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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71화 (71/264)

수정했답니다ㅠㅠㅠ?71회

준비071.

“돈다고 해도 일단은 겉핥기다. 아직 내 예측에 불과하지만, 유충의 위험도는 최대 SSS. 만약 그렇게 되면....... 하나로 겹칠 수밖에 없다.”

아마 리퀴아는 그 유충의 출처가 7대 던전이라고 여기는 것이리라.

가레스도 그 의중을 바로 파악했다.

“7대 던전의 보스 몬스터라 해도, 절대 한두 마리로 끝나지 않으니까.”

“니랑 예전에 ‘달빛 바다’ 들어갔을 때도, 같이 눈 돌아갈 뻔하지 않았나. 결국 ‘진짜 보스’는 보지도 못했고.”

“그 이상 갔다간 대충 쳐도 1년은 못 나왔을 테니까.”

“유충이 어떤 보스급이 될지는 모르겠다만........ 하아아, 솔직히 지금도 들어가기 진짜 싫다.”

리퀴아는 진심으로 표정을 찌푸렸다.

데우트에게 농담을 들을 때보다도 더 심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출현이 일정한 세 곳은 둘째 치더라도, 나머지 네 곳은 어떡하게?”

“그래서 긴 안목으로 가려는 거다. 년 단위로 계획을 잡아야 한다. 그래도, 그 네 곳 중 한 곳은 이미 계획을 세워뒀다.”

“계획이라니?”

“저번에 지인한테 근황을 들어보니, 소멸의 비공정이 한 달 이내로 자기네 ‘영역’ 위에 지나갈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거기 먼저 들리려 한다.”

“.......그걸 알아낼 정도면, 지인으로 부를 수준이 아닌 인물이잖아.”

소멸의 비공정은 7대 던전 중에서도 출현을 예측하기 가장 힘든 던전.

그 주기를 예측했다는 건 즉, 소멸의 비공정을 ‘관리하는 세력’이란 뜻이다.

“또 차원탑의 주기도 이미 16년이나 지났다. 차원탑은 이제까지 20년을 넘어서 출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 분명 앞으로 3년 내외로 온다.”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7대 던전의 이야기를 하는 것과 정반대로,

리퀴아는 자신이 사용한 침대에 각을 맞춰 깨끗하게 정리해갔다.

침대는 어느새 누군가 자던 자리라곤 느껴지지 않을 만큼 깔끔해졌다.

리퀴아는 흡족하게 한 번 웃었다.

“뭐- 니는 너무 걱정 마라. 니는 행수랑 같이 애들이나 잘 공부시키고 있어라.”

“.......더 머물러도 괜찮은데.”

“메트리 놈들한테 그리도 러브 콜을 받은 주제에, 내까지 끌어들일 생각 마라. 깝깝하다.”

“하하하! 하긴........ 이 이상은 너무 오해받을 수 있으려나.”

“분명히 다른 곳에서 리퀴아가 메트리에게 붙었다는 둥, 포에닉스에 붙었다는 둥- 라는 소문 터진다, 마.”

가레스와 리퀴아는 함께 방에서 나왔다.

둘 다 아직 아침 식사는 하지 않았으니, 이대로 함께 아침식사를 위해 저택 본관으로 향한다. 로로나도 기다리고 있으리라.

“........맞다. 말하는 거 잊을 뻔했다.”

“음?”

“한동안 또 기억의 교단 그 새끼들 조사하면서, 이상한 정보를 하나 얻었다.”

리퀴아는 품에 있던 전서 하나를 가레스에게 전했다.

“이건........”

“왜 그 단어가 갑자기 나온 지는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가레스는 곧 전서의 내용에서, 리퀴아가 말하는 단어를 발견했다.

“‘갈레아 고아원’. 에우드가 우드였던 시절 지내던 고아원이다. 그 짝에서 2년 전에 일어난 사건하고, 기억의 교단하고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

그날 저녁.

알베르토의 검술 수업 중, 에우드와 셀레나가 이제 막 대련을 끝냈을 때였다.

“마, 에우드하고 셀레나 있나!”

리퀴아가 갑자기 찾아왔다.

