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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47화 (47/264)

설명이 부족한 거 같아 보충 설명을 추가하였습니다아아?47회

무덤 동굴047.

“리퀴아.......?”

“-난 ‘다른 녀석들’에 비해 많이 유명하진 않으니까. 이래서 애들한테 막 이름 밝히는 건 싫다, 아하하! 덕분에 매번 상처받아가꼬!”

‘리퀴아’.

생각해보니 아까 알베르토가 불렀던 이름이다.

하지만 에우드는 그 이름에, 정말로 작은 기시감을 느끼고 있었다.

별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뭔가, 최근에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에우드는 최대한 기억을 되짚어 그것을 찾아보려 했다.

‘........맞아! 분명 제시카가-’

(“-또 한 분으론, 소속 없이 나라 곳곳을 방랑하고 있는 ‘리퀴아 데몬러커’라는 전사.”)

“-아얏!!”

에우드는 일주일 전 수업 중에 들었던 것을 겨우 떠올렸다.

번뜩거림과 함께 두통이 왔지만, 에우드는 그걸 꾹 참고 리퀴아에게 말했다.

“혹시........ ‘황금의 기사’ 중 한 분이신가요?”

“........”

확실했다.

예전에 제시카가 말해주던 유그라시아의 조정자.

가레스를 포함한 다섯 명의 ‘황금의 기사’, 그중 한 명의 이름이다.

그러자 에우드의 대답을 들은 리퀴아가 눈을 부릅떴다.

“어이. 꼬맹이.”

“........!”

순간 몰려온 위압감에 에우드가 긴장을 느꼈다.

인상이 상당히 강렬한 남성이었기에, 더욱 그 압박이 전해졌다.

이윽고 에우드가 침을 꿀꺽 삼키는 그때-

“니 혹시 뭐 먹고 싶은 거 없나?”

“.......엥?”

에우드에게 돌아온 것은, 의외로 헤벌쭉 웃고 있는 리퀴아였다.

“-요즘 꼬맹이들은 내를 모르는 놈이 대부분인디! 다 ‘크로나스’나 ‘가레스’만 기억하고! 근데 여기서 오랜만에 내 알아주는 꼬맹이라니!! 요고요고 기특한 것! 요 기특한 거어어엇!! 내를 알고 있었구만!!”

리퀴아는 격한 기쁨을 감추지 않고, 에우드의 머리를 벅벅 쓰다듬어갔다.

“어허, 리퀴아! 좀 살살 하게!”

“알베르토! 내 지금 이걸 기뻐하지 않고 배기겠나?! 마, 니 에우드라 했나!? 먹고 싶은 거 있으믄 말해라! 갖고 싶은 건!? 혹시 장난감은 필요 없나!? 고기 왕창 먹으러 가도 좋다!! 이 리퀴아 행님이 뭐든지 쏴 줄 테니!!”

“.......자네, 에우드에게 형님이라 불리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에우드가 두 번째로 만난 황금의 기사, ‘리퀴아 데몬러커.’

황금의 기사 칭호를 가진 최강의 전사는 그로부터 몇 분간, 에우드에게 정말 엄청난 기세로 기쁨을 표해갔다.

다만 그 행동이 묘하게 가레스랑 비슷했기 때문일까.

‘황금의 기사들은 다들 이런가........!?’

........같은 오해가 에우드에게 쌓여갔다.

리퀴아 데몬러커.

황금의 기사 중 한 명이며, 무소속으로서 나라 곳곳을 여행하는 방랑자.

그 황금의 기사가 이번 사태의 조력자로서 행동해줬다고 한다.

“내는 원래 딱히 거처가 없는 몸이라서. 대부분의 나랏놈들도 내 소재를 파악 못 할 때가 많다. 아, 물론 그게 내가 바란 거지만.”

하지만 던전이 붕괴에 직면하기 수 시간 전. 리퀴아가 이곳 상황본부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것도 무려 ‘국왕 직속 지령’을 받고서.

“하- 근데 델베르크, 그 왕은 진짜. 고놈 내 위치는 또 어떻게 파악할 수 있었는지. 소름 끼쳐서 미치겠다.”

