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후기]연참입니다. 호로록.?37회
무덤 동굴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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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대로 잠에서 일어난 에우드는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매번 아침마다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일까.
책상에 놓아둔 인형. 그 옆에 시계를 확인하자, 평소 일어나는 시간이 맞았다.
다만 보통 이때쯤 페리아나 다른 메이드들이 깨우러 오는데.
물론 페리아는 오늘 비번이다. 포에닉스 삼남매와 약속을 한 만큼, 아마 지금쯤 벌써 일어나 외출 준비를 하고 있겠지.
아마 깨우러 온다면, 매디나 마리가 아닐까.
‘바쁠 때도 있는 거겠지.’
어차피 에우드도 매번 누가 깨우기 전에 잘 일어났다.
에우드는 최근 많이 익숙해진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몇 분 뒤, 뒤늦게 서두른 발걸음이 들려왔다.
덜컹!
“에, 에우드님, 죄송합니다! ........아!”
“마침 먼저 일어나있었어요.”
옷을 다 갈아입은 에우드는, 평소보다 매우 다급하게 뛰어온 마리에게 괜찮다며 웃었다.
하지만 마리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마리?”
“아, 아닙니다. 늦어서 정말 죄송해요, 에우드님.”
평소와 같은 장난기가 많이 식어 있었다.
보통이라면 자면서 흐트러진 머리나, 조금 비뚤어진 옷을 정리해주려 했을 텐데.
그러면서 농담을 던지고,
에우드나 다른 이들을 웃게 해주는 게 메이드 마리의 성격이다.
그렇지만 지금 마리는, 유례없을 정도로 안절부절못했다.
“무슨 일이에요.......?”
마리는 어떻게든 동요를 참아보려 했지만, 결국 에우드의 계속된 추궁에 입을 열었다.
“.......에우드님, 실은-”
어차피 늦든 빠르든 알게 될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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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 전체가 뒤숭숭했다.
이틀 전 원정을 떠난 포에닉스 헌터대 두 팀.
지금 그들에게 들이닥친 위기 때문이었다.
“던전의 변화. 우선 ‘탈출한 이들’이 말하길, 이미 열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해지고 있네.”
“우선 사망신원이 확정된 것은 ‘볼리티스 가문’에서 차출된 인원 다섯. 정찰 목적으로 잠시 별동대 역할을 맡았지만.........”
“시간이 넘어서도 돌아오지 않았고, 이후 ‘변화’에서 몬스터에게 사망한 볼리티스의 헌터들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헌터대들이 회의를 할 때 사용하는 세미나실.
현재 저택 경비인원을 제외한 모든 헌터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누구나가 경악을 멈추지 못했다.
‘던전의 변화’.
분명 무덤 동굴 원정이 시작되기 전에 약간의 변화가 있긴 했다.
그러나 지금 전달된 정보는 그 ‘약간’과는 전혀 다른 변화였다.
“변화는 ‘자생 몬스터의 추가’. ‘지형의 추가’. 언데드만이 발견되었던 던전에서-”
“‘벌레 몬스터’. ........위험도 A가 넘는 거대 곤충형 몬스터들이 나왔다고 하네.”
상황을 브리핑하던 헌터의 말을 받아, 알베르토가 그것을 이어갔다.
알베르토만이 아니다.
세미나실엔 그들 헌터 모두의 주인인, 가레스 또한 침묵하며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언데드만이 자생하는 던전에 나타난 곤충 몬스터.
휴식장소에 나타난 몬스터에 의해 모든 헌터들이 패닉에 빠졌다고 한다.
이어서 곤충 몬스터들이 내부 지형을 붕괴시킨 것 때문에, 혼란이 가중된 것이다.
“그럼 인원들은, 아니.......! 디안 쪽 애들은 어떻게 된 겁니까, 알베르토 대장님........?!”
“아직 확실한 정보는 없네. 탈출자들이 확인한 상황은 그리 많지 않아. ........하지만 탈출자들 모두, ‘포에닉스 헌터들은 위화감을 눈치채고 있던 것 같다’라고 말해줬네.”
“““!!!!”””
알베르토가 대답해준 것에 헌터들이 조금 안도했다.
분명 디안의 ‘야성적인 감’이 있었던 거겠지.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었다면, 헌터들의 생존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특히나 디안이 있으니 지휘는 확실했으리라.
“맞아! 디안 그 녀석은 멤버의 생존만큼은 확실히 중시하니까!”
“알렉스도, 안나도 있어! 디안 팀인 만큼 애들은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정말, 답지 않게 너무 걱정해버렸구만.......!”
“이제 내부 상황을 파악하고, 빠르게 구조대만 투입하면........!”
게다가 챙겨갔던 물자도 여유롭다.