언제나처럼, 어디 것인지 모를 사투리로 쾌활하게 말하며 훈련장에 들어온다.

“리퀴아님?”

“험악한 아저씨?”

“셀레나 니는 볼 때마다, 내 얼굴이 그렇게 험악하게 느껴지나! 카하하하!”

처음 험악한 아저씨라고 불렸을 때만 해도 충격을 받았는데.

한동안 계속 불리다 보니 적응된 모양이다.

참고로, 리퀴아는 티아나가 찰랑찰랑 아저씨라 부르는 걸 꽤 좋아한다.

“웬일인가, 리퀴아 자네.”

“잠깐 볼일이 있다! 알베르토, 야들 수업은 언제까지 하나?”

“계획했던 대로면 대련을 한 번 더 하고서 끝내는 것이다만.”

“-나는 더 할 수 있어.”

“셀레나님, 대련은 이제 하루 3번까지만. 체력분배와 대련의 적정량. 그게 중요하다고 매번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으우우우........”

“너무 서로 같은 사람하고만 싸워도, 좋지 않은 버릇이 생깁니다.”

붕붕붕-

셀레나가 에우드의 팔을 꼭 잡고 흔들었다.

대련을 더 할 수 있게 설득하자는 의도일까.

다만 에우드도 알베르토의 의견에는 동의하고 있었기에 설득은 패스였다.

“에우드, 너무해........”

동생의 배신을 느낀 셀레나의 눈빛에 시무룩함이 감돈다.

“그라면 얼마 안 남았나. 딱 좋다. -마, 에우드 니 처음 내랑 만나서 했던 대화 기억하나?”

“처음 만났을 때요?”

에우드가 리퀴아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라면.......

“그 던전이 무너질 때 저희가 대화를........?”

“니 그때 스팀팩 때문에 입도 못 열었다! 그거 말고 더 다음!”

그럼 분명 길드의 의료텐트 내부이다.

에우드가 거기서 나눴던 대화를 쭉 생각해보려 하자-

“겁나 오래 걸린다! 자, 답! 이 리퀴아 행님이 뭐든지 쏴 준다!!”

“아!!”

리퀴아가 자신을 알아줬다고 기뻐하며 했던 걸 얘기하는 거였다.

분명 먹고 싶은 거나, 갖고 싶은 게 없냐고 물었었다.

결국 에우드가 정신을 잃어버려서, 그대로 흐지부지되긴 했었다.

“둘 다, 수업 다 끝나고 옷 갈아입으믄 저택 현관으로 나와라.”

리퀴아는 품에 숨겼던 가죽 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짤랑거리는 소리가 에우드의 귀에 선명하게 들렸다.

“고기나 먹으러 가자. 가레스랑 행수한텐 다 허락 맡으니 걱정 말고!”

공방에서 카밀라와 함께 있던 티아나는 리퀴아에게 붙잡혀서 현관에 와 있었다.

아등바등 저항하는 티아나를, 리퀴아가 허리에 짐짝처럼 들고 있다.

“우갸아아악! 아직 해볼 실험들이 많았는데! 이거 놔, 찰랑찰랑 아저씨!!”

“니 3일 내내 앉아있기만 했다, 티아나! 좀 나와서 바깥 공기도 마셔라!”

“찰랑찰랑 아저씨가 엄마랑 똑같은 말을 하고 있어~!”

“행수가 틀린 말 안 했다! 티아나 니 엄마 말 좀 잘 들어라, 그럼!”

카밀라가 내일 떠나기에, 아쉬움 없게 오늘 작정하고 실험할 생각이었다고.

정작 카밀라도 함께 와 있었다만.

“아하하하! 저까지 사주셔도 되는 거예요, 리퀴아님?”

“거, 사준다는데 따지지 말고 걍 따라와라! 펠리노어 딸내미!”

“뭐, 저도 공짜는 싫어하진 않아요~.”

“누가 들으믄 10대 귀족 아닌 줄 알겠다!”

“귀족도 공짜 좋아할 수 있죠!”

“니 맘에 든다!”

순식간에 리퀴아와 카밀라가 서로 의기투합했다.

그 외에도 인원은 두 명 더 있었는데-

“그래도 그 뒤에 제 수업도 있는데, 마음대로 약속을 잡으시면 안 되죠, 리퀴아님.”

