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67화 (67/264)

(후루루룩)?67회

메트리 사교회067.

그리고 사교회가 끝을 맞이하기 직전, 회장의 또 한켠.

2층의 한쪽에서, 대부분의 사용인을 물린 한 아가씨와 중년 집사가 함께 회장의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2층은 원래, 암묵적으로 10대 귀족 혹은 황금의 기사급 인사만이 올라갈 수 있다.

즉, 이곳에서 여유로이 휴식하는 것만으로 대귀족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리였다.

........수십 분 전까지 이곳을 그냥, 편안한 식사 장소로 삼은 리퀴아는 잠시 제쳐두고.

어쨌든 이 아가씨도 아까까진 회장에 있었지만,

지금은 지친 따름이라 이렇게 올라와 쉬고 있었다.

그들 가문의 이름은, 이번 자리에 초대받은 10대 귀족 중 하나- 유펠하이넴.

유펠하이넴의 경우, 원래는 메트리 세력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메트리와 또 적대하는 사이도 아니었다.

적당히 서로 친하고, 적당히 교류하는 정도.

10대 귀족끼리는 같은 세력이 아니라고 대놓고 적대를 하면, 둘 다 불이익이 날 때가 있다.

때문에 세력 수장 가문끼리가 아닌 이상,

서로 피해를 감수하는 것보다는 적당한 예의를 유지하는 게 유리한 거다.

오늘의 유펠하이넴의 사교회 참가도 그런 의의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 여성은 유펠하이넴의 차기 당주이자, 가문의 차녀인 19세의 귀족 영애.

‘디에스 엘루 유펠하이넴’.

원래라면 당주인 아버지 옆에 있어야 하겠지만, 적당히 빈혈이 있다는 말로 빠져나왔다.

자신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도 않은데, 혼담이라도 나오면 귀찮아진다.

실제로 아까도 다른 가문의 청년들이 슬쩍슬쩍 다가오고 있었다.

게다가, 전부 ‘저, 대단한 귀족입니다’라는 티를 팍팍 내려는 남자들.

디에스가 싫어하는 타입이다. 재빨리 도망치는 게 상책이었다.

애초에, 그런 남자들보다도 더욱 멋진 것을 보고 싶기도 했고.

“-움직임은 전혀 달랐어. 그런데, 분위기는 너무나 비슷했지. 처음엔 믿기 힘들었지만.”

그녀는 지금 기시감과 반가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 유일하게 동행하고 있는 중년 집사는, 그게 무엇 때문인지 알고 있다.

“아가씨 말씀은 역시........ 그 아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내가 그 애를 얼마나 봐왔는데.”

흡족한 미소.

그러나, 그 사이에는 ‘놓쳐 버렸다’라는 통한도 섞여 있었다.

“근데 누군가가, 내가 눈독 들이던 그 애를 홀랑 사 갔으니.......!!”

“13세가 될 때까지 그 아이- ‘실낙원의 사신 투구’의 열매가 맺길 기다린다고 하셨으니 말이죠. 솔직히 아가씨. 너무 오래 기다리려 했습니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만큼 자랄 게 분명했단 말이야! 그때쯤이면 몸도 확실히 성장하기 시작할 때고......! .......그런데 어떤 돈 많은 놈이 사 갔나 싶었는데.”

디에스는 거의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분명해. 가레스가 먼저 뺏어간 거였어. 오늘 이 자리, 정말 오길 잘했어.”

드림랜드의 출입은 세계 각국의 귀족.

혹은 드림랜드와 연관이 있는 이들만이 가능하다.

각 출입장부는 모두 최고기밀.

그 외의 모든 거래내역 까지.

모든 출입자와 거래자의 비밀을 지킨다.

그리고 디에스는 드림랜드에서 지켜봐 오던 소년이 사라진 것을 알고, 3개월 전 엄청난 실망과 절망을 느꼈다.

누가 데려갔는지도 알 수 없는 채로.

눈앞에서 희망을 놓친 사람처럼 한참을 무기력하게 지냈다.

그런데 지금 그 희망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만약 13세까지 기다렸다면, 내 최고의 종자가........! 계획대로면 내 최고의 ‘반려’가 될 수 있었는데........!!”

“아가씨도 취향이 독특하시니 말이죠.”

“돈도 써서 방도 따로 빼주고! 가끔 가면 너머로 이야기도 했었는데!! ........우헤헤헤헤.”

디에스는 약 2년간 ‘실낙원의 사신투구’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며 헤헤거렸다.

