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6화
SSS급 축구스타 Part1 (完)
한은 선배들을 뒤로하고 훈련장으로 의조와 함께 이동했다.
머저리같은 선배들과 말씨름 하는 시간조차 아까웠던 그는 프리킥 연습을 위해 모형들을 세워두고 골문을 향해 강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은 적당한 힘으로 슈팅을 날리고 있었다.
" 의조, 너도 그냥 신경쓰지말고 같이하자- "
의조도 그런 한의 곁에서 혹시라도 다시 시비를 걸까봐 한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단연 고등리그 토너먼트에서 1번 시드의 현대고 모두가 현대고의 1위를 예상했지만 그 결과를 뒤 엎고 현재 상서고가 A조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현대고는 승리고보다 조금 앞서있는 2위를, 같은 A조 소속의 순위는 상서고, 현대고, 승리고, 우리고 순으로 되어있었다. B조는 수원 산하의 학교인 매탄고가 1위로 있었고 강선고, 경신고, 하늘고 순으로 되있었다.
승리고의 고등리그는 2경기를 남겨두고 있었고 오늘은 현대고등학교와의 경기가 준비되고 있었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승리고가 승리를 한다면 승점 3점을 얻어 현대고를 내리고 A조의 2위로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경기초반에 현대고에 선제골을 헌납한 승리고의 파상공세가 시작되고 있었다.
" 여기, 패스해줘- "
승리고의 선발 건규의 외침과 함께 승리고의 역습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건규와 함께 투톱으로 페널티박스를 향해 들어가는 의조였다.
타다다다다다닥-
공을잡은 채로 들어가는 상수는 반대편에 있던 의조를 보며 높게 크로스를 띄워주고 있었다.
펑-
상대 현대고의 측면 풀백과의 몸싸움에서 승리한 의조는 돌파를 선택하기 보다는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 패스를 선택했고 그 패스는 페널티박스에서 빠르게 침투해오던 한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툭-
" 막아! "
현대고 골키퍼 장현은 한의 빠른 침투를 보며 자세를 낮췄지만 한의 논스톱 슈팅은 왼쪽 측면을 향해 빠르게 감겨들어가고 있었다.
출렁-
동점골을 가져간 승리고, 그후에도 승리고는 한의 플레이메이킹 덕인지 프로 유스팀의 현대고와 경기에서도 중원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승리고의 김세찬 감독은 선수들에게 빠른 수비가담을 요구했고 승리고의 선수들은 프로팀의 스카우터들의 눈에들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고 있었다.
" 건규, 상수도 빨리 내려와서 가담해-! "
현대고의 공격전개 속에서 재식의 패스를 차단하고 다시 승리고의 역습찬스가 다가왔다.
재식의 발끝을 떠난 공은 페널티박스 밖에있던 상수를 향했고 그는 왼쪽 측면으로 올라가는 건규를 보며 패스를 주었다.
" 이거지- "
타다다다다닥- 툭- 툭-
하지만 느린발의 건규는 더이상의 돌파는 무린지 중앙에 있던 한을 향해 패스했고 한은 자신을 향해 오는 공을보며 뒤에서 달려오던 현대고의 선수를 등진채로 프로들도 쉽게 할 수 없는 고난도 기술인 마르세유턴을 선보였다.
" 의조는 집중견제… "
한은 확실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의조에게 줄까했지만 이미 의조의 뒤에는 달려온 현대고의 수비들이 붙어있었고 반대편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현대고 선수들 세명을 재쳐내는 한은 페널티박스를 향해 가볍게 패스를 주었는데 놀랍게도 한의 패스를 골로 마무리한 사람은 상수였다.
" 으아아아- 이거지! "
상수는 골을 성공시키며 스카우터들에게 이골로 인해 눈도장을 찍었다는 기쁨에 포효하고 있었다.
경기가 아직 한창이었지만 벤치에서 경기를 관전하던 정장의 남자들은 선수들 프로필을 한장, 한장씩 넘기며 한선수를 동시에 지켜보고 있었다.
" 저기, 승리고의 8번 친구 말이야- 지난경기에는 전반전에 활약하고 후반전에 교체된 친구 아닌가? "
" 네, 지난번 경기에서 전반전에 세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후반전에 교체되었던 친구입니다 "
" 그런가? 제법 축구를 할 줄 아는 친구같은데? "
" 하하하, 우리팀에도 저런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친구는 재영이나 준민이가 있으니 공격수 쪽을 살펴보시죠? 건규라는 친구… "
정장의 사내는 다른 선수로 화제를 돌리고 있었고 다른 사내는 만족스럽다는 눈으로 8번의 선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 김세찬이 애지중지하는 아이라고 들었는데? 저 친구는 아직 다른팀에서 컨텍한 적이 없었나? "
" 현풍고랑 풍생고에서 두차례 컨텍이 있었는데 김세찬 감독이 완강한 태도로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러지마시고 여기 13번의 이건규라는 친구는 어떠십니까? "
" 아니야, 승리고 경기는 오늘이 처음인데 8번 친구에 대한 보고서는 더 없는가? "
" 네? 굳이 말씀이십니까? 우리팀에는 저런 학생은 많습니다. 김호연이나 서정진 용대보다 못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
자꾸 말을 돌리는 사내에 짜증이나는 정장의 사내는 신경질적인 어투로 말했다.