여전히 상황은 앞을 알 순 없지만, 아직 충분히 무사할 거라 믿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포에닉스 헌터대에 잠시 화색이 돌았다.
“문제가 있네.”
“........문제?”
“문제라뇨, 알베르토 대장님......?”
하지만 알베르토가 뒤이어 한 말에 세미나실은 다시 긴장으로 휩싸이게 했다.
“나타난 곤충 몬스터의 군세는 대부분이 A. 그러나 그 군세의 안에는 ‘마인 센티피드(Mine Centipede)’. 위험도 S의 보스 몬스터가 ‘다섯’ 존재했네.”
포에닉스 헌터들 모두가 웅성거렸다.
그 ‘한 마리’조차 쉽게 볼 수 없는 존재.
상위 헌터 4팀 이상이 모여 ‘레이드’를 만들어야지 상대할 수 있는 몬스터- 그게 바로 위험도 S의 보스 몬스터다.
그런데 그런 보스 몬스터가 좁은 던전에 갑작스럽게 등장했다니.
심지어, 한 마리도 아니라 다섯.
그 말을 듣고 모두가 한순간 긴장에 떨었다.
사전조사조차 되지 않은 다섯 마리가 동시에 나타났다면, 그 즉시 전원이 사망해도 이상할 것 없다.
혼란의 웅성거림 속에서 가레스가 말했다.
“-아까 추가적으로 전해진 길드 전서구에 의해 전해졌어. 위험도B+인 ‘무덤 동굴’은 현재를 기하여 위험도를 갱신했다고.”
“갱신....... 입니까?”
가레스의 목소리는 냉정했지만, 그럼에도 그 또한 평상심을 다소 잃은 분위기였다.
“위험도 S+. 오늘 11시를 기하여 결정된, 무덤 동굴의 진짜 위험도야.”
S+.
이젠 더는 일반적인 헌터대나, A급 헌터 60명- 아니, 그 이하의 인원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7대 던전’을 제외하면........ 현존 던전 중에선 최고 위험도잖아.......!”
몬스터 위험도 S만 해도 기습적인 등장엔 몇 명이 죽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지금 던전은 그 자체만으로 일방적인 학살장이 되었다는 의미다.
“.......사태가 시작되자마자 10명 사망. 그리고 그로부터 지금 10시간 이상이 지났어. 디안 쪽 애들의 생존 또한 지금 누구도 보장할 수 없어.”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거다.
“다들,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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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어떡하지, 언니, 에우드........?”
원래 외출을 하기로 했던 삼남매는 당연하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세미나실 밖에서, 티아나는 문에 꼭 가까이 다가가 대화를 듣고 있었다.
벌써 몇 번을 소름 돋은 건지.
티아나는 온몸을 떨어버렸다.
원정을 나간 헌터대에게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아침부터 들었는데.
그런데 그 사이 추가로 전해진 정보는, 호전은커녕 더욱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었다.
헌터대 모두, 포에닉스 일가와 항상 친하게 지내온 포에닉스의 사용인들이다.
포에닉스 일가에게 있어 헌터대란, 친구 이상의 존재.
그리고 믿음직스러운 호위들이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디안과 엘리리- 그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모두 죽을 위기라니.
“.........”
함께 엿듣고 있던 셀레나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두 누나의 뒤에서, 에우드는 계속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구조대를 꾸리는 것을 허락해주십쇼, 가레스님. 알베르토 대장님.”
헌터 중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포에닉스 헌터대는 동료를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 저희를 거둬주실 때부터 강요해주신 말씀이지 않으십니까.”
그에 이어, 다른 헌터들도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저번 헌터 채용에서 뽑힌 두 남녀 헌터, 딕시스와 마사.
그들도 잠시 머뭇거리지만, 곧바로 다짐한 듯 함께 고개 숙인다.
“안되네.”
그러나 알베르토는 칼같이 거절했다.
“알베르토 대장님!”
“그럼 난 자네 말에 이렇게 되묻고 싶군. ‘동료를 버리지 말라’라면서, ‘동료를 사지에 보내라’라는 말이 통할 수 있는지를.”
“........”
알베르토의 판단이다. 헌터 길드의 마스터인 드라베스만큼이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위험도S가 넘는 몬스터들은 그 자체만으로 정보가 매우 부족하지. 개체수가 극히 드무니까. 마인 센티피드. 그것에 대한 정보는 길드에도 그리 많지 않다네. 심지어 지금 무덤동굴은 더 이상의 사전조사조차 불가능한, S+의 던전.”
알베르토는 헌터들에게 냉정한 판단을 쏘았다.
“자네들이 전원 들어간다 해도, 절대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아.”
“윽.......!”
