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축구스타-88화 (88/150)

제 88화

SSS급 축구스타 Part1 (完)

2010년 7월, 승리고는 경신고와의 고등리그 토너먼트 4강전을 치루기 위해 경신고등학교로 원정을 떠났다.

김세찬 감독은 고등리그 토너먼트 4강까지 안착했기에 지금부터는 최선의 결과로 최선의 성과를 만들어야 했다.

" 자, 이제 4강이다. 오늘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지-? 지금 고3인 재식, 건규, 승규, 평준, 강인, 범석, 호연이는 거의 마지막 기회야- 제발 철없는 짓거리 하지말고 꼭 증명해서 전학, 진학에 성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

김세찬 감독도 매탄고로 이적하기 전에 마지막 승리고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우승으로 남길 생각이었다.

검은돈을 챙겨오며 선발명단을 완성시켰던 김세찬도 이제는 오로지 실력만으로 선발명단을 만들기 시작했다.

선발명단의 선수들도 한곳에서 함께 몸을 풀고 있었다.

" 이 한, 그동안 미안했다… "

한은 상수가 빠지고 고3 선배들의 태도가 달라지자 적잖게 당황했고, 한에게 재식이 먼저 말을 꺼냈다.

" 솔직히 질투나서 그랬는데, 이제 너도 축구부 그만둘테고 우리도 이번 대회가 전학, 진학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니까… 잘부탁한다… "

한은 선배들의 달라진 태도에 당황했지만, 그들의 진심을 느꼈기에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사과를 받아드렸다.

토너먼트 4강전, K리그 U-18리그는 아니지만 고등리그 토너먼트에서도 매년 꾸준하게 선수들을 배출한 만큼 4강부터는 많은 K리그 유소년 스카우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울산의 현대고와 수원의 매탄고의 경기 만큼이나 승리고와 경신고가 비주류 경기임에는 부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여기서 승리하고 결승에 올라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게 되는 것이었다.

고등리그 토너먼트 4강전을 시작하기 위해 승리고 선수들도 비장한 표정으로 경기장에 올라갔다.

전반 11분, 승리고는 김세찬 감독의 전진압박 전술로 경신고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경신고는 안정적인 수비조직력이 꾸준한 팀이었고,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좁은 공간에서 간결한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 한아, 이쪽으로- "

한은 자신에게 외치던 호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호연의 위치는 이미 경신고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다.

' 아냐, 저기는 너무 뻔해 '

펑-

경신고의 경계대상 1호인 한은 수비가 달라 붙기전 페널티박스 안을 향해 적절한 높이의 패스를 시도했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센터백들과 동일한 라인에 있는 건규의 발앞에 정확히 떨어졌다.

" 으갸갸갸갸아-! "

건규는 프로팀 산하기관으로 전학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온힘을 다해 슈팅을 날렸다.

출렁-

" 이거지-! "

건규는 특유의 주먹 세레머니로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자신을 패스한 한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었다.

토너먼트인 만큼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만 경기는 승리고의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었고, 경신고의 역습은 번번히 승리고의 수비라인에 차단되고 있었다.

툭- 툭툭-

풀백 평준이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차단했다.

" 다들 어딨어-! "

평준은 외침과 함께 측면에 있던 강진을 향해 패스를 주었다.

타다다다다다다닥-

강진은 공을 잡자마자 빠른속도로 측면을 질주하기 시작했고 경신고의 측면을 빠른속도로 무너트리고 있었다.

돌파를 하던 강진이 재식을 보고 중앙으로 패스를 해주자 재식은 영리한 플레이로 자신을 마크하는 경신고 선수들을 피지컬로 버티며 파울을 유도해내고 있었다.

파울지점은 골문에서 24m 정도 떨어진 위치였다.

충분히 직접 슈팅을 노려볼만한 위치에 건규, 호연, 한이 모여서 키커를 정하고 있었다.

" 수비라인이 탄탄한 경신고와 세트피스로 충돌해서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어요 "

" 한아, 그래도 여기서는 네가 가장 킥력이 정확하니까 직접 슈팅을 노려보는건 어때-? "

" 두분다 이의 없으시면 제가 찰게요- "

키커인 한을 제외하고 건규와 호연은 페널티박스로 들어갔고, 한은 골문과 공을 번갈아 바라보며 쉼호흡 하고 있었다.

' 오른쪽 상단? 막더라도 강하게 차면 세컨드볼로 유도할 수 있다 '

삐익-

휘슬과 함께 한이 뛰어가자 승리고의 선수들과 경신고의 선수들은 한의 발끝에 집중하고 있었다.

펑-

한은 평소에도 킥 연습을 매일같이 해왔다.

씨익-

한의 슈팅은 경신고 수비벽의 머리를 살짝 스쳐서 높이뜨지도 않은채 골문 구석을 향해 강하게 날아갔다.

