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635화 (635/650)

635화 전쟁과 함께 특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조지훈은 조금 전 들어온 소식을 가지고 한진영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던 한진영은 들어온 조지훈을 올려다봤다.

“회장님 조금 전 막 들어온 소식입니다.”

“벌써 나왔어?”

한진영은 조지훈이 무엇을 보고하기 위해 찾아오는지 알고 있기라도 하다는 듯이 말했다.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생각보다 빨리 결정이 나온 것 같습니다. 연준 이사에 로리 콜린스가 여당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그 양반 기분이 좋겠어.”

“축하 전화를 많이 받고 있어서 연락을 못 했다고 조금 뒤 직접 찾아와 인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보스턴에서 여기로 직접 오겠다고?”

“네.”

한진영은 오지 말라는 말을 하려고 손을 들었다가 멈췄다.

“그래. 자기가 오겠다는데 오지 말라고 할 이유가 없지. 알았다고 해.”

아직 의회의 결정이 남아있지만, 로라 콜린스가 그사이 큰 사고를 치지 않는 한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 분명했다.

한진영은 차기 연준 이사로 유력한 로라 콜린스가 직접 찾아오겠다는데 그러지 말라고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정확하게 원하는 바를 확정 지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가서 다른 소리를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보고를 마친 조지훈은 슬쩍 화면을 바라본 뒤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이번 전쟁으로 블랙문이 가장 큰 이득을 본 것 같습니다.”

“그래?”

한진영이 재미있다는 듯이 조지훈을 향해 물었다.

조지훈은 여전히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은 채로 말했다.

“네. 시장의 반응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30,000달러 중반대에서 40,000달러까지 폭등한 대표 코인의 차트를 바라본 채로 말했다.

“대표 코인 가격 기준으로 30,000달러가 무너지게 된다면 블랙 코인도 결국 같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될 것처럼 보였고요. 하지만 전쟁이 벌어지고 가상화폐가 안전 자산으로 부각되면서…… 상황이 모두 바뀌어 버리지 않습니까?”

“그렇지. 정지되어 있던 블랙 코인에 대한 예치금 반환도 풀렸으니까.”

한진영이 동의하자 조지훈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쉽습니다.”

“그렇게 아쉬워?”

“네. 아쉽지요. 거의 쓰러뜨릴 뻔했는데 말입니다.”

“아니지. 쓰러뜨릴 뻔하지는 않았어.”

“쓰러뜨릴 뻔한 게 아니라고요?”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을 향해 양손을 맞잡은 채로 탁자에 팔을 기댔다.

그리고 고개를 조지훈 쪽으로 내밀며 말했다.

“블랙문과 같이 큰 회사는 그 정도에 무너지지 않아. 오히려 여차하면 꼬리를 자를 준비를 하고 있었을 거야.”

“꼬리를 자르다니요?”

“블랙문이 왜 코인 그라운드와 함께 코인을 만들었겠어? 블랙문이 기술력이 없어서? 아니면 코인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그것도 아니야. 여차하면 코인 그라운드에 책임을 떠넘기고 자기는 빠지기 위해 코인 그라운드와 함께 한 거야.”

“그래서 원스 파이낸스도 코인 그라운드와 함께 한 건가요?”

“그렇지.”

한진영이 잘 말했다는 뜻으로 손가락으로 조지훈을 가리켰다.

그리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가상화폐 가격이 다시 회복했으니 어떻겠어?”

“꼬리를 자르지 못하겠네요.”

“그렇지 폭탄을 제거하지 못한 채 계속 가는 거야. 그리고 새로운 폭탄이 옆에서 터지면…….”

“연쇄 폭발이 일어나는 건가요?”

한진영은 조지훈을 바라보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의 고갯짓은 백 마디 말보다 더 무게가 느껴졌다.

조지훈은 오히려 잘라내지 못한 지금의 상황이 블랙문에게는 더 꼬여버리게 됐음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의문 한가지가 떠올랐다.

“그렇다면 옆에서 터지는 폭탄은 무엇입니까?”

“러시아 채권의 CDS.”

“CDS가 폭탄이라는 말씀입니까?”

“그래.”

한진영이 바로 해답을 알려주자 조지훈은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 폭탄을 팔려고 하지 않습니까? 폭탄을 블랙문에 던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반응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건 폭탄을 작동시킬 수 있는 스위치야. 정확히 이야기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의 반대편에 자리한 게 폭탄이라고 할 수 있어.”

“아~”

조지훈은 이제야 이해가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군요. CDS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그걸 물어내야 할 블랙문이 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겠군요.”

조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진영이 말한 말을 이해했다.

세이지에 50억 달러의 CDS를 판매한 블랙문이었다.

그렇게 판매한 CDS가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아 수천억 달러를 물어줘야 할 상황이 되고 말았다.

조지훈은 CDS가 폭탄이라는 한진영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드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그걸 우리는 팔려고 하지 않습니까?”