“........차라리 그때 미리 구입하지 그랬습니까.”

“그래, 나도 인정해! 너무 여유를 부렸어! 설마 그 아이를 진짜 말도 안 되는 돈 주고 사는 놈이 있을 거라곤 생각 안 했지! 그런데 내가 운용하는 가문 돈에도 한계는 있고!! 가문 돈 더 끌어모았다간 분명히 아빠한테 엄청 혼날 테고! 드림랜드는 예약도 안 되니까! 으으, 내 최대의 실수였어........! -하지만!”

하지만 이제 그 무기력은 끝이 온 걸까.

디에스는 들고 있던 쥘부채의 끝을, 기분 좋게 살짝 깨물었다.

“드디어 희망을 찾았어........!”

부채를 깨문 입가에 씨익 웃음을 띤다.

“다만 실제로 저 아이가 진짜 그 투구일지는 아직 모릅니다. 저희도, 투구 안쪽은 본 적 없잖습니까.”

“또 반대로, 그 애도 내 ‘가면 아래’는 본 적 없지. .......하지만 난 거의 확신이야. 아니, 완전히 확신했어. 아무리 감춰도, 내 촉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

디에스는 이제 막 다른 귀족들의 인사를 받는 ‘에우드를 보며’, 혀로 입술을 적셨다.

“어디로 팔려갔나 걱정했는데. 보아하니 다른 방향으로 계속 무르익고 있었어. 아주 좋아. 무뎌지지도 않고, 오히려 더욱 맛있어 보여....... 츄릅.”

“맛있어 보인다니. 아가씨, 아무리 2층이라도 혹시 모르니 말투에 주의를.”

“그러니, 이번엔 다른 방향으로 손에 넣으면 되는 거야.”

“정말 제 말을 안 들어주시는군요. 하아........ 다른 방향이라면?”

디에스는 쥘부채를 피더니, 그 아래에서 순수한 욕망을 담아 웃었다.

“10대 귀족 사이에도 예로부터 ‘혼인’ 같은 게 많지. 비록 나이 차가 많이 나더라도 말이야.”

“........거 취향 참.”

디에스의 집사- 엘토는, 자신이 섬기는 아가씨의 취향에 한숨을 살짝 내쉰다.

이 영애 디에스.

다른 귀족티 내는 남자와의 혼담은 질색이어도,

‘실낙원의 사신투구’에 관해서는 되려 그걸 바라는 여성이었다.

사교회의 폭풍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불고 있었다.

다그닥다그닥.......

“힘들었다아아아-”

“졸려........”

돌아가는 마차에서, 포에닉스 삼남매는 완전히 고꾸라졌다.

등받이와 서로서로를 기대며 겨우 피로를 풀어간다.

완전히 밤이 되었기에, 마차에는 은은한 마석등을 켜놓았다.

놀랍게도 이 또한 저택 것처럼 티아나가 만든 마석등이라고 한다.

성능이 좋아서, 마차 담당 사용인한테 부탁해서 달아뒀다나.

천장의 마석등에서 포근한 빛이 퍼지는 게, 에우드는 참 기분이 좋았다.

“사교회, 정말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곳이네요........”

제시카는 아까까지 가레스와 로로나 옆에서 고생한 탓일까.

최근 뽀송뽀송함을 유지하고 있던 뺨을 조물대며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오늘도 마스크팩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각 밤 10시.

아마 도착하면 날짜가 바뀌어 있으리라.

또래 애들치곤 항상 오래 눈을 떠 있는 삼남매지만, 그래도 졸린 건 매한가지다.

“그럼 오늘은 돌아가자마자 바로 자야겠네~”

“아, 아냐! 카밀라님! 나, 안 잘 수 있어! 내 공방에 가자?!”

“어~? 진짜~? 안 잘 수 있어?”

“으, 응!”

마차의 한쪽.

사교회에 갈 때와는 달리, 카밀라가 앉아있었다.

카밀라는 티아나에게 키득키득 웃으며, 마석등을 살펴간다.

그리곤 “티아나, 실력 진짜 좋아졌네!”라며 칭찬했다.

칭찬에 약한 작은 누나는 카밀라의 말에 쑥스러워한다.

페리아는 조안과 사용인들이 있는 마차에서 자고 있었다.

복부 쪽에 상처 때문에, 최대한 더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

또 언니인 엘리리도 함께 타야 했으니, 이곳에 다 같이 타기엔 자리가 조금 비좁을 수도 있었고.

