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였드라.....?77회
마안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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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형가게 또한, 케인즈 상회와 제휴를 맺은 상점 중 하나라고 한다.
들어보니 인형을 파는 것 말고도, 여러 재봉 관련 일도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 실비아라는 아이가, 플로라가 의뢰하는 소녀라고.
놀랐던 건, 에우드가 산 인형의 제작자 또한 그 소녀였다는 걸까.
“실비아는 여러 수선 일거리를 도맡아 하기도 한답니다. 저번에 에우드님의 정장, 그 기장을 조절해준 것도 실비아예요.”
“아하.......”
“섬세한 작업을 정말 잘해서, 아동복이나 인형 같은 작은 것들을 능숙히 만든답니다. 저희 나이 또래인데도, 진짜 기술이 좋다니까요!”
케인즈 상회가 의뢰를 줄 정도면, 정말 재봉 실력이 상당한 모양이다.
들어보니 인형 제작자- 실비아의 나이는 ‘열 살’.
‘우드 갈레아’가 아는 인물과는 이름도 나이도 달랐다.
에우드는 거기서, 정말 혹시나 했던 생각을 접었다.
플로라는 여러 물건이 담긴 봉투를 점장에게 받았다.
가게에 실비아는 없었지만, 의뢰한 물건들은 모두 완성되어있던 모양이다.
“혹시 흥미가 있으시면 보실래요?”
“괜찮나요?”
“닳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케인즈와 포에닉스 관계에선 서로 감출 게 없답니다.”
에우드가 신기해하는 눈치에, 플로라가 물건 몇 개를 꺼내줬다.
실들을 오밀조밀 엮어, 작은 인형으로 만든 장식들이었다.
상당히 귀엽게 생겼다.
잘 보니, 머리 핀와 연결하여 직접 머리에 끼우도록 만든 모양이다.
원래는 실비아라는 아이가 취미로 만든 것이었는데,
케인즈 상회가 독점적으로 계약해 그것을 취급하기로 했다고.
인형도, 그 크기가 작은 것치고는 하나하나가 정교했다.
“우씨, 이거 꽤 귀엽네.......”
“나쁘지 않아. 머리에 인형을 꽂는 거구나.”
“다른 데에선 아직 이런 식의 머리 장식을 취급하지 않은 모양이에요. 그럼, 저희 케인즈가 재빨리 먼저 팔 수 있게 해야죠!”
티아나도 셀레나도, 인형 머리핀에 호평을 보냈다.
“그런데.......”
머리핀들을 제시카에게 보여주던 플로라가, 도중 조심스레 물었다.
“두 분 다, 왜, 왜 그렇게 계속 절 경계하세요.......?”
티아나와 셀레나는 플로라가 다가오지 못하게 하려는 걸까.
에우드를 양쪽에서 잡고, 플로라에게 으르릉거리고 있었다.
“플로라. 위험.”
“플로라같은 여우는 이미 우리한테 위험한 존재야.”
“두 분 모두?! 저 조금 상처받는데요?!”
“.......이거 진짜 귀엽네요. 나오면 사야 하나.”
그 와중 제시카는, 인형 머리핀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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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라는 삼남매와 같이 이동했다.
케인즈 상회 본관을 향하던 길이었기에, 잠시 함께 걷기로 한 것이다.
포에닉스와 케인즈 쪽 호위들은, 서로 잡담을 나눠가며 뒤따라오고 있었다.
“그렇네요, 디에스님도 이제 아카데미 졸업반이셨죠. 저도 그렇지만, 이번 세대는 아카데미에 가는 사람들이 꽤 많네요.”
플로라는 또, 삼남매에게서 디에스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이, 디에스가 미팅을 하러 간 건 케인즈 상회일 거라고.
어머니쪽으로, 유펠하이넴 쪽과의 약속이 잡혀있던 모양이다.
다행히 플로라가 가지는 않아도 되는 자리라나.
차기 후계인 플로라는 아버지 소일 쪽의 미팅만 참가하기도 빠듯하다고 한다.
어머니쪽은, 플로라의 다른 형제들이 도와주는 모양이다.
곧 에우드는 플로라의 말을 되새겼다.
