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504화 (504/650)

504화 넓은 시야로 바라보려 한다

지난 시절 한번 겪었던 일이었다.

홍대민의 예측대로 유행은 점점 더 크게 번져 나갔었던 걸 한진영은 똑똑히 기억했다.

그리고 유행을 넘어 실제로 매매에 조로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전문 투자자에게까지 지지받기도 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투자자라면 조로를 사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도 SNS를 쓴다면 조로를 사용해야 했다.

조로의 인기는 홍대민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크게 번져 나갔다는 것을 한진영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하여 홍대민이 떠올린 방법을 실제로 적용하기도 했다.

“확실히 돈을 벌기는 할 겁니다. 그것도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말입니다.”

“잠깐. 잠깐.”

한진영이 홍대민의 말에 동의하자 레이 젠슨이 손을 휘저어 말을 막았다.

“이야기 중에 미안한데 내 질문에 대답을 누구도 해주지 않았네. 저걸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어?””

레이 젠슨의 질문에 한진영이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

“네. 할 수 있습니다.”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저걸 어떻게 한단 말인가?”

레이 젠슨은 한진영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거짓말이 아니면 허세를 보이는 것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레이 젠슨의 상식에서는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수천 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할 곳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레이 젠슨은 고개를 젓고 한진영을 살폈다.

그러나 한진영의 표정은 처음과 똑같았다.

그리고 홍대민의 표정 또한 한진영과 마찬가지였다.

마치 몰랐냐는 듯한 시선이 홍대민의 눈에서 보이는 듯했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과 홍대민을 번갈아 바라본 후 다시 물었다.

“정말…… 저걸 할 수 있다고?”

“혹시 HFT(High Frequency Trading) 프로그램 들어보지 못하셨습니까?”

“HFT? 들어봤지. 그것 때문에 이곳이 엄청 시끄러웠다네. 거래소에 엄청난 부하를 줘서 이상 거래가 속출하는 바람에 급하게 금지를 때렸었지. 그런데 그건 세이지가 어떻게 아나? 한국에까지 소문이 났었나?”

HFT를 아느냐는 홍대민의 질문에 레이 젠슨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홍대민을 바라봤다.

홍대민은 레이 젠슨의 질문에 자부심이 느껴지는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그거 저희가 만든 겁니다.”

“뭐라고? 세이지가 만들었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저희가 만든 걸 미국의 회사들이 사 간 거지요. 그것도 여러 가지 기능을 많이 줄인 것으로 말입니다. 세이지에서 가지고 있던 건 이곳에서 난리를 일으켰던 것보다 더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그게…… 정말인가?”

레이 젠슨은 한진영을 돌아보고 물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시선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희가 돈 주고 판 물건을 가지고 사고 친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사고가 일어날까 봐 몇 가지 기능을 빼고 판매한 것인데…… 기어코 사고를 일으켜서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허허.”

레이 젠슨은 한동안 월스트리트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프로그램의 제작자가 세이지였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초고속으로 주문을 쏟아내는 프로그램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러 기능을 몇 가지 빼놓고 줬다는 말에 기술력을 의심했던 마음을 지울 수밖에 없었다.

초당 수만, 수십만 건의 주문을 쏟아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반대로 주문을 받아내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닐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을 향해 고객이 알아도 가만히 있을 만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알아도 고객은 크게 불만을 가지지 않을 겁니다.”

“고객이 불만을 가지지 않아? 자기 정보를 이용해서 자기 주머니를 털어간다는데?”

“네. 그러지 않을 겁니다.”

한진영은 확신에 찬 대답을 하고는 홍대민을 바라보고 이유를 이야기했다.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할 테니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홍 사장님?”

한진영의 말에 홍대민의 입이 더는 커질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턱 빠지겠어.”

레이 젠슨은 홍대민을 향해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홍대민은 급히 손을 들어 입을 가리고는 한진영을 향해 놀란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제가 거래 수수료 무료로 하여 진행하자는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럼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해서 지금 이런 이야기들을 진행하려고 한 게 맞아?”

“네. 맞습니다. 거래 수수료가 무료라면 자기 정보를 어떻게 써서 요리하든지 간에 사람들은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아 참. 이건 서울에 자리한 전략분석실에 의뢰하여 받은 대답입니다.”

혹시 한진영이 그럴 리가 있겠냐며 의구심을 표하지 않을까 걱정하여 김준하에게 의뢰하여 답을 가지고 온 것이었다.

한진영이라면 전략분석실의 판단을 믿어줄 것으로 생각해서였다.

그러나 그게 없어도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진영은 홍대민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레이 젠슨을 향해 말했다.

“전략분석실의 말대로 거래수수료를 무료로 진행하면 사람들은 크게 불만을 표하지 않을 겁니다. 거래수수료 무료에 그런 정보를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녹아 있으니까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젊은 친구들의 경우에는 그런 류의 정보에는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게 정말인가?”

