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32화 (32/264)

?32회

마법 교사032.

마법수업이 병행되고서 벌써 3주.

머더 메이지에 대해선 현재까지 추가적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여러 단서를 추적하고 있지만, 쉽사리 꼬리를 잡지 못하는 것 같다.

다만 부상을 생각하면 슬슬 회복될 것으로 여겨지는 시기.

혹시라도 ‘치유 마법’을 쓸 수 있다면, 이미 머더 메이지가 활동을 재개해도 이상할 것 없다.

완전히 긴장을 풀어선 안 되는 것이다.

살짝 평화를 되찾으려는 분위기 속에서도, 저택은 경계태세를 놓지 않았다.

포에닉스 삼남매의 수업은 계속해서 절찬리 진행 중이다.

제시카의 마법수업 또한 큰 문제 없이 진행되어갔다.

........‘큰 문제’만 없을 뿐이지만.

일단 포에닉스의 아이들인 만큼 마법의 센스 또한 확실했을까.

겨우 3주였음에도, 그 성과는 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우선 티아나의 경우-

화르르르르르르륵!!!

“끼야아아악!?”

“티아나 아가씨, 마력을 줄이세요! 너무 목적을 크게 잡으셨어요!”

“어, 마력?! 크게?! -----갸아아아악!!!”

“아니, 꺄아악!? ‘크게’만 들으시면 안 되죠!?”

더욱 타오르는 불길에 티아나와 제시카의 비명이 안뜰에 쉴 새 없이 울린다.

이런 모습이어도, 그래도 현재 가장 성과가 좋은 건 역시 티아나였다.

작은 마법이라 할지라도 이미 감각을 익히고 있던 덕이었다.

적지만 계속해서 마법 감각을 유지했던 티아나는 배우는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연금술에 적용할 수 있을 거란 생각 덕인지, 의욕도 정말 넘쳐났다.

티아나가 들고 있는 것은 제시카가 준비해준 작은 마법 스틱.

연습용에 가까운 물건이지만, 티아나는 그것만으로도 마법을 능숙히 배워갔다.

엄청 크진 않아도 티아나 정도의 머리크기까지 만들어진 불길.

거기에 필요한 ‘랑그(영창)’는 아직 많아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마법을 완성해가고 있다.

그래도 가끔 티아나의 의욕이 과도하게 들어가 불길이 폭주하곤 한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여기서 또 하나 문제라면-

삐비비비빗-!

““아.””

주르르르르르륵-!!

솨아아아아아아-!!

뚝....... 뚝........

“........또 젖었네요.”

“제시카, 미안.........”

“아니에요, 화재가 안 나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인 거죠........”

티아나 알라이트 포에닉스. 이 소녀, 선천적 방화범.

티아나가 성과를 내면 낼수록 저택의 화재진압 마법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거겠지.

불 마법이 폭주할 때마다, 재빨리 주변에서 마법반응이 일어나더니 비처럼 물을 쭉쭉 뿌려갔다.

덕분에 티아나도 제시카도, 자주 물에 젖는 일이 많았다.

티아나는 백금색 단발머리를 붕붕붕 털며 눈앞의 물기를 닦아갔다.

참고로, 티아나가 저택을 태울 뻔했다는 얘기는 이제 제시카도 다 알고 있다.

오히려 제시카는 듣고서 단번에 납득했다.

“슬슬 더 넓은 장소에서 연습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네요. 저택 밖 숲이라던가.”

“제시카. 티아나라면 숲을 태울지 몰라.”

“아이참, 언니. 아무리 나라도 그 정도까지는........ .......에흠, 당분간은 안뜰에서 하자, 제시카.”

“........그게 맞을 거 같네요.”

티아나도 아직 확신은 못 하는 것 같다.

셀레나의 경우.

셀레나는 마법의 방향성이 일반 마법사들과는 꽤나 달랐다.

주우우우웅-!!

“역시, 셀레나님.......! 벌써 형태가 잡혀가네요!!”

자신이 가장 잘 다루는 검- 그 위에 날카로운 마법을 두르는 식으로 마법을 배워나갔다.

일명, 마법검이라 부르는 기술이었다.

