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후기]되도록 따뜻한 이야기로 써나가보려 합니다.?20회
머더 메이지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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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 메이지의 재출현.’
유그라시아 내의 유력한 상회장을 살해한 것에 더불어, 가레스의 자식들을 노린 암살미수.
그 외에도 곳곳에서 약 한 달간의 크고 작은 살인사건 정보가 모였다.
그 모든 것이 ‘한 사람’에 의해 일어났음이 확실해졌다.
일련의 사건이, 포에닉시안 거리는 물론 여러 가문과 세력에 순식간에 퍼져갔다.
10대 귀족인 포에닉스까지 마수가 뻗쳤다는 건 역시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한순간에 뒤엉킬 수 있던 세력도에 사교계는 긴장을 품었을 테지.
이어서 사건 정보를 최초에 종합한 ‘케인즈 상회’는, 상회 내 모든 전서구를 활용하여 각 가문과 상회에 정보를 퍼트려갔다.
이날, 수십 마리의 전서구가 유그라시아의 하늘을 수도 없이 누볐다.
포에닉스의 암살이 실패한 지금, 머더 메이지가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는 모르는 사태이다. 10년 전과 같이 서둘러 왕명으로 토벌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나왔다.
모든 가문은 습격자에 대비해 방어책을 준비해간다.
그러나 사건의 소문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도 물밑에서 퍼져가고 있었다.
바로 머더 메이지의 마수를 막아낸 어떤 아이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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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님, 티아나 님! 이제 좀 놓고 계세요, 에우드 님 상처 도지면 어떻게 하게요!”
겨우 돌아온 저택에서, 매디는 두 못 말릴 아가씨들에게 잔소리를 전했다.
“그럼 또 그놈 쳐들어오면 어떡해!”
“이번엔 내가 싸울래.”
매디의 잔소리에 티아나와 셀레나가 즉각 반응.
에우드는 차마 상처로 인해 저항 못하고 잠자코 있었다.
현재 에우드는 두 누나에게 붙잡혀 있었다.
위치는 에우드가 아직도 적응 못 한 자신의 방.
거기서 침대에 누워있자, 티아나와 셀레나가 양팔을 꼭 잡은 것이다.
꼼꼼히 약을 바르고, 여러 도구와 붕대로 몸을 돌돌 만 상태라 누워있는 게 제일이었다.
뼈가 부러지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은 건 아니지만 찰과상이 너무나 많았다.
잘못하다 숨을 크게 들이쉬기만 해도 아프다.
자칫 재채기를 했다간 대참사.
에우드는 지금 그 무엇보다도 재채기가 두려웠다.
방금도 한 번 재채기했다가 상처가 세 곳 정도 벌어졌으니 말이다. 상상 이상의 피해다.
게다가 그 재채기도, 사실 꼭 붙어있는 누나들의 금발이 에우드의 코를 간질였기 때문이었고.
물론 과거 드림랜드에서 싸우다 다쳤을 때보다는 낫긴 하지만.
그땐 숨만 쉬어도 뼈가 폐를 찔러 죽을 것 같았다.
현재 엘리리도 헌터대의 숙소에서 회복을 취하는 중이다.
저택의 의사역을 하는 집사 말에 따르면, 머리를 직격당했을 때의 데미지가 상당하다고 한다. 혹시나 모를 후유증에 대비해 그녀도 최대한의 안정이 필요했다.
“저택은 보안용 마법결계가 쳐져 있잖아요. 그리고 알베르토님부터 해서 포에닉스 헌터 팀들이 지속적으로 동향을 감시하고 있고.”
그게 이 포에닉스 저택의 특징이었다.
왕국 마법사들의 기술정수가 들어간 이 저택엔 갖가지 방어마법이 설치되어 있었다.(그 중에는 티아나 발 화재 대비용 마법도 있었다.)
“어쨌든 상처가 붙으려면 적어도 이틀은 조심해야 한다 하니까요. ........에우드 님도 아가씨들이 잡는다고 계속 받아주면 안 돼요.”
“그렇긴 하지만요........”
