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깨달은 느낌입니다.?51회
사교회를 앞두고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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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내려가도록 하죠!”
방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로로나였다.
“로로나님!?”
“제시카도 있었구나!”
빠른 걸음-
하지만 또 우아한 발걸음으로 다가온 로로나는, 에우드를 꼭 잡았다.
그러더니 단숨에 들어 올려 ‘높이높이’를 해버린다.
“왁, 로로나님.....?”
“올바르게 부르라고 했죠, 에우드? 나중에 사교회에 가서도 그리 부를 건가요? 그랬다간 여러 가문에게 얕보일지도 모른답니다.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가족 사이의 명칭은 정말 중요한 거예요.”
에우드는 로로나의 기대하는 눈빛에 머뭇머뭇했다.
“........어, ‘어머니’.”
“맞아요. 그거에요~.”
에우드가 저택에서 다시 깨어난 날,
에우드는 로로나를 처음으로 어머니라 불렀다.
가레스에게 아버지라 한 걸 들었는지, 로로나가 “저도 불러요!”라고 말한 것이다.
결국 그날 에우드가 로로나에게 “어머니.”라고 말하자........
로로나가 울었다.
엄청나게 울었다.
에우드가 2개월 만에 자신을 어머니라 부른 것에 감동받았다고.
그 후부터, 로로나는 항상 에우드에게 어머니라고 불리길 바라고 있었다.
“누나들처럼 엄마라고 불러도 좋고요. 정 안되면- 그래요, ‘마마’라고 불러도 괜찮답니다.”
“어머니로 가겠습니다.......”
“아쉽네요.”
에우드도, 열 살이라곤 해도 역시 마마는 좀 무리였다.
이후 에우드를 내려놓은 로로나는 에우드의 손을 꼭 잡고 이동했다.
손을 놓지 않는 것은 역시 에우드의 후유증을 걱정해서였다.
그리고 방금 높이높이-
사실 에우드는 또래 열 살 아이치고는 조금 무겁다.
에우드는 몸 곳곳에 근육이 많이 잡혀 있기에, 키에 비해 무게가 더 나가는 거다.
그런데도 로로나는 상당히 능숙하게 에우드를 들었다 올렸다 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로로나 또한 힘이 꽤 강해서.’
에우드가 최근에 안 사실인데, 로로나도 몸을 단련한 적이 있었다.
그것도 격투 무예에 관해선 실력자라고 불릴 위치라 한다.
10년 도 훨씬 전-
즉 가레스와 로로나가 연애 중일 때.
그 시기 가레스에게 호신술 겸 교양으로 배운 거라나.
그런데 로로나가 재능이 있었기 때문인지, 실력은 매우 일취월장.
추후엔 가레스가 따로 봐주지 않았음에도 무예를 홀로 증진했다.
덕분에, 로로나의 체력이나 근력은 보통 귀부인과 완전히 달랐다.
‘역시 포에닉스의 안주인님.’
어쩌면 10년 전 가레스가 맞았다는 뺨도, 상상 이상의 위력이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로로나님, 밖에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에우드를 꼭 잡고 가는 로로나의 뒤를 따르며, 제시카가 물었다.
“드디어 이번 던전 토벌의 결과물이 도착했다고 해야겠죠.”
“토벌 결과물?”
“저희 포에닉스의 두 전사가, 실질 ‘다섯 마리의 위험도 S’를 물리치지 않았나요.”
그 말에, 에우드와 제시카가 “아!”하며 소리를 내버렸다.
무려 방금 목욕을 할 때 나눈 대화였으니까.
“마인 센티피드 다섯. 던전 재탐색 중 드디어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그 갑피와 자재 9할. 포에닉스 쪽에 소유권을 주는 것으로 길드가 결론 내렸답니다. 알베르토와 우리 막내가 정말 큰 건을 해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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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 묻힌 마인 센티피드들의 시체.
조금 손상되긴 했지만, 그것을 길드에서 파내는 데에 성공했다고 한다.
원래라면 던전의 결과물은, 각 세력의 회의와 협상을 통해 나눈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특수했다.
토벌이 옳게 진행된 건 어디까지나 첫날.
그다음부터는 수많은 희생자까지 나와버렸다.
거기에 실질 제대로 지원군을 보낸 건 포에닉스 뿐.
때문에 모든 세력이, 마인 센티피드들을 ‘포에닉스 소속 헌터’ 두 명이서 토벌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검신 ‘알베르토 체로스’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강자, ‘투구의 난쟁이’- 즉 에우드다.
길드엔 벌써, 투구의 난쟁이란 이름이 신흥 강자로 여겨지고 있다.
“캬- 진짜 엄청 크구만. 대체 트레일러 마차를 몇 개 쓴 건지, 이건.”
“나머지는 사흘 안에 추가로 보낼 거라 하더라고.”
현재 도착한 것은 마인 센티피드 2마리.
바로 에우드가 물리쳤던 마인 센티피드였다.