“그런데 아직 좀 유지하기 힘들......... 읏.”

슈우우우웅-

셀레나가 힘을 빼자, 목검 위의 마력검이 스르르 사라져버렸다. 현재까지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10초. 그리고 속성을 부여하진 못한 채 단순 마력만을 두를 수 있었다.

“그 정도도 정말로 대단하신 건데!”

“적어도 10분 이상. 그렇게 유지하고 싶어. .......10초는 너무 짧아.”

제시카는 그것마저도 너무나 감탄스러웠다.

제시카 또한 헌터 시절 이런 마법검 기술을 가진 이들을 몇몇 봐왔다.

그럼에도 실전 레벨로 다룰 수 있는 이는 얼마 없다. 대부분이 일격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짧은 ‘인챈트’ 수준.

하지만 셀레나는 그것을 최소 10분- 아예 일반적인 검과 같이 다루려는 것이다.

제시카도 처음엔 무모하지 않을까 했지만.........

셀레나의 능력을 보며, 지금은 어떻게든 할 수 있을 만큼 마법완성을 돕자고 생각을 바꿨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제 겨우 3주다.

셀레나의 마법검은 분명 폭발적으로 성장하리라.

제시카가 보기에 셀레나, 티아나. 둘 다 정말 엄청난 재능이다.

두 아가씨 모두, 자신과의 접점이 있는 분야에선 집중력과 성과가 엄청났다.

“셀레나 아가씨. 지금은 ‘조정자’이신 성당교회의 ‘크로나스’님도 마법검을 주력으로 하신답니다. 하지만 천재라 칭송받는 그분조차도, 과거 마법검을 완전히 다루는 데에는 1년은 족히 걸렸다고 하셔요. 그러니, 너무 조바심내지 말고 차례대로 가보도록 하죠.”

“-응? 제시카, 크로나스가 누구야? 그리고 조정자라니?”

“어머, 티아나 아가씨 모르셨나요?”

티아나의 물음에, 제시카는 목을 살짝 푼 후 옛날이야기를 해주듯 말했다.

“현 시대, 여러 나라가 ‘조정자’라는 존재를 보유하고 있죠. 그들은 나라를 지키는 수호자이면서, 이변을 막아내는 범국가적 보안관. 예를 들어 ‘용왕국’이라면 ‘용의 일곱 개 머리’. ‘아트녹스’라면 ‘하이랜더’라는 칭호가 있답니다. 그리고 저희 유그라시아의 경우- 그 조정자들을 ‘황금의 기사’라 부르고 있어요.”

“황금의 기사........?”

“유그라시아에 국가적 위기가 찾아왔을 때만 힘을 쓰는 것을 허락받은 전사이자 마법사들. 이 나라의 최강자들이며, 그 존재만으로도 타국에 압박을 줄 수 있는 전략적 존재라 할 수 있죠.”

제시카는 그 황금의 기사가, 방금 말한 ‘크로나스’를 포함하여 총 다섯이라고 말했다.

“‘크로나스’라는 분은, 자신의 가문과 신분을 모두 버리고 성당교회에 입회하신 현 ‘신성기사단’의 단장. 또 한 분으론, 소속 없이 나라 곳곳을 방랑하고 있는 ‘리퀴아 데몬러커’라는 전사. 그리고 10대 귀족 중, 메트리 가문과 그리피너 가문의 수장이신 ‘데우트 심 메트리’님과 ‘솔렌 레볼트 그리피너’님. 이렇게 먼저 네 분이 황금의 기사 칭호를 가지셨답니다.”

티아나는 제시카의 말에 계속 기억을 뒤적뒤적하고 있었다.

“황금의 기사........ 그러고 보니 어디서 들어 봤는데.......”

“아빠.”

“-아!!!”

셀레나가 무심하게 던진 말에, 티아나가 경악과 함께 “맞다!!!”라고 소리쳤다.

“네, 가레스님이 바로 그 다섯 명의 황금의 기사 중 마지막 한 축. 유그라시아의 조정자이신 분이에요.”

“........엄청 강하다는 거지, 그거?”

“물론이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강자가 바로 황금의 기사들이니까요.”

