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화 시장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무역 제재가 계속되자 대한민국 내부에서도 그에 대항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대로 앉은 채로 당하는 것은 치욕스럽다는 말이 나온 것이었다.
야당은 이런 분위기가 여당이 만들어 낸 이야기라며 국민들에게 속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일본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무역 제재를 푸는 것만이 해결책이라며 정부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은 돌아서고 말았다.
일본 극우 인사들의 비아냥 섞인 모습이 속속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과거 일본에 당했던 치욕까지 더해져 국민들의 애국심의 불을 댕기는 역할을 하고 만 것이었다.
본격적인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의류 회사와 맥주 회사는 물론이고 자동차와 화장품까지 실생활에 밀접한 제품들에 대한 퇴출 여론이 형성됐다.
일본 대사관에 계란을 던지는 시민들이 나타났으며, 길거리에 일본 브랜드의 차를 보면 테러를 벌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일촉즉발의 사태까지 염두에 둬야 할 정도로 심각해져만 갔다.
이런 분위기에 일본계 자금들은 금융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괜히 일본이라는 이름과 함께 낙인찍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느니 기회가 있을 때 빠져나가는 편이 좋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가자 뒤를 이어 범 일본계 자금과 외국인 중 이번 사태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곳들까지 연쇄적으로 대한민국 금융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무역 제재가 산업을 넘어 금융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었다.
2,000을 깼던 주가는 1,900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었다.
고점 대비 단번에 700포인트가 빠져 내려온 것이건만 멈출 줄 모르는 하락세에 사람들은 공포에 질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모습조차 일본이 의도한 게 아니냐는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무역 제재부터 금융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발을 빼는 것까지 짜놓은 각본 속에서 진행되는 연극 같은 느낌이 물씬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기억했다.
공매도를 치며 시장을 부정적으로 봤던 외국계 자금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일본계 자금으로 파악되는 일부 헤지펀드들이 대규모 공매도를 친 것으로 파악돼]
[공매도를 친 헤지펀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브릿지랜드와 홀리스로 의심되는 정황 포착]
[2차 전지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애초에 일본과 공모하여 공매도 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
[지금의 상황 모두 일본의 짜놓은 각본 속에 헤지펀드들이 행동대장으로 움직인 격]
[현재 공매도로 쌓여있는 물량이 10조에 가까운 것으로 보여. 공매도의 늪에 시장이 빠질 가능성이 높아져]
서준일보를 통해 하루가 멀다고 헤지펀드와 일본에 관련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증거와 업계 관계자의 증언 그리고 자금의 흐름까지 모든 것을 확보한 상황에서 의심이 아닌 확인이 된 사실들만 터트렸다.
서준일보의 기사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분노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해 먹기 위해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일본과 손을 잡고 들어와 이 사태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화를 참지 못했다.
정부에 지금이라도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과 사과하라는 야당을 향해 매국노라고 비난했다.
불매운동은 더욱 심화됐으며, 일본에 대한 분노는 타오를 듯이 높아져만 갔다.
그리고 이런 타오르는 분노는 결국 코스피 지수 1,900을 깨트리는 역할을 하고 말았다.
“삼선전자 185만 원부터 아래로 계속 5만 주씩 공매도 청산 주문을 넣어놓았습니다. 하이식스도 마찬가지입니다. 3만 7천 원부터 공매도 청산 주문이 들어간 상황입니다.”
조종설 실장을 맡은 최수찬은 한진영에게 다가와 보고했다.
한진영은 그런 최수찬을 향해 손짓하고는 말했다.
“이렇게 바쁜데 나한테 일일이 보고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도 눈이 있으니 내가 직접 상황판을 보고 파악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게 뭐 있습니까? 이제부터 정말 정신없이 움직이게 될 겁니다. 공매도 청산이 끝나자마자 매수 포지션으로 바꿔야 하니 정신 바짝 차리고 운용본부 산하 모든 팀을 잘 조정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수찬은 한진영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뜻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조정실 가운데 위치한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지훈은 상황판 속에 쓰인 숫자를 확인하고 놀랍다는 듯이 한진영에게 말했다.
“사장님. 놀랍습니다.”
“뭐가?”
조지훈과 마찬가지로 상황판을 바라보고 있던 한진영이 슬쩍 조지훈을 돌아보고 물었다.
조지훈은 여전히 상황판 속에 보이는 코스피 지수와 주요 종목들의 주가를 확인하고 말했다.
“저는 1,900은 지킬 줄 알았습니다.”
한진영은 조지훈이 뭘 말하려는 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조지훈은 여전히 상황판을 바라본 채로 계속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분노하고 정부에 공매도 금지를 주장했으니 저는 하락을 어느 정도 멈추고 상황을 지켜볼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화를 내면 저들도 몸을 사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하락이 더 가팔라진 게…… 이제는 1,800을 걱정해야 할 정도라는 게 놀랍습니다. 그것도 오늘 하루에만 4%가 넘게 하락하는 것을 보니 오히려 국민들이 화를 내는 게 악영향을 끼친 건가요?”
