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부분의 제보 정말 감사드립니다, 코멘트 보고 재빨리 수정했답니다.?24회
다과회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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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님, 고개 돌려주세요. 여기 손수건으로-”
셀레나의 입가를 더 확실히 닦아주기 위해, 뒤에서 보던 마리가 손수건을 들고 왔다.
달그락! 퍼억!
“-에흑!”
그러다 목에 건 팻말이 소파에 부딪혀, 마리의 목을 팍 당겨버렸다.
“........힝.”
마리가 침울한 얼굴로 훌쩍.
이젠 에우드가 더 미안했다.
“오늘은 다름 아니라 초대를 위해 온 거예요.”
“뭔 초대를 이렇게까지 난장판 벌이면서 하는 거야.......”
티아나의 말에 플로라는 머쓱했는지 혀를 살짝 내밀었다.
“이번 사건이 엄청 위험했잖아요. 다른 사교회 아이들도 두 분을 걱정하고 있다고요. 그래서, 저번 사건 후로 두 분의 안부를 확인하는 김에 작은 다과회를 열려고요!”
아무래도 아이들끼리의 다과회는 자주 있는 일인 듯하다.
“엑. ........다과회 같은 건 좀.”
“많은 인원은 안 모이니까 부담은 없으실 거라고요?”
“그래도 난 모이는 게 좀 별로라니까..........”
그러나 플로라의 권유와는 달리, 티아나는 별로 내키지 않은 듯하다.
하긴. 티아나는 원래부터 호호호 담소를 나누는 것보다 연금술 연구를 더 좋아하리라. 에우드도 슬쩍 납득했다.
“........다과?”
다만 셀레나 쪽에선 반응이 확실했다.
다과라는 단어가, 이 식(食)에 통달한 소녀의 취향을 팍 잡아버린 거다.
“과자........ 새로운 거야.........?”
“네, 물론. 일단 겉 목적은 최신 다과의 피로현장이니까요. 저희 상회가 취급할 새로운 과자들을 여럿 선보일 거랍니다!”
“-좋아, 가자. 티아나, 에우드.”
“이 언니 또 식탐 도졌네, 진짜.”
다과 이야기에 번뜩이는 셀레나를 보며 티아나가 고개를 절레절레한다.
“으음....... 정 싫으시다면 티아나는 안 오셔도 상관없어요. 사실 이번엔 카밀라님도 초대했는데, 뭐 내키지 않으시면 어쩔 수 없죠.”
“카밀라님!?”
이번엔 티아나 쪽에서 반응한다.
에우드가 “카밀라님이 누구야?”라고 물을 틈도 없었다.
티아나는 그 말을 듣자 당장에 화색을 보이며 고개를 붕붕 끄덕였다.
“갈래, 갈래!!”
“다과, 다과.”
어느새 참가 의지로 가득한 두 누나를 에우드는 말릴 새도 없었을까.
플로라는 이번엔 에우드의 손을 아까처럼 붙잡았다.
“특히 에우드님은 꼭 와줬으면 해요!”
“아니, 저까지 초대하지 않으셔도........”
“무슨 소리인가요! 제가 꼭 초대하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아까부터 계속 접촉을 하는 플로라가, 에우드는 참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거기서 에우드는 문득 당연한 의문을 떠올렸다.
“저기, 셀레나 누나, 티아나 누나.”
“가자, 에우드!”
“과자 먹고 싶어, 에우드.”
에우드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두 사람은 흥분 가득 동행을 권유했다.
“가레스님이 외출을 허락해 주실까........?”
““.........””
두 누나의 얼굴이 곧장 시무룩해졌다.
솔직히 사건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외출이 그리 쉬이 허락 날 리 없긴 했다.
플로라도 거기에 쓴웃음을 짓는다.
“그런데 결국 3시에 온다는 건 플로라였구나.”
“맞아맞아, 괜히 기대한 내가 바보 같잖아.”
일단 다과회를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제쳐두고.
다시 과자를 먹기 시작한 셀레나와 티아나가 그것을 말했다.
둘 다 조금 김이 샌 모양이다. 한편으론 마법교사라고 기대하기도 했으니, 아쉬움이 더 큰 걸까.
그러자 플로라가 고개를 갸웃했다.
“음? 무슨 소리시죠?”
“““????”””
포에닉스 삼남매의 어리둥절에 플로라는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
“전 오늘 예정을 잡지 않고 온 거랍니다!”