“폭탄 스위치를 든 사람이 한 사람만 있다면 폭탄을 들고 있는 블랙문이 어떻게 하겠나? 설득하든 협박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폭탄 스위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스위치를 누르지 못하게 만들지 않겠어?”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스위치를 든 사람이 수십, 수백 곳이라면? 어떻게 하겠어?”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

한진영은 조지훈의 말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CDS를 판매하지만, 나는 스위치를 나눠준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스위치는 내가 아닌 그들이 누르는 거지. 어떤가? 이러면 블랙문 입장에서는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겠어?”

조지훈은 한진영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말이 좋아 곤란하다는 것이지 블랙문 입장에서는 환장하고 미칠 노릇일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조지훈은 다시 한번 느끼지만, 블랙문이 한진영이란 존재를 적으로 돌린 게 가장 큰 실수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차근차근 빌드업하듯이 블랙문이 가장 곤란해할 상황을 한진영이 아니라면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감탄하는 표정에 기분 좋게 웃음을 지으며 TV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는 연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함락이 될 것 같은 우크라이나 모습에 전황을 시시각각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중이었다.

“슬슬 날도 풀리니 금리도 올릴 텐데 얼마나 견디는지 두고 볼까?”

한진영이 블랙문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된다는 듯이 웃으며 화면 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연준 이사에 추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로라 콜린스는 그날 바로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날아왔다.

그녀가 뉴욕으로 온 이유는 국회에서 진행하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뉴욕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지금부터 청문회를 준비하겠다는 뜻에서였다.

그러나 그녀가 뉴욕에 온 진짜 이유는 다른 것 때문이었다.

“축하드립니다.”

레이 젠슨이 로라 콜린스를 만나자마자 연준 이사에 추천된 것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

로라 콜린스는 레이 젠슨의 인사에 가볍게 얼굴을 붉히고는 대답했다.

“고마워요. 이게 다 젠슨 고문님과 세이지 덕분이에요. 특히 한 회장님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레이 젠슨은 변한 로라 콜린스의 말투에 속으로 크게 놀랐다.

그가 알고 있던 로라 콜린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지독하리만치 인종차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로라 콜린스였다.

한진영을 차갑게 대하다 못해 벌레 보듯이 바라봐 오히려 소개한 자기가 민망해했었다.

그런 로라 콜린스가 지금은 봄날에 부는 봄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한진영은 쑥스러운 듯이 웃는 로라 콜린스를 향해 앉을 것을 권했다.

그녀는 한진영이 내민 자리에 앉고는 다시 한번 한진영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요. 이게 다 한 회장님 덕분이에요.”

“아닙니다. 대중과 여당이 모두 콜린스 이사님을 잘 보아 그런 것이지요.”

“벌써 이사라니요. 호호호호. 남들이 들으면 욕하겠어요.”

로라 콜린스는 입가를 손으로 막으며 크게 웃었다.

레이 젠슨은 그러지 말라고 말하지만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로라 콜린스를 신기한 듯이 바라봤다.

사람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로라 콜린스가 잘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청문회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 비서실이 청문회에 나올 의원들의 성향을 파악해서 예상 질문을 다 뽑아놓은 상태입니다. 보시고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저희 직원들과 상의해 보시면 틀림없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실 겁니다.”

로라 콜린스는 듣고 싶었던 말을 듣자 더욱 활짝 웃었다.

“정말 뭐라고 감사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감사의 말이라니요? 콜린스 총재님이 이사 자리에 오르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에 도움을 드리는 것이니 부담 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정말 부담 가지지 않고 도움을 받을게요.”

“네. 대신 소송과 관련된 것을…….”

“걱정하지 마세요.”

한진영이 말을 다 끝내기 전에 로라 콜린스가 손을 들어 바로 확답을 해줬다.

“그건 내가 책임지고 소송이 진행되도록 해줄게요. 이미 보스톤 연방법원에 문의해서 대답을 들은 상태예요. 뉴욕법원에서 멈춰 있는 사건도 보스톤 쪽에 받아와 진행할 수 있다고요. 제 이야기를 듣고 보스톤 연방법원과 뉴욕이 서로 이야기하고 있다니까 기다리면 좋은 소식 얻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감사합니다.”

한진영이 고개 숙여 인사하자 로라 콜린스는 마치 자기 일이라도 된 것처럼 화를 내며 말했다.

“게리 챈슬러. 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참 나쁜 사람이더군요. 소송 내용을 보니 억지로 동업자 지분을 희석했다고 하네요. 그렇게 회사를 빼앗아 놓고 수십 년을 떵떵거리고 살았으니…… 이참에 제대로 혼을 내줘야겠어요.”

한진영은 로라 콜린스의 말에 고개를 숙인 채로 가만히 미소 지었다.

이걸 위해서 로라 콜린스를 연준 이사 자리까지 밀어 올린 거였다.

연준 이사라는 자리가 가진 무거움으로 묵혀 있던 소송을 깨우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것.

한진영은 원하는 것을 얻게 된 것에 만족스러움을 느꼈다.

***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은 다음 FOMC에서 금리 인상 확률을 100%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게 금리 인상 시대의 신호탄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시장에 끼얹었다.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

지난해 1.6%의 고점은 진작에 넘겼으며 단숨에 2.0% 수준까지 치고 올라갔다.