“악영향?”
한진영은 조지훈의 말에 잠시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악영향이라면 악영향이겠네.”
“어째서 그런 거죠?”
“분위기가 안 좋으면 어쩌겠어? 당연히 손을 털고 떠나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지 않겠어?”
“그럼 지금 하락은 손을 털고 떠나는 모습인가요?”
“아니. 떠나기 전에 작업을 치는 거야.”
한진영은 1,805와 1,810 사이를 넘실대는 지수를 바라봤다.
9시에 장이 열린 코스피는 10분 만에 30포인트가 넘게 빠져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다.
나머지 한 시간 동안 30포인트가 더 빠지며 3%가 넘는 하락을 보였다.
그리고 점심 무렵인 지금, 하락세는 꺾이지 않은 채 계속 이어져 결국 4%가 넘는 하락과 함께 1,800 하향 이탈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1,800대에 돌입하면서부터 공매도 포지션 청산을 준비하고 있던 세이지증권은 장이 열리자마자 본격적인 청산 작업에 들어갔다.
청산 작업은 예상외로 순조로웠다.
엄청난 물량을 가지고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매도물량이 시장에 출회되어 세이지증권의 청산 물량을 다 잡아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외국인들이 내놓는 매도물량을 미친 듯이 받아 청산하는데도 불구하고 점점 지수가 밀려나는 코스피를 바라보고 말했다.
“우리가 청산을 위한 매수를 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1,800도 깨졌을 것 같다.”
한진영은 벌써 5,000억이 넘는 물량을 받아낸 상황판을 바라보고 말했다.
조지훈도 한진영이 말한 것이 놀랍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지금은 더 궁금한 게 있었다.
“떠나기 전 작업이 무엇인가요?”
한진영은 팔짱을 낀 채로 조지훈을 돌아보고 웃었다.
“내가 말을 하다 말았구나.”
“죄송합니다. 제가 궁금한 게 많아서 사장님을 귀찮게 하는 것 같습니다.”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 괜찮아. 궁금한 게 많은 건 좋은 거야. 특히 조 실장 같은 경우에는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봐. 그래야 내가 정말로 필요할 때 설명 없이 바로 지시를 내릴 수 있으니까.”
“감사합니다.”
한진영은 조지훈을 향해 별거 아니라는 듯이 손을 흔들고는 설명했다.
“저들이 공매도에 들어간 지점은 2,500부터 2,300까지의 라인이야. 삼선전자 주가를 기준으로 하자면 250만 원 부근부터 시작해서 230만 원대까지 넓게 포진되어 있지.”
“우리가 들어간 지점은 280만 원 부근 아니던가요?”
“맞아. 280만 원이 넘어가는 지점을 타겟으로 하여 들어갔지.”
조지훈은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왜 우리보다 10% 넘게 손해를 보면서 들어간 건가요?”
“우리는 첫 번째 봉우리에서 들어갔고 저들은 오른쪽 어깨에 해당하는 두 번째 봉우리에서 들어간 거야. 그러니 차이가 날 수밖에.”
한진영은 모니터를 조작하여 삼선전자의 주가를 화면에 띄웠다.
그리고 직접 차트를 바라본 채로 설명했다.
“공매도는 오른쪽 어깨에 들어가는 게 교과서적인 움직임이야. 그래야 확실하고 안전하게 꺾인 것을 확인하고 들어갈 수가 있지.”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우리는 첫 번째 봉우리 그러니까 제일 고점에서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맞아. 첫 번째 봉우리에 들어갔지.”
한진영은 볼록하니 올라와 있는 고점 자리를 바라보고 말했다.
“첫 번째 봉우리에 들어가는 게 가장 좋아. 거기가 바로 고점이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곳이 첫 번째 봉우리인지 아니면 상승 추세 속의 눌림목인지 지나고 나서야 알 수가 있어. 그래서 첫 번째 봉우리라는 것을 확인한 뒤 두 번째 봉우리에 들어가는 거야. 자칫 첫 번째 봉우리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얻어맞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진영은 브릿지랜드 등이 들어간 자리로 예상되는 곳을 손가락으로 튕기고는 계속 이야기했다.
“저들이 잘못 들어간 건 아니야. 정확히 교과서적인 움직임으로 들어간 것이고 ,그게 원칙적으로 맞아. 하지만 확신만 있다면 첫 번째 봉우리에 들어가는 게 가장 좋지. 그렇다면 이렇게 충분히 먹고 나올 자리가 확보되어 먼저 정리를 할 수 있으니까.”
한진영은 봉우리 하나만큼의 차이를 손가락으로 조지훈에게 보여줬다.
조지훈은 한진영을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시장을 돈으로 찍어 누르겠다며 작정하고 덤벼든 곳도 확인 작업을 한 뒤에 진입하는 곳이 바로 시장이었다.
아무리 큰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장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진영은 첫 번째 봉우리를 정확하게 찍어 그곳에 진입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다른 곳에 비해 여유가 생겼던 것이었다.
한진영이 들어간 곳이 고점이었으며 받아내는 곳이 저점이었다.