거기서 마침, 카밀라가 오늘 포에닉스 저택을 들리기로 결정.

카밀라도 어른들과 추가로 할 이야기가 있어, 이쪽에 와서 연금술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카밀라가 삼남매 마차에 함께 타게 된 것이다.

라다루스는 헤어지기 전, “저희 누님을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삼남매에게 착실하게 인사를 전했다. 누나를 잘 따르는 동생임이 팍팍 느껴졌다.

다른 아이들도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피르티, 드로와, 프란시느네 부모님 쪽- 각 가문의 당주들은 포에닉스와 친분이 깊어지는 것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조만간 플로라가 또 자리를 마련할 거라나.

드로와가 빌려준 책은 그때 돌려주면 되겠지.

책을 담은 가방은, 에우드가 소중히 챙겨뒀다.

“그럼 티아나가 버티면 그때 연금술 공방으로 가보자.”

“후후, 난 밤도 자주 샜으니까, 버티는 건 쉬워!”

티아나의 자신 넘치는 웃음.

........그로부터 20분 뒤.

자신감과 반비례로. 티아나는 폭풍수면을 취하기 시작했다.

뭐, 지금 미리 자야 이따 도착하고 나서 연금술 삼매경이 가능하리라.

셀레나도 에우드의 어깨에 기대더니 금세 푹 잠들어버렸다.

옷은 다시 검술용 복장에서 갈아입어, 폭신폭신한 하얀 드레스.

드레스 차림의 누나들이 에우드의 어깨에서 새근새근 잠을 청한다.

귀여운 숨소리가 에우드의 귓가에 들려왔다.

“에우드도 오늘 정말 고생했네.”

“고생이라고 할 것까진- ........아니네요, 고생은 한 거 같네요.”

“후후훗.”

기억을 되새기면서 말을 정정하는 에우드에게, 카밀라는 웃음을 지었다.

“잭스 그놈은 진짜 유명했거든. 나한테는 쫄아서 오지도 못했지만, 걔한테 당한 사람들은 정말 많았어.”

메트리 사교회의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건, 매번 토르랑 때문이었다고 한다.

라그나릴 쪽도 슬슬 제재해야 하나 싶었다나.

그런 사이에, 가레스와 에우드가 오늘 쐐기를 박아버린 것이다.

카밀라 또한 엄청 통쾌헸다고 한다.

제시카는, 카밀라에게 잭스가 해왔던 만행을 들으며 몇 차례 경악했다.

사용인들을 건드렸다는 말을 들었을 땐 욕설까지 뱉었다.

역시 베테랑 헌터 출신 다울까, 에우드도 잠깐 움찔할 정도의 욕이었다.

에우드의 앞이란 걸 알고 “헉!”하며 재빨리 입가를 가렸지만.

“.......남자아이가 나이 열넷이 되면, 다들 순수함을 잃는 걸까요.”

“아- 대충 슬슬 알게 되는 나이긴 하죠. 순수함은 그 아이 나름 아닐까요........?”

현역 15세 카밀라의 증언에, 제시카가 한숨을 푹 쉰다.

그리곤 갑자기 에우드를 지긋이 바라봤다.

“왜, 왜 그러세요, 제시카?”

“에우드 도련님은 꼭! 그 순수함을 잃지 말아 주세요!”

“잉......?”

“제시카는 도련님이 지금처럼만 자라길 바란답니다.......! 제발!!”

“네, 네에.......”

제시카는 에우드의 얼굴을 양손으로 꼭 잡고는 진심으로 그걸 부탁했다.

........사실 아이라서 전혀 그쪽 생각이 없을 뿐.

이미 드림랜드 때문에 알 건 다 알고 있는 에우드다.

제시카도 대충 알고 있을 테고.

그래도 일단 제시카의 말에, 에우드도 고개를 끄덕인다.

제시카는 에우드의 몰랑몰랑한 뺨을 몇 초간 더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설마, 트루스하고 레니안느가 에우드 너한테 먼저 말을 걸 줄은 몰랐어.”

“카밀라님은 그 둘을 알고 계셨나요?”

“라그나릴은 메트리랑 10년 전부터 동맹이니까. 둘 다, 다른 사교회엔 잘 안 나와도 우리랑 회담할 때는 자주 인사하러 왔거든.”

그나마 최근까지 유학 중이었던 라다루스만 많이 못 봤다고 한다.

그러자 오늘 밤 피부관리를 계획하던 제시카가 카밀라에게 물었다.