“아, 거참 미안하다니깐, 제시카 선생님......... 설마 오늘도 야간 보충이 있는 줄 몰랐슴다. 이렇게 된 거, 같이 고기나 먹으면 되는 겁니다! 술 한참 안 마셨다면서요?!”

“으윽.......! 술.......!”

에우드와의 수업준비를 미리 하고 있던 제시카도 함께 왔다.

제시카는 술이라는 단어에 상당히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또 한 명은-

“제, 제가 따라가도 되나요........?”

“페리아, 니 쾌유 축하도 겸한다! 애들은 많이 먹고 많이 크는 거다! 사준다 할 때는, 그냥 맛있게 먹어주면 된다!”

“감사합니다.......! 에헤헤........”

오늘 업무가 모두 끝난 페리아는 어느새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막상 이렇게 모여서 보니, 에우드는 한 달 전에 계획했던 외출처럼 느껴져 재밌었다.

어쨌든 생각 이상으로 인원이 많아졌다.

총 일곱 명으로 구성된 고기공략 팀이었다.

거리로 가는 마차는 마부 사용인인 헤기가 준비해줬다.

마차를 끌어주는 것은 오랜만에 베티. 그리고 다른 늠름한 말이었다.

에우드가 가까이 가자, 에우드를 바로 알아본 베티가 머리를 가져다 댔다.

혹시나 해서 쓰다듬어주자, 이번에도 만족한듯한 푸르릉 소리를 낸다.

에우드는 수고해달라는 의미로, 윤기 나는 털을 더 쓰다듬었다.

“에우드........ 베티랑 친해?”

“어라......? 베티가 이렇게까지 친근한 거 처음 보는데.”

“저번에 만나서 조금 친해지긴 했는데........ 셀레나 누나? 티아나 누나?”

셀레나와 티아나가 뭔가 고민을 한다.

그러다 티아나 쪽에서 헤기에게 물었다.

“저기 헤기, 헤기. .......베티(Betty), 암컷이지?”

“네. 티아나 아가씨. 엘리자베스(Elizabeth)니까요. 용맹한 여장부죠.”

““........설마.””

“????”

셀레나와 티아나에게 또 묘한 공기가 돌았다.

그때 리퀴아가 헤기에게 다가와 어깨를 팡팡 쳤다.

“니 헤기라고 했나?! 니도 좀 같이 먹자!”

“아갹! 아하하........ 저는 오늘 야간근무 멤버라, 곧바로 다시 복귀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리퀴아님.”

“아, 맞다. 그래서 니가 마차를 몰고 왔던 거였다. 내 미처 생각 못 했다. ......올 때 뭐 야식이라도 갖다 줄까? 니 뭐 좋아하나?”

“송구스럽게 어떻게 리퀴아님께 그럽니까.......!!”

“상관 안 해도 된다!”

리퀴아는 막상 보면 챙겨주기 참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의외로 아이들도 정말 좋아하고.

그런 만큼 아이들이 리퀴아의 이름을 모르는 것에 쇼크인 거겠지.

이후, 마차는 어두워진 가도를 지나 포에닉시안의 거리로 향했다.

낮과 심야.

그것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밤거리는, 에우드가 눈을 반짝이기에 충분했다.

마차의 창문으로 밖을 보자, 저 멀리 거리의 빛이 정말 멋졌다.

수많은 곳에 켜진 마석등이 거리 자체를 거대한 보석함처럼 빛나게 했다.

유그라시아 내의 도시에서도, 밤에 이 정도로 밝은 도시는 몇 없다고 한다.

거리에 도착해 마차에서 내리자,

멀리서 볼 때와는 또 다른 화려함이 에우드의 눈앞을 가득 채웠다.

낮보다도 훨씬 넘쳐나는 활기.

낮의 거리가 하루의 탄탄함이 담긴 거리라고 하면,

현재의 밤거리는 그야말로 하루를 즐겁게 끝내기 위한 거리.

생산성을 띠던 분위기는, 어느새 즐거움으로 바뀌어 거리 곳곳에 퍼져 있었다.