시장에 한진영이 움직임을 맞추는 것인지 아니면 한진영의 움직임에 시장이 맞추는 건지 분간이 안 될 지경이었다.
“수익권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저들이 목표로 한 금액이 나오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 시장을 찍어 눌러 자기들이 원하는 가격대로 만들어 놓으려 하는 거지. 우리는 그 타이밍에 나오면 돼. 저들보다 10% 이상의 여유가 있으니까.”
“저들이 찍어 누를 때 나오는 것이니 나오는 것도 평소보다 편하겠네요.”
“그렇지.”
한진영은 조지훈에게 말 잘했다고 칭찬하는 손짓을 하고는 상황판을 바라봤다.
10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일방적인 매도 포지션이 잡혀있는 시장이었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외국인의 매도포지션은 강력해져만 갔다.
세이지증권은 이런 외국인의 일방적 매도포지션에 물량을 정리해나갔고, 예상보다 물량 정리가 빨리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진영은 상황판 속에 보이는 세이지증권의 포지션 변화를 확인하고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우리가 이렇게 받아내고 있으니 저들이 원하는 하락이 안 나와서 환장할 거야. 그리고 더욱더 강하게 찍어 누르겠지. 우린 그렇게 찍어 누르는 저들의 모습에 맞춰 공매도를 청산하고 새롭게 물량을 담으면 돼.”
상황판 속에 남은 세이지증권의 공매도 물량은 어느새 벌써 반이나 줄어 있었다.
별일이 없다면 내일이면 공매도 물량을 모두 청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추세였다.
***
최석영은 이번에는 토론 자리가 아닌 증권방송의 특집 자리에 단독으로 자리하고 앉아 있었다.
원하는 외국 경제방송은 아니지만, 최석영 입장에서는 차라리 여기가 더 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중파에서는 노골적인 포지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눈 진행자와 최석영이었다.
진행자는 인사를 마친 뒤 바로 며칠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최석영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오늘 세이지증권의 최 상무님을 모신 것은 요 며칠 있었던 시장의 특이한 움직임 때문입니다.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카메라는 최석영을 가까이 잡았다.
최석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던 지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최석영의 모습은 단단하게 느껴질 정도로 침착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성우는 그런 최석영의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캬~ 저 양반 저거…….”
“캬~”
이서율이 이성우를 따라 똑같이 탄성을 내뱉었다.
한진영은 그런 이서율의 모습에 크게 웃으며 이성우에게 말했다.
“애 앞에서 숭늉도 마시지 말란 말이 뭔지 알겠다. 이제 슬슬 따라 할 나이가 됐구나?”
“말도 마라. 어제는 제 엄마가 나한테 잔소리하는 걸 그대로 따라 하는데…….”
“말을 따라 한다고?”
“아니. 알아듣지 못 하는 말로 뭐라 뭐라 하는 거지. 그런데 행동이 딱 제 엄마 판박이야. 큰일이야. 나중에 잔소리 무지하게 하게 생겼어.”
말로는 큰일이라고 하면서도 빨리 그날이 오기를 바라는 것 같은 이성우였다.
한진영은 딸바보인 이성우를 향해 웃고는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서는 진행자가 최석영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세이지증권이 엄청난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약 3조에 가까운 물량을 홀로 받아냈다고 하는데요 사실입니까?
“사실이야?”
이성우가 이서율을 품 안에서 흔들며 한진영에게 물었다.
“공매도 청산 물량까지 더한다면 4조가 넘지. 하지만 공매도 청산 물량은 잡히지 않으니까…… 맞아. 3조 가까이 물량 쓸어 담았어.”
한진영의 말과 동시에 화면 속의 최석영의 대답이 나왔다.
-네. 그 정도 물량이 됩니다. 새롭게 출시한 펀드의 물량까지 다 들어갔으니까요.
-그동안 보류했던 펀드가 드디어 움직였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진행자는 순순히 질문에 대답하는 최석영을 바라보고 마른침을 삼키고는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가 변곡점이라고 생각하여 세이지증권이 움직인 겁니까?
-변곡점…….
최석영은 진행자의 질문에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깊은 고민을 마친 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변곡점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시장에 대한 믿음에 의해 움직였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최석영은 카메라를 노려본 채로 이야기했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흔들고 헤지펀드가 우리 시장을 뒤집고 있지만, 저희는 시장에 변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에라도 반도체 공장이 멈춰 설 것이고, 그로 인해 산업이 붕괴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시장은 그렇게 허약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확신에 찬 말씀이신데요. 혹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씀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진행자의 말에 최석영은 잠시 흔들리는 눈빛을 화면에 보였다.
말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는 느낌이 물씬 풍겨 나오는 표정이었다.
“벌써 대답했네. 표정에 대답이 그대로 보인다. 저 양반은 세이지 나와도 먹고 살 길은 걱정 없겠다. 배우야 배우. 메소드 연기 죽인다.”
“죽인다.”
이성우는 많은 말 중에 하필이면 제일 따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따라 한 이서율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