“어라....... 그러면 플로라도 아카데미에 가는 건가요?”
“물론이죠, 에우드님! 누나분들이 말씀 안 해주셨나요? 저도 같은 시기에 입학할 예정이에요!”
플로라는 에우드에게(여전히 누나들한테 잡혀 있다) 자랑스런 몸짓으로 말했다.
“상업경제. 매직 아이템 제조 등등으로, 이미 입시 과목을 정했답니다!”
“플로라다운 과목이지.”
“매직아이템....... 나도 그쪽이 좋은데.”
들어보니 플로라 이외에도, 다과회 멤버들은 모두 아카데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가장 나이 많은 피르티(13세)가 1년 뒤에 입학 예정.
드로와와 프란시느는, 삼남매와 같은 3년 뒤 입학 예정이라 한다.
“요 며칠 미팅을 따라다니면서 들은 건데, 이번 저희 또래 아이들은 상당수가 아카데미를 간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그렇게 많이 다녔나요?”
“아뇨, 교육기관은 여럿이니까요. 카밀라님처럼 전혀 다른 기관을 다닐 수도 있고. 공부할 곳은 여러 곳이 있으니, 아카데미만이 절대 정답은 아니에요. 다만........”
셀레나가 바로 그 이유를 알아채고 말했다.
“트루스하고 레니안느 걔네들 때문이구나.”
“거의 맞아요.”
아무래도 3년 뒤에 두 사람이 입학하는 걸 알고, 계획을 바꾼 이들이 상당한 모양이다.
“트루스가 다음 당주로 확정됐으니까요. 그걸 뒤따라 가서 학창시절부터 기반을 잡으려는 거죠. 트루스가 졸업하는 순간부터, 세력 내 가문의 서열은 엄청나게 뒤엉킬 게 분명하니까요.”
즉.......
트루스와 레니안느에게 붙기 위해, 여러 가문에서 아이들을 아카데미로 보낸다는 것이다.
정보를 전해 들은 다른 약소 가문들도, 그걸 노리고 입학하려는 이들이 많다고.
입학 후 트루스에게 잘만 보이면, 세력 내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고,
이미 세력에 있는 이들은 그 서열도 뒤바꿀 수 있다.
“사실상 트루스는, 입학하자마자 아카데미의 강대 파벌로 단숨에 부상하는 거죠.”
“강대 파벌........?”
“아카데미에는 파벌이 여럿 있답니다! 유그라시아 내에서든, 다른 나라에서든, 꽤 높은 위치의 학생들이 많이 오니까요. 자연적으로 그 학생들을 중심으로 세력이 만들어지는 거죠! -그렇죠, 제시카 선생님?”
플로라는 아카데미 졸업생인 제시카에게 동의를 부탁했다.
“-하아아.”
“.......제시카 선생님?”
“파벌들은 귀찮아요........ 정말로.”
제시카는 좀 안 좋은 기억이 난 것처럼 표정을 찌푸렸다.
“무슨, 식사하러 가면 자리는 어디를 써야 하고. 어디를 쓰지 말라고 하고....... 앉으면 전쟁날 것처럼 싸움 걸고....... 어떤 파벌 쪽이랑 잡담을 나누니, 그 반대 파벌에서 노골적으로 공격하려 하고. 교내를 걸을 때쯤이면 파벌들은 지들끼리 모여서 우르르우르르 길을 비켜라........ 강의 들을 때도, 자리를 지들끼리 먹어가지고.......”
제시카는 정말로 질린 표정이었다.
“-저 같은 평민은, 구석에 쭈그려 앉아 공부밖에 못 했다고요!”
“죄, 죄송해요. 제시카 선생님........”
“힝.......”
제시카 말대로,
아무래도 집안이 특출나지 않은 이들은 대부분 파벌에 들지 못하는 모양이다.
아마 아카데미 내의 분위기는 일반 학생과 귀족 학생 간 차이가 클 것이다.
에우드는 3개월 전- 저택에 처음 왔을 때 가레스에게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카데미엔 유력가의 아이들이 많다.’
‘아카데미는 하나의 작은 정치판.’
무엇보다도, ‘다사다난.’
분명 파벌이라는 것이 이 세 가지를 아우르는 요소겠지.
