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0화
SSS급 축구스타 Part1 (完)
경기준비를 마친 각팀의 선수들은 서로 인사를 하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갔고, 주심의 휘슬과 함께 매탄고의 선축으로 K리그의 U-18 고등리그 토너먼트 결승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매탄고는 2010 고등리그 토너먼트의 다크호스인 승리고에 대한 분석을 많이 했는데, 실질적인 승리고의 공격루트인 한의 집중마크를 준비했다.
하지만 한이 고등리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이유에는 동나이대에서 보여주는 압도적인 탈압박 능력이었다. 그덕에 매탄고의 집중마크 대상이 되었지만 패스를 주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 크윽- “
한은 시작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매탄고의 선수들 틈에서 공을 지켜내며 승리고의 전방을 향해 패스를 뿌려주고 있었다.
툭-
최대한 공격적인 본능을 죽이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한은 매탄고 선수들에게는 악몽과 같은 존재였다.
매탄고는 적극적으로 중원에서 플레이메이커인 한에게 공간을 주지 않도록 원볼란치로 한의 패스길을 차단하고 중원에서는 두명의 선수가 달려왔다.
타다다다다다다닥-
한의 번뜩이는 특유의 킬패스에 올시즌 많은 고등리그의 학교와 선수들이 무너졌다. 매탄고도 그점을 잘알았기에 원볼란치를 두어 침투패스를 차단하고자 했지만 한은 그들의 생각과 달리 전방을 향해 매탄고의 뒷공간을 노리는 로빙패스를 시도했다.
펑-
최전방에는 한의 절친이자, 오늘 경기에서 원톱으로 출전한 황의조가 있었다.
하지만 황의조의 장기인 라인브레이커가 이번엔 실패하며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었고 한의 로빙패스는 뒤편의 매탄고의 정기석 골키퍼의 품에 들어갔다.
매탄고의 정기석 골키퍼는 U-22 리그와 수원FC의 2군에도 콜업이 될정도로 뛰어난 유망주였다.
" 아쉽네… "
의조는 패스를 주었던 한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승리고와 매탄고는 동일한 전진압박 형태의 전술을 취했으나, 김세찬 감독은 전반전 내내 매탄고의 위협적인 공격에 수비라인을 내리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플레이메이커인 한에게 더욱 강한 압박이 쏟아졌으나 여전히 한은 건재했다.
“ 한아, 조심해- “
툭- 툭툭-
재식이 매탄고의 압박에 무작정 한에게 패스를 시도했고 뒤에서는 한을 향해 이미 두명의 선수가 달려오고 있었다.
퍽-
그의 외침과 함께 한은 걱정말라는 얼굴로 두선수 사이에서 턴동작으로 파울을 유도하며 볼을 지켜냈다.
“ 아아악- “
승리고가 라인을 내리고 볼의 점유를 가져가자 매탄고의 라인이 점점 올라오기 시작했다.
전반전은 40분을 향해 가고 있었고 마지막 퍼스트를 위해 매탄고가 본격적으로 라인을 올리기 시작하자 한의 입가에도 점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 의조라면… “
한은 의조라면 라인이 올라온 매탄고의 수비라인을 뚫고 마무리를 지어줄 수 있을거라 믿었다.
결국 매탄고의 전반전 종료직전에 리드를 위해 라인을 올리자 한의 패스가 적극적으로 전방을 향해 뿌려지기 시작했고, 황의조에게 결정적인 찬스가 왔으나 이번에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있었다.
“ 뭐야-? 오프사이드라고-?! “
한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으며 분명 라인브레이커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던 의조도 부심의 기와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내비췄다.
삐익- 삐익- 삐이익-
전반전을 끝내는 주심의 휘슬이 불렸고, 홈과 같은 수원의 연습구장에서 승리고와 비등한 경기를 펼쳐서일까? 매탄고의 선수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내려가고 있었다.
그에 반해 승리고의 선수들은 애초에 연장전, 승부차기도 생각하고 결승전에 왔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만족스러웠다.
두팀의 벤치에서는 감독들의 전술싸움도 치열했다.
이번시즌을 끝으로 매탄고와 계약이 끝나는 유광호 감독은 이미 자신을 이어 매탄고의 지휘봉을 잡을 이가 승리고의 김세찬 감독임을 알고 있었다.
“ 흥, 뒷공간을 노릴 생각은 꿈깨라고- “
매탄고가 전술을 조정하는 사이 승리고의 벤치에서도 김세찬 감독이 전술을 조정하고 있었다.
" 자, 애초에 우리는 연장전, 승부차기를 생각하고 왔다. 이제 매탄고의 공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거다. 압도적인 수비와 지친 매탄고에 한방을 노린다. 후반전에는 의조와 건규가 빠지고 재성이와 창렬이가 들어간다 "
일반적인 경기였다면 김세찬 감독의 전술이 의아할 수 있었으나, 승리고의 공격루트는 한을 통해 뒷공간을 뚫는 전술이지만 매탄고의 홈구장인 만큼 VAR이 없는 석연치않은 오프사이드 판정에 전술을 수정한 것이었다.
