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화 가능하지만, 하지 않을 생각이다
모든 지표가 과매수를 울부짖고 있었다.
심지어 함께 유증에 참여했던 블랙문조차 테라의 지분을 정리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상황이었다.
홍대민은 한진영이 블랙문의 유증 물량 정리 소식을 듣지 못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기에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다
그리고 확신이 있어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의 오랜 경험이 테라는 한계치의 과열 상태를 까마득히 넘어선 상태라고 판단하게 했다.
그래서 전략분석실과 논의 없이 바로 한진영 앞에서 이야기한 것이었다.
테라의 상황은 전략분석실도 똑같은 답을 내놓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진영의 반응은 홍대민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한진영은 홍대민을 바라보고 지시했다.
“김 실장을 통해 전략분석실에서 계산한 예상 가격을 가지고 와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합시다.”
“만약 그 전략분석실인가가 지금은 과매수 상태이니 정리해야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레이 젠슨이 끼어들어서 한진영에게 물었다.
한진영은 고개를 돌려 홍대민을 바라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정리해야지요.”
“정리한다고?”
“네.”
한진영은 홍대민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저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약에라도 그런 경우가 발생한다면 전 제가 세워놓은 원칙에 따라 움직일 겁니다. ‘전략분석실의 판단이 가장 앞에 선다’란 기준을 제가 거스를 수는 없는 거니까요.”
레이 젠슨은 굉장히 의외라는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보고 말했다.
“한 회장이 그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전략분석실이 틀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네.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따르겠다고?”
“네. 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전략분석실의 계산을 누가 따르려 하겠습니까?”
한진영은 홍대민을 바라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현재 우리 세이지의 허리와도 같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전략분석실입니다. 그곳에서 만든 계산식을 기본 바탕으로 하여 기업 분석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시장 흐름까지도 예측합니다. 이런 곳이 신뢰를 잃는다면 세이지는 갈피를 잡지 못할 겁니다.”
“자네가 있지 않나?”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에 바로 반박했다.
“자네가 키를 잡고 세이지라는 배를 움직인다면 되는 것 아닌가?”
레이 젠슨은 고개를 갸웃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계속 이야기했다.
“전략분석실이라는 틀릴 수도 있는 것에 힘을 실어주기보다 그냥 자네의 뚝심을 따라 배를 몰아가는 편이 낫지 않느냐는 뜻에서 하는 말이야. 무엇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자네가 있는데 왜 전략분석실이라는 100% 확신이 서지 않는 곳에 확인하려 해?”
“제가 없으면요?”
“뭐라고?”
레이 젠슨을 빤히 바라보고 한진영이 말했다.
“전적으로 저에게 의지하다가 한진영이라는 조타수를 잃었을 때의 세이지라는 배의 운명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건 고문님께서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한진영의 말에 레이 젠슨은 쓴웃음을 지었다.
“맞아. 브릿지랜드라는 좋은 선례가 있지.”
레이 젠슨은 홍대민을 돌아보고 말했다.
“여기 있는 회장님의 말대로 앞으로는 전략분석실에 먼저 확인하고 판단 내리도록 하게. 그게 오랫동안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야. 내가 그걸 못해서 여기 이렇게 있는 거니까.”
레이 젠슨은 마지막 말을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네. 알겠습니다.”
홍대민은 레이 젠슨 고문의 말에 고개 숙여 대답했다.
레이 젠슨 입장에서는 씁쓸함이 남을 수 있는 이야기겠지만 레이 젠슨이라는 좋은 선례가 존재하기에 그의 말이 더 설득력이 생기는 것이었다.
홍대민은 한진영을 향해 전략분석실을 통해 테라의 주가 예상 추이와 전기차 시장의 업황을 이야기 들은 뒤 다시 보고하겠다고 말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두 번째로 드릴 말씀은 조로에 관한 내용입니다.”
“나 사장님이 아닌 홍 사장님께서 조로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하시겠다고 하니 조금 색다르게 느껴지는군요. 좋습니다. 시작해보시죠.”
“네.”
조금 전 전략분석실과 관련된 이야기로 조금은 굳어졌던 표정을 풀어낸 홍대민은 화면에 그래프를 띄우고 말했다.
“조로의 월간 가입자 수의 증가 폭입니다.”
“대단하구먼.”
그래프의 모양에 레이 젠슨은 조금 전 보여준 쓸쓸함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정체기 한번 없이 계속 성장하여 벌써 5,000만 가입자가 눈앞에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가입자는 5,000만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가장 고무적인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홍대민은 그래프를 바꿔 보여줬다.
그곳에는 조로 앱을 통해 체결되는 일일 주문 건수가 나오고 있었다.
“이게 정말인가?”
레이 젠슨이 한진영을 돌아보고 물었다.
한진영은 그런 레이 젠슨의 시선에 손을 뻗어 홍대민이 보여주고 있는 그래프를 가리키고 말했다.
“저를 보고 묻지 마시고 그래프에 물어보시지요. 진짜냐고 말입니다.”
“허허. 허허허.”
