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471화 (471/650)

471화 제도권으로 들어가라

한진영은 타일러 버드하고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

“자주 뵙습니다.”

“자주 보는 건 좋은 일이지요. 그리고 저는 자주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올 때마다 다른 모습의 코인 그라운드를 만나게 돼서 말입니다.”

“그게 느껴지십니까?”

타일러 버드는 기분 좋은 얼굴을 하고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마치 알아봐 주는 것을 좋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진영은 타일러 버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느낄 정도가 아닙니다. 눈이 부십니다.”

“회사가 그대로인데도요?”

“회사가 자리한 건물이 그대로라고 해서 못 느낀다면 그건 감각이 무디다 못해 어디가 이상이 있는 사람이겠지요. 만나는 사람이 다르고 건물 안의 분위기가 다른데 어떻게 모르겠습니까?”

“하하하. 이거 참…… 하여튼 한 사장님의 눈썰미는 누구도 당해내지 못하겠습니다.”

타일러 버드는 기분 좋게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코인 그라운드가 변했듯이 타일러 버드도 눈이 부시게 변해있었다.

처음 한진영을 만나는 자리에 편하다 못해 추레하게 느껴질 모습으로 찾아왔던 타일러 버드가 지금은 말끔한 차림으로 한진영 앞에 서 있었던 것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브랜드를 잘 모르는 한진영이 보기에도 타일러 버드가 입고 있는 옷은 고가의 명품처럼 보였다.

차고 있는 시계도 수억을 호가하는 명품 중의 명품이 분명했다.

구두와 넥타이 심지어 양복 단추까지도 모든 것이 명품이 아닌 것이 없었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니건만 타일러 버드는 어디에 가서도 꿀리지 않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사장님. 제가 조금 뒤에 특별한 친구를 소개하겠습니다.”

“친구요?”

“네. 안 그래도 사장님께서 오신다고 해서 제가 급히 이곳으로 불렀습니다.”

타일러 버드는 한진영의 가까운 자리로 옮겨 앉아 한진영의 곁에서 신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그 친구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십시오. 아마 사장님의 구미에 쏙 맞는 친구일 겁니다.”

“저에게 투자처를 소개해주신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아주 좋~은 투자처입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타일러 버드는 신난 표정으로 양손을 비볐다.

“그동안 사장님께 받은 보답을 갚기 위해서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지금 친구를 소개하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보답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는데…… 하여튼 버드 CEO가 그렇게 자신하는 분이니 한 번 만나봐야겠습니다. 어떤 분인지 벌써 궁금하네요.”

“만나면 아주 깜~짝 놀라실 겁니다.”

타일러 버드가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 한진영이었다.

하지만 우선 처리할 문제가 먼저 있었기에 궁금증은 뒤로 미뤄뒀다.

어차피 깜짝 놀랄만한 사람이 찾아올 때까지의 시간이 있었기에 한진영은 그 시간 동안 이곳에 온 이유를 처리하려 했다.

“그 전에 그럼 우리 이야기부터 정리하도록 하시죠.”

“아 참. 그렇죠.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을 놓고 있었습니다.”

타일러 버드는 급히 한진영을 향해 사과하고는 똑바로 앉아 한진영을 바라봤다.

“어쩐 일로 오신 겁니까?”

“상장(list)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왔습니다.”

“명부(list)요? 어떤 명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타일러 버드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그럴 만도 한 것이 타일러 버드를 비롯한 코인 그라운드에 기업 상장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한 뜻밖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타일러 버드의 반응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팔걸이에 몸을 기댔다.

“코인 그라운드를 뉴욕거래소에 상장시키려 합니다.”

“뭘 하신다고요?”

타일러 버드는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번쩍 일어났다.

회사를 세운 지 이제 5년이 채 되지 않았다.

암호화폐라는 남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거래 종목으로 선정하는 파격적인 회사였다.

자금이 부족하여 이리저리 돈을 구하기 위해 손을 뻗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던 곳이 이제는 상장 이야기가 나오자 타일러 버드는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저희가 상장을 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왜 못하겠습니까? 여기보다 더 형편없는 곳들도 상장하여 거래소에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앉아서 제 얘기를 잘 들어보십시오.”

한진영은 의자를 밀어 타일러 버드에게 다시 앉을 것을 권한 후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S&P500에 바로 진입하지는 못하더라도 나스닥에 입성하는 것은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타일러 버드는 한진영의 말에 얼굴이 환해졌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움직이는 청년 사업가.

할리우드 유명 배우와 염문을 뿌리고 뉴스위크의 표지를 장식하는 모습.

산업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시장의 방향을 움직이는 발언을 하는 시장의 선도자.

타일러 버드는 꿈이 구체적으로 변해갈수록 얼굴이 상기되는 것을 숨기지 못했다.