낮에는 없었던 노점들도 하나둘 영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가게 곳곳에선 각자 음식을 먹거나, 헌터들이 술판을 벌이는 소리도 들렸다.

호객행위도 상당히 이뤄지고 있다.

“밤에 오는 건 정말 오랜만이야.”

“시끌시끌해.”

“저도 언니랑은 최근 밤에는 많이 안 왔어요.”

두 누나와 페리아는, 최근엔 밤거리에 온 적이 없다고 한다.

셀레나와 티아나는 밤에는 자기 할 일이 많으니 말이다.

또 저녁식사는 대부분 일가 모두가 저택에서 하고.

페리아의 경우 엘리리와 비번을 맞춰 외출하기는 하지만,

역시 그래도 이 시간엔 숙소에 있을 때가 많은 모양이다.

그리고 제시카는-

“후, 후후........ 역시, 여전히 인기쟁이들의 거리.......! 뺀질뺀질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네요.......! 하지만 오늘은 겁먹지 않을 거예요.(쪼물쪼물)”

“제시카씨, 갑자기 뺨은 왜 만지고 있어요?”

“전장에 들어가기 전 최종 확인 같은 거예요.(쪼물쪼물)”

“네에.......?”

카밀라의 어리둥절.

에우드는 제시카의 말을 대번 이해했다.

.......제시카의 만족스런 표정을 보니, 피부는 괜찮은 모양이다.

에우드는 마음속으로 파이팅을 전해본다.

“자, 전부 따라와라!! 저쪽이다! 저쪽에 맛있는 고기가 있다!!”

“와아, 공짜 고기!”

“배고파아아.”

“언니, 카밀라님, 둘 다 말조심.........”

카밀라와 셀레나의 조금 큰 목소리에, 티아나는 행동엔 조심하자고 조용히 부탁한다.

그때 에우드는 어떤 가게를 슬쩍 바라봤다.

그 탈력적인 눈의 인형을 샀던 인형가게였다.

밤이 되어서인지.

화려한 장식은 없는 인형가게도, 어느새 밝은 마석등에 의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혹시 지금 가면 탈력감 넘치는 인형을, 혹은 그 인형의 제작자를 볼 수 있을까.

에우드는 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물론 지금은 리퀴아가 가자는 식당에 먼저 가는 게 맞다.

“에우드 도련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니에요, 페리아. 아무 일 없어요.”

페리아의 물음에 에우드는 재빨리 고개를 가로젓는다.

앞을 보자, 두 누나가 에우드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에우드, 떨어지지 않게 누나 옆에 꼭 붙어!”

“옆에 꼭 붙어.”

곧바로 두 누나가 에우드를 양쪽에서 꼭 잡아준다.

밤이 되어 차가워진 아이들의 손이 맞물리자, 조금씩 따끈따끈해진다.

그렇게 에우드는 시선을 돌리고, 다시 리퀴아의 뒤를 따라갔다.

때문에-

“그러면 퇴근할게요~! ‘플로라’가 맡긴 건 집에서 해볼게요!”

“그래, 실비아. 고생했다. ........에멕크, 뭐하냐! 빨리 실비아 안 데려다주고!”

“아, 알았어, 아버지! 지금 나간다고, 나가!”

“네가 그렇게 매번 미리 준비하는 거에 무신경하니까 루코한테 차인 거다!”

“그거 말하기야?! 차인 아들 다독여주지 못할망정?! 애초에 머더 메이지도 한참 나온다는 얘기가 없는데 정말.......!”

“거 봐, 또 무신경하지! 나 때는 말이야, 네 엄마랑 데이트를 시작하기 전부터-”

“아하하........”

이제 막 인형가게에서 나오면서 난처하게 웃는 그 아이를,

우드 갈레아는 보지 못했다.

[작품후기]라떼는 말이다.......

제보해주신 어색한 문장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코멘트에 답변을 드리자면,

7대던전 내부에도 보스급 몬스터가 여럿이기에,

어제 에피소드에선 리퀴아의 입을 빌려 다소 뭉뚱그려 표현했습니다.

진짜 7대 던전의 수장급일지 아닐지는, 본편에서 말하듯 리퀴아도 아직 모르는 상황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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