예정도 하지 않고 왔다니.
아마 그건 상위계층 사이에선 꽤 경우가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만........
“......그럼 누가 온다는 거지?”
그 이상으로, 3시에 오기로 했다는 손님들의 정체는 다시 모호해졌다.
뒤에서 팻말을 메고 있던 마리도 그 물음엔 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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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소일 그 녀석의 저택? 괜찮아, 가도 돼.”
“진짜루?!”
플로라가 포에닉스의 누나들과 잡담을 마치고 돌아간 몇 시간 뒤.(망가진 소형 비공정은 마차에 실어 가져갔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가레스는 꽤나 가볍게 그걸 허락했다.
“아빠, 솔직히 의외.”
“........부탁하고 이런 말 하긴 그런데, 우리 안 말려도 돼?”
“아하하하하.”
막상 허락을 받아버린 덕인지. 두 딸은 괜히 불안함을 느껴 되물어본다.
의심을 담아 지긋이 날아오는 시선에 가레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에우드, 몸은 어때?”
“네. 상처도 거의 다 붙었어요.”
“흉이 남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에요.”
로로나는 에우드에게 진심 어린 안도를 전했다.
사실 에우드의 몸 곳곳엔 이미 드림랜드 때부터 생긴 흉터가 여럿 있었지만.
다만 곧바로 로로나가 째릿, 에우드를 봤다.
“하지만 오늘 도중에 방에서 말없이 도망쳤다는 이야기도 나왔죠.”
“앗.......”
오늘 사건은 아무래도 다 보고된 모양이다.
에우드가 살짝 고개를 돌리자 티아나와 셀레나가 슬쩍 웃음을 감추고 있다.
참고로 마리는 겨우 팻말을 빼고 숙소에 돌아갔다.
“다 걱정해서 말하는 거예요. 막내는 자기 몸을 좀 더 아낄 필요가 있어요.”
로로나는 크게 혼내는 거 없이 한숨만 쉬었다.
“다과회는 모레라고 했나. 에우드의 상처도 그때까진 다 나을 거 같고. 그럼 가도 문제는 없을 거야.”
“마침 메트리 가문의 사교회 전에, 에우드에게 간단한 사교 예절의 예시를 더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건 좋은 기회죠. 어차피 별일 없겠지만, 셀레나는 티아나랑 에우드를 잘 이끌어주고요.”
“웅.”
로로나의 말에, 셀레나가 작게 대답했다.
목소리는 작았지만, 다를 때처럼 탈력적인 목소리는 아니다.
장녀로서 책임감이 담겨 있었다.
“에우드는 우선 내일 하루는 꼭 더 푹 쉬고요. 오늘처럼 훈련장에 가거나 하면 진짜로 화낼 거예요.”
에우드도 최대한 진심을 다해 로로나에게 고개를 붕붕 끄덕였다.
“갸아아악....... 메트리 사교회........”
이제 2개월 남은 그 사교회에, 티아나가 싫은 표정을 지었다.
역시 다과회 이상으로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아, 맞아. 셋 다, 외출은 다시 허락하지만, 그래도 호위는 확실하게 붙일 거야. 이번 원정은 잠시 미뤄졌으니까, 인원도 충분하고. 디안을 리더로 해서 헌터 두 팀이 함께 행동하도록 할게.”
“헌터팀이 둘?! 좀 답답할 거 같아.........”
“너무 꽉 막히게 호위하는 건 아니니 걱정은 말렴.”
헌터팀 둘- 그건 즉 적어도 10명 이상의 호위가 붙는다는 것이다.
“뭐, 사실 머더 메이지는 ‘당분간 움직이지 못할 게’ 분명하지만.”
“당분간 말인가요?”
에우드가 짧게 되물은 말에 가레스는 웃으며 말했다.
“네가 그만큼 열심히 해줬다는 거야. 엘리리도 정말 고생했고. 또 마지막에 알베르토와 충돌까지 했으니까. 절대 그냥 끝날 피해는 아니지.”
그건 즉슨- 머더 메이지가 부상을 입었다는 말이다.
에우드, 엘리리와 동시에 치른 싸움.
디안과 헌터들의 압박.
그리고 알베르토가 휘두른 전력의 검.
알베르토의 일격은 확실히 엄청났다.
그때 터져 올랐던 압력만으로도 에우드는 전율이 흘렀다.
