다.

만찬 전부, 사실상 사용인들과 헌터들의 선물이라 해야 한다.

하지만 슈가는 그래도 조금 답답한 것일까.

에우드는 그런 슈가를 보며 잠시 고민해봤다.

“그럼.......”

에우드는 슈가가 조금이라도 마음이 풀 수 있도록 하자 싶었다.

“오늘도 마사지해주세요. 그리고 끝나면 책 읽으면서 다과나 같이 해요.”

“.......겨우 그런 걸로 괜찮으신-”

“-요 며칠처럼 쭉 하던 대로 해주시는 게, 저는 가장 기쁠 거 같아요.”

에우드의 말에, 슈가는 꼭꼭 고개를 끄덕였다.

“네.......!”

조금 뒤, 에우드는 며칠 동안 하는 대로 침대에 엎드렸다.

슈가는 기쁘게 웃으며, 엎드린 에우드의 등 위로 양손을 쭉 뻗는다.

이전처럼 강한 힘이 느껴지는 손아귀가, 에우드의 등과 허리를 꾸욱 눌러간다.

........다만 오늘은 슈가의 의욕이 과해져서였는지.

“그아아아아아악!?!?”

이날 마사지는 다를 때보다도 더 아팠다.

“갸아아아아아악!!!”

“필요한 고통. 참으셔야 합니다, 에우드 도련님.”

오늘만큼은 에우드도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버렸다.

다음날, 결과적으론 에우드의 몸이 가벼워지긴 했다.

평소보다 더욱. 아프긴 역대급으로 아팠다만.

그리고 현재는-

“연금술 재료 가게는 뒤로 미뤄, 티아나. 모두가 쭉 돌아봐야 하는데, 의도가 달라져.”

“알, 알아! 간다고 안 했거든?! 에우드! 에우드는 어디 가고 싶어?”

“으으음- 정육점.”

““......??””

“그게 그러니까-”

교사 모두에게 임시휴일을 얻어, 사용인 몇몇과 함께 포에닉스 거리로 나왔다.

에우드는 절묘하게 얻은 휴일을 통해, 와이즈가 좋아할 먹이도 몇 개 찾아보자 싶었다.

정육점이라면 혹시 팔지 않을까.

또 한참 이동 계획을 세워가는 삼남매의 뒤에선.......

“오늘부터는 저도 밤에 같이 있을 거니까요. 꼭.”

“......에우드 도련님이 부담스러워하십니다. 제시카 선생님.”

“슈가씨, 당신 만큼이야 하겠나요......!”

“에우드 도련님이 허락해주실까요.”

“당연히 허락해주실 거예요!”

“둘이 좀 그만 싸워~!”

힘께 동행한 제시카와 슈가의 말다툼을, 마리가 홀로 어떻게든 말려가 본다.

[작품후기]아마, 저택 생활의 마지막 챕터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에 답변드리면......

연금술사인 카밀라나 헌터 캐릭터들로 가끔 서술은 했지만.

포션은 스태미너 회복도 겸합니다. 언제나 가격이 비쌀 뿐.

그래도 포션만을 이용한 완전회복은 사실상 안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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