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3화
SSS급 축구스타 Part1 (完)
성남은 조동건과 황의조의 투톱을 통해 4-4-2 전술을 선택해 전북과 정면 승부를 준비했다.
전북은 K리그의 라이언킹 이동국과 측면으로는 루이스와 에닝요를 두는 전북의 공격력은 K리그에서도 압도적이었고, 성남FC를 향해서도 줄임말 '닥공'을 준비하고 있었다.
전반 11분, 브라질의 용병인 루이스가 엄청난 속도로 성남의 돌파했다.
시작부터 쉴틈없이 에닝요와 펼치는 스위칭플레이에 성남의 수비진이 흔들리고 있었다.
" 이런, 성환이하고 재성이 한명만 붙어-! "
이미 루이스의 특유의 테크니션을 홈에서 경험해봤던 터라 무리하게 둘을 세워서 공간을 허용하지 않게 만들었다.
성남의 오른쪽 풀백인 고재성이 루이스에게 공간을 주지 않으며 물러나고 있었고,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모션을 통해 재성의 엇박자를 유도해내며 유유히 측면을 돌파해낸 루이스는 중앙으로 높은 크로스를 올렸다.
루이스의 크로스는 높게 날아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크로스에 힘이 실려서일까? 타켓 지점을 잃고 페널티박스 반대편으로 날아갔지만 성남의 선수들은 공의 낙하지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 반대편에 비었잖아-! "
벤치에서 지켜보던 신태용 감독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성남의 선수들은 전북의 닥공에 헤메느라 정신이 없었다.
타다다다다다다다닥-
페널티박스 밖에서는 캐논슈터 김형범이 기회를 노리고 있었고, 타켓지점이 없이 좌측면으로 흐르는 공을 읽어낸 형범의 슈팅은 그대로 성남의 골망을 흔들고 있었다.
출렁-
첫번째 골이 전북에서 나오자 성남은 원정길에서 마치 벼랑끝에 몰린 쥐와같은 모양새가 되고 있었다.
하지만 쥐도 계속해서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어버린다는 말이 있었고, 성남은 전북의 압도적인 공격에도 힘겹게 버텨내며 한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전반 31분, 모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던 전북.
신태용 감독은 공격진에서 풀리지 않는 모습을 보며 고민하고 있었다.
" 역시 아직은 무리인가…? "
때마침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깊어갈즈음 그의 고민을 한순간에 무너트리는 이가 있었으니, 주인공은 29라운드에 이어 연속으로 경기에 출장한 성남의 젊은 10대 스트라이커인 황의조였다.
성남의 선수들은 천천히 공을 돌리며 전북의 라인을 올리고 있었고, 작은 빈틈을 노릴 생각이었다.
툭- 툭- 툭-
그리고 재철과 성환이 패스를 빠르게 주고 받으며 성남의 플레이메이커인 몰리나에게 공을 건내주고 있었다.
툭-
천천히 움직이던 성남의 선수들이 몰리나에게 공이가는 순간 빠르게 위치를 변경하고 있었다.
타다다다다다다다닥-
" 들어가-? 기다려-? "
황의조는 자신을 마크하던 상식을 보며 몰리나가 공을잡은 순간 페널티박스로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의조의 행동에 전북의 선수들은 계산된 플레이라는 생각에 의조를 마크하고 있었고, 순간 전북의 수비라인에 빈틈이 생기고 말았다.
성남이 황의조를 영입한 절대적인 이유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보기드문 라인브레이커의 역할과 결정력을 겸기한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툭-
몰리나는 측면으로 빠져있던 동건을 향해 패스했고, 대열이 흐틀어진 전북의 수비진에 동건은 그대로 페널티박스로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펑-
페널티박스로 들어오는 성남의 선수들, 이미 의조는 선수들의 마크 대상이였기에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의조는 자신을 마크하는 선수들을 여전히 붙잡고 있었다.
성남이 붙박이 주전 김철호, 공격포인트는 많지 않았지만 성남이 필요한 순간 한건씩 공격포인트를 기록해주었던 그의 발끝이 빛나고 있었다.
타다다다다다닥-
수비형 미드필더로 집중견제가 심하지 않는 철호는 공이 낮게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전북의 센터백을 몸으로 살짝 밀어내고 있었다.
툭-
철호의 견제에 공간이 생겼고 뒤에서는 흐르는 공을 바라보던 황의조, 그는 순간적으로 수비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흐르는 공을 향해 왼발을 뻗고 있었다.
마치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서 득점장면과 흡사했던 장면이 연출되었다.
펑-
의조의 왼발에 맞은 공은 빠르지도 강하지도 않았지만, 정확한 궤적을 그리며 전북의 골키퍼와 수비수들 사이의 우측면 포스트를 향해 날아가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침묵으로 공격을 지켜보던 관중석에 있던 성남의 서포터들은 황의조의 동점골이 터지자 함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 이거지-! "
벤치에서도 끝까지 지켜보던 신태용 감독은 동점골이 터지자 기쁜 얼굴로 두주먹을 꽉쥐고 있었다.