한진영은 그런 타일러 버드의 모습을 바라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코인 그라운드의 체급을 생각했을 때 상장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다만 뭐가 문제라는 겁니까?”

타일러 버드는 상장이라는 말에 모든 신경이 한진영에게로 쏠려 버렸다.

부정적인 뉘앙스의 말에 한진영에게 덤벼들었고 한진영의 입에서 아직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는데도 해결을 할 수 있다면 바다에라도 뛰어들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진영은 마치 구국의 결단을 하기 직전의 모습을 보이는 타일러 버드를 바라보고 천천히 말했다.

“코인 발행은 잠시 접어두셔야 합니다.”

“코인 발행을 접으라고요? 그건…… 어째서 그렇습니까?”

어떤 일이라도 할 것같이 굴던 타일러 버드가 몸을 살짝 뒤로 물렸다.

한진영의 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자연스러운 몸짓으로 알려주고 있는 것이었다.

“거래소에서 좋아할 만한 사항이 아니니까요.”

“그건…… 어째서 그렇습니까?”

“현물시장의 흐름에 반하는 행위입니다. 탈중앙화를 외치며 주식거래소라는 중앙화 시스템에 들어간다는 모순을 외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실 생각이십니까?”

“그건…….”

한진영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타일러 버드를 가만히 바라봤다.

한진영이 코인 그라운드의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바로 코인 그라운드의 코인 발행 때문이었다.

최근 코인 그라운드의 코인 발행에 관한 이야기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한진영의 귀로 이야기가 들려왔다.

코인 그라운드 측에서 일부로 소문을 내는 것인지 코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라면 모르지 않을 정도로 소문은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수준이었다.

GCT 코인이라는 구체적인 이름까지 언급될 정도였다.

조만간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될 것이며 이 코인을 이용한 코인 또한 발행되리라는 것이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고 있었다.

스테이블 코인을 매수하여 코인 그라운드에 예치한다면 20%의 이자를 준다고 했다.

변동성이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는 이론을 가진 스테이블 코인이었기에 위험은 극히 낮아 보였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 20%의 수익 보장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했다.

사람들은 코인 출시만을 기다렸고, 일각에서는 코인이 출시만 된다면 50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스테이블 코인의 출시는 성공이 당연하게 보일 정도였다.

조금 더 도전적인 투자자의 경우 스테이킹이 아닌 거래 코인을 구매하는 것을 바랐다.

스테이블 코인과 알고리즘으로 엮인 거래 코인의 구매가 수익률 면에서는 더 도움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변동성이 제로에 수렴하는 만큼 스테이킹 외의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최근 코인 시장의 움직임은 그 외의 수익을 포기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코인의 대표라 부르는 코인이 5,000달러를 넘어가며 폭발적인 수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정을 원하는 사람들은 스테이블 코인으로…….

도전적인 사람들은 거래 코인으로…….

사람들의 욕구를 양쪽으로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코인이 코인 그라운드에서 나온다는 소식에 코인 시장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두 시선을 모아 코인 그라운드를 주목했다.

이렇듯이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자 코인 그라운드도 움직임이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시장이 무르익었을 때 코인을 발행하는 것이 그들에게 큰 이득으로 들어올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코인 그라운드 내부에서도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코인 그라운드까지 바삐 움직이자 한진영이 바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코인 발행 뒤에는 상장을 기대할 수 없었기에 무조건 코인 그라운드보다 먼저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한진영이 타일러 버드 앞에 앉아있던 것이었다.

“뉴욕거래소가 자체적인 코인을 발행하는 회사를 받아주지 않을 겁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타일러 버드는 불편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코인 발행은 그가 최근에 가장 중요하게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였었다.

그리고 그걸 성공만 시킨다면 코인 시장을 지배하는 위치로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던 타일러 버드였다.

그러나 지금 코인 발행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타일러 버드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씀하지 말아 주십시오. 우선 코인을 발행하고 자금을 모아 몸집을 더 키운 뒤 한 번에 S&P500에 진입하는 방법도 있지 않겠습니까?”

한진영은 타일러 버드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앞에 놓인 서류를 타일러 버드 쪽으로 밀었다.

“뉴욕거래소에서 받은 답변서입니다.”

“무엇에 대한 답변서입니까?”

“코인 발행에 관한 뉴욕거래소의 생각입니다.”

한진영의 말에 타일러 버드는 더욱 얼굴을 찌푸리고 서류를 열었다.

한진영은 서류 속의 답변을 읽어가는 타일러 버드를 향해 이야기했다.

“코인 머치의 인수합병이 마무리된다면 시장 점유율 7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위권이 10%대인 것을 보자면 어떤 면에서 코인 머치의 인수는 반독점법에 걸릴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타일러 버드는 서류 속에서 고개를 들어 한진영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도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받아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고민했었으니까요.”