“-그러니 가레스님.”
곧바로 알베르토가 가레스에게 몸을 돌렸다.
“제가 가겠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이번엔 알베르토가 고개 숙였다.
“괜찮겠나.”
“위험도 S+ 던전. 이 검신 알베르토, 아무리 몸이 늙어 녹슬었어도 클리어는 할 수 있습니다.”
위험도 S+던전의 1인 클리어.
그게 얼마나 인간을 뛰어넘은 말인지는 헌터들 모두가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베르토, 당연하지만 너도 알고 있을 거야. 이번 사태는 시간 싸움이야. 던전의 클리어와 시간 내의 ‘구출’은 달라.”
“당연히 숙지하고 있습니다.”
“설령 던전 끝에 도달해도, 누구도 구하지 못할 수 있어.”
“.......각오하고 있습니다.”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알베르토의 진중한 부탁.
결국 가레스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포에닉스 헌터대 전원. 알베르토의 출진을 도와라. 그리고 사용인들에게 전달해, 알베르토의 원정 물자를 준비하고, 마부인 헤기에게 내 말- 안드레하고 베티로 마차를 끌게 해. 벨벳 라인까지 최고속도로 갈 수 있도록!”
“““알겠습니다!!!”””
겨우 도울 일이 생겼다는 것에, 헌터대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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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헌터들이 빠져나간 세미나실에 남은 건 알베르토와 가레스 뿐이었다.
가레스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어떤 때보다도 무력하게 말했다.
“왜 난 ‘황금의 기사’ 같은 걸 붙잡고 있는 걸까.”
“........가레스님은 잘못이 없으십니다.”
“이딴 칭호만 아니었어도, 당장이라도 애들 구하러 갈 텐데.”
황금의 기사. 유그라시아의 조정자.
나라를 지키는 전사이자 마법사.
그들은 너무나도 강하며, 세계를 뒤흔들 수 있는 강자. 그렇지만 오로지 ‘나라를 위해서만’ 힘을 쓸 수 있다.
왕의 허가, 이어서 재상의 허가를 받아야만 모든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사태는 어디까지나 국가적 차원에선 ‘아직 작은 이변’.
가레스의 독단으로 힘을 쓸 수 있는 사태가 아니었다.
설령 운이 좋아 힘을 쓸 수 있는 허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아마 제시간엔 못 맞추겠지.
애초에 가레스도 이미 왕을 향해 전서구는 보냈지만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지금의 가레스는 아까 고개를 숙였던 헌터들보다도 더 무력하다.
곧 가레스는 세미나실의 앞문이 열렸음을 알아챘다.
“........우리 애들. 어휴, 무슨 일이야. 오늘 제시카랑, 페리아랑. 다들 거리에 간다고 하지 않았니?”
딸들과 아들.
정말 사랑스러운 삼남매를 향해, 가레스는 최대한 밝게 웃었다.
물론 아이들의 표정을 보자 상황은 다 들었다 싶었다.
“저기....... 디안이랑, 엘리리랑, 안나랑........ 다들, 구할 수 있을까.”
“-구하겠습니다. 티아나님.”
티아나의 말에 알베르토가 아까보다 더 확고하게 답했다.
티아나는 알베르토와 가레스를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살짝 숙였다.
셀레나가 말했다.
“아빠는....... 역시 못 싸우는 거야?”
셀레나의 말을 듣자, 가레스는 자기 자신이 너무나 답답했다.
“........왕에게 허가를 내려달라고 전서구는 보내놨단다. 하지만-”
“아직은, 안되는 거야?”
셀레나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너무나 큰 안타까움이 담겨있었다.
이 얼마나 한심한 꼴인지.
그렇게도 강하다면서 이 상황.
딸들의 귀감이 되고, 모범이 되어야 할 아버지가 이리도 무력하다니.
가레스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세수를 해버렸다.
두 누나의 뒤에 있던 에우드가 입을 열었다.
“가레스님.”
“........이 말 안 듣는 아들. 에우드, 매번 내가 아빠라 불러달라고 말하지 않았니!”
가레스는 다소 과장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무력함을 감추고 싶었다.
그러자-
“-그럼....... ‘아버지’.”
“그래, 아버지! 아버지라 불러 달라- .......뭐?”
이 순간, 에우드는 망설이지 않고 그 이름을 입에 담았다.
“절 보내주세요.”
알베르토도.
셀레나도. 티아나도.
모두가 막내를 향해 경악을 표했다.
그 순간 가레스는, 1년 동안 봐왔던 ‘우드 갈레아’의 드림랜드 전투를 떠올렸다.
“포에닉스 헌터대 열 명 전원. 반드시 구해 올게요.”
[작품후기]열심히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