그렇게 말해도 에우드로선 거절하기 힘들다.
티아나와 셀레나의 걱정 가득한 얼굴을 보면 어쩔 수 없다.
또 저항했다가 아프기도 하고.
매디도 막상 말해놓고는 그걸 이해하는지 한숨을 내쉰다.
애초에 에우드는 자신들을 구하다 다친 거다.
여기서 더 쓴소리할 수도 없지 않은가.
에우드가 없었다면 지금 여기에 3명 다 없었을 수도 있었다.
지금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은, 더더욱 끔찍한 결과를 냈을 게 분명했다.
그때, 방문이 열렸다.
노크도 없이 갑자기 덜컹 소리로 열리는 바람에 에우드는 물론 셀레나와 티아나도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문 앞에 서 있는 이의 모습에 모두 한 번 더 놀란다.
“-엄마?!”
“엄마.......”
“로로나님!?”
포에닉스 가문의 안주인이자, 현재 이 방의 ‘아이들’의 어머니인 로로나였다.
“........흠.”
분명 저택에 돌아왔을 때, 로로나는 멀리 다른 수도에 가 있었다고 했다.
오늘 돌아오는 건 꽤 힘들 것으로 보였는데. 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온 것이다.
아주 약간이지만 숨을 헐떡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어서 숨을 고른 로로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침대를 향했다.
순간적으로 전해지는 압박감에 에우드는 순간 바짝 긴장을 느꼈다.
로로나는 그런 에우드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성큼성큼 침대로 걸어왔다.
그리고 서로 꼭 붙어있는 세 아이 앞에 서더니-
“저, 저기- 게흑!”
“꺅!”
“아으!”
다 같이 한 번에 끌어안았다.
“우리애들다다행이다아아아무사해어서어어아아아으아아아아아앙!!!!”
이날, 에우드는 처음으로 로로나가 우는 모습을 봤다.
비단 에우드 뿐만이 아니라 셀레나도, 티아나도, 매디도 그녀의 우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운다기보다도 거의 포효하는 것 같았다만.
그 안도로 가득 찬 울음엔 엄격함은 보이지 않았다. 보일 틈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
로로나는 그로부터 거의 30분을 내리 아이들을 끌어안고선 계속 울었다.
그러더니 아예 도중부터는 옆에 있던 매디한테까지, “매디 너도 무사해서 다행이야아아으아으아아아앙!!”이라면서 함께 포옹해버렸다.
“안주인님 저한테까지 이러시지 않으셔도.......!”
저택의 마님이 사정없이 끌어 안아주자 매디도 어쩔 줄을 몰랐다.
포옹력에 압도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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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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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흠. 케흠.”
겨우 진정한 로로나가 퉁퉁부운 눈을 살짝 비빈다.
이 부인은 눈 비비는 것마저 품위가 담겨있다만....... 애석하게도 헛기침엔 쉰 목소리가 뒤섞였다.
평소와 같은 엄격함을 되돌리려 해도 역시 어색함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아이들은 누구 하나 따지지 않는다.
예로부터 포에닉스의 아이들은 분위기를 잘 읽는다.
“그럼 다시. .........정말, 정말- 잘 했어요, 에우드.”
결국 엄격함은 다소 포기하고 밝은 웃음으로 에우드에게 말한다.
그리곤 로로나는 침대 위의 에우드를 다시 꼭 안아줬다.
“누나들을 지켜줘서, 정말 고마워요, 에우드. 우리 막내.”
자신을 정말 친자식처럼 대해주는 로로나의 행동에 에우드는 잠시 멍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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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 메이지’........”
“그러고 보니 아빠도 말했었는데, 그거. .........그니까 살인마법사?”
“네, 살인마법사라는 식으로 불리기도 했죠.”
로로나는 과거의 기억을 되새기며 이야기를 전해줬다.
10년 전 이야기. 그 시기 습격당한 수많은 상회와 귀족가의 이야기.
그리고 마침내 토벌대- 가레스 알라이트 포에닉스에 의해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성공한 이야기.