에우드가 두 누나의 방패로서 움직여야 할 배경이리라.
“여, 여러분들도, 가면 파벌이 만들어질 게 분명하니까요!”
“저희도.......?”
“10대 귀족은 협력관계 이전에 먼저, 다들 자기 파벌을 가진답니다. 10대 귀족의 파벌. 그리고 국내외의 왕가 출신들의 파벌. 이렇게 세력을 중심으로 파벌이 만들어지거든요.”
플로라가 알기론, 방금 만났던 디에스도 아카데미에선 상당한 파벌의 주인이라 한다.
아마 이번에 아이들을 보낼 10대 귀족은 대략 일곱.
3년 뒤엔, 일곱 개의 대형 파벌이 우선적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해외 여러 나라의 왕가.
또 이종족 중에서도 강력한 권력을 가진 이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파벌이 만들어진다나.
특히나 수인족의 경우, 무력이 가장 강한 이가 파벌을 이끈다고 한다.
그런 호전적성향으로 인해, 파벌끼리의 마찰 또한 여럿 있는 모양이다.
‘라다루스도 파벌의 리더가 되는 거겠구나.’
에우드는 마음속으로,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소년에게 살짝 감탄했다.
곧, 플로라의 말을 들은 티아나와 셀레나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파벌인지 정치판인지 역시 싫어........”
“우린 우리끼리 평화롭게 학창 생활을 즐기고 싶어.”
티아나와 셀레나가 불평을 하더니, 에우드에게 붙어 얼굴을 밀착했다.
불평을 전하는 두 누나의 몰랑몰랑한 뺨이, 에우드의 뺨에 찰싹찰싹 붙어간다.
둘 다 사교회부터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이니........
확실히 파벌 같은 이야기는 자유로운 두 누나에겐 답답한 건이리라.
“에엑. 제 입장도 조금은 생각해주세요........ 저 아카데미에 가면 ‘플로라 케인즈는 당연히 포에닉스 파벌’이라는 말을 들을 거라니까요?!”
아무래도, 플로라는 이미 포에닉스 파벌이 확정인 듯했다.
포에닉스와 케인즈의 관계는 유그라시아에서도 유명하다.
“특히 이번에 에우드님과 가레스님 덕분에, 하위귀족들 사이에 포에닉스 파벌은 벌써 인기 있는 이야깃거리라고요! 메트리 쪽에는 이미 많은 가문이 몰렸으니까요, 오히려 여러분 쪽으로 가서 높은 자리를 차지해보려는 움직임도 꽤 있었어요!”
토르랑 가문을 완전히 밟아버린 것.(에우드는 거기까진 아니라고 생각했다만.)
가레스와 에우드가 메트리 가문에게 열렬한 러브콜을 받은 것 등.
포에닉스 쪽에도 다리를 연결하기 위해 엄청나게 접근할 게 분명하다나.
확실히 저번 사교회의 마지막에-
“저희 아이도 몇 년 뒤에 아카데미에 간답니다.”, “제 아들이 아가씨 도련님들의 동기가 되겠군요. 영광입니다.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 등등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
에우드도 정신이 없어서 다 기억하진 못했지만.
“셀레나의 명성도 사교계 전반에 얼마나 크게 퍼져있는데요. 아카데미에서 포에닉스의 이름 아래에 상당 세력이 모이는 건, 이미 확실시된 사안이에요!”
““싫어........””
두 누나가 에우드를 끌어안는 힘이 더욱 강해졌다.
“아가씨들이랑 도련님이 선두에 서서 귀족파벌을 이끄는 건가요....... 우와.”
제시카는 예전에 본 파벌의 모습에 삼남매를 대입해본 걸까.
홀로 끄덕끄덕 감탄을 반복했다.
“그래도, 파벌의 규율이라던가 방식은 리더에게 따르게 되어있으니까요. 자유로운 분위기로 운영을 하시면 될 거예요.”
“비슷한 나이 애들이 티아나님, 셀레나님, 에우드님하면서 우리 따라다닌다는 게 싫은 거야~~!”
티아나가 고개를 붕붕 돌리며 칭얼거렸다.
아무래도 아카데미는, 에우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해 보였다.
