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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52화 (52/264)

kikshs님, 조촐한 소설에 후원쿠폰, 정말 감사드립니다......?52회

사교회를 앞두고052.

편지가 오고 나서 몇 시간 뒤, 포에닉스 삼남매는 어머니의 부름에 함께 복도를 걷고 있었다.

요사이 에우드의 후유증도 많이 가셨다.

티아나가 드디어 새로 완성한 해독포션도 꿀꺽꿀꺽.

저릿함도 줄고, 정신을 잃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그래도 누나들은 걱정을 다 못 놓겠는지, 에우드의 양손을 꼭 잡고 걷고 있다만.

헌터들 쪽도, 호전되는 것이 확실해진 모양이다.

덕분에 여러 사용인들이 다시 에우드가 있는 층으로 복귀해오고 있었다.

에우드도 곧 헌터 숙소 쪽으로 찾아가 보자 싶었다.

그렇게 셋이서 걷던 중, 티아나 쪽에서 답답한 듯 소리쳐버렸다.

“으아아아- 드디어 와버렸구만! 3개월이나 남았다 생각했는데! 3주밖에 안 남았다니요!”

“티아나 누나, 말투가 이상해졌어.”

저택에 도착한 편지.

그걸 떠올린 티아나는 입을 꼭 오므리고 발을 동동 굴렀다.

편지의 정체는, 다름 아닌 ‘메트리 가문 사교회’의 초대장이라 한다.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다니!”

“티아나는 너무 싫어하는 걸 티 내.”

“난 사교회 진짜 질색이라니깐, 언니!”

에우드가 저택에 왔을 때부터 들었던 이야기.

‘메트리 가문 차기 후계자’를 공개하고, 수많은 유력가문이 모이는 사교회-

그것이 벌써 3주 남짓 남은 것이다.

물론 포에닉스는 이미 초대를 수락하고 있었다.

또 저번 다과회 때 만났던 아이들- 피르티, 드로와, 프란시느,

그리고 ‘10대 귀족 라그나릴’ 가문의 라다루스.

이 아이들을 보면 알다시피, 대부분의 가문은 초대가 확정되었었다.

플로라네 케인즈 상회 또한.

즉 이번 편지는 어디까지나 형식.

한편 공식적으로 보내는 초대였다.

예를 확실히 갖춰, 이번에 드디어 각 가문에게 초대장을 보낸 것이다.

초대장을 이루고 있는 것들 모두가 귀족들이 사용하는 최고급의 종이.

또한 ‘수취 확인’, ‘내용에 대한 보안’, ‘파손방지’ 등-

편지 자체에 걸린 마법이나, 들어간 마법 소재도 엄청 많았다.

실제로 이번 초대장을 볼 수 있던 것도 가레스와 로로나 뿐.

마법에 의해, 둘 이외에는 봉투에서부터 열 수 없었다.

그 편지 자체가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이자 마법도구인 것이다.

흡사 ‘초대장을 보낸 가문의 격’을 드러내는 장치였을까.

이 초대장은, 기존 초대받은 가문들 말고도,

마지막으로 초대받은 가문들에게도 전해진다고.

마지막에 초대된다는 뜻은 즉, 메트리 세력 내에서도 말석.

이제야 초대가 확정된 가문들이다.

“아버지 말로는, 메트리가 포에닉스를 포섭하려 한다는데.......”

“아, 나도 그거 들었었어. 그래서, 아빠도 이번엔 우리보고 행동을 조심하라고 했거든.”

“티아나 누나, 행동을 조심하라니?”

“너무 말을 섣불리 내뱉지 말란 거. 티아나처럼.”

“언니!”

셀레나가 쏙 설명해주자, 티아나 쪽에서 셀레나를 주먹으로 콩콩 때렸다.

“상급귀족들은 ‘여러 의미를 담은 말’을 자주 하니까. 다른 귀족들에게 그런 오해될 말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

여러 의미를 담은 말-

돌려서 하는 말을 말하는 것이다.

가레스는 아이들이 하는 말조차, 괜한 의미 부여될지도 모른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셀레나 말로는, 그게 정말 자주 있는 일이라 한다.

“언니. 내 말실수를 따지기 전에, 언니도 일 저질렀었잖아.”

“셀레나 누나가?”

“........그건 좀 억울하지만.”

셀레나는 백금색 웨이브 머리를 돌돌 매만지며 인정했다.

불만스러운 표정은 덤이다.

“예전에, 내가 한 아이한테 ‘너, 다음이 기대되네. 응원할게.’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어. 아....... 에우드, 이건 대련이야기.”

“응, 셀레나 누나. 이해했어.”

“콜렌 가문의 여자애였지. 언니랑 동갑이었나?”

“티아나랑 동갑이야.”

“그, 그랬나........”

에우드도, 저번 다과회에서 들은 게 있었으니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사교회 중 아이들끼리의 ‘대련’은 자주 있다고 하니까.