의조의 골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얼마지나지 않아 1-1의 스코어로 전반전이 끝났다.
" 이미 분위기는 넘어왔어- 후반전엔 무리하게 풀어가지말고, 침착하게 하나씩 만들어보자- "
결국 동점골을 터트린 성남에게 분위기가 기울어감은 어쩔 수 없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었고, 두팀은 다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덕에 성남의 정성룡 골키퍼와 전북의 권순태 골키퍼가 차례로 이동국과 몰리나의 슈팅을 한차례씩 선방하며 경기를 더욱 과열시키고 있었다.
후반 88분, 전북과 성남은 팽팽한 경기력으로 서로 마지막 기회를 옅보고 있었다.
그리고 공을잡은 팀은 성남이었다.
재철이 조금씩 전진해가고 있었고, 성환이 측면으로 돌파해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전북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툭-
좌측으로 빠져있던 의조를 향해 몰리나의 패스가 들어가고 있었고, 의조가 공을잡자 전북의 선수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타다다다다다다다닥-
페널티박스에 있는 동건이 의조의 공을 받아주기 위해 앞으로 나오고 있었다.
" 이쪽으로- "
의조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페널티박스 앞에서 나오던 동건을 향해 패스를 주며 전북의 페널티박스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형, 리턴이요-! "
동건은 공을 받으며 페널티박스로 들어가는 의조를 향해 원터치로 패스를 돌려주었다.
툭-
공격진의 합이 보여지는 모습, 두사람은 리턴패스로 마지막 기회를 만들어냈다.
지켜보던 성남의 팬들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났고, 벤치에 있던 신태용 감독도 '설마'하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 포스트, 잘때리면 역전이다- "
펑-
의조를 마크하던 철순이 발을 뻗었지만, 이미 의조의 발끝을 떠난 공은 골문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슈팅의 궤적을 따라 전북의 권순태 골키퍼도 온힘을 다해 몸을 던졌다.
" 아아- "
아쉽게도 의조의 슈팅은 권순태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역전골에 실패했다.
결국 전북과 성남의 14라운드 경기는 무승부로 끝이났고, 두팀 모두 상대를 시험했던 횟수에 만족하며 어쩌면 가장 공평한 무승부가 최선의 결과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었다.
K리그 14라운드인 전북과 성남의 경기에서 다시 임팩트를 남기며 이번에는 K리그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10대 스트라이커 황의조, 단 두경기로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보이고 있었다.
황의조의 풍생고로 전학, U-22인 2군의 콜업, 정식계약, 1군 데뷔까지 모든 상황이 불과 1년도 걸리지 않았다.
마치 영화, 드라마와 같은 상황에 팬들은 황의조에 점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경기장 위에서는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과 대범함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매탄고등학교의 훈련장에서는 어제의 역전 우승을 자축하며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김세찬 감독과 코치들이 있었다.
" 김코치, 아이들은 어제 일찍들 잤을라나-? "
김세찬 감독은 자신의 곁에있던 김코치를 향해 물었고 어제의 역전 우승은 자신이봐도 매탄고의 5-6년간 없었던 드라마틱한 우승이었다.
" 뭐, 아시잖아요. 어제 다들 흥분해서- 어휴- "
" 그래, 다음주에는 전체휴가니까- 그정도는 양보해줘야지- "
김세찬 감독의 말에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김코치는 김세찬 감독에게 소식을 물었다.
" 아, 감독님도 기사 보셨습니까-? "
" 무슨 기사-? "
" 이번에 한국인 유망주가 세리에A에 AC밀란에서 데뷔했다는 소식 말입니다 "
" 뭐-? 그게 사실이야-? 이번엔 누군데-? "
김세찬 감독이 묻자 김성식 코치는 이름이 떠오를락 말락하는 표정으로 생각하더니, 이내 떠올랐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 작년에 K리그 U-18 고등리그에 등장했던 친구 있잖습니까-? 아, 감독님이 잘아는 친구 말입니다-! "
김코치의 말에 순간 김세찬 감독의 머리를 스치는 한사람이 떠올랐다.
" 이 한-? "
" 맞습니다, 이 한-! 그친구가 AC밀란에서 어제 데뷔했다고 합니다- "
" 정말이야-?! 이 한이라고 김코치가 봤는가-? "
작년 승리고에서 헤어짐을 끝으로 수개월간 한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김세찬 감독은 드디어 기다리던 자신의 애제자인 한의 소식을 듣고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 녀석… 결국 성공했구나- "
김세찬 감독의 입에는 미소가 귀에 걸릴지경이었다. 애제자였던 황의조에 이어 이 한 마저 데뷔를 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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