에우드가 어려운 표정을 짓자, 플로라가 에우드의 손을 꼭 잡았다.
“에우드님의 옆은 제가 꼭 붙어서 보좌해드릴 테니까요! 에우드님은 걱정하지 마세요!”
“감, 감사해요, 플로라.”
손을 꼭 잡고 눈을 반짝이는 플로라에게, 에우드는 최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째릿)””
“아니?! 아까부터 진짜 왜 그러세요, 둘 다!? 저 무서워요!”
또다시 날아온 티아나와 셀레나의 적대적인 눈빛에, 플로라가 깜짝 놀라버렸다.
“언니....... 설령 포에닉스 파벌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플로라는 일단 빼놓고 시작하자........”
“플로라....... 여우....... 아웃...... 메모메모........”
“아, 진짜?!”
이후 골목에서 헤어지기 전까지, 세 아가씨는 서로 한참을 투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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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긴 많이 돌아다녔는데, 뭔가 퍽 만족스러운 건 안 나왔네요........”
그래도 외출을 한 김에 티아나의 연금술 재료를 사러 왔다.
티아나가 쇼핑을 하는 동안, 제시카는 에우드에게 슬쩍 말했다.
셀레나는, 웬일인지 계속 티아나와 붙어 뭔가를 대화하고 있다.
.......가끔 이쪽으로 시선을 날리기도 한다.
살짝 무서운 시선.
아까 플로라한테도 그렇고,
디에스를 만난 후부터 어째서인지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그래도, 책들도 찾았고. 재밌긴 했으니까요.”
“.......제 쇼핑만 한 것 같아서 죄송해서요.”
제시카는 아까 결국 강아지 인형으로 구입했다.
지금은 그것을 꼭 포장하여 호위들에게 맡겨두고 있었다.
“그럼 제시카, 혹시 수인어도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어머, 그쪽에 관심이 생기신 건가요!”
제시카가 기뻐하는 것에, 에우드는 디에스가 해준 말을 전했다.
“그렇죠....... 아카데미에서 자료를 찾을 땐, 여러 언어를 다룰 수 있는 게 좋은 방법이긴 하죠.”
디에스의 말은 상당히 정석이었는지, 제시카도 동의했다.
“분명, 그 디에스라는 분. 그래 뵈도 과제에 많이 치여본 분일 거예요.”
“아하하.......”
역시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걸까.
“좋아요, 그러면 수인어도 차근차근 공부해볼까요?”
제시카는 곧바로, 수인어 수업을 머릿속으로 계획해갔다.
“야간 수업, 좀 더 오래 해야겠네요. 후훗.”
제시카는 에우드를 향해 조금 기쁘다는 듯이 웃었다.
조금 뒤, 티아나가 에우드를 불렀다.
“에우드, 에우드! 연금술 쪽 장비도 한번 보자?!”
티아나의 부름에, 에우드도 제시카랑 눈을 마주친 후 두 누나를 향해갔다.
바구니 가득 연금술 재료들을 들고 있는 티아나가, 손을 붕붕 흔든다.
셀레나는 역시 티아나의 행동이 불안불안한 걸까.
티아나의 바구니를 옆에서 살짝 잡아주고 있었다.
그렇게 에우드가 두 누나에게 더 가까이 갔을 때였다.
“어?”
“에우드, 왜?”
에우드는 그 순간, 티아나에게서 뭔가 이상한 걸 느꼈다.
느꼈다기 보다..... 특이한 변화가 일어났다.
에우드의 반응을 눈치챈 셀레나 또한, 바로 티아나를 확인했다.
“......?!”
티아나의 오른쪽 눈동자가, 어느 순간부터 깨끗한 루비색으로 변해 있었다.
“눈 빨개......”
“티아나 누나, 지금 눈동자 빨갛지 않아.......?!”
“응? 누가? ......엥? 나?! 내가?!”
제일 놀란 건 티아나였다.
[작품후기]네? 제가요?
어감이 이상한 부분의 제보, 바로 수정했답니다.
오늘은 별로 안 켜졌어요!
Hitomi가 뭐냐고 순수하게 물어주시니......
이, 이걸 어떻게 대답해드려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