“근데 그게 사교회 끝나고 며칠 사이에 와전됐어.”

“응? 어떤 식으로?”

“[세력을 갖지 않은 포에닉스가, 드디어 하위귀족들을 모아 새로운 세력을 구축하려 한다.]- 이게 첫 번째.”

“엑.”

“두 번째는, [이제 포에닉스가 사교계에 본격적으로 힘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또 그 다음에는, [메트리에게도, 그리피너에게도, 그 위협을 보여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여러 귀족이 자기들끼리 넘겨짚었어.”

“‘포에닉스로 넘어가야 해.......!’라며 다가오던 귀족들도 많았다던데.”

거품처럼 커진 사태에 가레스도 꽤 당혹스러웠다고.

특히 가장 난감했던 게 하위귀족인 콜렌 가문.

몇 달에 걸쳐, 다른 하위귀족들의 ‘다리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소문을 들은 여러 가문이, 포에닉스와 연결되어보려고 접근한 것이다.

콜렌 입장에선, 있지도 않은 다리를 내놓으라 하니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결국 나중에 가레스와 콜렌 가문 당주 쪽에서 겨우 해명한 모양이다.

물론 여전히 그 소문을 믿는 세력은 많다고 한다.

“그냥 던진 인사 한마디에 그 정도 확대 해석이 될 수 있으니까.”

셀레나 입장에선, 정말로 실력이 나쁘지 않다 여겨 전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예상 못 하는 곳에서 오해를 사면........

“대화는 할 수 있는 거야.......?”

이런 평범한 말조차 하기 힘들어 보였다.

그러자 티아나가 휙휙 손을 휘저었다.

“어차피 막상 가면 엄청 바빠! 인사도 많고, 계속 웃으면서 한마디씩 해야 하고! 결국엔, 원래부터 우리랑 친한 플로라나 피르티 쪽 애들하고 밖에는, 많이 얘기 못 해.......”

아이들끼리 이전부터 친한 경우는, 그리 과대해석을 하진 않는 모양이다.

셀레나의 경우, 그 콜렌 가문의 아이와는 거의 초대면이었다.

이름이나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대화한 적은 많이 없던 것이다.

“티아나는 또 한 명 얘기 상대가 있긴 하지.”

셀레나가 말한 ‘또 한 명.’

에우드도 이제 그게 누군지는 팍 느낌이 왔다.

“카밀라님?”

“-아, 맞아! 이번엔 드디어 카밀라님 보겠구나~!”

티아나는 이전부터 못 봤던 카밀라님을 본다는 것에, 순식간에 눈을 반짝였다.

카밀라- 카밀라 에메스 라그나릴.

10대 귀족 라그나릴의 영애.

그 라다루스의 누나인 분이다. 에우드는 아직 얼굴도 보지 못했다만.

“카밀라님, 요즘 바쁘셨으니까! 하지만 메트리 사교회는 초대받은 가문 모두 오는 게 확정이니까!”

티아나는 치마를 빙글빙글 돌리며 기대 가득 웃는다.

아깐 ‘3주밖에 안 남았네.......’였는데, 이젠 ‘3주씩이나 남았네~’로 바뀌었다.

“카밀라님하고 티아나 누나는 서로 얼마나 친한 거야?”

에우드의 질문에, 셀레나가 그것을 짧게 표현했다.

“많이는 못 만나지만........ 만나면 먼저 3일을 연금술로 밤샐 수 있는 사이.”

“........사교회는 분명 하루로 끝나는 거 아냐?”

“둘이 만나는 날엔, 카밀라님이 아예 우리 저택 별채에 머무실 때도 많아. 반대로 티아나가 라그나릴 저택에 가던가.”

셀레나는 에우드를 꼭 안은 채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곤 바로 살짝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다.

.......혹시 여동생을 뺏기는 느낌인 걸까.

“이번 해에는 역시 카밀라님도 후계자 얘기랑 가문사업 얘기로 너무 바쁘셨으니깐~ 드디어! 오래 얘기할 수 있겠네~!”

티아나는 셀레나의 은근한 질투를 아직 알아채지 못한 것 같다.

꼬옥.

셀레나가 에우드를 꼬옥 안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면 에우드는 나랑 있어야 해?”

“아, 넵.”

“나하고 내내 대련해줘야 해? 아예 내 방에 와서 같이 자야 해?”

“으, 응........ 알겠어.”

셀레나가 의외로 외로움을 타는 모습에, 에우드도 서둘러 약속했다.

“드레스!”

집무실에 들어가자마자, 로로나가 그 말을 전했다.

당연 에우드는 갸웃.

그리고 셀레나와 티아나는 “아-”하는 표정이다.

무슨 말씀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챈 것이다.

“너무 바빠서! 그리고 막둥이도 아팠다 보니 말하는 걸 잊고 있었어요........!”

로로나, 통한의 표정.

함께 있던 조안과 알베르토, 제시카 또한 끄덕끄덕.

가레스도 그 옆에서 근엄하게 끄덕끄덕 고개를 움직였다.