레이 젠슨은 한진영의 말에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6개월 연속 매일 상승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성장세가 그래프에 그려져 있었다.
홍대민은 마치 자기가 해낸 듯한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현재 미국 주식 거래자들 사이에서 조로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직관적인 앱의 디자인과 그 어느 것보다 빠른 속도는 기존 MTS 이용자들보다 새롭게 투자의 세계에 발을 디디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는 중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거래를 많이 한다고?”
홍대민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래프를 보고 있는 레이 젠슨에게 설명했다.
“월스트리트 내에서도 조로의 거래프로그램이 굉장히 이슈라고 합니다. 바로 고문님께서 품고 있는 의문과 같은 이유로 말입니다.”
홍대민은 한진영을 슬쩍 돌아봤다.
한진영은 이미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마치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걸 알고 조로를 인수했다는 느낌이 느껴질 정도였다.
홍대민은 살짝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털어내고 레이 젠슨을 향해 계속 설명했다.
“현재 미국 젊은이들은 투자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세대입니다. 그게 바로 얼마 전 코인 시장의 폭발을 일으키기도 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래 그건 나도 알고 있어. 코인의 미칠듯한 상승에 젊은이들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분석하지 않아도 알 정도이니까.”
레이 젠슨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홍대민은 그런 레이 젠슨을 향해 계속 이야기했다.
“그런 그들이 코인 시장이 죽은 뒤 새로운 투자처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자본시장의 가장 근본에 가까운 주식시장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주식시장에 찾아온 젊은 세대의 사람들은 그 전의 세대보다 거래 프로그램에 더욱 신경을 쓰는 이들입니다. 직관적이고 빠른 프로그램을 선호한다는 조사대로 그들은 여러 거래 프로그램들을 확인한 뒤 그들의 기준에 가장 맞아떨어지는 조로의 프로그램을 선택한 겁니다.”
“말이 아닌 증거가 있겠지?”
“네. 있습니다.”
홍대민은 다음 그래프를 보여줬다.
그곳에는 10대부터 30대까지의 신규 거래자의 가입 건수와 함께 그들의 거래주문 건수 등이 그래프로 그려져 있었다.
“확실히 홍 사장 말대로네.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젊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것 같아.”
“이런 지지는 여기서 끝이 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종의 젊은 친구들의 유행에 조로가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걸 보시죠.”
홍대민은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SNS 사진을 띄웠다.
그곳에는 SNS의 주인이 조로를 사용하는 사진이 여러 개 떠 있었다.
“SNS에 자기 사진을 올릴 때 조로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띄운 사진들이 다수 포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진들은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유행이요? 어떤 식으로 퍼져 나가던가요?”
한진영은 궁금하다기 보다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홍대민에게 물었다.
홍대민은 준비한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기쁜 일이 있을 때는 조로에서 수익이 난 사진을 게시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는 조로에서 손실을 본 사진을 게시하는 것으로 자기의 상태를 대신 말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네요.”
“네. 그래서 젊은 사람들 특히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조로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도 매매에 발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번 발을 들이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겠군요.”
“맞습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매매하는 유저 숫자가 전체 계좌의 10%를 넘어간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최소 하루에 한 번 매매하는 계좌가 총 계좌의 10%라…….”
혼잣말하는 한진영을 보고 홍대민은 자랑스럽다는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저희의 분석으로는 이런 현상이 이제 시작되었다는 판단입니다. 앞으로 사회현상으로까지 번져나가 조로에 대한 사용량이 더욱 크게 올라갈 것으로 판단됩니다.”
“허허. 사회현상?”
레이 젠슨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한진영을 돌아보고 말했다.
“내가 세이지에 들어오기 전까지 보고 놀랐던 것들을 모두 합쳐도 세이지에 들어온 이후 놀란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구먼. 세이지는 뭐가 이렇게 다이나믹한가? 하루하루가 새로운 것 천지야. 아니. 사회현상이라니? 매매프로그램이 사회현상을 일으킬 수 있어?”
레이 젠슨의 말에 한진영이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더욱 커지면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니까요. 너무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가능하니 이런 말을 한 것 아니겠나? 허허. 대단해.”
레이 젠슨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탄사에 한진영은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월스트리트에서 수십 년을 살아오며 온갖 것을 경험한 레이 젠슨조차 감탄하는 일이라면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만족해하는 표정을 유지한 채로 홍대민을 향해 물었다.
“홍대민 사장님께서 조로에 대한 분석을 이렇게 자세히 하셔서 자리에 온 것을 보면 조로를 가지고 자산운용사 측에서 새롭게 진행할 아이디어가 떠올라 찾아오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이 맞나요?”
“네. 맞습니다. 이런 자료를 보며 자산운용사에 큰 이득이 될만한 것이 떠올랐습니다.”
레이 젠슨은 도대체 무슨 방법을 이야기하려고 이러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얼굴로 홍대민을 바라봤다.
그러나 한진영은 알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아있었다.