“아, 아빠가 잡았다고?! 그 살인마를?! 말도 안 돼!”
“와아........”
“유그라시아의 왕명에 따른 행동이었죠.”
티아나와 매디는 그 말에 정말 놀라워했다.
반면에 에우드는 조금 차분히 그걸 들었다.
에우드가 느낀 가레스의 진짜 힘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셀레나 또한 아버지의 힘을 잘 알고 있기에, 로로나의 이야기에 계속 귀를 기울여간다.
다만 평소 아버지의 못 미더움만 봐오던 티아나에겐 묘한 정보.
이걸로 티아나가 가레스를 조금 다시 본다면, 가레스도 마음에 안정을 얻을지도.
“처음엔 티아나가 태어난 직후여서 가레스도 거절하려 했었죠. 저도 되도록 가지 않았으면 했고.”
셀레나를 키우는 데에도 이제야 궤도에 올랐던 시기인데, 티아나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티아나는 어렸을 때부터 괄괄했던 덕에 정말 우렁차게 울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자 티아나가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베개에 잠시 얼굴을 파묻는다.
에우드의 베개였다. 강탈당했다. 곧바로 빨개진 게 돌아왔는지 되돌려받았지만.
이후에 유그라시아 현왕이 가레스에게 직접 찾아와 왕명을 전했기에, 내켜 하지 않으면서 토벌 요청을 받았다. 가레스 이외에도 동급의 전사 둘이 동행했다고 한다.
“그때 덕분에 둘이서 싸우기도 엄청 싸웠죠.”
토벌대에 참가하기 직전 가레스는 로로나에게 뺨을 맞았다나.
메이드 4년 차인 매디도 처음 듣는 이야기에 찰나 동안 흥미진진한 눈을 밝혔다.
“어쨌든 이야기를 원래대로 돌려서. 머더 메이지는 분명히 그때 잡혔어요. 그리고 수년 뒤, ‘드림랜드’에서 처형이 집행되었다는 게 전해졌죠.”
“““.........””
드림랜드-라는 그 말에 아이들이 조용해졌다.
에우드는 그제야, 왜 얼마 전 가레스가 ‘머더 메이지’에 대해서 말했는지 이해했다.
혹시나 자신이 드림랜드에서 뭔가 들은 게 있는지 생각한 것이다.
그때부터 가레스는 뭔가 희미한 갈피를 잡고 있던 걸까.
하지만 드림랜드에서 2년간 여러 소문을 기억해온 에우드도, 머더 메이지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드림랜드 노예들의 회전율은 의외로 빠르다.
구매가 됐던 사망을 했던 간에 말이다.
10년이나 된 일인 만큼 그때의 기억을 가진 이는 이미 죽었을 터.
혹은 운이 좋아 ‘그 애’처럼 팔려갔다거나.
“우선 이제까지의 목격정보를 유추했을 때, 오늘의 습격자는 10년 전의 머더 메이지와 거의 동일해요.”
검은 전투 슈트에 풀 페이스 마스크.
그리고 온갖 나이프와 더불어 마치 발톱과도 같은 흑철의 쌍검.
오늘 드러났던 그 모습은 그야말로 머더 메이지 그 자체였다고 한다.
“말도 안 될 일이지만........ 만약 오늘의 습격자가 그 과거의 머더 메이지와 동일인물이라면.”
“아빠에 대한 복수- 라는 거지?”
“그래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죠.”
10년 전의 복수를 위해 가레스의 딸들을 노렸다. 일리 있는 말이다.
“다만 바로 단정 지을 수는 없으니 말이죠. 당분간은 포에닉스 헌터대와 길드에게 맡길 수밖에 없겠군요.”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헌터대의 원정은 한동안 보류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 아들딸들에게 또 한 가지.”
로로나의 말에, 아이들이 시선을 모은다.
“얼마 뒤에 새로운 수업을 추가하겠어요.”
“에엑.”
““........””
티아나가 대놓고 싫은 소리를 내버렸다.