길드와 케인즈 상회의 도움 및 관리를 받으며, 이제야 겨우 도착했다고 한다.
저택의 사용인들 여럿이 트레일러 주위로 모여 있었다.
모두가 그것을 보며, 수차례 감탄을 반복했다.
거의 보지 못하는 위험도 S.
수많은 이들을 해치고 공포에 떨게 한 몬스터이지 않는가.
그 몬스터의 시체가 둘인 것으로도 모자라, 추후 세 마리가 더 전해진다니.
사용인 모두 경외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오는구만!”
리퀴아는 저택 쪽에서 로로나와 함께 에우드를 발견한다.
그리곤 로로나에게 저항 못 하고 손을 꼭 잡힌 에우드가 신기했던 걸까.
그것을 보며 킥킥 웃었다.
제시카는 트레일러 천에 덮인 마인 센티피드를 보며, “히야........!”하면서 감탄했다.
“-니 엄마한테 꼭 잡힌 모습 보믄, 누구도 니가 그 ‘투구의 난쟁이’라 믿진 못할 거다.”
“에엑........”
에우드는 차마 뭐라 따지지 못했다.
“-아니죠, 오히려 지금은 그걸 들켜선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럼 더 좋을지도.......”
“아하하! 고놈 참!”
의외로 에우드가 납득을 하자 리퀴아가 더 웃어버린다.
“그런데 이 두 마리만 먼저 와버렸네요?”
에우드는 트레일러를 보며 알베르토에게 물었다.
마인 센티피드의 크기는 상당하다.
길이만 해도 각 개체당 기본 50m는 훨씬 넘는 몬스터.
덕분에 시체였음에도 여전히 압박이 느껴졌다.
“이 정도 몬스터니 말이네, 옮기는 데에 매우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든다네. 그런데 의외로 재탐색을 했을 땐, 자네가 싸웠다던 ‘안전구역 6’이 오히려 입구에서 접근하기 쉬웠다는군.”
마인 센티피드가 무차별적으로 벽을 부순 덕인지.
또 던전 전체가 뒤흔들린 것 때문인지.
던전 지도의 양상이 재차 달라졌다고 한다.
알베르토가 물리친 세 마리도 발견은 했지만, 아직 완전히 이동은 불가능한 모양이다.
에우드가 로로나의 손을 잡은 채 두 몬스터의 사체를 확인하자, 조금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다리가 절반 정도 없어요?!”
“그게 이번 거래 조건일세.”
알베르토가 에우드에게 이번 상황을 설명해줬다.
“가문 소속 헌터의 경우, 그 가문 내에 토벌 몬스터 소유권이 귀속되며, 갈무리 및 이동 비용 또한 가문이 처리하게 되어있다네. 하지만- 이번엔 길드가, 몬스터를 던전 밖으로 꺼내는 것부터 하여, 이동비용을 직접 처리해줬지.”
“아.......”
심지어 그 무덤 동굴 던전 깊숙한 곳에서부터, 이곳 포에닉시안까지 가져온 것이다.
비공정을 쓰지 않으면 마차로도 상당시간이 걸리는 거리.
게다가 이 거대한 마인 센티피드를 손상 없이 가져와야하니 말이다.
“그 때문에, 마인 센티피드의 부위 몇몇을 넘겨주기로 했네. 그 다리에 있던 독과 다리갑피의 질도 상당히 좋으니 말일세.”
“그리고 역시 희생자도 있고, 원래라면 이걸 꺼내기 위한 재탐색 비용도 엄청 많이 든다. 그런 여러 비용을 지불했다고 생각하믄 되는 거다.”
리퀴아가 머리를 벅벅 쓰다듬으며 말하는 것에, 에우드도 끄덕끄덕했다.
이후 알베르토가 잡았던 세 마리도, 같은 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 한다.
“뭐, 여기서부터 중요한 거네만.”
알베르토는 마인 센티피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마인 센티피드들의 경우, 이번엔 대부분 자네 몫으로 가게 될 거네.”
“.......네?”
알베르토 말에 에우드가 어리둥절하자, 로로나가 이어서 거들어줬다.
“에우드가 직접 쓰러트린 몬스터예요. 그러니, 에우드가 그 소유권의 대부분을 갖는 게 맞죠. 가문에 귀속된다 해도, 실제로 에우드가 가문의 일원이니까요.”
로로나까지 말하는 걸 보아 아무래도 거의 확실해진 모양이다.
물론 여기서 또 빠지는 건 있다고 한다.
이번 이동을 함께 도운 케인즈 상회 쪽이나,
포에닉스 가문 자체에서 필요한 자제는 가져가긴 할 거라고.
그래도 그걸 제하더라도, 엄청난 금액을 에우드가 갖는 것이다.
에우드는 어리둥절을 멈출 수 없었다.
갑자기 자신의 수중에 거금이 들어온다고 하니, 기쁨보다도 혼란을 느꼈다.
