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축구스타-29화 (29/150)

제 29화

SSS급 축구스타 Part1 (完)

전반 20분, 박지성 이후로 안정적인 미드필더로 인정받은 기성용이 독일의 공격을 가까스로 차단하며 오랜만에 역습기회를 가져가는 대한민국.

" 한아- "

중앙에서 공을 잡은 한이 독일의 진영을 향해 드리블을 시작하자 독일의 선수들이 빠르게 한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고 크로스와 슈바인슈타이거가 양쪽에서 한에게 붙어오고 있었다.

한이 공을 잡자 두명의 독일 선수들이 달려오는 이유는 한의 스타일을 파악한 뢰브 감독의 조치였다. 그런 한의 뛰어난 탈압박 능력과 드리블은 상대방 입장에서 상당히 거슬리는 유형의 선수임에는 분명했다.

" 우왁, 둘이나 온다고? "

한이 달려오는 두선수의 압박으로 공을 지켜내는 사이 손을 흔들며 측면을 향해 달려가는 이청용을 보았다.

" 한아- 여기야- "

" 형, 계속 들어가요! "

기어코 두선수의 압박을 버티고 크로스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낸 한이 이청용을 향해 패스를 주었다. 한의 탈압박 능력에 한국 축구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메우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 순발력은 호나우지뉴를 닮았군… "

한의 탈압박에 힘을 얻었을까? 측면을 오르는 이청용이 날카로운 드리블로 보아텡을 따돌렸고 페널티박스를 향해 크로스를 올려주고 있었다.

펑-

박주영의 발밑을 겨냥한 크로스는 훔멜스의 쳐지는 순간 속도를 이겨내고 달려온 박주영에 향했다. 순간 대한민국의 선수, 벤치, 관중석과 경기를 지켜보던 모든 사람은 '설마'를 외치고 있었다.

타다다다다닥-

펑-

하지만 노이어 골키퍼가 방향만 살짝 바꾼 박주영의 슈팅을 손끝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선방에 막혀버린 박주영은 아쉬운 표정으로 크로스를 올려준 이청용에게 '따봉'을 흔들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코너킥이 선언되었고 기성용이 키커로 준비하고 있었다.

독일 선수들은 코너킥 수비를 위해 위치선정을 하였고 대한민국 선수들도 나름대로 위치를 조직적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특히 독일의 센터백들이 제공권을 쉽게 가져갈 수 없도록 곽태휘와 이정수가 딱 달라붙어 있었다.

정적을 깨는 주심의 휘슬소리와 함께 기성용의 코너킥이 독일의 페널티박스를 향해 높게 날아왔다.

펑-

공이 페널티박스로 향해 날아오는 순간 선수들이 일제히 뛰어올랐고 곽태휘와 훔멜스가 동시에 뛰어올랐지만 두선수의 머리를 스친 공은 뮐러와 경쟁하는 한에게 향했다.

한에게는 많이 겪었던 상황이었다. 세리에에서는 뮐러보다 골문에서 더 강한 압박을 받아왔었다.

" 침착하게… "

한은 골문으로 방향을 틀었고 침착하게 먼저 발을 뻗지 않았다. 그러자 바티슈투버가 발을 뻗었고 그제야 한은 오른발로 공을 안쪽으로 쳐냈다.

펑-

바티슈투버를 피해 왼쪽 포스트로 보이는 작은 공간을 향해 한은 왼발로 독일의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노이어 골키퍼가 발과 손을 뻗었지만 한의 슈팅은 포스트 상단을 향해 쏘아져 독일의 골망을 강하게 흔들고 있었다.

우와아아아아아아-

한의 강력한 슈팅이 독일의 골망을 흔드는 순간 관중석에 있던 붉은악마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고 넘어져있던 한을 향해 달려온 선수들이 한의 선제골을 축하해주고 있었다.

" 와아아, 이 미친놈- "

" 대에에에박- "

" 와, 미친놈- 진짜 미친놈이네- "

쓰러지며 시선이 하늘로 향했던 한은 그제야 선수들의 반응에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 하하하, 저도 설마했습니다- 하하 "

독일의 선제골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어 전반전에 터진 한의 데뷔골로 대한민국이 승부의 균형을 깨고 있었다.

특히나 독일의 선수들은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한을 지켜보고 있었다.

" 저녀석 뭐야-? 설마 내가 먼저 움직이길 기다렸던거야-? "

" 침착해, 발밑 기술이 뛰어난 녀석이야- 이제 기다리자고 "

바티슈투버는 제법 당황한 얼굴이 역력했고 람이 다가와 그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독일의 벤치에 있던 뢰브 감독도 한의 존재가 변수를 만들 수 있음은 알았지만 대한민국의 선제골은 예상한 범위에 들어있지 않았던지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아시아팀에 패배하기에는 게르만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다.