“뭐, 자네도 마침 이 근처에 도착해있지 않았나.”

“내는 그냥 평소대로 벨벳 라인에 밥 좀 묵으러 온 거고! 근데 쫌 놀고 있는디, 그 왕 놈이 쓰는 비둘기가 훌쩍 와 있고! 꾸륵꾸륵하고!”

전서구의 내용은 바로 현 사태의 설명.

그리고 ‘황금의 기사 리퀴아 데몬러커의 힘을 쓰는 걸 허가한다.’라는 내용이었다고.

유그라시아의 현 국왕이 보낸 전서구였다고 한다.

거기서 에우드는 다소 모호한 것을 물었다.

“저기....... 아버지- 가레스님은 힘의 허가를 제시간에 못 받을 거 같다고 하셨는데요.”

허가.

분명 리퀴아에게도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허가를 내렸다는 것일 텐데.

에우드가 느끼기엔, 가레스와 달리 리퀴아의 허가가 훨씬 빠른 것 같았다.

그러자 리퀴아는 에우드를 향해 손사래를 쳤다.

“가레스는 어쩔 수 없다. 금마는 너무 적이 많다.”

리퀴아의 말에 에우드는 과거 가레스가 말했던 걸 떠올렸다.

확실히 본인 입으로 적이 많다고 말하긴 했지만........

에우드가 잘 이해하지 못하자, 알베르토가 그것을 설명해줬다.

“황금의 기사는 왕과 재상을 비롯한 여러 허가를 받아야지만 힘을 쓸 수 있다네. 에우드 자네도 이번 일로 대충 이해하고 있겠네만.”

“네......... 가레스님이 그렇게 말해주셨죠.”

“하지만 가레스님은 현 세력구조 상 ‘여러 귀족들에게’ 적대 받는 상황이지.”

“적대........”

“‘힘의 허가’를 내리는 데에 많은 방해가 있다는 이야기일세.”

알베르토의 말로는, 왕도의 고위귀족 중에도 가레스를 적대하는 이들이 여럿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 또한, 황금의 기사에게 내리는 ‘힘의 허가’에 관여할 수 있고.

즉 가레스가 시간에 맞출 수 없다는 건 그런 의미.

타 세력이 일부러 가레스를 방해하기 위해, 허가에 필요한 절차를 오래 끈다는 것이다.

“가레스님만이 아니네. 다른 황금의 기사들도 모두 여러 세력의 견제를 받고 있지. 그 누구보다 청렴결백하다는 성당교회의 ‘크로나스’도, 실제로 힘의 허가를 받는 데까지는 하루 이상이 걸릴 걸세.”

이 나라의 왕족·귀족들은 얼마나 심보가 꼬여있는 건지.

자신과 같은 세력이 아닌 황금의 기사가 활약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로 인해 이런 방해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내를 제외하고이지만.”

리퀴아의 말에, 알베르토가 끄덕였다.

“내는 완전 무소속이다. 정치라든가, 귀족이라든가. 그런기 진~짜로 토 나올 것 같아서 말이지. 황금의 기사가 되기 직전에 먼저 손절했다. 덕분에 왕도의 귀족이나, 영향력을 계산하는 귀족들이나. 그딴 놈들의 방해를 거의 받지 않을 입장이란 거다. 내가 힘을 쓴다고 너무 꼬아할 놈은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고.”

리퀴아는 처음부터 정치적인 관계를 거의 다 내려둔 입장.

최소한의 견제는 있지만, 다른 네 명과 비하면 없는 것과 다름없다고 한다.

그 덕에 다른 황금의 기사들보다도 힘의 허가가 비교적 쉽게 내려지는 것이다.

.......사실 이번엔 리퀴아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국왕이 억지로 허가를 내린 거다만.

“고 왕님은 참, 사람 부려먹을 줄만 알아가꼬. 망할 놈.”

한 나라의 왕을 ‘망할 놈’으로 부를 수 있다는 것부터가, 에우드에겐 다소 충격적이었다.

어쨌든 리퀴아는 일단 명을 받긴 했으므로 돕긴 도우러 왔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던전은 무너지기 직전인 난장판.