한진영은 타일러 버드 앞에 놓인 서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말했다.

“그 답변서가 왜 코인 머치의 인수를 막지 않은 것인지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코인은 일종의 사기로 보고 있는 것이 거래소를 포함한 당국의 판단입니다.”

“이게 정말입니까?”

“밑에 찍힌 직인이 사실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긴 세이지에서 서류를 위조하면서까지 가지고 올 리는 없겠지요.”

타일러 버드는 탐탁지 않은 진실을 마주한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럴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거래소가 이렇게까지 부정적으로 코인을 생각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단순히 관심이 없어 막지 않은 것인 줄로만 알았던 코인 그라운드였다.

그런데 관심이 없는 것을 넘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에 타일러 버드는 깊은 한숨이 나왔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타일러 버드는 한진영에게 길을 물었다.

자기와 코인 그라운드를 여기까지 성장시킨 한진영이라면 길을 알려줄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손가락을 두 개 펴서 들어 올렸다.

“코인 그라운드에는 선택권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 가지요? 그게 어떤 겁니까?”

“우선 첫 번째는…… 당국이 뭐라고 생각하건 코인 발행을 진행하는 겁니다. 어차피 그들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뿐이지, 법적으로 구속한다는 생각이 담겨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코인의 정신 그대로 탈중앙화를 외치고 그냥 정부의 규제에서 빠져나와 독자생존으로 가시면 됩니다.”

“흐음…….”

타일러 버드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독자생존이란 잘못됐을 때 뒤가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낙하산을 메지 않은 채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이야기였다.

“두 번째는……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제도권에 들어가라는 말이 결국 거래소 상장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철저히 코인 거래를 중계하는 거래소의 역할만을 수행하는 것일 뿐 그 안의 제품에까지는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한다면…… 제도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일종의 전자상거래 업체나 마찬가지니까요.”

“하하. 전자상거래…….”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만을 수행하라는 뜻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그 안에서 거래가 되는 코인과는 무관함을 주장해야 했고 코인 발행은 물 건너가게 된다는 뜻이었다.

50억 달러라는 자금이 눈에 아른거리는 타일러 버드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만큼 50억 달러가 주는 유혹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것이었다.

한진영은 타일러 버드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고민을 해결해줄 이야기를 꺼냈다.

“상장을 하게 되면 코인 발행으로 얻게 될 이득 한 가지만큼은 확실히 대체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바로 돈입니다.”

“돈이요?”

한진영은 흔들리는 눈빛의 타일러 버드를 향해 이유를 설명했다.

“저희 쪽에서 코인 그라운드의 가치를 약 3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300억 달러…….”

“그리고 성장성을 생각한다면 6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까지의 성장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타일러 버드는 놀란 표정으로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1,000억 달러라는 숫자는 상상도 못 하던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1,000억 달러가 된다면…….”

“1,000억 달러가 된다면 타일러 버드 CEO의 개인 재산만 200억 달러가 넘는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코인 그라운드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계시니까요.”

“그렇지요? 그렇게 되는 거지요?”

“네. 그러니 코인 발행보다 상장 쪽이 오히려 돈이 더 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코인 발행으로 얻는 이득은…….”

“하겠습니다.”

“하시겠다고요?”

한진영이 설명을 다 마치지 않았는데도 하겠다고 소리친 타일러 버드였다.

그는 두 번 생각하는 것조차 아깝다는 표정으로 한진영을 향해 이야기했다.

“무조건 하겠습니다. 그러니 꼭 상장시켜 주십시오.”

“아. 네. 그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미 브릿지랜드와 홀리스 인베스트먼트라는 상장 투자자들까지 확보한 상태입니다. 상장 절차를 진행할 곳만 정한다면 지금이라도 바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타일러 버드는 한진영의 말에 덥석 한진영 손을 잡았다.

“저희를 위해 신경 써주시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꼭 보답할 테니 상장해주십시오.”

한진영은 타일러 버드의 손을 빼 그의 손등을 두드렸다.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1,000억 달러가 된다면 저희 지분 또한 100억 달러가 된다는 소리니까요.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도 돈을 버는 일이고요.”

“제가 1%를 더 드리겠습니다. 세이지가 아닌 한 사장님께 개인적으로 말입니다.”

타일러 버드는 손날을 만들어 자르듯이 손짓하고 말했다.

“그러니 꼭 성공시켜 주십시오.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결정이 내려졌으니 바로 하겠습니다. 다만…….”

“코인 발행은 한동안 보류하도록 하겠습니다. 상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멈추는 게 맞는 것일 테니까요.”

타일러 버드가 걱정하지 말라는 말투로 이야기했지만, 한진영의 귀에는 ‘보류’라는 글자가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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