결국 공격수 두명을 빼고 한고 함께 중원에서 치열하게 싸울 수 있는 두명의 미드필더인 김재성과 송창렬이 투입되었다.
“ 우리가 준비했던 제로톱이다, 한이는 왼쪽 측면으로 빠져서 프리롤을 맡아라- 나머지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도록해-! “
김세찬 감독은 선수비 후역습 전술의 끝판왕인 거의 텐백에 가까운 수비라인과 측면에 유일하게 프리롤을 부여한 한의 제로톱 전술이었다.
본격적인 후반전이 다시 시작되었다.
승리고와 매탄고는 치열한 경기를 예고했지만, 승리고는 라인을 내려 수비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매탄고의 선수들은 전반전 보다 강하게 승리고를 벼랑끝으로 몰고 있었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버텨내는 승리고, 매탄고의 홈, 결승전이라는 요인으로 인해 준비된 전술인 만큼 승리고의 선수들도 전술적인 이해도는 충분했다.
후반 59분, 철통같이 골문을 지키는 팀과, 골문을 열기위한 팀의 치열한 공방전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매탄고의 선수들은 풀리지 않는 경기에 답답한지 승리고의 진영에서 되지도 않을 중거리 슈팅을 남발하기 시작했고, 공은 수비진의 블로킹에 대부분 튕겨지거나 공 소유권을 넘겨주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펑-
여러차례의 시도에 한번씩 터져나오는 매탄고의 위협적인 슈팅, 온몸을 날려 손끝으로 쳐내는 승리고의 박정수 골키퍼였다.
" 가자, 승리고- 화이팅-! "
선방과 함께 박수를 치며 승리고의 선수들에 기합을 불어주고 있었다.
매탄고의 코너킥이 이어졌고, 킥을 전담하는 이용래는 답답한 경기에 심적으로 매우 짜증나는 상태였다.
이용래는 휘슬소리와 함께 승리고의 페널티박스로 높게 공을 띄웠고, 매탄고와 승리고의 선수들의 볼경합이 치열했다. 하지만 승리고의 압도적인 수비진에 매탄고의 선수들은 공중볼 경합에서도 밀리는 모습이었다.
“ 으아아아- “
매탄고의 장신의 스트라이커인 석준호가 포효하며 높게 뛰어올랐고, 공은 제공권을 따낸 그의 머리에 정확하게 튕겨졌다.
퉁-
승리고의 풀백인 재식의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로 박정수 골키퍼가 반응하지 못했던 헤딩을 거둬내고 있었다.
세컨드볼을 잡은 경준은 페널티박스 밖에서 역습기회만 노리는 한을 향해 의도치 않은 정확한 패스를 선보였다.
펑-
경준과 눈이 마주친 한이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페널티박스 밖에서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 기회다-! "
한의 예상대로 공은 페널티박스 밖으로 튕겨져 한의 앞으로 떨어졌고, 그는 속도를 올려 매탄고 진영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한과 동일 선상에서 공을 잡기위해 달려가는 매탄고의 선수들, 한은 매탄고 선수들의 압박을 버텨내며 드리블을 시작했다.
타다다다다다다닥-
" 어어어어… "
한의 턴동작으로 앞과 뒤에서 달려와 속도조절을 하지 못하던 매탄고의 선수들이 충돌하고 말았다.
뒤에서 충돌하여 넘어진 선수들에게 고개를 돌릴틈도 없이 한의 질주는 계속되었고, 매탄고의 골문과 한의 사이에는 수비수 한명과 골키퍼만이 남아 있었다.
“ 둘 밖에 안남았네-?! “
점점 페널티박스에 가까워지는 한의 모습에 매탄고의 센터백인 최상욱이 당황한 얼굴로 한에게 달려들어야 할지 뒤로 물러서야 할지 주춤였다.
사람들은 한의 모습을 보려고 자리에 일어나기 시작했고, 한은 페널티박스를 두고서 센터백 최상욱을 두고 놀라운 개인기를 펼쳐보이고 있었다.
‘ 플리플랩 ‘
최상욱은 자세를 낮춰서 가속도가 붙어 달려오는 한을 마크하려 했지만 한의 플리플랩에 역동작이 걸리며 반대편으로 들어가는 한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오픈찬스, 페널티박스에는 수원FC의 미래라 불리는 유망주 정기석 골키퍼와 한까지 두사람만 남아 있었다.
" 젠장- "
수원이 인정하는 유망주 답게 정기석 골키퍼는 최상욱이 역동작에 걸리는 순간 한을 막기위해 뛰쳐나오고 있었다.
" 끝- "
한은 미소를 지으며 달려오는 정기석 골키퍼마저 오른발로 재쳐내고 매탄고의 빈골문을 향해 골을 성공시켰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경기를 보러왔던 사람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한은 마치 자신의 골이 당연하단 표정을 지으며 승리고의 선수들을 향해 달려갔고, 경기가 시작한지 63분만에 선제골을 터트린 승리고의 선수들은 모두가 한에게로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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