시장은 금리 인상을 시작하게 된다면 2.0% 수준까지는 올릴 거로 생각한 것이었다.

제로 금리인 현 상황에서 2.0%까지 금리를 올린다면 0.25%씩 8번의 금리 인상이 있어야만 가능한 수치였다.

올해 첫 금리 결정이 동결로 나온 상황에서 8번의 금리 인상이 나온다면 올해 내내 금리 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었다.

시장은 금리 인상이 현실로 나타난 것에 그대로 꼬꾸라졌다.

특히 나스닥과 같이 기술주의 경우에는 낙폭이 더욱 심했다.

14,000을 뚫고 내려가 13,000마저 단숨에 내어준 나스닥 지수는 시장에 암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 끝나지 않은 전쟁 이슈는 시장을 더욱 옥죄었다.

금리 인상과 긴축이라는 신호가 나오는 데도 원자재 시장이 전쟁 이슈로 진정이 되지 않은 것이었다.

13,000까지 내려간 시장은 이대로 10,000이라는 숫자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퍼졌다.

혹은 네 자릿수 시대로 회귀하여 투자시장은 이대로 끝이 나지 않느냐는 암울한 분위기가 시장에 만연했다.

가상화폐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등에 업고 상승하고 있지만 블랙 코인 이슈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관들은 가상화폐에 투자하기를 꺼렸다.

투자시장에 제대로 된 투자처가 이제 보이지 않게 됐다.

이때 어디선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러시아 채권이 돈이 된다.

처음 이야기가 나온 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처음 이야기가 시장에 흘러나왔을 때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당장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러시아 채권이 돈이 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 외로 전쟁에서 잘 버티는 우크라이나처럼 러시아 또한 서방 세계의 경제제재 속에서도 잘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과 같은 원자재가 풍부한 러시아의 특성이 흔들리는 나라를 지탱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미국은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에는 똑같은 보복이 있을 거라는 경고를 날렸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는 그런 미국의 이야기에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곳들보다 싼 가격에 원유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전쟁만큼이나 러시아 또한 쉽게 무너지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자 사람들은 러시아 채권에 관심을 보였다.

처음 전쟁이 터졌을 때 기관 투자자들은 러시아 채권을 빠르게 매각했다.

당장에라도 경제제재를 받은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은 급락하여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에 던지는 물량을 CDS 프리미엄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현재 거래되는 CDS 프리미엄은 4,500bp(100bp=1%)를 넘나들었다.

원금 1,000만 달러의 채권 보험료가 450만 달러라는 이야기였다.

채권 가격의 하락은 CDS 프리미엄의 상승을 뛰어넘었다.

6년 뒤 만기가 찾아오는 상품이 0.31 달러에 거래가 됐다.

원금이 1,000만 달러인 채권이 310만 달러에 거래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보통 채권 가격과 CDS 프리미엄을 합한 가격은 원금과 큰 차이가 없었다.

채권이 행사되어 CDS 프리미엄이 제로에 수렴하더라도 혹은 채권이 디폴트가 되어 CDS 프리미엄이 천장을 뚫어 버리더라도 원금 이상의 가격을 형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금과 큰 차이로 벌어진다면 무위험 차익 거래를 할 수 있었기에 두 가격의 합은 원금 근처에서 맴도는 게 평소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금 전쟁과 함께 특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원금 1,000만 달러인 채권 가격이 310만 달러였다.

보험 상품인 CDS를 매입하여 안전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450만 달러를 더한 760만 달러만 있으면 6년 뒤 만기 1,000만 달러의 채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해도 CDS를 통해 1,0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

6년 뒤에도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는다면 채권 만기를 통해 1,0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1,000만 달러를 6년 뒤 받을 수 있는 상황을 760만 달러만 있으면 만들 수 있었다.

기관 투자자들은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지금 노다지를 찾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채권과 CDS 모두 세이지가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가격만 맞으면 세이지는 시장에 묶음 상품으로 판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진작에 채권을 매도해 놓고 있었던 만큼 0.31 달러라는 가격은 세이지에는 큰 이득이 되는 가격이었으며, CDS는 블랙문으로부터 200bp 부근에 매입했던 만큼 4,500bp는 손을 털어도 될만한 가격이라는 것이었다.

세이지는 6년 뒤에 찾아올 30%의 이득보다 지금 수익을 확정하고 싶다고 했다.

시장은 이런 세이지의 마음을 이해했고, 이런 세이지의 마음을 이용하여 돈을 벌려 했다.

채권과 CDS를 따로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기관 투자자들에는 커다란 매력으로 다가왔다.

묶음 상품으로 한 번에 구할 수 있으며 수량 또한 넉넉한 것에 기관 투자자들은 루터 컴퍼니로 달려갔다.

앉은 자리에서 3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나타난 것에 기관 투자자들이 서로 돈을 싸 짊어지고 루터 컴퍼니에 채권과 CDS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섰다.

루터 컴퍼니는 채권시장에 참가한 이후 처음 보는 광경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이런 모습에 대응했다.

이미 위에서 이런 상황을 대비하라며 몇 차례나 매뉴얼을 내려보냈기 때문이다.

한진영이 존 루터에게 미리 언질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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