“그 트루스라는 분이 도련님에게 먼저 말을 건 게, 그렇게 큰일인가요?”

“엄청 큰일이에요! -라고 호들갑을 떨어도, 실제론 바로 안 느껴질 수 있지만요.”

카밀라는 양손을 꼭 모으고 말하다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붉은빛과 금빛이 섞인 머리는 라다루스와 닮았으면서도 차이가 났다.

붉은빛은 어머니 쪽에서 물려받은 색이라 한다.

“그건 즉, 다음 세대의 메트리가 포에닉스와 가장 친밀하게 지낼 거라는 의미이니까요.”

사실상 아버지와 아들딸- 그 세 명이 연속공격으로 포에닉스에게 보낸 러브 콜.

그로 인해 역으로 포에닉스까지 귀찮아질 건 확정이라 한다.

동맹을 거절했음에도, 다른 세력에선 포에닉스를 ‘메트리의 준동맹’ 정도로 취급할 거라나.

에우드는 리퀴아가 예측했던 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에,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괜찮아, 어차피 데우트 아저씨가 ‘3년은 기다린다’고 하기도 했고. 아마 너희가 아카데미에 들어갈 때까진 엄청 들이대지 않을 거야.”

그 말은 다르게 말하면, ‘3년 뒤부터 시작이겠지’와 동일하리라.

“3년 뒤엔 우리 라다루스도 입학하니까, 에우드 잘 부탁한다?”

“라다루스도 오는군요. ........어라?”

에우드는 거기서 혼란이 느껴졌다.

“라다루스는 저보다 한 살 어릴 텐데...... 그럼 아카데미는 입학 나이 제한이 몇살인 거죠?”

“아카데미 입학은 딱 12세부터 가능해요, 도련님. 물론 시험 통과자에 한해서지만요.”

12세~16세.

시험을 통과하면, 그 나잇대의 학생들은 모두 입학할 수 있다고 한다.

학생 기준 또한 ‘상급생’과 ‘하급생’ 정도로 나뉜다고.

다만 실제로 입학을 주로 하는 것은 14세에서 15세라고 한다.

딱 정해진 건 아니고, 시험난이도가 어렵다 보니 주로 그 나잇대부터 합격자가 나온다고.

제시카도 14세에 입학했다고 한다.

“........잠깐만.”

거기서 에우드는 한 번 더 의문이 돌았다.

“입학 시험, 어려운 건가요?”

“응, 어려워.”

“네, 어렵답니다.”

“........”

“슬슬 도련님의 아카데미 시험 대책도 미리미리 해야겠네요. 후후후후.”

갑작스런 공부의 공포에, 에우드도 살짝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이후 수 시간 뒤 저택에 도착한 시간.

마차에서 모두 차례차례 내려간다

한숨 푹 잤는지, 리퀴아 또한 크게 하품을 하며 마차에서 나왔다.

호위와 사용인들은 마차들을 보관창고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에우드는 아직 비몽사몽 하는 누나들을 깨우며, 마차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그때였다.

“저건......”

“아, 디안 씨다.”

”디안이라니....... 혹시 기다리고 있던 걸까요? -셀레나 아가씨, 티아나 아가씨, 도착했답니다.”

“우으........ 도착했어?!”

“잘잤어........ 흐아암.”

오늘 저택 대기 멤버였던 디안이, 조금 다급히 어른들 쪽 마차로 향하고 있었다.

“가레스님. 로로나님. 메트리 사교회, 정말로 고생하셨습니다.”

순식간에 뛰어온 디안에게, 가레스도 졸음을 걷어내며 답했다.

“으아아, 고생하긴 했지........ 그런데 왜 그렇게 다급하게 왔어?”

“다름이 아니라........ 2시간 전에 길드 마스터 쪽에서 전서가 왔습니다.”

“드라베스한테? 그 시간에?”

디안은 돌돌 말려진 헌터 길드의 전서를 가레스에게 건넸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아마, 무덤 동굴 쪽 이야기이지 않을까 합니다.”

“.........”

[작품후기]아카데미 입학 나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글에서 서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여 집어넣었습니다.

곳곳에서 몰려오는 누님들의 애정.

건전한 취향.

아카데미 학생기록이라는 작품과 세계관은 같답니다.

다만 사실상 세계관 구축하기가 쉽도록 가져온 거라,

전부 똑같다곤 확신 못 드리겠네요......

정주행 해주시는 이전 독자분이 질문을 해주셔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