“우와.........”

티아나는 자신의 아빠가 그런 강자라는 말을 듣고, 정말 놀랍다는 듯 감탄했다.

........그러다 고개를 갸웃한다.

“아니, 근데 진짠가.......?”

티아나의 나이 11세.

11년 동안 새겨진 가족의 인상은 역시 쉽게 바뀌지 않는 걸까.

여전히 티아나는 아빠의 힘을 못 믿는 눈치다.

아빠가 강하다는 건 물론 티아나도 알고 있다. 10년 전 머더 메이지 토벌 이야기도 있고 말이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 강하다고 말하니 되려 애매한 거다.

티아나에게 아빠란, 언제나 허허허 웃음으로 가득해서 어디선가 속고 오기 쉬운 사람.

그런 주제에 사용인들을 챙겨주느라 매번 고생하는 사람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 가레스는 자신의 힘에 대해선 많이 말하지 않는다.

딱히 무공을 내세우지 않는 그의 신념과 일맥할 것이다.

그때였다.

퍼어어어어어어엉-!!

““아.........””

정말 화려하게 터지는 소리.

순식간에 밀려온 풍압은 사건이라 부르기에 부족함 없었다. 그러나 소리를 들은 티아나와 제시카는 의외로 많이 놀라지 않았다.

아마 ‘이번에도 막내가 터트렸을 게 당연’하니까.

“에우드, 괜찮아?”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자신을 살피는 셀레나에게, 에우드는 콜록콜록거리며 답했다.

“켁켁- ........응, 괜찮긴 한데.”

폭발로 눈에 들어간 먼지에 눈물을 찔끔이며, 에우드는 자신의 오른손을 들었다.

“또 마법으로 못 만들고 터졌어.”

“우와.”

제시카가 교재용으로 가져온 스틱이 폭발과 함께 산산 조각나 있었다.

셀레나 또한 놀랐다기보다도, ‘또 저질렀네’와 ‘왜 계속 터질까?’라는 눈치가 컸다.

마법수업 개시 3주.

의외로 가장 성과가 나오지 않는 건 바로 막내 에우드였다.

마법은 처음 배우지만, 마력 자체는 계속 다뤄오던 에우드다.

몸을 보호하거나. 근력을 일순 증강 시키거나.

누군가에게 배운 게 아니었다. 에우드가 깨우친, 일종의 ‘자연적인 자각’이었다.

드림랜드 시절, ‘살아남기’라는 최악의 시합에서 살아남으려는 일념으로 마력을 끌어냈다.

어떻게든 죽지 않기 위해 이후의 싸움에서 또 휘둘렀다.

2년간, 계속해서 그것을 쥐어왔다.

에우드에게 있어서 마력이란 호흡이나 걷기, 뛰기와도 같다.

살기 위해 당연히 익혀야 하는 기술.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마력을 마법으로 바꾸려 하자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했다.

처음 한 주 동안의 성과는 남매 모두가 비슷했는데, 지금은 누나들과 꽤나 차이가 나버렸다.

물론 마법이란 건 1주 2주 정도로 승부를 보는 일은 아니다.

진짜 성과를 내려면 최소 1년을 내다봐야 하며, 아예 그 끝은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

무슨 분야든 그렇겠지.

인간의 삶으로 끝을 볼 수 있는 무예나 학문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

언제나 위라고 생각한 고지엔 그보다도 더 위인 고지가 존재한다.

에우드는 조안이 내준 숙제를 끝내며, 참고서로 삼고 있던 책에 책갈피를 끼웠다.

은색 깃털 형태의 장식이 있는 책갈피.

3주 전, 페리아가 줬던 선물의 정체였다.

페리아는 그렇게도 별거 아니라고 했었던가.

그래도 에우드는 이 책갈피를 정말 요긴하게 쓰고 있었다.

항상 교과서나 책을 읽게 될 때는 책갈피를 고이 품어, 끝에는 그것으로 책을 덮어간다.

페리아는 근무지를 다시 이곳 저택 본관으로 옮겼다.

그런데 에우드를 깨우거나 방을 청소할 때면, 책에 걸쳐둔 자신의 책갈피가 보이니 말이다.