홍대민은 함께 놓고 보자 더욱 또렷이 보이는 한진영의 표정에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조로를 통해 들어온 고객의 주문 건을 먼저 자산운용사에서 받아 활용해볼 생각입니다.”
“먼저 받아서 활용한다니?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홍대민의 말에 레이 젠슨이 먼저 반응했다.
그만큼 지금 이야기에 레이 젠스의 궁금증이 더 컸기 때문이다.
홍대민은 표정 변화가 없는 한진영보다 차라리 자기 말에 잘 반응하는 레이 젠슨을 바라보고 말을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레이 젠슨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고객들이 주문을 넣는 것은 거래소가 아닌 조로와 같은 브로커입니다. 고객에게 전해진 주문은 조로를 통해 제3자 기관인 홀세일 기관 혹은 마켓메이커에 전달됩니다. 그리고 주문받은 제3자 기관이 거래소에 주문을 넣는 구조이지요.”
“그래. 그게 월스트리트의 방법이지. 브로커를 거쳐야만 주문이 들어가는 구조. 그래서 사고가 나는 것을 보호하고 사고에 대한 책임을 브로커에게 지울 수 있어.”
“하지만 이런 구조 때문에 두 가지 방법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두 가지? 두 가지나 되는 건가?”
레이 젠슨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제3자 기관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것 외에 또 다른 방법이 있어? 아하~”
레이 젠슨은 무언가를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제3자 기관이 세이지 자산운용사가 되면 되겠군. 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인 조로에서 들어온 주문을 자산운용사가 처리한다면 주문과 리베이트 금액이 세이지 내부에서 도는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 이렇게 되면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겠어.”
레이 젠슨은 그렇지 않냐는 얼굴로 홍대민을 향해 말했다.
그러나 대답은 홍대민이 아닌 곁에 앉아있는 한진영에게서 나왔다.
“리베이트 방법을 이야기하려 했다면 홍 사장님께서 찾아오지 않으셨겠지요.”
“리베이트 방법이 아니라고?”
“리베이트 방법도 제안하기는 하겠지요. 세이지에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것보다 저는 다른 방법을 가지고 왔을 거로 생각합니다. 자산운용사의 사장인 홍대민 사장님이 자리에 왔으니 말입니다.”
홍대민은 한진영의 말에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회장님께서는 제 머릿속을 훤하게 들여다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십니다.”
“한 회장의 말이 맞는다는 건가?”
“네. 맞습니다. 거래소에 주문을 넣는 것을 자산운용사가 하겠다는 것은 맞지만, 제가 말한 두 가지 방법에 포함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저 두 가지 방법의 전제조건으로 제3자 기관의 자리를 자산운용사가 하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럼 도대체 두 가지 방법이란 게 뭔가?”
홍대민은 큰 관심을 보이는 레이 젠슨과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이는 한진영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리고 생각해온 것을 차분히 두 사람 앞에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첫 번째 방법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A라는 고객이 40.1500달러에 주식 5,000주를 매수하겠다는 주문이 들어오면 우리는 40.1300에 5,000주 매도하겠다는 B라는 고객의 주문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걸 매수해서 A라는 고객에게 넘깁니다. 이렇게 한다면 차액 100달러를 거래소를 통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득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레이 젠슨은 홍대민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한진영 또한 반응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홍대민은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기에 차분하게 다음 이야기를 이어갔다.
“두 번째는 44달러에 고객이 A라는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고 싶다고 주문을 넣으면, 우선 우리가 대차거래를 통한 공매도로 44달러에 먼저 주식을 건네 줍니다. 그리고 호가를 끌어내려 43달러가 되었을 때 견디지 못하고 던지는 고객의 주식을 받아 공매도 물량을 청산하여 1달러의 이득을 얻는 겁니다.”
홍대민은 두 가지 방법을 설명한 후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한 말을 건넸다.
“설명은 간단했지만, 현실에서 움직이는 것은 매우 복잡할 겁니다. 첫 번째 방법에 나온 5,000주를 맞추기 위해 한 고객이 아닌 여러 고객의 주식을 모아 매칭해야 하고 이득 또한 간단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지는 않을 겁니다. 두 번째 방법의 경우에도 현실에서의 움직임은 여러 고객이 들어오는 주문을 보고 이득이 되는 곳으로 움직여야 하므로 복잡도는 상상을 초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생각이 바로 그거네.”
레이 젠슨은 고개를 돌려 한진영을 바라보고 물었다.
“이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언뜻 보면 우리 같은 헤지펀드가 움직이는 방법인데…… 이걸 조로를 이용하는 고객을 상대로 하겠다고? 그것도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주문을 베이스로 해서?”
레이 젠슨은 고개를 살며시 저으며 말했다.
“이걸 고객이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건 둘째 치고 실시간으로 처리할 능력이 있는 건가? 설명은 너무나 간단하게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텐데? 수천? 아니 수만, 수십만이 동시에 주문하는 것을 받아 대조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이게 가능해?”
레이 젠슨이 비관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한진영은 레이 젠슨을 바라보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가능합니다.”
그리고 홍대민을 바라보고는 단호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한진영은 두 번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