꿀꺽-

한은 자신의 킥에 집중했고 지켜보던 다른 이들도 처음엔 '설마'에서 '진짜?'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 어어어… "

경신고의 골키퍼는 빠른 반응속도로 한의 슈팅궤적을 향해 뛰어올랐고, 한의 슈팅은 경신고 골키퍼 허진석의 손끝을 스치며 경신고의 골망을 흔들고 있었다.

한의 프리킥을 지켜보던 세찬과 김석환 수석은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있었다.

그들의 미소는 마치 놀라운 재능을 자신들만 알아채고 있다는 자들의 미소였다.

" 감독님, 탐나는 재능이네요- "

" 한이-? "

" 네, 과장된 표현을 한다면 지금 왼발의 유망주인 강원준보다 탐나는 재능입니다 "

" 크흠, 한이를 높게 평가해주어 고맙네- "

" 이번에 우승하시고 저희 매탄고로 이적하시면 저친구도 함께 데려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하하하- "

" 하하하, 아직 설레발은 일러- "

" 하하하, 농담입니다. 그건 감독님과 계약조건에 없던 이야기니까요. 그냥 저친구 반응이 시답지 않아 말씀드려봤습니다 "

김석환 수석의 말에 이번엔 김세찬 감독도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 벌써, 접촉하셨습니까-? "

" 모르셨습니까? 이 한 선수에게 매탄고로 이적제의를 했었는데… "

김석환 수석은 말끝을 흐리며 김세찬 감독을 향해 무언에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 … "

김세찬 감독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며 뛰고있는 한을 지켜보았다.

경신고와의 전반전이 끝나고 김세찬 감독은 벤치로 오는 선수들을 격려하며 선수들 각자에게 세부적인 전술지시를 내렸다.

승리고의 선수들은 김세찬 감독의 지시를 듣고 각자 자리에서 편하게 쉴 수 있었다.

김세찬 감독은 전반전 많은 활동량을 소모한 한에게 다가갔다.

" 무슨 생각이냐-? "

갑작스런 말에 한도 고개를 올려 김세찬 감독을 바라봤다.

"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

" 수원FC의 제의를 거절했다며-? "

김세찬은 진지한 얼굴로 한에게 물었고, 한도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아직 거절하진 않았어요- "

그런 한을 향해 김세찬 감독은 비장한 얼굴로 제안했다.

" 나와 함께 매탄고로 가자- 이제 얼마남지 않았어- "

김세찬 감독은 진심이었다.

적어도 그가 지켜본 이 한은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이제 매탄고로 간다면 그의 축구인생에 창창한 꽃길을 만들어 줄 수 있었다.

" 끝까지 저를 이용하실 생각이십니까-? "

" 아니지, 반대로 말하면 너를 키워주는거지- "

" 그럴일은 없습니다 "

한은 먼저 자리를 피했고, 김세찬은 씁쓸한 얼굴로 벤치에 걸터 앉았다.

후반전을 알리는 휘슬과 함께 경신고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미 승리고가 2-0의 스코어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수비적인 전술을 고집할 수 없는 경신고는 점점 라인을 올리기 시작했다.

수비적인 팀이 공격적으로 나가게 되면 생기는 문제점은 바로 뒷공간이 열리는 것이었다.

툭-

이미 건규의 계속되는 침투에 경신고 선수들은 건규에 신경이 쏠려있는 상태였고 후반전엔 의조가 들어오며 더욱 경신고의 골문을 위협할 옵션이 많아졌다.

승리고는 공격적으로 나오는 경신고의 라인을 당기기위해 후방과 중앙에서 빌드업을 하며 볼점유를 늘려갔고, 자연스레 경신고의 라인이 올라오자 한의 적극적인 패스가 계속되었다.

" 계속 올라가- "

김세찬 감독은 패스의 깊이가 깊어지지만 아직까지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자, 선수들에게 외쳤고 선수들은 그런 세찬의 말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툭- 툭툭-

평준의 패스를 받은 한이 긴패스의 모션을 취하는 순간 달려드는 경신고의 박성대를 가볍게 바디페인팅으로 재쳐내고 드리블을 시작했다.

타다다다다다다다닥-

한이 중앙으로 드리블을 시작하자 승리고의 공격진은 넓게 퍼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경신고의 수비도 넓게 퍼지자 한의 공간은 점점 넓어지기 시작했다.

" 막아-! "

경신고 감독의 외침에 허겁지겁 위치를 조정했지만 이미 경신고의 수비라인은 무너졌다.

사이드라인을 따라 들어가는 호연을 향해 패스를 주었다.

타다다다다다닥-

호연은 자신의 장기인 컷백을 십분 발휘하며 경신고의 수비진을 무너트리고 있었다.

" 한아- "

호연은 침착하게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달려가는 한을 향해 킬패스를 주었다. 하지만 달려나오는 허진석 키퍼와 충돌할 위험이 있었다.

" 위험하다… "

본능적으로 슈팅을 한다면 충돌이 불가피함을 알고서 한은 발로 가볍게 뒤로 밀어주며 몸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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