“정말입니다.”

확신에 찬 한진영의 모습에 레이 젠슨은 다른 의문을 가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전략분석실의 판단이 나온 이야기였기에 레이 젠슨은 더는 질문하지 않았다.

바로 조금 전 모든 판단에 전략분석실의 판단이 가장 앞선다는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사실 한진영이 이렇게 단호하게 이야기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지난 시절의 경험이 있었기에 강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한진영은 이런 사실을 숨긴 채 이야기를 계속했다.

“고객이 신경 쓰지 않고, 큰돈을 벌 수 있어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시 한번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진영이 내놓자 레이 젠슨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왜 하지 않는다는 건가? 바로 저게 우리 같은 헤지펀드가 돈을 버는 방법이야. 그리고 저렇게 고급 정보를 돈 하나 들이지 않고 손에 쥘 수 있다면 100전 100승을 할 수 있어. 그런데 하지 않겠다고? 브릿지랜드가 어떤 곳인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건가?”

“알고 있습니다. 저게 바로 헤지펀드가 꿈꾸는 세상이라는 것을요.”

한진영은 홍대민이 띄워놓은 화면을 손으로 가리키고 말했다.

“그러나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다르다니? 뭐가 다르다는 건가?”

“저는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려 합니다.”

“넓게? 그렇다면 저 방법은 좁은 시야란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한진영은 홍대민을 바라보고 말했다.

“100전 100승은 맞지만, 수익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홍 사장님이라면 아마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셨을 텐데 어떻습니까?”

“그게…… 이런 페이스로 가입자가 유입되고 또한 긍정적인 상황에서 가입자의 이용 건수가 증가한다면 월간 5,000만 달러에서 최대 1억 달러의 수익이 예상된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월간 5,000에서 1억…… 아마 1억 달러는 굉장히 긍정적인 상황이 전제되었을 때의 계산값 같군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5,000에서 7,000만 달러쯤이 현실적인 수익 범위로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맞습니다.”

홍대민은 한진영의 냉철한 분석에 맞는다는 대답 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레이 젠슨은 홍대민과 한진영을 번갈아 바라본 뒤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말했다.

“월간 5,000만 달러가 지금 적어서 그러는 건가?”

“네. 적습니다.”

“적다고?”

“네. 저희의 이미지를 팔아넘기는 대가로 쓰기에는 매우 적은 금액입니다.”

“이미지를 팔아넘긴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을 낮게 읊조렸다.

한진영이 말하는 이미지를 팔아넘긴다는 말의 뜻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그런데도 그 돈을 포기하지 못하여 일을 진행하는데…… 세이지는 그 돈을 포기하고 얻는 것이 더 크다는 뜻이겠지?”

“네. 저는 이미지를 더 크게 생각합니다. 월 5,000만 달러? 5억 달러라고 하더라도 저는 이미지를 챙겼을 겁니다.”

“이유를 말해줄 수 있겠나?”

“간단합니다. 조로의 저 폭발적인 성장세와 현재 고속도로를 달리듯이 거칠 것 없이 진행되는 투자 결과를 두고 저는 저곳을 노리니까요.”

한진영은 등 뒤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손가락을 따라 창문 너머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익숙한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뉴욕거래소.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계획이 기업상장에 있음을 깨달았다.

“거래수수료를 무료로 푸는 것은 좋은 생각입니다. 대신 프리미엄 서비스를 하나 개설하여 월 일정액의 돈을 낸 고객들에게는 우리 쪽에서 나오는 리포트와 분석자료 그리고 레벨 2 수준의 나스닥 호가 정보 등을 제공하면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비스 금액으로는 월 5달러 정도면 충분할 것 같네요.”

홍대민은 한진영의 말에 급히 노트를 집어 들고 한진영의 말을 적어갔다.

한진영은 그런 홍대민을 바라보고 가볍게 웃으며 계속 이야기했다.

“거래수수료를 무료로 풀게 되면 고객들의 정보를 더욱 많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무료라는 것이 한 번 거래할 것을 두 번을 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게 바로 우리의 자산이 될 겁니다.”

한진영은 열심히 자기 이야기를 적어가는 홍대민과 놀란 얼굴로 자기를 바라보는 레이 젠슨을 번갈아 바라보고 설명을 이어갔다.

“앞으로는 데이터의 시대가 될 겁니다.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가지는 지위가 달라질 겁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종목이 무엇인지, 얼마에 샀는지, 관심을 가지는 곳은 어디이며 어디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같은 것들은 돈 이상의 가치를 우리에게 전해줄 겁니다.”

“그게 바로 자네가 말한 넓은 시야구먼.”

“그렇습니다.”

한진영은 레이 젠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수수료를 무료로 풀어버리면 지금의 사회현상이 더욱 가속화가 될 겁니다. 그리고 가입자와 거래 건수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테고요. 그리고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제 목표대로 저곳에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고객의 등을 처먹는 나쁜 이미지 없이 오히려 고객들을 위한다는 깨끗한 이미지로 말입니다.”