그때부터 독일의 파상공세가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의 선제골의 충격은 독일 선수들에게 충격을 선사했고 압도적인 파상공세에도 독일의 공격은 무언가 맞지 않았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대한민국의 벤치에 있던 조광래 감독은 경기장을 살피며 독일이 생각보다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감지하고 벤치에 있던 애제자 윤빛가람을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사이드라인에서 휘슬이 울렸고 선수들의 시선이 조광래 감독과 윤빛가람이 서있는 사이드라인을 향했다.

" 아직 전반전도 끝나지 않았는데…? "

선수들이 당황하던 사이 전광판에 올라온 번호는 다름아닌 40 OUT, 15 IN이 적혀있었다.

" 무슨…? "

한도 당황한 기색이 얼굴에서 들어나고 있었고 애써 웃으며 사이드라인으로 걸어가지만 스크린을 통해 비치는 한의 표정을 보는 국민들도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한을 교체하고 윤빛가람을 투입시켰다. 그리고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의 교체는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었다. 아무리 전술적인 교체라고 하여도 윤빛가람은 조광래 감독의 신임을 한몸에 받는 조광래호의 황태자였다.

" 고생했다- "

한은 납득이가지 않는 교체타이밍에 할말이 있어보였지만 이내 벤치로 들어가고 있었다.

경기는 재개되었고 독일의 공간을 만들어내던 한이 빠지자 경기는 더욱 독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독일은 언밸런스한 공격에도 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괴체의 동점골이 터져나왔고 종료직전에 다시 한 번 뮐러의 크로스를 받은 고메즈가 역전골을 성공시키고 있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타이밍에 나왔던 교체와 함께 순식간에 무너져버린 어이없는 대한민국의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던 선수들은 사기가 떨어진채 라커룸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 독일이 흔들리고 있어 교체를 시도했지만 전술적인 패착이다. 하지만 한골만 따라가면 우리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

오로지 전술적인 판단의 미스일까? 아니면 한을 대신해서 애제자를 띄워주기 위함이었을까? 조광래 감독만이 진실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선수들이 올라가고 한은 여전히 라커룸에 남아 있었다.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조광래 감독의 교체에 혹시 자신이 실수한 부분이 있었을까 경기력을 돌이켜보고 있었다.

' 왜? 어째서? 무슨 문제로? '

한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교체될 만한 이유는 없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의문만 남긴 조광래 감독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한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벤치로 향했다.

후반전에 들어간 대한민국은 독일의 압도적인 공격을 경험하고 있었다.

동점골을 성공시킨 괴체를 대신해 들어온 포돌스키가 세번째 골을 터트렸고 역전골을 터트린 고메즈가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며 스코어는 1-4로 벌어지고 있었다.

조광래 감독은 경기를 뛰던 박주영을 빼고 지동원을 투입했지만 결과를 바꾸기에는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결국 종료직전에 고메즈의 해트트릭이 터지며 대한민국은 1-5라는 스코어로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 하아… "

대표팀의 무기력한 패배를 벤치에서 지켜보는 한의 표정은 많이 어두워보였다.

결국 한국과 독일의 A매치는 한국의 참패로 끝이났다.

조광래 감독은 경기가 끝이나고 논란을 의식했을까? 언론을 통해 한의 교체에 대해 본인의 판단미스라고 밝혔지만 이미 여론은 조광래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애제자 윤빛가람의 스포트라이트를 위한 교체라고 분석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 A매치가 남아있는 만큼 지켜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여론도 많았다.

훈련장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은 한의 표정이 어두웠지만 누구하나 선뜻 나서서 말해줄 수 없었다. 한의 문제는 어찌되었건 조광래 감독이 직접 판단의 미스라며 공개적으로 언론을 통해 사과를 했기 때문에 남은 문제는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일 뿐이었다.

한이 이번 일을 더욱 심각하게 느끼는 이유는 과거 고등학교 시절에도 이런 일을 많이 겪어왔기 때문이었다. 늘 승리를 위한 초석이 되었지만 계속되는 교체와 감독의 인맥축구에 의해 상처를 입고 해외로 떠난 것이었다.

그런데 국가대표팀에 와서도 비슷한 일을 당하니 한에게는 떠올리기 싫었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었던 것이었다.

하루종일 표정이 어두웠던 한을 지켜보던 차두리가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한을 직접 케어하기 위해 훈련이 끝나고 한의 방을 찾아왔다.

" 잠깐 들어간다-?! 맥주 먹을 수 있지? "

" 오셨어요? 네, 먹을 수 있습니다 "

차두리는 캔맥주 하나를 한에게 건냈고 차두리와 한은 맥주를 들고 밖으로 나가 훈련장이 보이는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서운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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