뒤늦게 티아나는 로로나를 보곤 자신의 입을 오른손으로 틀어막는다. 어째서인지 왼손은 에우드의 입을 함께 틀어막는다. 그것을 셀레나가 슬쩍 떼어내준다.
로로나는 티아나에게 째릿하고 한 번 눈빛을 준 후 다시 말을 이었다.
“끝까지 들어요, 티아나. 얘는 정말 매번 그렇게 싫은 티 팍팍 내고. ........이번 건은 지금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이야기니까요.”
“안전?”
“새로이 추가할 수업은, 앞으로의 위험에 대비해 ‘마법’을 가르치려는 거예요.”
“마법?! 진짜?!”
“그래요. 마법대처용 전투마법.”
마법이라는 말을 듣자 그제야 티아나가 관심을 보였다.
생각해보면 티아나는 간단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또 연금술과 마법 또한 맞물려 있는 관계이기에 더욱 눈을 밝힌 거겠지.
“에우드가 그 머더 메이지와 맞붙었을 때....... 놈은 강력한 공격마법을 사용했다고 보고 받았어요. 맞나요?”
“........네. 엄청 새까맣고....... 강한 마법이었어요.”
그 마법에 직접 맞부딪힌 에우드이기에 더욱 알 수 있었다.
피할 여유가 없었기에 직접 주먹으로 상대한 거지만 그 피해는 상당했다.
“비단 머더 메이지가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여차할 때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기술을 더 확보하는 게 중요해요. 이제부터 시시각각 닥쳐올 위협을 고려하면, 포에닉스의 아이들 모두가 더욱 강해져야 하니까요.”
그야말로 전투 전문 10대 귀족에 걸맞은 어머니의 말씀이었다.
“특히 티아나는, 동생과 언니에 비해 무예를 덜 익히고 있으니까요. 더더욱 필요해요. 아시겠죠?”
“.........넵.”
티아나도 그 점에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힘 빠진 목소리로 대답을 보낸다.
그로부터 한 시간 뒤였다.
에우드의 방으로 다른 메이드들이 가레스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곧 집안의 가장을 맞이하기 위해 로로나가 앞서 방에서 나가려던 참이었다.
우다다다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덜컹!!!
“괜찮니?! 괜찮니?! 어흐흐흐흐흐흑!! 마이 도터즈!! 마이 썬!!!”
“““!!!!”””
가족 모두가 에우드의 방에 있다는 말에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온 가레스가 문을 벌컥 연 것이다.
얼굴이 망가질 만큼 호들갑으로 들어온 가레스는 로로나와 침대의 가족을 발견한다.
곧바로 돌진해온다.
“꺄아아악!!! 뭐 하는 거야, 아빠!”
“아빠, 주책.”
퍼어어어억!!
단숨에 딸들이 양팔을 휘둘러 그 마수를 떨쳐낸다.
거칠기 짝이 없는 포옹에 동생을 지키기 위한 누나들의 몸부림.
저택에 들어오고서 처음으로 일어난 투쟁이어라.
“너무하다, 티아나! 셀레나! 두 딸과 아들의 무사에 좀 끌어안으면 어때서!!”
로로나 때와는 다른 두 딸의 반응에, 에우드는 난감히 입을 모을 뿐이다.
아니 뭐 저런 얼굴로 다가오면 무섭긴 할 테지.
에우드도 살짝 쫄 정도니 말이다.
“잘했다, 잘했다, 에우드!!!”
“아, 아뇨. 제가 한 건 별로 없으니까요어그그그극.”
결국 아버지 된 남자에게 끌어안긴 채, 에우드는 잠자코 그 텁텁한 포옹을 받아내 간다.
두 누나는 동생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에 통한을 표했다.
“가레스 당신 진짜-”
로로나도 아까 했던 행동이 있던지라 그걸 거세게 말리진 못했다.
“우오오오오오! 장하다, 에우드!!”
그 뒤로 결국 에우드의 상처가 도지고 나서야, 가레스는 매디에게 혼나면서 행동을 멈췄다.
포에닉스의 수장은 오늘도 영 미덥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