한진영은 손가락을 들어 다시 뉴욕거래소를 가리켰다.

“하하하. 그래. 확실히 그렇게 된다면 월 5,000만 달러의 이득쯤은 버려도 될 수준이겠어. 그것보다 기업상장 쪽이 더 큰 이득이 될 테니까.”

한진영은 동의하는 레이 젠슨의 말을 듣고 홍대민에게 지시했다.

“그러니 원래 하려던 대로 진행해주시면 됩니다. 고객들의 정보를 인터셉트하여 우리가 중간에서 해 먹는 방법만 빼고 말입니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습니다. 그것보다 고객들의 정보를 이용하여 자산운용사가 움직이고 있는 펀드의 방향을 정하는 지표로 삼도록 하라는 말씀이시지요?”

“네. 바로 그겁니다. 양질의 데이터가 저절로 알아서 굴러 들어올 때는 조금 더 넓게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한진영은 홍대민에게 말하고 몸을 돌려 뉴욕거래소를 바라봤다.

자기가 지시하지 않아도 홍대민이 조로의 일을 가지고 온 시점에 슬슬 저곳에 입성하는 날도 멀지 않았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됐다.

***

조용한 주식시장에 테라와 조로라는 두 개의 큰 파도가 사람들을 열광하게 했다.

150달러를 돌파하며 지난 유상증자에 참여한 블랙문까지 지분을 정리하게 했던 테라는 상승을 멈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150달러에 정리한 블랙문이 당황할 정도로 테라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져가기만 했다.

이런 테라의 상승에는 조로라는 프로그램 때문이라는 분석이 월스트리트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조로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거래하는 젊은 세대들이 테라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테라! 테라! 테라! 테라!

화면에 나온 매드스톡의 머치 버치킨스는 오늘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어깨에 야구방망이를 둘러메고 카메라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내가 테라 사라고 얼마나 이야기 많이 했는지 알아?

쾅!

머치 버치킨스가 야구방망이로 앞에 놓인 탁자를 내리치자 탁자가 힘없이 주저앉아 버렸다.

머치 버치킨스는 탁자 위에서 쏟아져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발로 냅다 차 냈다.

유리 조각으로 보이는 것은 벽에 가 부딪히며 산산조각이 났다.

머치 버치킨스는 그 광경에 그제야 조금 기분이 가라앉은 듯했다.

그러나 여전히 화가 난 모습은 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내가 100달러 넘어갔을 때 뭐라고 그랬어? 사라고 하지 않았어? 사야 된다고 이건 무조건 되는 회사라고 했어? 안 했어? 이 머저리들아!

쾅! 쾅!

머치 버치킨스는 야구방망이로 세트장을 마구잡이로 때려 부쉈다.

그렇게 한참을 야구방망이를 휘두른 머치 버치킨스는 화가 가라앉은 것보다 먼저 체력이 떨어진 모습으로 야구방망이를 내려뜨리고 말했다.

-지금 160달러까지 올라버렸습니다. 블랙문이 150달러에 정리를 했는데 그 자리보다 10%가 더 올랐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머치 버치킨스는 이제야 조금은 분석가다운 모습으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화면에는 테라의 그래프가 그려졌다.

-유럽에서는 10년 이내에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차를 생산하지 못 하게 하는 법률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은 어떻습니까?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상한액을 올리며, 사람들에게 전기차를 사는 것이 이득이라는 신호를 계속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또한 유럽과 마찬가지로 내연기관의 생산을 금지하려 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차만 팔릴 것 같습니까? 무엇이 여러분이 타고 다닐 차가 될 것 같습니까?”

전기차!

마치 머치 버치킨스의 질문에 대답한다는 듯이 화면에는 크게 전기차라는 글자가 쓰였다.

-세상이 바뀌고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50달러를 고점으로 생각한 당신들은…….

쾅!

-머저리.

한진영은 산산이 부서진 조각들이 마치 눈앞에 튀어나올 것 같은 생생한 모습에 살짝 놀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런 자기의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이 크게 웃었다.

“하하하.”

한진영은 손뼉을 치며 즐거워한 뒤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고 조지훈에게 물었다.

“나와달라고 했다고?”

“네.”

조지훈도 한진영을 따라 화면을 바라보고 매드스톡 측의 제안을 이야기했다.

“나와서 현재 세이지의 포지션을 이야기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좋다고 해.”

조지훈은 한진영의 입에서 좋다는 말이 나올 줄 몰랐는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최 부사장에게 넘어오라고 할까요?”

“아니. 내가 나갈게.”

“회장님이요? 직접 말씀입니까?”

“어.”

한진영은 조지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화면을 바라봤다.

“재미있어 보이지 않아?”

한진영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화면 속에서는 머치 버치킨스가 부서뜨린 물건들이 여전히 화면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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