지원군으로 온 성당교회 녀석들도 이 이상 버틸 수 없다며 징징.

답답해서 직접 생존자들을 위로 유도하던 사이,

스팀팩을 마시고서 던전을 탈출하려던 에우드를 운 좋게 발견했다는 이야기다.

“사실 니 그냥 놔둬도 탈출은 가능해 보였다!”

“그, 그런가요.”

“주먹이랑 검으로 바위를 콰아콰아 부수니. 뭔 사람이 아니라 몬스터인줄 알았다! .......그래도 역시 약을 빤 게 딱 보였으니. 불안불안해서 걍-”

리퀴아는 에우드의 앞에서 손날을 휘두르는 시늉을 했다.

“적당히 기절시켜서 끌고왔제. 니 목은 안 아프나?”

“목- 괜찮네요.........”

“그건 다행이구만!”

에우드는 ‘분명 예전에도 그걸로 기절한 적이 있었는데.......’라고 홀로 생각했다.

웬만한 헌터보다도 신체가 강한 에우드다.

그런 에우드를 단번에 기절시키려면, 최소 S 이상의 힘을 가진 이들이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리퀴아는 황금의 기사.

에우드를 기절시키고도 남을 실력자다.

“너무 안 일어날 땐 쫌 심하게 때렸나 싶었다만. 이렇게 튼튼한 거 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리퀴아는 에우드의 머리를 한 번 더 벅벅 쓰다듬었다.

손아귀에서부터 엄청난 힘이 느껴지는 쓰다듬.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에우드에게 어떤 물건을 가져온다.

“니 물건, 전부 잘 챙겨뒀다.”

“아........!”

에우드의 투구와, 셀레나의 검이었다.

에우드는 그것들을 받아 품 안에 꼭 안았다.

일단 다행인 건, 텐트 밖으론 에우드의 얼굴을 들키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투구 안쪽을 본 건 리퀴아 한 명뿐이라고.

다만 아까까지 ‘에우드’라는 이름을 큰 소리로 말하지 않았나 싶어 걱정했는데-

“걱정 마라. 여기에선 다 소리 새나가는 게 막혀있다. 길드에서 사용하는 지휘부 텐트는 모두 이런 식으로 만든다.”

외부에서 들리는 거면 몰라도, 내부의 대화 소리는 밖으로 나가지 않는 구조라 한다.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그런 식으로 마법을 걸어둔다나.

“근데 설마, 가레스 놈이 입양한 게 이런 아일 줄 내 몰랐다. 니 열 살이라 했나?”

“네, 넵.”

“허참, 정말........”

리퀴아는 에우드의 나이에 감탄하며, 몇 번이고 자신의 턱을 매만졌다.

“그러고 보니........ 던전은 어떻게 됐나요?”

“내부는 거의 다 무너졌네. 안전구역 2까지의 길은 조금 남아있지만, 당분간은 탐색하지 못할 상황이지.”

“뭐, 잔해 찾기라던가 전사자 찾기라던가. 그 담부터는 길드 녀석들이 할 일이니 닌 신경 끄고. .......문제는.”

리퀴아는 다시 자리에 앉으면서 에우드에게 물었다.

“‘머더 메이지’와 ‘벌레술사’. 이 두 놈이 나타났다고 하더만. ........에우드, 대충 함 설명해 봐라. 내도 최근 검마들을 조사하고 있었다.”

던전에 들어와 있던 ‘두 명의 적’.

또 벌레술사- 크래프트가 말했던 ‘기억의 교단’.

“.......네. 저도 제대로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것들에 대해 에우드가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구우우우우우우웅-!!

바깥에서 거대한 소리- 비공정의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준비가 끝난 모양이네. 여기서부터는 돌아가서 이야기하도록 하지.”

“잉? 돌아가서라니?”

“포에닉스 저택에서 말하자는 걸세. 우리 헌터들도 모두 저택에서 몸조리해야 할 테니. 가레스님도, 로로나님도. 그걸 더욱 바라시겠지. 자네도 저택에 직접 와서 이야기하는 게 낫지 않겠나, 리퀴아.”

“포에닉스 저택인가........ 가레스 딸내미들 태어나고부터는 간 적이 없었구만.”