파괴라는 단어 자체를 그 검에 담았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심지어 그걸 정면에서 맞상대해버린 머더 메이지다.
충격량을 감안했을 때, 아마 팔 두 쪽 중 하나는 한동안 사용치 못하리라.
가레스는 자신의 나이프로 눈앞에 있는 음식을 자그작자그작 썰어간다.
“혹여나 다시 나타난다면 역으로 상대해줘야지. 그때는 여지없이-”
가레스에게서 아주 짧게 드러난 기백에, 대기하고 있던 사용인들이 한순간 몸을 떨었다.
“포에닉스의 전력을 이용해 그놈의 목숨을 끊는다.”
저택에서도 극히 드물게 드러나는 가레스의 살기였다.
겉으론 티는 내지 않았지만, 로로나를 제외하곤 모두가 압박을 느꼈다.
그리고 이후 식사가 재개되었을 때였다.
“........어라?”
티아나는 잠시 생각을 거듭하더니 방금 대화의 이상함을 느꼈다.
“아빠, 방금 말 잘 들어 보면......... 보호받는 건 나뿐인 거 아냐?!”
“하하하하하.”
가레스는 티아나의 추궁을 웃음으로 얼버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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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며칠 뒤 에우드는 두 누나와 함께 저택을 나섰다.
케인즈 상회의 저택은 포에닉시안 내에 존재한다.
케인즈 상회 자체가 포에닉시안을 주 활동지로 삼고 있기 때문이었다.
과거엔 다른 도시에서 활동했지만, 50년 전 협력관계가 되면서 본사를 이전했다고.
물론 케인즈 상회는 전국적인 상회이기에, 다른 도시에도 여전히 많은 점포가 진출 되어있었다.
그리고 케인즈 상회의 본사가 들어선 후부터, 포에닉시안의 발전은 상당히 빨랐다고 한다.
다른 도시와 비교했을 때, 거의 30년의 발전을 앞당긴 것이다.
그 모든 발전이, 포에닉스 가문의 지원과, 케인즈 상회의 시장 활성화를 통한 결과였다.
저번에 마차가 향한 곳은 도시의 광장.
이번에 향하는 곳은, 광장과는 상당히 떨어진 장소다.
케인즈 상회 본관이 아닌 케인즈 저택을 향한 것이니 말이다.
상회를 향할 거라면 저번처럼 광장을 거쳐야 한다.
에우드는 마차의 창문 너머를 보며, “우와-”라고 자신도 모르게 말해버린다.
멀리 숲 사이로 케인즈의 저택이 눈에 띄었다.
과연 한 거대상단의 저택다웠을까.
아무리 포에닉스 저택에서 사는 에우드라지만, 역시 놀랄 건 놀랄 거다.
포에닉스 저택과는 또 다른 멋을 가진 중후한 저택.
동화책의 배경과도 같은 저택이 숲 너머에서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게 에우드가 신기한 듯이 보고 있자, 티아나가 고개를 붙잡아 자신 쪽으로 돌리게 했다.
“어차피 나중엔 싫어도 계속 보게 될 거야! 포에닉스의 막내가 그런 거 보면서 하나하나 놀라면 아웃!”
저번에 포에닉시안의 거리를 보며 놀랄 땐 그렇게 자랑스러워했는데.
이번엔 다른 가문의 저택이라 그런지, 감탄을 허락지 않는다.
셀레나는 에우드에게 기댄 채 “하암~”하고 하품을 했다.
다과회의 간식을 먹기 위해서인지, 셀레나는 지금 딱히 다른 간식을 먹고 있지 않았다.
뱃속을 조절하려는 걸까.
어쩌면 이 졸음도 에너지 보존일지도.
밖으로는 호위 헌터팀이 말과 마차를 타고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에우드가 다시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디안과 눈이 마주쳤다.
“.......무슨 일이야, 에우드 도련님?”
갈색 머리를 짧게 친 근육질의 20대 남성.
디안은 포에닉스 헌터대에서도 실력적으로 큰 신뢰를 얻고 있는 헌터다.
그리고 에우드가 드림랜드 출신임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헌터였다.
솔직히 에우드와의 첫 만남은 절대 좋다고 할 순 없었다.
만났을 때 다짜고짜 칼을 들이댄 인물이기도 했고.
그렇지만-
“저번에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디안.”
사실, 경계심이 많을 뿐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에우드가 마차 창문에 고개를 빼꼼 내밀어 숙였다.