각방과 금주령 해제 덕일까.

포에닉스 가주의 정신건강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집무실 책상의 앞에는, 아까 봤던 사교회 초대 편지가 있었다.

“이번 메트리 사교회는 정말 중요한 자리예요. 알고 있죠, 티아나, 셀레나?”

“네이........”

“응.”

딸들도 모두 끄덕끄덕.

마님이 할 말을 이해한 거겠지.

“우리 가문의 3교사, 휴일로 설정한 날은 모레가 맞나요?”

조안, 알베르토, 제시카 셋이 모이자 3교사라고 불렸다.

묘하게 기사스러운 이름 때문인지 제시카의 입꼬리가 올라간 게 희미하게 보였다.

“예, 로로나님. 정기휴일은 저희 모두가 맞추기로 했으니 말이죠.”

조안이 외안경을 반짝이며 그것을 대표로 말했다.

“좋아요, 그럼. 이번 휴일, 아이들 모두 이 어머니랑 케인즈 상회로 갑시다.”

“으아-”

“......티아나.”

로로나가 노려보자, 티아나가 바로 깨갱.

로로나의 설명을 들어보니, 사교회에 입고갈 옷이 새로 필요하다고 한다.

다만 티아나는 불만스러운 듯 좀 더 따져봤다.

“근데, 엄마. 나 아직 옷 많잖아....... 그럼 그냥 있는 거 잘 조합해서 입으면 되지 않나......? 맞아.......! 거기에 돈을 쓰는 것보다 내 연금술 장비를 새로 맞추는 게-!”

“이 딸내미가 무슨 그런 소릴!”

“히에에........”

티아나, 2차 깨갱.

“애초에 이렇게 말하는 것도! 티아나가 매번 옷 사는 걸 귀찮아했으니 터진 일이 아닌가요! 제가 몇 번을 옷 사러 가자고 했나요! 근데 매번 연금술 재료만 사러 간다고 하고!”

“그, 그렇습니다아아........”

“옷은 많죠! 티아나는 가볍게 입는 옷을 좋아하니까, 가벼운 드레스가 많은 거죠! 하지만, 한 10대 귀족 후계자가 결정되는 파티인 만큼! 저희도 그것과 버금가는 10대 귀족인 만큼! 그냥 옷을 입고 가선 안 돼요! 포에닉스를 얕보이게 하고 싶나요?! 게다가! 티아나, 돌아보세요! 티아나는 지금 성장기에요! 이제 예전 옷은 슬슬 안 맞는 게 있다고요! 티아나가 한 번 가서 확인해보세요, 가지고 있는 파티드레스 중 맞는 게 몇 벌이나 될지!”

“으그으으읏........”

요컨대, 로로나가 만족하는 아이들의 드레스가 없다는 거다.

어머님의 연속공격에 티아나는 입을 완전히 다물었다.

셀레나는 처음부터 따지지 않는다.

........어머니의 꾸중 타깃이 자신에게 오지 않길 기원하고 있다.

“셀레나!”

“-응, 난 쇼핑 기대하고 있었어. 엄마. 엄마를 따를게.”

“그래요, 역시 착한 아이. 언니의 반만 좀 엄마 말을 들으세요, 티아나!”

“와, 너무하다........”

로로나의 앞에 설 땐, 셀레나의 눈치는 평소보다 더 빨랐다.

“-그리고 막내.”

“네, 넵!!”

“에우드도 너무 옷이 없어요......... 이 어머니는 그게 너무 아쉽답니다........”

“따, 따르겠습니다.”

에우드도 최대한 빨리 수락했다.

솔직히 에우드 또한 지금도 옷이 참 많다고 느꼈지만.

에우드의 대답에 로로나는 흐뭇하게 웃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래도 사실 엄청 바쁜 일은 아니에요. 소일이, 산하 의류상회에서 만든 신작 파티복을 선물하겠다고 했으니까요. 그렇죠, 가레스?”

“물론이지. 모레에 가서, 다들 마음에 든 옷으로 고르기만 하면 돼. 사이즈는 남은 기간에 모두 조절할 수 있고. ‘벨브 옹’네 실력 좋은 재봉사가 맡을 예정이야.”

“좋은 조치에요, 가레스.”

“후후훗.”

오랜만에 가장 다운 뿌듯함을 내보이는 가레스.

가장의 권위가 회복되어가고 있다.

소일은 가레스의 친구이자 케인즈 상회의 회장님이니 말이다.

아무래도 미리 말을 끝내놓은 듯하다.

에우드는 그날 어쩌면 플로라도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셀레나랑 티아나의 드레스도. 에우드의 정장도 그냥 쉬는 날 저랑 같이 가서, 느긋하게 살펴보면 돼요. 문제는-”

로로나의 시선이 다시 에우드에게 향했다.

“에우드에게도 더 가르칠 게 있던 걸 깜빡했다는 거예요!”

“네?”

뭔가 하나 더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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