" 말 끊지 않았으면 하는데? "
정장의 사내가 굳은 표정으로 말하자 그제야 사내는 고개를 숙이며 가방을 뒤적여 파일을 꺼내고 있었다.
그러는사이 역전골이 터진 승리고는 교체전술로 투톱의 황의조를 빼고 강진을 투입하고 있었다.
사실 강진은 17살로 아직 어린나이지만 부모님의 어마어마한 영향력 아래서 중요한 경기에 매번 출전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 이쪽으로- "
한의 외침을 들은 건규는 뒤로 패스를 주었다.
툭-
천천히 라인을 올리기 시작하는 한은 센터서클 부근에서 경기의 흐름을 조절하기 위해 공을잡고 템포를 조절하며 측면의 선수들이 현대고의 골문을 향해 올라갈 시간을 벌고 있었다.
" 새꺄, 빨리 패스안해? "
상수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그를 외면한 한은 침착하게 현대고의 페널티박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펑-
한의 발끝을 떠난 공은 현대고의 페널티박스로 날아갔고 한순간에 현대고의 수비라인은 무너지고 있었다.
타다다다다다닥-
후반을 20분 남겨두고 교체로 들어와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강진이 한의 패스를 받아 현대고의 무너진 수비라인 사이로 들어가 승리고의 두번째 골을 뽑아내며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펑-
강진은 자신의 골을 만들어준 동갑내기 한에게 다가가서 고마움을 표했다.
결국 승리고와 현대고의 경기는 마지막까지 찬스를 만들어낸 한의 활약에 힘입어 건규의 쐐기골이 터져나오며 현대고를 꺾고 A조 2위에 자리할 수 있었다.
이번 고등리그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기록하고 우승 토너먼트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승리고에 많은 프로팀의 스카우터들이 집중하기 시작했고 오늘 경기에는 여러 K리그 팀들의 스카우터들이 참관하고 있었다.
승리고의 대부분 선수들이 만족스런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단연 그중에서도 한의 활약은 모든 스카우터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정장의 사내는 고민을 끝내고는 뒤편에 앉아있던 사내에게 말했다.
" 박프로, 승리고의 8번 친구말이야-? 접촉하게, 수원으로 데리고 가야겠어- "
" 예? 아아… 13번은… "
" 거참- "
" 죄송합니다 "
정장의 사내는 수원의 유소년 스카우터로 재직하며 매탄고등학교에 많은 유망주들을 진학시키고 프로팀까지 진출시키는 수원의 킹메이커와 같은 사내였다.
승리고와 현대고의 경기가 끝나고 선수단 전체에 휴가가 주어지며 한은 기숙사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있었다.
절친 의조와 함께 학교를 나와 사거리에서 헤어지고 천천히 걸어가던 한은 어느덧 집근처에 다다르고 있었다.
저벅- 저벅-
그때 깔끔한 정장차림의 두사내가 반대편에서 한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한도 다가오는 두사내가 마치 자신을 향해 걸어오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들에게 시선을 올리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이 한 선수? "
" 누구시죠? "
" 반갑습니다, 수원 유소년 스카우트 총괄담당 김석환이라고 합니다 "
" …! "
정상의 사내가 소개하자 한은 깜짝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집이 엄청 크시네요, 경기가 끝나고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
" 제게 볼일이라도…? "
"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이 한 선수에게 관심이 생겼어요. 솔직히 김세찬 감독의 승리고보다 매탄고에 오신다면 이 한 선수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김석환 수석의 말에 한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의 기회라면 충분히 흔들릴만 했다.
" 혹시, 매탄고로 이적한다면 후에는 수원으로 갈 수 있나요? "
" 확답은 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선수의 재능이라면… "
" … "
김석환 수석의 말끝을 흐리는 말이었지만 한에게 충분히 달콤한 유혹과도 같은 말이었다.
지금은 승리고에 있지만 매탄고로 이적한다면 분명 자신의 재능을 만개할 수 있는 일생의 기회가 지금 한에게 주어지고 있던 것이었다.
한이 고민하는 사이 김석환 수석이 다시 되묻고 있었다.
" 이 한 선수, 지금 망설이고 계신가요? 승리고보다 성공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
김석환 수석은 한에게 결정타를 날리고 있었음에도 한은 주저하고 있었다. 단순히 성공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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