리퀴아는 검은 머리칼을 벅벅 긁으며 재차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우드, 곧 사람들이 올 걸세. 투구를 써 주게나.”

알베르토의 말에 에우드가 서둘러 투구를 썼다.

그로부터 조금 뒤, 텐트 밖에서 출입허가를 바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베르토가 그것을 듣고 텐트를 열어주자, 텐트 안으로 케인즈 상회의 직원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들고 온 것은 들것과 여러 의료도구.

순식간에 간이침대 위에서 들것으로 옮겨진 에우드는 그대로 비공정을 향해 실려 갔다.

그리고 도중, 에우드는 스팀팩의 후유증이 뭔지를 새삼 다시 느꼈다.

파지지지지직!

“우갹! .........게흑.”

“........알베르토. 임마 정신 나가부렀다.”

“어차피 도착할 때까지 쭉 재워야 했으니, 상관없다네.”

“터프하구만. 그보다 스팀팩 후폭풍 지리네........ 난 절대 마실 엄두가 안 난다.”

이동과 동시.

전격처럼 온몸에 몰려온 통증에, 에우드는 다시 정신을 잃어버렸다.

뭔가가 계속 뺨을 누르는 촉감에 에우드는 겨우 다시 눈을 떴다.

보아하니 이번에는.......

아예 저택의 침대인 것 같다.

그것도 에우드가 한동안 익숙지 못했던 자기 방의 침대.

새하얗고 푹신한, 여전히 과분하기 짝이 없는 침대다.

‘아니 어떻게........ 눈을 뜰 때마다 누워있는 곳이 달라지네.’

대체 이 후유증이라는 게 얼마나 가려는 건지.

아까도 정신을 잃는 데에 몇 초 걸리지도 않았다.

멀쩡하다 싶었는데 순식간에 눈앞이 깜깜해진 것이다.

에우드는 차마 웃지 못할 상황인데도 실소를 지어버렸다.

그러자 에우드의 양옆에서 뭔가 움찔거리는 느낌이 전해졌다.

“-에우드, 지금 눈 떴어.”

“언니, 진짜?! 에우드? 에우드?! 일어났어?!”

“........어?”

에우드가 뒤늦게 고개를 좌우로 돌려보자,

“에우드으으으으으.”

“일어났다! 막내 일어났어!!”

셀레나와 티아나가 이불 속에 함께 들어와 있었다.

에우드가 일어난 걸 알자마자 이불 안에서 꼬물꼬물 움직여간다.

그리곤 셀레나와 티아나 둘 다 에우드의 양옆으로 붙었다.

에우드는 마치 자신이 큰 베개가 된 기분이었을까.

아무래도 두 사람 모두 꽤 오래 함께 누워있었던 것 같다.

에우드의 몸 못지않게 셀레나, 티아나의 몸도 상당히 따끈따끈하다.

양옆으로 난로를 둔 것 같은 포근함이 에우드를 감싼다.

이불이나 베개보다도 훨씬 부드러운 백금색의 머리칼들은 에우드를 간지럽혔다.

두 누나 모두 쉽사리 동생을 놓으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누나들의 따끈따끈함에 얼굴이 빨개진 채, 에우드는 입을 열었다.

“저, 저기........ 셀레나 누나, 티아나 누나.”

“응.”

“웅?”

“다녀왔습니다.........”

“........고생했어.”

“으휴, 고생했어, 진짜!”

에우드의 부끄럼 가득한 말에 두 누나가 꼭 끌어안았다.

막내의 뺨에다 서로 뺨을 문질문질하며, 부둥부둥 장난을 친다.

그로부터 수십 분 뒤.

사용인들 대신 에우드를 돌보기 위해, 제시카가 방에 들어왔을 때였다.

“.......어머나.”

포에닉스의 삼남매는,

이불 속에서 서로 끌어안고는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작품후기]에우드는 격하게 싸울 때 입이 험해진답니다.

오랜만에 따뜻의 비율을 되찾아보려 했는데.

1:9 or 2:8...... 믿, 믿어주시와요오오.

쿨피스...... 최근 400원이라는 것까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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