거기에 디안은 ‘어떻게 해야 하나......’싶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뺨을 긁곤, 에우드의 머리를 살짝 두드려 마차 안에 집어넣는다.
“됐어, 그런 거 당연한 거야. 그리고, 위험하니까 너무 밖으로 고개 내밀지 말고, 에우드 도련님.”
저번부터 그랬지만 디안은 에우드에게 딱히 존대는 하지 않는다.
도련님이라곤 부르기는 하는데, 그 이후부터는 그냥 조카 아이를 대하는 느낌이었다.
에우드는 사실대로 말하면, 이런 디안의 적당한 태도가 싫지 않았다.
아는 형 같아서 마음이 편한 느낌이다.
그러자 디안의 뒤에서 엘리리가 소리쳤다.
“디안이 도련님한테 반말하고 있다! 예의가 없어, 예의가! 에우드님, 제가 이따 꼭 혼내둘게요!”
“야, 누가 누굴 혼내!”
“가레스님한테도 이를 거다!”
회복을 마친 엘리리 또한 오늘 호위 중 한 명이었다.
머더 메이지와 직접 교전을 경험했던 헌터이기에 디안과 함께 온 것이다.
“엘리리, 몸 괜찮아?”
“예, 물론이죠!”
에우드의 옆으로 빼꼼 나온 티아나의 말에, 엘리리는 양팔을 과장하며 들었다.
“제 부상은 에우드님보다 덜했으니까요. 에우드님도 일어났는데, 제가 계속 누워있으면 부끄럽답니다.”
“엘리리, 저는 그런 거 신경 안 써요.”
“아하하, 말이 그렇다는 거죠. 또 회복이 또 안 된 것도 아니고, 페리아한테 너무 걱정을 끼치기도 했고.”
페리아가 엘리리의 걱정에 밤을 지샜다는 말은 마리에게 들었었다.
때문에, 한동안 페리아의 근무장소도 본 저택이 아닌 헌터대 숙소 쪽으로 옮겼다.
조안과 사용인들이, 자매인 둘의 편의를 봐준 것이다.
“페리아가 에우드님한테도 엄청 고마워하고 있어요.”
“그런가요........”
에우드는 어제도 하루종일 방 안에 누워있었기에 페리아와 마주치지 못했다.
“그럼요. 에우드님한테 꼭 인사하고 싶다고 안절부절하고 있었어요.”
“그 정도로 인사받을 일은-”
“-도련님. 도련님은 이제 포에닉스인 만큼 너무 겸손하게 말하면 안 돼.”
에우드의 말에, 디안은 못 참겠다는 듯 대화에 끼어들었다.
“도련님은 누님들을 그 시꺼먼 놈한테서 지켜냈어. 최악의 상황을 도련님이 막았다는 거에 겸손을 보이지 마. 에우드 홀라이트 포에닉스가, 가족과 가문 사람들을 지켰다-”
에우드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디안은 앞을 보곤 말했다.
“-이번 일은 그거면 되는 이야기야. 인사받기 마땅한 일이라고.”
에우드는 디안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셀레나도 졸음이 가신 건지, 에우드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는다.
“응, 디안 말이 맞아.”
“맞아, 맞아!”
아예 티아나까지 함께, 에우드에게 쓰다듬기를 이어간다.
그러다 디안은 어느새 자신에게 시선이 모였음을 깨닫는다.
엘리리를 비롯해, 호위로 움직이고 있는 동료 헌터들까지 키득거림을 보낸다.
디안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윽.......”
디안이 말을 살짝 앞으로 몰며, 억지로 시선을 뿌리치려 했다.
물론 이미 모두가 놀리기 시작했다만.
분위기를 알아챈 티아나가 엘리리에게 말한다.
“디안은 매번 입은 험한데 참 잘 챙겨주지?”
“그럼요. 이제 나이는 슬슬 서른 보려는 주제에 얼마나 새침한데요. 마음이 완전 소녀라니까요.”
“““아하하하하!!!”””
헌터팀들은 물론 마차를 이끌어주던 마부들까지 웃음이 터진다.
디안은 얼굴이 빨개진 채 입꼬리를 부들부들 올렸다.
“지금 웃은 놈들 다 기억했다....... 너넨 돌아가서 작업 빡세게 굴린다.”
“““우우우~!”””
“디안, 치사하다!”
“그냥 좀 웃은 거 가지고!”
“쫌생이네요!”
“-시끄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