그러다 똑같이 어버버하고 있는 제시카를 향해 묻는다.
“저기, 제시카........”
“-네, 네! 에우드 도련님.”
“........선물은 뭐가 좋을까요.”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될 거 같아요, 에우드 도련님........”
역시 에우드도 판단이 안 서기에, 일단은 해체가 끝날 때까지 고민해보기로 했다.
“그렇다 해도 과소비는 절대 안 돼요. 일단은 나중을 위해 저금은 꼭 하세요. 그리고는 현재를 위한 투자예요.”
로로나는 에우드의 이마를 콕 찌르며 짧은 충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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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로로나.......”
“.........”
추후 방침에 대해 추가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그 사이, 가레스가 로로나에게 조심스레 다가왔다.
“그, 내일은, 그- 침실에 돌아가도 되는 거....... 맞지?”
무슨 일인가 했더니.
각방이 오늘 하루 남은 만큼, 내일 복귀해도 될지 확인차 온 듯하다.
“........흥.”
“에에에........”
하지만 여전히 로로나는 조금 화가 안 풀린 걸까.
에우드의 손을 잡은 채로, 가레스에게서 고개를 홱 돌렸다.
가레스의 난색이 에우드에게 전해진다.
그걸 보던 리퀴아도 식은땀을 흘렸다.
까딱했다간, 자기 방에 또 가레스가 온다는 걸 인식한 것 같다.
결국 에우드가 둘을 번갈아 본 후, 천천히 말을 꺼냈다.
“저, 저기 로로나님-”
“(째릿.)”
“어, 어머니........”
“네, 에우드. 무슨 일인가요?”
‘로로나님’이라 부르자 바로 엄격해지는 눈에, 에우드는 서둘러 명칭을 바꿨다.
예전 티아나와 비슷한 반응.
역시 포에닉스 일가다. 피가 정말 진했다.
“저....... 던전은 제가 가겠다고 했던 거니까요.”
“에우드?”
“그날은 아버지한테, 제가 싫은 선택을 강요해버린 거니까......”
에우드는 로로나를 꼭 잡은 채 최대한 조심조심 말을 이어갔다.
“이, 이제 봐 주시면 안 될까요?”
에우드는 슬슬 가레스를 용서해달라고 말해봤다.
아버지 어머니라는 명칭은 입에 잘 붙지 않았지만, 최대한 말을 이어간다.
“........”
로로나는 자신을 올려다보며 부탁한 에우드를 지긋이 바라본다.
조금 뒤, 몇 초 정도 침묵하던 로로나가 입을 열었다.
“........가레스.”
“넵!”
가레스는 로로나의 부름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에우드 본인을 보고 용서하는 거예요. .......오늘부터는 침실로 돌아와요.”
“!!!”
로로나가 쓴웃음 지으며 보낸 용서에, 가레스에게 화색이 돈다.
아까까지 기운이 빠져 있던 가레스의 전신에 생기가 팍팍 돌아온다.
“혹시 술도 마셔도 되는 거야.......?”
“........술 금지도 풀게요.”
금주령도 같이 풀린 것에, 가레스의 표정이 더욱 안도로 가득해진다.
리퀴아는 두 사람의 뒤에서 끅끅거리며 투덜거렸다.
“이제야 겨우 좀 조용히 자겠구마........”
아무래도 이 6일간, 가레스에게 밤마다 계속 시달렸나 보다.
심지어 술을 마시면서 보낼 수 있던 것도 아니었을 테니, 더 힘들었던 모양일까.
6일간 이어졌던 부부 각방은, 그렇게 끝을 향하게 되었다.
“우와, 엄청 크다! 이게 마인 센티피드구나!”
“크다아아아-”
얼마 뒤, 티아나와 셀레나도 트레일러 쪽으로 내려왔다.
둘 다 방금까지 연금술 공방에 있었다고 한다.
소란스러워 밖을 확인하니, 트레일러들이 보여 내려와 봤다고.
그러다 셀레나가 가레스를 보곤, 아주 조금 표정을 찌푸렸다.
“셀레나.......?”
“아빠, 오늘 웃는 얼굴 무서워.”
“어, 진짜. 아빠 오늘 얼굴이 좀 무서워........”
딸들의 순수한 말이 가레스에게 비수를 꽂는다.
가레스가 딸들에게 다가가려 하자, 셀레나와 티아나 모두 호다닥 로로나의 뒤로 숨었다.
가레스의 표정이 순식간에 울 것처럼 변했다.
“........나 생각해주는 건 아들밖에 없나 봐.”
“네, 네에.”
“아드으으으으을-”
가레스가 훌쩍거리며 에우드를 끌어안는다.
........실은 에우드도 살짝 도망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긴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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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며칠 뒤.
포에닉스 저택에 어떤 편지가 도착했다.
[작품후기]가장 가레스에게 따뜻한 위로를......
로로나 마망, 벗으면 내장근육이 상당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