페리아는 매번 부끄러워하면서도 매우 기뻐했다.

참고로 책갈피가 담겨있던 선물상자는 책상 서랍에 신줏단지 모시듯 숨겨놨다.

그 상자 자체가 에우드에겐 큰 기념이자 기쁜 경험이었다.

똑똑똑-

정갈한 노크 소리.

에우드는 그게 누구의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서둘러 의자에서 내려와, 문을 뽈칵하고 열었다.

“에우드 도련님, 밤중에 쉴 시간을 뺏게 되어 죄송해요.”

“아뇨, 죄송한 건 오히려 제 쪽인데요.”

제시카였다.

부진해진 에우드를 위해, 오늘부터 보충수업을 에우드의 방에서 하기로 한 것이다.

문 앞에 선 제시카의 옆엔 큰 가방이 하나 있었다.

아마 조안이 가지고 있는 가방과 같은 종류의 물건이리라.

다만 들어있던 게 좀 무거운 것 같다.

지금도 제시카는 아까까지 가방을 들고 내려온 탓인지 숨을 다소 헐떡이고 있었다.

제시카가 사용하고 있는 방은 사용인들의 숙소가 아니다.

‘중요한 객’으로서, 그리고 아이들의 ‘첫 마법 스승’으로서의 대우를 갖춰 저택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다만 제시카의 방은 5층. 티아나의 공방과 같은 층이다.

에우드의 방은 3층이기에, 이 무거운 것을 혼자 들고 내려왔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밤중인 만큼, 사용인들도 복도에서 홀로 낑낑거리는 제시카를 발견 못 할만 했다.

에우드는 슬쩍 제시카의 가방을 들었다.

무게야 무겁긴 하지만, 에우드의 힘으론 전혀 부담이 없다.

“-도련님, 괜찮아요! 제가 들을 거니까!!”

“이따가 또 5층까지 올라가셔야 하잖아요.”

제시카가 가방을 뺏으려 들자, 에우드가 휙휙 가방을 든 채로 손아귀를 피한다.

그리곤 아예 자신의 책상 쪽으로 후다닥 들고 간다.

‘그렇게 들고 오는 데 고생했던 가방을 저리도 가볍게!!’

뺏으려 했던 제시카가 역으로 더 숨을 헐떡였다.

“으겍, 컥, 허억....... 포에닉스 가문은 역시 힘이 남다른 건가요........!”

“전 양자이지만요.”

“맞다, 그랬죠........”

결국 에우드의 고집을 이기지 못한 제시카는 포기하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에우드님의 마력은 정말 많아요. 활성도 확실히 잘 되고요. 즉, 재능이 없어서 계속 실패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재능은 확실히 있으시죠! 분명히 해결책이 있을 거예요, 그러니.........”

에우드의 책상으로 여분 의자를 끌고 온 제시카는, 가방을 의욕적으로 열며 말했다.

“이럴 때야말로 지식, 지혜, 아는 것이 힘! 그걸로 이어지는 연상 능력의 강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은 많이 챙겨 와봤거든요!”

제시카가 연 가방의 내부를 보자, 에우드는 왜 이리 무게가 무거웠는지 알 수 있었다.

이론 수업 때 사용하는 교재.

제시카가 과거에 아카데미에서 썼던 교재.

포에닉스 쪽에서 공수한 마법서.

제시카가 모아온, 여러 아카데미 마법사들의 논문 사본.

심지어 에우드가 자주 부숴 먹는 마법 스틱이나 마법진이 그려진 스크롤 등 온갖 교보재까지.

“제시카....... 가방이 무거울 만하네요.”

“어, 어흠! 저도 알고 있어요!”

“말했듯이 올라갈 때는 제가 들 거예요.”

“아니.......!”

제시카는 입을 삐죽 내밀어, “다음부턴 꼭 짐을 줄여야겠어요.......”라며 작게 말했다.

나이 스물둘의 제시카지만 어째서인지 이 열 살짜리 도련님의 말은 사양하기가 힘들었다.

[작품후기]티아나(따뜻[화륵])

에우드(따뜻[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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